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의견의 주인인 김개인을 떠올리다

 

매년 새해의 첫날인 11일이 되면 동해안에서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동해인은 가장 북쪽인 강원도 고성군 화진포부터 시작하여 속초, 양양, 강릉, 삼척 등과 경북 울진, 경주 문무대왕 수중릉과 감포, 영남 주상절리 등 해를 바라볼 수 있는 곳이면 어디나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렇게 사람들이 동해안으로 모여드는 것은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보고 마음에 담아 둔 염원을 기원하면 이룰 수 있다는 무속적 사고에서 기인하지만 그보다는 새해 첫 번째 뜨는 해를 바라보면서 일 년의 안녕과 건강을 발원하고 새로운 마음을 다지기 위한 것이란 생각이다. 밤길을 달려 동해안으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다 같기 때문이다.

 

요즈음에는 굳이 해맞이를 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가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어느 곳에서나 가장 먼저 해를 볼 수 있는 곳을 찾아 조용히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마음속으로 다짐하기 때문이다. 수원도 팔달산과 광교산 등에 올라 해맞이를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제 해맞이도 꼭 동해안이 아니리고 해도 얼마든지 한 해를 경건하게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직한 개의 해에 거는 기대

 

올해는 황금개띠의해라고 한다. 황금개띠란 개해인 술년(戌年)에 노랑색이나 황금색을 상징하는 무()의 해이기 때문에 무술(戊戌)을 합해 황금개띠의해라고 한다. ()의 의미는 창성하다 혹은 무성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 무술년은 상서로운 기운이 다른 해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것도 무술년에 거는 기대이기도 하다.

 

더구나 개는 인간에게 충직한 동물이다. 사람들의 곁에서 가장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오면서 사람들에게 득을 주는 동물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양육하는 많은 동물 중에서 가장 인간과 근접한 거리에 있으면서 때로는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사람을 지켜내는 것이 개이기 때문에 무술년은 큰 화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무술년에 가장 생각이 나는 인간과 개와의 관계는 전라북도 임실군 지사면 영천리에 소재하고 있는 김개인의 생가지이다. 김개인은 바로 주인을 구한 개인 오수의견의 주인이기도 하다. 오수의견에 대한 이야기는 고려시대 문인인 최자가 1230년에 쓴 보한집에 전해지고 있다.

 

현재 임실군 지사면 영천리는 고려시대 거령현에 속해 있었다. 김개인의 집에는 주인을 잘 따르는 충직한 개 한 마리가 있어, 주인은 어딜 가나 그 개를 꼭 데리고 다녔다는 것이다. 어느 날 동네잔치를 다녀오던 김개인은 술에 취해, 그만 길가에 있는 풀밭에 쉬고 있다가 잠이 들고 말았다

 

 

오수의견, 하지만 그보다 못한 인간들도 수두룩한 세상

 

술에 취해 잠이 든 김개인의 주변으로 불이 붙었지만 불이 난 것을 모르고 잠을 자는 김개인에게 위험이 닥쳤음에도 불구하고 주인이 깨지 않자. 주인을 따라갔던 개는 근처에 있는 개울로 뛰어들어 몸을 적신 다음, 주인의 곁으로 다가오는 불길을 향해 뛰어들어 뒹굴었다. 그러기를 몇 차례를 했는지 모른다. 결국 주인이 불에 타는 것을 막았지만 개는 온몸이 불에 그슬려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는 것이다.

 

오수에 있는 의견공원은 몇 차례인가 찾아가 보았다. 임실군 오수면소재지 의견공원 안에 있는 의견비는 전라북도 민속자료 제1로 지정되어있다. 의견공원을 찾아 가다가 보니, 전주에서 남원으로 내려가는 도로가에 김개인과 의견의 동상이 서 있다. 공원 안에는 오수의견비와 그 앞쪽으로 의견상 등이 있다.

 

인간들에게 충직한 개는 경호견, 안내견, 반려견 등 다양하게 구분 짓고 있다. 그 명칭에 따라 각각 임무가 다르다. 요즈음에는 각 지자체마다 반려동물 축제까지 마련해 그들이 인간과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처음에는 아끼고 보듬던 인간들이 귀찮다고 내다버리는 유기견이 점점 많아지면서 사회적 문제까지 일으키고 있다.

 

무리를 지어 인간을 공격하기도 하고 사람을 물어 죽이기도 하는 등 여기저기 문제가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 모든 것이 알고 보면 인간들로 인해 생겨나는 일이다. ‘개만도 못한 인간이란 말은 바로 이런 인간들을 빗대는 말이 아닐까? 개의해인 무술년. 해맞이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유기견 몇 마리. 좋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렇게 길에 내다버리는 것일까?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규를 개정해서라도 강한 제재가 필요하단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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