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데오갤러리 전시작품 중 한 점을 구하다

 

사람이 살다보면 변하기 마련인가보다. 아마도 내 생전에 돈을 주고 그림을 구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다. 그럴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갤러리를 찾아다니면서 많은 그림을 보고 글을 썼지만 한 번도 돈을 주고 작품을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은 가져본 적이 없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이번엔 가격을 지불하고 작품을 구입한 것이다.

 

물론 내 경제사정이 넉넉지 못하니 비싼 작품이야 구입할 수는 없다. 그저 야외 갤러리를 관람하다보니 그 중에 한 두 점이 눈에 들어온다. 물론 그 작가를 알지 못한다. 또 한 점 마음에 드는 것은 가격이 비싸다. 내 형편으로는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다, 한참을 망설인 끝에 결국 한 점을 계약하고 가격을 송금했다.

 

고미영 작가의 작품인 붉은 실이라는 작품이다. A4용지 크기만 한 그림인데 여인을 그리고 붉은 실로 얼기설기 엮어놓은 것이다. 물론 여인을 묶은 것은 아니다. 그림 위에 붉은 실로 위부터 아래까지 늘어놓았을 뿐이다. 그런데 그 그림이 왜 눈에 들어온 것일까? 아마도 그 붉은 실 때문인가 모르겠다.

 

강한 인상을 풍긴 고미영 작가의 작품

 

고미영 작가는 2006년 한양대학교 시각패키지 디자인 전공을 했다. 현재 일러스트 레이터인 고미영 작가는 2006년 코엑스 아트북 페어서부터 작품을 제출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조정래 소설인 한강과 태백산맥의 아리랑 디지털 삽화의 일러스트로 활동 했고, ()생각키우기의 일러스트 등 많은 작업을 했다.

 

2007년에는 ()교원의 디자이너로 근무했으며 2014년 남문 로데오 갤러리 특별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고미영 작가의 그림이 눈에 들어온 것은 로데오갤러리 특별관에서 고미영 작가의 그림을 만났었기 때문이다. 당시도 그림이 무엇인가 색다르다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 그 진한 생각이 뇌리에 각인 되어있었던 것만 같다.

 

현재 호우와 자명미술학원 강사이기도 한 고미영 작가의 그림은 이번 로데오갤러리 겨울특별전인 한 집 한 그림걸기전에 출품된 많은 그림 중 가장 약한 가격대이다. 선 뜻 이 그림을 구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도 가격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 많은 그림 중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으니 말이다.

 

어쨌거나 돈을 주고 그림을 구입했다는 소리를 들은 이우가 하는 말이 세상에 사람이 변하면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라는데 형님이 돈을 주고 그림을 구입했다고요란다. “형님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 앞으로 자주 만납시다라는 말을 하면서 낄낄댄다. 그런 말을 들을 정도로 미술작품을 돈을 주고 구입을 한다는 것이 나와는 아울리지 않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연초 선물은 한 점을 더 구해 그림으로 해야겠다

 

하긴 그동안 작품을 구입할 때 금액을 지불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도자기 등의 공예품을 구입할 때는 꽤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도 구입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전혀 모르는 작가의 작품은 아니었다. 안면이 있는 아우들의 작품이기 때문에 나름 도움을 주기 위해 구입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고미영 작가의 작품을 구입한 것은 순전히 마음이 동해서였다. 구입결정을 하고 금액을 송금한 후에 자료를 받았다. 이런 경우가 처음이다. 몰론 로데오갤러리에서 연말연시 기획행사로 한 미술판매전이기 때문에 무엇인가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주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생전 처음으로 돈을 주고 미술작품을 구입하고, 또 다시 생각에 잠긴다. 또 한 점 조금 버겁기는 하지만 꼭 소장하고 싶은 작품이 있기 때문이다. 올 일 년을 잘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기념으로 마음에 든 그림 한 점을 더 구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 그림을 꼭 전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요즈음 말썽도 많고 탈도 많은 문화예술계를 생각하면 무엇인가 일대 전환이 필요하단 생각이다. 하기에 연초 선물은 미술작품으로 할 생각이다. 살다보니 참 별일이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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