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전 열린 시장통, 고민해봐야 할 사안

 

사람들이 북적인다. 소한이 지났다고 하지만 별 추위 없이 지나간 주말 오후. 팔달문에서 지동교 사이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요즈음은 날이 추울 때도 남문시장 일원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더구나 날씨가 마치 봄날 같은 주말이라 그런지 아이들 손을 잡은 부모들의 모습도 많이 보인다.

 

지동순대타운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들이찼다. 이곳은 늘 만원이다. 지동교 위에도 매주 주말과 휴일이면 백혈병 어린이들을 위한 모급함을 갖다놓고 길거리공연을 하는 가수의 목소리도 추운 날과는 달리 편안해 보인다. 연신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통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주말인 7일과 휴일인 8일 돌아본 남문시장 일원.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통은 그야말로 장바닥이 어떤 곳인지 실감이 난다. 누구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살아가다가 기운이 딸리고 좌절이 올 때는 시장으로 간다고 말이다. 이 말은 시장이 북적거리고 사람사는 냄새가 나기 때문에 시장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활력을 얻는다는 뜻이다.

 

요즈음 남문시장을 보면 활력이 넘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장과는 남다른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것은 우리들의 매매문화가 바로 시장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요즈음이야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이니 해서 사람들이 선호하지만 우리의 장 문화는 역시 전통시장이다.

 

 

시장통에 늘어 난 노점상들

 

그런데 남문시장을 나갔다가 그동안과는 다른 모습을 보았다. 바로 시장통에 늘어선 노점상들이다. 남문시장은 노점상들이 자리를 펴면 가끔 단속원들이 나와 물건을 치우라고 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런데 어찌된 것이지 한두 명도 아니고 상당히 많은 노점상들이 좌판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판매를 하는 상품들도 다양하다. 각종 채소를 팔고 있는 할머니들부터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는 기능성 비누, 각종 음료, 생선을 파는 상인에 양말이며 간단한 걸칠 것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사람들도 지나던 발길을 멈추고 그곳으로 몰려 흥정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어찌보면 예전 장거리다운 모습을 만난 것이다.

 

이곳 팔달문에서 지동교까지의 시장통에도 예전에는 많은 노점상들이 자리를 펴고 있었다고 한다. 비록 점포를 갖고 있지는 못했지만 나름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진열해 놓고 판매를 했다는 것이다. 예전에야 이런 노점상들이 장터의 대부분이었다. 그런 형태의 시장이 상인회가 생기고 점포가 들어서면서 장사를 하지 못하게 막은 것이다.

 

 

노점상 무조건 단속이 최선일까?

 

7일 오후 남문시장통에서 노점을 편 자리에 진열된 상품을 흥정하고 있던 신아무개(, 57)씨는 이렇게 시장거리에 노점상이 자리를 펴고 있으니 옛날 생각이 나네요. 제가 어릴 적에는 이곳에 많은 노점상들이 장사를 하고 있었죠, 시장을 찾아와 그런 노점상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고요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없는 대신 정형화된 매점에서 물건을 사다보니 편리해진 점도 있다고 한다. 노점에서 물건을 사다보면 교환 같은 것이 되지 않기 때문에 불편한 점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옛장 풍광을 느낄 수 있는 노점상을 무조건 단속만 한다고 시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전통시장은 전통시장 나름대로 정취가 있어야죠. 역시 우리 정서속의 전통시장은 이렇게 노점상도 즐비하게 판을 벌이고 있어야죠. 모처럼 나온 시장에서 옛 정취를 맛볼 수 있는 이 분위기도 나쁘진 않네요

 

장은 상인회에서 관리를 한다. 점포를 갖고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노점상으로 인해 매출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당연히 단속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굳이 점포에서 파는 물건과 중복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단속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옛 장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좋다는 시장통의 좌판 노점상들. 이들을 꼭 단속을 해야 할 것인지 이젠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해야 할 때가 된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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