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2박 3일의 출장길에서 돌아왔는데, 좋은 공연이 있다고 한다. ‘2011 춘향골 꿈나무 예능 축제의 밤’이 전라북도남원교육지원청의 주최로 춘향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는 것. 몸은 그냥 쉬고 싶다는데, 마음이 벌써 콩밭에 가 있다. 남원의 꿈나무들의 예능감각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친 몸을 달래 춘향문화예술회관으로 향했다. 일몰 시간에 남원 도통초등학교 취타대원들이 극장 앞에서 한 차례 연습을 하는 모양이다. 예전에 전공이 국악이었었고, 더구나 육본 군악대에서 고적대를 맡아 매스게임 등의 지휘를 했던 아니기에, 무엇보다 반가울 수밖에. 옛 추억을 떠올리며 무대로 향한다.



2시간 30분의 꿈나무들의 자랑

오후 5시 45분부터 식전행사로 도통초등학교의 취타대의 연주와 평생교육원 어른들의 섹스폰 연주가 이어졌다. 그리고 오후 6시부터 23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남원교육지원청 박주영 교육장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라는 서정주 시인의 시를 인용해 ‘오늘 이 시간이 있기까지 우리 아이들, 선생님, 학부모들의 숨은 땀방울과 노력이 어우러진 무대’라고 인사말을 하였다.

아이들의 공연은 전통과 현대, 춤과 노래 정말 다양하게 엮어졌다.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렇게 열심인 아이들이 있어 남원이 예향이 아니었을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프로그램은 남원초의 국악관현악으로 시작하여, 참사랑유치원 꼬마들의 앙증맞은 국악연주. 남원 중앙초등학교의 음악으로 하나 되는 세상. 대강초의 가야금 합주 등으로 이어졌다.



이날 프로그램을 보면 산내초의 ‘밴드와 합창’, 운봉초의 ‘사물놀이’, 송동초의 ‘기악합주 아리랑’, 이백초의 ‘설장구’, 월락초의 기악합주 ‘영광의 탈출’, 대신초의 ‘창작 전통군무’, 산동초의 ‘합창’으로 이어졌다.

예능이 뛰어난 어린이들도 보여

아이들이 발표를 하는 무대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하나같이 어찌 그리도 예쁜 것인지. 뒤이어 노암초의 ‘댄스스포츠’와 용성중의 ‘리코더 합주’, 금지, 김동, 수지초 학생들이 연합으로 꾸며 준 ‘무용 꼭두각시’, 덕과초의 ‘기악합주’, 원천초의 ‘부채춤’과 보절초의 ‘음악줄넘기’가 이어졌다.




남원서원초의 아이들은 ‘플롯과 크래식 기타 합주’를, 왕치초를 ‘밴드;를 선보였다. 시간이 갈수록 무대는 점점 열기를 더한다. 도통초 학생들의 ’발레와 현대무용‘이 이어졌으며, 교룡초의 ’기악합주‘. 그리고 용성초의 ’치어리딩‘도 선보였다. 마지막 무대는 남원교육지원청에서 마련한 합창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옥의 티’가 아쉬워. 좀 더 알찬 무대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어린 꿈나무들의 예능 축제의 밤. 무대에 오른 어린이들도 관람을 하는 사람들도 즐거운 2시간 30분의 무대가 막을 내렸다. 그러나 중간 중간 ‘옥의 티’가 있어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우선은 음향문제가 제대로 준비가 안되었다는 것이다. 중간 중간 나는 잡음이 신경을 쓰이게 만든다. 이런 점은 사전에 충분한 점검을 필요로 한다.



관람을 하는 분들의 자세도 문제이다. 아무리 아이들의 발표회라고 해도, 공연장의 예의는 지켜야만 한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었는데도 부산하게 자리를 옮겨 다니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런 점은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모처럼 아이들의 즐거운 축제에 옥의 티. 이런 점만 신경을 쓴다면 더욱 즐거운 최고의 무대가 되리란 생각이다.

(주) 사진 자료 중 일부는 남원교육지원청 사향희 장학사께서 제공한 자료입니다

사람은 먹고사는 데에 참 치사한 동물이다. 어쩜 그렇게 혀가 간사한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맛이 있어도 호들갑을 떨며 ‘맛있다’를 연발하는가 하면, 조금 입맛에 맞지 않으면 뒷소리가 길어진다. 대음 뷰에 수많은 맛집 기사가 올라온다. 과연 그 맛집들이 모두 맛있는 음식을 하는 것일까? 그런 의아심도 가져본다.

언제인가 맛집에 난 음식점을 한 번 들려본 적이 있다. 우연히 답사를 하다가 들렸는데, 한 마디로 “꽝”이었다. 이건 머 조미료를 얼마나 넣었는지, 속이 미식거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마 그 음식을 소개하신 분은 ‘조미료 마니아가 아니었나?’ 할 정도였다. 하기에 문화재 답사를 다니면서 수많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만나기도 하지만, 맛집에 대한 소개를 가급적이면 삼가고 있는 터이다.


모처럼 먹은 외식, 어 이건 머시라?

곡성으로 가서 수련회를 하는 학생들에게 '스님짜장‘을 만들어 주고 돌아오는 길이다. 점심도 먹지 못하고 땀을 너무 흘렸다. 수련회장의 취사장 시설이 형편없다. 이렇게 준비가 안 되었다면 우리가 준비를 해 올 것을. 그러다가 보니 무더운 여름 날 탈진이 될 상태이다. 당연히 입맛도 떨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동행을 한 아우 녀석이 모처럼 외식 한 번 하자고 한다. 그냥 들어가서 먹자고 하니, 내일이 복날인데 그래도 별미인 음식 한 번 먹자는 것이다. 굳이 게장 백반을 먹자고 조른다. 아우의 와이프가 한 요리 하는 터라, 제수씨가 만든 게장 맛을 보기도 했다. 마침 남원에 게장백반을 꽤 하는 집이 있다는 것이다.



가까운 곳인데도 밖으로 나가지를 않는 인사인지라,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 서울에서 게장을 잘 한다고 소문이 좀 나면 가격이 우선 만만치가 않아, 쉽게 찾아가 먹기도 조금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곳도 그럴 것이란 생각에 괜한 걱정이 앞선다. 20,000원씩만 잡아도 세 사람이면 60,000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식당 안으로 들어가 가격표를 보니, 괜한 걱정을 했구나 싶다. 꽃게장 먼 게장 등등이 10,000 ~ 12,000원이다. 그리고 우리가 먹고자 했던 ‘돌게장’은 1인분에 7,000원이란다. 세상에 이런 착한 가격이 있다니.



싼 게 비지떡, 누가 그런 소릴 함부로

걱정은 된다. 게장을 워낙 좋아하는 나인지라, 게장 잘하는 집이라고 하면 거리를 따지지 않고 찾아가곤 했다. 그런데 7,000원이란다. 과연 그 맛은 어떨지 궁금하다. 한참이나 기다렸다. 손님들이 제법 많은 집이다. 게를 손질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란다. 무엇을 손질하는 것일까?

음식을 가져왔다. 쟁반 가운데 떡하니 버티고 있는 돌게장. 일단 그림상으로는 합격이다. 옆으로 보이는 살이 상당하다. 우선 한 덩이 집고 베어 물어본다. 입안 가득히 게살이 들어온다. 이거 머시여? 누가 이렇게 맛있는 돌게장을 만들었담?. 맛집 소개를 한다고 사진을 직지 않는 나이지만, 얼른 카메라를 들고 찍어댄다. 그것도 주인 몰래.



난 게장을 먹을 때 한 가지 고집이 있다. 양념게장보다 간장게장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꼭 간장 맛을 본다. 그것에 밥을 비벼보아야 게장의 진맛을 알기 때문이다. 간장을 떠 넣고 밥을 비빈 후 김에 싸서 먹어본다. 감칠맛이다. 이제야 제 맛을 아는 게장집 하나 만났다는 것에 기분도 좋아진다.

참 입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내가 반할 정도라니. 정말로 꽤 괜찮은 게장집이다. 하기야 입맛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다르다보니, 이 집 게장도 별 볼일 없다고 할 분도 있으려나? 하지만 이렇게 착한 가격에 이 정도 맛이라면, 맛집으로 자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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