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엄청나게 쏟아 부었다. ‘비가 왔다’는 말은 이제는 옛 이야기이다. 이제는 ‘왔다’ 혹은 ‘내렸다’ 보다는 ‘쏟아 부었다’라는 말이 맞을 듯하다. 단 2~3일 만에 반년 동안 올 비가 왔다는 것이다. 기상이변이라고 애써 이야기하지만, 사람들은 속으로는 별별 생각을 다 했을 것이다. 왜 갑자기 이런 안 좋은 일이 연달아 일어나는 것인지를.

그렇게 한 편에서 쏟아 붓고 있는데, 한 편에선 이마가 까질 정도의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참 이 좁은 나라에서도 이젠 점점 이변이 생기기는 하는 모양이다. 이렇게 비가 내리 쏟은 후에는 불볕더위가 찾아온다고 한다.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연세가 드신 분들은 세상을 ‘감(感)’ 으로 아신다. 올 여름은 더위가 예년보다 길 것이란 것을.


여름피서, 폭포를 찾아가는 보았나?

여름철에 만나는 폭포. 아마 이런 폭포보다 더 좋은 피서지는 없을 듯하다. 우선 폭포라는 곳을 가면, 물이 떨어지는 그 소리 하나 만으로도 압권이다. 벌써 그 물소리가 다르다. 그리고 물이 떨어지면서 주변으로 튀는 물방울들이 사람을 속 시원히 만든다. 세상에서 찌든 몸과 마음의 때가 한꺼번에 사라지는 듯하다.

그래서 여름피서는 복잡하지 않아 좋고, 시끄럽지 않아 좋은 폭포가 제격이란 생각이다. 전국에는 수많은 폭포가 있지만, 그 중 힘들지 않게 찾아갈 수 있는 폭포를 소개한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곳이기에 더욱 좋다.

소금강
강릉 소금강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소금강을 따라 오르다가 보면 수도 없이 많은 크고작은 무명의 폭포들이 줄 지어 있다. 물 맑기로 유명한 소금강. 아이들과 함께 찾아 폭포를 세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태백 미인폭포
폭포가 마치 미인의 몸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경사가 급한 비탈길을 내려가면 미인폭포가 보인다. 까마득한 폭포 주변으로는 괴이한 돌이 붙은 바위들이 널려있다.

구례 수락폭포
도착하면 금방이라도 판소리 한 바탕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여름이 되면 명창이 되고 싶은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폭포독공에 힘을 쓰는 곳. 피서도 하고 소리도 듣고.

지리산 구룡폭포
남원에 있는 구룡폭포. 길 밑에 있다.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가 만날 수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가 있는 곳이다.

양구 팔랑폭포
물이 흐르는 곳에 자리한 팔랑폭포. 작은 폭포가 아기자기 하다. 앞으로는 소가 있고, 주변에 나무 숲길이 있어 좋다.

양산 홍룡폭포
양산 홍룡폭포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만한 곳이다. '척판구중'의 일화가 담긴 곳이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함께 찾으면 고사에 얽힌 이야기도 들려줄 수가 있다.

영주 희방폭포
희방사를 오르다가 만나게 되는 폭포이다. 폭포 옆으로 희방사를 오르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오르면서 폭포의 멋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완주 위봉폭포
위봉폭포 주변으로는 위봉산성과 위봉사, 그리고 폭포를 가기 전 송광사 등이 있는 곳이다. 위봉폭포를 찾아들어가다가 만나는 아름다운 길은 시골 길의 듬뿍 느낄 수가 있다.

폭포는 많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근접하기 좋은 곳으로 소개를 한다. 올 여름은 폭포에서 더위를 피해보자. 이보다 더 좋은 피서는 없을 것이다. 또한 아이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남겨 줄 수가 있으니까

경남 양산시 상북면 대석리 1번지 천성산에 소재한 홍룡사는 신라 제30대 문무왕 13년인 673년에 원효스님께서 창건했다는 절이다. 당시에는 ‘낙수사(落水寺)’라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송고승전』에 의하면 원효스님께서 천문을 보니 중국 태화사 승려들이 장마로 인한 산사태로 매몰될 것을 미리 알고 구했다고 한다.

원효스님은 곁에 있던 판자를 하늘로 던졌는데, 그것이 당의 태화사까지 날아갔다는 것이다. 태화사 스님들은 갑자기 하늘이 컴컴해져 놀라 뛰쳐나왔는데, 그 순간 산이 무너지면서 절이 매몰이 되었다는 것이다. 놀란 태화사 승려들이 하늘에서 떨어진 판자를 집어보니 ‘해동원효 척판구중’이란 글씨가 적혀있었다고 한다. 즉 원효스님이 널판자 하나를 던져 많은 무리를 구했다는 이야기다.

홍룡폭포와 관음전

천명의 승려가 원효의 제자가 되다

이 일로 인해 천명의 중국인 승려가 신라로 와 원효스님의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이에 원효스님께서는 천성산에 89개의 암자를 짓고, 이 승려들을 수용하였다는 것이다. 이 곳 홍룡사에서 바로 판자 한 조각을 던졌다고 하는데, 홍룡사는 원효스님과 의상대사가 관음보살을 친견했다고 전하는 곳이다.

홍룡사에는 홍룡폭포가 있어 더욱 유명하다. 이 폭포는 천룡이 폭포 아래에 살다가 무지개를 타고 하늘로 승천을 했다고 전해진다. 아름다운 홍룡폭포를 찾아 홍룡사를 찾아들어갔다. 산신각을 지나 계단을 오르니 홍롱폭포가 보인다. 80척에 달한다는 폭포는 물이 많이 즐었다. 폭포 좌측으로는 관음전이 자리하고 있고, 우축으로는 좌불상이 자리하고 있다.



천자형으로 흘러내리는 홍룡폭포

세 갈래로 나뉘어져 떨어지는 홍룡폭포,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타고 흐르는 물은 가히 절경이다. 물이 많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물이 없다고 그 아름다움이 어디로 가겠는가? 떨어진 물이 고인 소에는 낙엽이 떨어져 또 하나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어찌 인간세상에 이런 절경이 있을 것인가?

이리저리 각도를 재보지만, 그 아름다움을 다 담아낼 수가 없을 것만 같다. 무엇을 탓할 수 있으랴? 지금도 날이 좋은 날에는 물방울이 튀면서 무지개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잔뜩 흐린 날 찾아간 홍룡폭포는 그렇게 소리 없이 암벽을 타고 내리기만 한다.



원효스님이 관음보살을 친견했다는 관음전에 들려 예를 올리고, 돌아내려오는 길에 몇 번이고 폭포를 돌아본다. 그저 저 맑은 물속에서 한 마리 천룡이 금방이라도 물길을 헤치고 하늘로 오를 것만 같다. 아마 이 아름다움은 또 몇 날 동안 나를 답사의 길로 내몰 것만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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