애동지는 수수팥떡을 만들어 먹습니다.

 

1222일이 동지(冬至)입니다. 동지는 24절기 중 스물두 번째 맞이하는 겨울의 절기 중에 한 날로, 이날은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이라고 합니다. 1222일 울릉도 지역의 일출시간은 오전 727분이고, 일몰시간은 오후 52분이라고 하니 해가 있는 시간이 9시간 50분 정도인 듯합니다. 상대적으로 밤이 그만큼 긴 날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동지날에는 무조건 팥죽을 끓여먹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들 있습니다. 하지만 동지는 애동지’, ‘중동지’, ‘노동지로 구분을 합니다. 음력의 날짜에 맞추어 초순에 동지가 들었으면 애동지, 중순에 들었으면 중동지, 하순에 들어있으면 노동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올해 1222일은 음력 11월 초하루로 당연히 애동지에 속하죠.

 

애동지에 팥죽을 끓이면 애가 탈이 난다.

 

우리나라의 속설에는 애동지에는 팥죽을 끓이지 않습니다. 애동지에 팥죽을 집안에서 끓이는 아이들에게 나쁘다고 하는데, 팥죽을 끓일 때 부글거리며 기포같이 것이 생기듯 아이들이 몸에 물집 같은 것이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애동지에는 팥죽을 집안에서 끓이지 않았습니다.

 

22번 째 절기인 동지에 팥죽을 끓이는 이유는 팥은 붉은 색이라 사악한 것을 막는 방액(防厄)의 효과가 있다고 하여 팥죽을 끓이는 것입니다. 팥은 붉은 색이고 악귀들은 붉은 색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를 막아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정에서는 팥죽을 끓여 집안의 곳곳에 뿌려놓아 집안을 정하게 만드는 것이죠.

 

애동지에는 수수팥떡을 해먹는다.

 

애동지에는 팥죽 대신 수수팥떡을 해 먹는다고 합니다. 이는 애동지는 아이들을 상징하는 동지라고 하는데서 기인합니다. 우리나라의 습속에는 아이를 낳으면 열 살이 되는 해까지 수수팥떡을 해서 먹었습니다. 수수로 떡을 해 먹는 것도 역시 사악한 기운을 막는다는 뜻을 갖고 있죠. 수수도 붉은 색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수수는 생태적 조건이 불리한 지역에서도 잘 자랍니다. 습지대와 바람이 많은 곳, 또한 가뭄에도 잘 견디는 농작물이기 때문에 그만큼 아무리 험한 세상일지라도 아이가 탈 없이 잘 자라기를 바란다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고 보아야죠. 붉은 수수와 붉은 팥을 이용한 수수팥떡을 만들어 아이와 집안에 드는 모든 사악한 액을 막는다는 것입니다.

 

동지는 흔히 작은설이라고 합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동지를 아세(亞歲)’라고 했습니다. 아세란 태양의 부활을 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동지가 지나면 하루에 낮의 길이가 1분 정도 길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지가 지나면 해가 노루 꼬리만큼 길어진다.’고 표현을 하죠.

 

작은설이라는 동지에는 무슨 일을 했나?

 

동짓날 팥죽을 쑤게 된 유래는 중국의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소개를 합니다. 공공씨의 망나니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서 역신이 되었는데, 그 아들이 평상시에 팥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동짓날 팥죽을 쑤어 역신을 물리쳤다는 것입니다. 동짓날 궁 안에 있는 내의원에서는 소의 다리를 고아 여기에 백강 · 정향 · 계심 · 청밀 등을 넣어서 약을 만들어 올렸습니다. 이 약도 역시 악귀를 물리치고 겨울에 몸을 따듯하게 한다고 합니다.

 

 

 

동짓날에는 관상감에서 새해의 달력을 만들어 궁에 바치면, 나라에서는 동문지보(同文之寶)’라는 어새(옥새)를 찍어 백관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매년 동지 무렵이 되면 제주목사는 특산물로서 귤을 나라에 진상하였습니다. 궁에서는 진상 받은 귤을 대묘에 올린 다음 여러 신하에게 나누어주었고, 멀리서 바다를 건너 귤을 가지고 상경한 섬사람에게는 그 공로를 위로하는 사찬(임금이 하사하는 음식)이 있었으며, 또 베와 비단을 하사하였습니다.

 

그 밖에 민간에서는 동짓날 부적으로 악귀를 쫓고, ()’자를 써서 벽이나 기둥에 거꾸로 붙여 뱀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또 동짓날 일기가 온화하면 다음해에 질병이 많아 사람이 죽는다고 하며,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우면 풍년이 들 징조라는 속설도 있습니다.

 

우리 경기도 전역에서 연희가 되던 거북놀이에서 거북이와 질라래비의 옷을 수수잎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도 역시 축귀를 상징하는 놀이이기 때문입니다. 애동지라고 하는 22. 수수팥떡을 만들어 이웃과 함께 나누어 먹으면서 동자에 관한 깊은 뜻을 익히는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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