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휴가일입니다.

산타들이나 보세요^^

 

 

 

 

 

 

 

 

 

 

 

 

 

 

 

 

 

 

 

 

 

 

 

설악산 양폭

 

여름철이 되면 사람들은 피서를 떠난다. 누구는 바닷가를 선호하고, 어떤 이들은 산을 좋아한다. 바닷가를 가거나 계곡을 찾아가거나 그것은 즐기는 사람들 취향이다. 바다가 좋다! 아니다 계곡이 더 좋다! 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저 내기 좋으면 그곳에 가서 즐기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주 희방폭포


 

사실 난 개인적으로 여름에 피서를 가라고 하면 산을 더 좋아한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바닷가에 가보아야 자칫 바가지를 쓰고 오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바닷가에 다녀 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볼멘소리를 한다. 바가지를 썼다는 것이다. 그럴 것을 뻔히 알고서도 굳이 바닷가를 찾는 이유는 나름의 즐거움이 있어서일 것이다.

 

산을 간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다. 이미 알만한 계곡은 장사꾼들이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자릿세다 무엇이다 하면서 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심사가 틀리는 피서는 정말 즐기고 싶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위는 태백 미인폭포, 아래는 순창 강천산 병풍폭포

 

폭포에서 하는 피서, 정말 바람직해

 

대개 폭포라고 하면 사람들은 “거기서 무슨 피서를 해”라는 질문을 한다. 하지만 폭포라는 것이 찾아가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가기만 하면 어느 피서지보다도 좋다는 생각이다. 우선을 폭포는 산에 있기 때문에 푸른 숲이 있다. 거기다가 폭포가 있는 곳의 물은 거의가 깨끗한 곳이다.

 

더욱 폭포 밑에는 물이 고여 있어 깨끗한 물에서 시원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가 있다. 간혹 수심이 깊은 곳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곳만 피하면 사고의 위험도 그리 많지가 않다. 위에서 천둥을 치듯 떨어지는 물줄기도 사람을 시원하게 만들지만, 물이 낙하를 하면서 뿜어져 나오는 물보라 또한 일품이다.

 

위는 지리산 선유폭포, 아래는 양구 팔랑폭포

 

폭포를 찾아가 여름을 즐겨보지 못한 사람은 폭포의 진가를 모른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폭포를 찾아 여름을 즐긴 사람은 딴 곳으로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어느 폭포, 다음에는 또 어디에 있는 폭포, 이렇게 폭포만을 찾아다니게 된다.

 

올 여름 이런 폭포 어때요?

 

우리나라는 산이 많기 때문에 크고 작은 폭포들이 많다. 작은 내에도 폭포라고 이름을 붙여 사람들이 즐겨 찾기도 한다. 물론 폭포가 많은 물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도 장관이지만, 작고 아기자기한 폭포들도 나름 재미있다. 폭포는 그야말로 물이 깨끗하고 숲이 근처에 있는 곳이 제일이라고 한다.

 

위는 구례 수락폭포, 아래는 완주 소양면의 위봉폭포

 

거기다가 근처에 볼거리가 많다거나,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또한 많은 발품을 팔지 않고, 그저 가족들이 산책을 하듯 찾아갈 수만 있다면, 그보다 좋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 올 여름에는 이렇게 복잡하지 않아서 좋고, 맑은 물과 숲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폭포를 찾아 피서를 해보기를 권유한다.

휴가 3일 째다. 산에 오르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아침부터 비가 쏟아진다. 잠시 후에는 뇌성벽력까지 치면서 쏟아지는 비로 산행을 포기해야만 했다. 비가 이렇게 오는 날 산을 오르다가 보면 위험하기 짝이 없다. 길이 아닌 곳을 찾아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미끄러운 바위가 위험하기 떄문이다.

무료하게 하루를 보낸다는 것도 힘든 일이다. 아우녀석은 휴가인데 그저 푹 좀 쉬라고 하지만, 쉬는 것조차 편하지가 않으니, 성질머리 하고는 참 희안하다. 그렇게 하루 종일 있다가 오후 3시가 지나 먹기 시작한 막걸리 파티다. 여주는 쌀이 좋아서인가 막걸리 맛이 일품이다. 몇 순배가 돌았다.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사람들을 모아본다. 마침 여주에 작업을 하려고 내려온 지인이 있길래 무조건 초청을 했다.

여주에 있는 동생들과 지인들이 모여 삼겹살 파티를 열었다.

"나 중 아니거든요"

지인과 함께 찾아온 여주에 사는 또 다른 아우녀석. 늘 머리를 깎고 다닌다. 시원하기도 하겠지만, 개성이 있어 좋다. 가끔은 내가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 모델이 되기도 하는 아우다. 삼겹살을 사갖고 찾아온 아우는 그림을 그리고 도자기를 만든다. (사)민예총 경기지회장 일을 맡아하기 때문에 늘 바쁘다. 그런데 옷에 보니 이상한 글이 가슴에 쓰여 있다.

'나 중이 아님'

왜 이런 글을 쓰게 되었을까? 그 이유를 물어보고 포복절도를 할 뻔 했다. 평소 개량한복을 자주 입고 다니는 아우녀석이 머리까지 빡빡 밀었으니, 잘 못 보면 영락없는 스님이다. 지나는 사람들이 가끔 합장을 하고 인사를 한다는 것이다.

"한 번은 어느 여자분이 나더러 어느 절에 계시느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무엇이라고 했는데?"
"마덕사 주지라고 했죠"
"마덕사는 또 무엇이여"
"아 ~ 마누라 덕에 사는 사람들 말이죠"
   

그래서 생각을 하다가 가슴에 영어로 '나중이아님'이라고 적었는데 잘 몰라보더라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이제는 한글로 적고 다닌다고 한다.


 늘 웃음을 주는 아우녀석. 벌써 20년 지기이다.

'난 마덕사 주지예요'

사람들은 늘 마음에 여유를 갖고 싶어한다. 아우녀석만큼 여우를 갖고 사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매사에 긍정적이다. 그런 이유도 마덕사 주지이기 때문이란다. '마누라 덕에 사는 사람들'을 줄여서 마덕사 주지라고 하는데, 언젠가는 인천인가를 놀러갔다가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스님은 어느 절에 계세요?"
"마덕사에 있습니다"
"마덕사가 어디 있는데요. 한 번 찾아뵐께요"
"여주에 있습니다"

재미있자고 하는 말이다. 아우는 그림을 그리고 도자기를 굽는 예술가다. 3대째 도공의 집안으로 맥을 잇고 있다. 그러면서도 활발하게 활동을 한다. 어디를 가나 1시간 안에 주변 사람들을 다 지인으로 만드는 재주도 갖고 있다. 아마 이런 기가막힌 발상을 할 수 있는 것도, 아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한다.

휴가 마지막 밤에 정말 즐거운 추억거리 하나를 만들었다. 시골이 아니었다면 이런 푸근한 마음들이 생겨날 수 있었을까? 내가 휴가 때 시골을 찾는 이유는 바로 이런 여유있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8월 11일부터 하기휴가이다. 딱히 휴가라고 해서 근사하게 계획을 잡아 놓은 것은 없다. 그저 나도 남들처럼 휴가라는 것을 한번 즐기고 싶었을 뿐이다. 40대까지만 해도 직장이라는 것을 갖고 있었으니, 휴가철이 되면 한 달 전부터 그럴 듯한 계획을 세워 놓고는 했다. 그러다가 직접 자영으로 언론 쪽의 일을 하면서부터는, 휴가가 먼지 아예 남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제 나이가 먹어 새로운 직장을 가지면서 나도 남들처럼 ‘휴가’라는 것을 즐기고 싶었다고 하면, 참 속 좋은 소리 하고 있다고 핀잔을 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혼자 생활에 익숙한 나로서는, 딱히 남들처럼 그리 즐거운 휴가계획은 아예 세워놓지도 않았다. 휴가란 말 그대로 일정기간 동안을 쉬는 일이니, 정말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뿐이다.


산을 오를 때 사용하는 배낭과 토시, 그리고 발 보호대

편히 쉬지 땀 흘리고 산은 왜 가?


“이번 휴가 어디로 가세요?”

“글쎄요 산에나 가려고요”
“아~ 등산 가시나 봐요”

“아닙니다. 그저 산에 올라 아무것이나 좀 캐려고요”

“그럼 약초를 캐시나요?”

“...... ”



삼과 더덕을 캘 때 사용하는 괭이와 12일 오른 산. 그 뒤편 안개에 가린 산을 올랐다.

더 이상은 질문을 하지 않는다. 대답이 없으니 질문을 하기도 멋 적은가보다. 그러나 내가 대답을 하지 않은 것은 난 등산을 하는 것도 아니고, 산에 꼭 일이 있어 가는 것도 아니다. 그저 가만히 앉아 쉬는 것이 무료해, 산삼이라도 한 뿌리 캐볼 심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난 심마니는 더욱 아니다.

     

“날 더운데 땀 흘리고 산에는 모하러 가”


아는 녀석이 볼멘소리를 한다. 물론 산에 오르면 땀이 비오 듯 쏟아진다. 남들보다 유난히 여름을 잘 타는 나로서는 산 밑에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면, 먼저 땀으로 범벅이 된다. 그런데도 산에 오른다. 남들은 그런 나를 말리기도 한다. 너무나 지치면 몸에 오히려 좋지가 않다는 것이다.


여주에 있는 아우 녀석의 집으로 휴가지를 잡았다. 근처 산에 올라 산삼이라도 캐 볼 심산이다. 12일 아침에 산을 오른다. 땀이 비오 듯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뜨거운 날씨는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몇 시간을 산을 헤맸지만 삼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굵은 더덕 몇 뿌리를 캔 후 토종닭을 사서 백숙으로 만찬을 즐겼다. 깊은 산 중에서 캔 더덕은 그 향이 짙다. 백숙에서는 짙은 향내가 난다.


다음 날은 다리도 아프다. 전날 먹은 술이 아직도 몸 안에 남아있는데, 또 다시 산을 오르자고 사람들에게 재촉을 한다. 하지만 아무도 대답이 없다. 어제 움직인 것도 지쳐있는데, 산을 또 가자니 누가 반길 것인가?




산에 오를 때 복장을 보면, 이건 나도 일류 심마니다. 등산화를 신고 다리에는 신발에 흑이 안 들어가도록 보호대를 찬다. 그리고 얼음물과 이온음료를 한 병씩 챙긴다. 배낭 안에는 허기가 질 것에 대비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도 준비한다. 여름에도 긴 옷을 입어야하지만, 요즈음에는 시원한 토시를 팔에 낀다. 그리고 삼을 캘 때 사용하는 곡괭이까지 준비를 하고 길을 나선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다르다. 해가 있어도 어둡다. 계곡을 끼고 따라 오르다가 보면 더위가 조금은 가실 듯하지만, 워낙 빨리 산을 오르니 땀이 마를 새가 없다. 두 세 시간을 산을 타다가 보면 몸에서는 쉰내가 나기 일쑤다. 그래도 왜 그렇게 산을 올라야 하는 것인지 나도 모르겠다.


몸은 가볍고, 주변 사람에게는 나눌 수 있어 좋다.


산을 오르면 무엇이든지 소득은 있다. 하다못해 더덕 몇 뿌리라도 캐오기 때문이다. 자연산 더덕을 입에 넣고 씹으면, 그 향이 짙어 목이 아릴 정도이다. 오늘도 산에 올라 두 시간여를 골짜기를 타고 올랐다. 마음 같아서는 큰 더덕 10여 뿌리를 캐면 블로거인 아우 녀석에게 택배로 보내 줄 심산이었다. 날마다 사진만 찍어 약을 올려놓았으니, 산삼은 그만두더라도 더덕이라도 보낼 줄 생각이다.


하지만 아무리 산을 뒤져도 눈에 뜨이질 않는다. 장소를 옮겨 보았지만 마찬가지다. 대신 영지버섯만 따왔다. 영지버섯은 왜 그리도 눈에 잘 띠는 것인지. 내일은 이것이라도 포장을 해서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산을 내려오면서 다짐을 한다. 아직 휴가가 이틀이나 남았으니, 내일은 또 다른 산으로 도전을 해볼 생각이다. 하다못해 새끼삼이라도 좋으니 그저 몇 뿌리라도 찾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나는 땀을 흘려 몸이 가벼워져 좋고, 주변 사람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수 있으니 더욱 좋은 것이 아닐까?


“아우야 기다려라, 영지버섯 착불로 보내 주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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