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26(서울, 부산, 동경, 토론토, 뉴델리, 싱가폴, 홍콩 등), 아트페어 다수, 단체전 540(멕시코, 아르헨티나, 불가리아, 터키, 모로코, 국립미술관 등), 경기미술상, 경기예술대상, 한국예술평론가협회 특별예술상, 교과부장관상, 대한민국국민대상 수상. 현재 중앙대학교 사양화학과. 경북예고 동문회 고문, 의왕미협, 강남미협 자문위원, ()의사 안중근협회 자문위원, 월간 이코노미저널 자문위원, 토틸아티스트.

 

작가소개에 실린 약력이다. 이 외에도 두 배는 더 될 듯한 경력을 갖고 있는 박용운 작가는 경북 김천생으로 1955년생이나 이미 환갑을 넘겼다. 중앙대 서양화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렇게 대단한 경력을 갖고 있는 작가의 작품을 4일 오전 북수동에 소재하고 있는 예술공간 봄의 제3전시실에서 만났다.

 

1일부터 시작한 박용운 작가의 제26회 개인초대전으로 열린 과거, 현재 그 다양성의 변주전은 전시실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숨이 탁 막힌다. 작가의 경력을 알아보기도 전에 이미 전시된 작품을 보고 무엇인가 둔한 것으로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다. 13일까지 계속되는 전시는 다양한 종류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작품 뿌리 깊은 나무에 전율을 느끼다

 

예술공간 봄의 제3전시실 안으로 들어가 벽에 걸린 작품을 보는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뿌리 깊은 나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작품들을 보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작품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런 작품을 그릴 수 있는 박용운 작가는 과연 어떤 작가일까? 서둘러 입구에 있는 작가를 소개하고 있는 작은 전단을 집어 들었다.

 

‘“박용운의 작가관은 동양적 사상과 맥을 같이한다. 그의 화면 공간은 단순한 표현적 공간에 머물러 있지 않고, 사유적, 내성적 공간으로 변화, 승화하고 있다. 그것은 자연 사물의 해석 방법에 있어 서양의 현상적 방법이 아닌, 동양의 직관이나 사유행위를 혼용한 광의적 해석의 시도를 의미한다.”

 

미학박사이자 원광대교수인 미술평론가 최병길 교수의 평론 중 일부분이다. 그동안 이곳 전시실에서 보아오던 신진작가들이나 중견작가들의 작품과는 판이하게 다른 작품을 만나면서 처음으로 작품을 보기 전에 작가의 경력부터 먼저 꼼꼼히 살펴보았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런 대가의 작품이라 달랐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특정 짓지 않은 창작의 모티브를 강조하는 작가

 

나는 내 창작의 모티브를 특정해 오지 않았다. 살아감, 살아옴에 있어 무작위로 엄습해오는 삶의 환경들에 적절히 순응하면서 그 상생 안에서 수많은 변화와 새로움을 추구해 왔다. 삶의 환경과 그 환경을 에워싼 자연의 시대적 고찰, 그리고 내 영혼의 안식까지도 사유 안에서 작품으로 승화되기를 소망해왔다

 

박용운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때로는 작가의 자존감으로 스스로의 안일한 작업관을 경계해왔고, 그것은 작가의 새로운 실험으로 형상화되었다고 했다. 작가는 자신의 예술의 본질이 그렇게 융해되었다고 한다. 작가의 내면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전시공간에 걸린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면서 작가의 자유분방한 작업관, 특정 짓지 않는다는 작가의 사고를 엿볼 수 있었다.

 

전날 찾아갔다가 지인과의 약속시간 때문에 미처 돌아보지 못하고 4일 다시 찾아간 예술공간 봄. 박용운 작가의 작품을 돌아보면서 날이 덥고 귀찮다고 찾아오지 않았다면 두고두고 후회를 했을 듯하다. 매일 전시를 보고 또 돌아보아도 멀기만 한 작가들의 작품세계. 언제쯤이나 작품을 보면서 스스로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인지. 박용운 작가의 작품을 돌아보면서 점점 왜소하게 변해가는 나 자신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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