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또 같은 것을 보아도 사람들 마다 기억하는 이미지들은 저마다 다르다. 분명 변하지 않은 것들로 생명이 있어 움직이는 것들도 아니다. 그 때 그 순간, 품고 있던 자신만의 감정들을 가지고 우리는 각자의 나름대로 기억 속 이미지들을 재창조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기억이 쌓이고 지워지고 또 쌓여가는 것처럼, 색과 선들이 쌓이고 지어지고 쌓여가면서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지는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본다.

 

작가 김윤아는 작가노트에서 자신이 그림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82-6에 소재한 대안공간 눈. 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김윤아(, 28) 작가의 조각기억전은 18일까지 열린다.

 

전시실을 들어서면 그림속의 진한 색이 눈을 현란하게 만든다. 김윤아 작가는 이제 20대인 서울출신의 작가이다. 숙명여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한국화전공)를 졸업한 후, 2013년 숙명여자대학교 미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한국화전공)를 졸업했다.

 

 

김윤아 작가는 벌써 5회 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2010 김윤아 (GYM PROJECT, 서울), 2011 나무그늘 기획 초대전 김윤아(타임스퀘어, 서울), 2012 화봉갤러리 신진작가 당선 김윤아(화봉갤러리, 서울), 2013 조각기억(스피돔갤러리, 광명), 2014 김윤아의 조각기억(대안공간 눈, 수원) 등 개인전을 열었다.

 

차갑지 않은 정서를 나타내는 색

 

화면을 물들인 색은 고요하지만 차갑지 않는 정서를 나타내려 하였다. 특별히 무언가를 지시하거나 연상시키기 위한 색은 아니었다. 화면에 나타난 형상들 또한 본인의 차분하고도 집요한 시선을 담으려 하고 있긴 하지만, 상징 적인 형태로 나타내지는 않았다. 드러내는 대신에 그저 담담히 보여줄 뿐이다.

 

 

내 삶의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미지들을 가장 간결하고 담담한 방식으로, 사실적인 풍경과 얼마나 닮았는가의 표면적인 방식을 넘어 나만의 고유한 시선으로 밀도 있게 표현하는 재현의 문제로 표현하고자 하였다고 작가는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작가의 설명대로 그림들은 풍경을 그리고 있지만 다양한 색이 현란하게 시야에 가득 찬다.

 

작가는 그림은 세계를 주목하는 방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는 창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내면의 창이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그 하나는 사실다움이고 다른 하나는 감정을 투사하기 위한 의도적인 왜곡이라는 것이다. 두 요소가 결합하면 할수록,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작가의 감정에 동화되기 쉽다는 것이다.

 

 

작가 김윤아는 관람을 하는 사람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도시 풍경을 보여주려고 한다. 마치 도시의 한 장면을 사진처럼 포착하려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일반 사진과는 다른 색상의 단색 배경 속에서, 일상의 자연물(나무나 화분등과 같은)이나 물건들(빨래와 같은)을 다양한 색채로 정교하게 그려 넣었다. 작가의 조각기억 속의 도시 풍경은 우리에게 익숙한 장면 속에서 언뜻언뜻 낯설음이 교차되면서 도시에 대한 색다른 느낌을 주려고 노력하였다.

 

많은 작품 활동을 한 작가 김윤아

 

작가 김윤아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많은 활동을 하였다. 2009년부터 시작한 단체전을 비롯해 2010년부터는 아트페어에도 함께했다. 2011년에는 한국미술국제대전 특별상(쿠오리아 갤러리)을 수상했으며, 2011년 한국청년미술국제대전 특선(온라인 전시)을 따냈다. 2012년애는 메트로미술대전에서 특선(경복궁역메트로 갤러리)을 수상했다.

 

 

2010년에 한국화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한 김윤아 작가는, 수많은 단체전에 참여를 한다. 2011년 시드니 대학 교류전(THE UNIVERSITY OF SYDNEY, SYDNEY), 2012 한국미술대학원생 신예유망작가기획초대전(우림화랑, 서울)을 비롯하여 수평과 수직(밀알 미술관, 서울), 메트로미술대(경복궁역메트로 갤러리, 서울)등 단체전을 가졌다.

 

2013년에는 FAIRY TALE: 낭만적 신화를 꿈꾸다(GALLERY POS, 서울)단체전과, 숙명여자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류전(문신미술관, 서울) 등 단체전에 작품을 출품했다. 2014년에는 상반기기획전 그리기의 즐거움_사의찬미(한원미술관, 서울) 등에서도 활동을 했다.

 

 

김윤아 작가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작가가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면서도, 독창적인 자신민의 미술세계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김윤아 작가를 눈여겨보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고요.” 미술관에서 만난 한 미술작가는 김윤아 작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한다.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82-6에 소재한 대안공간 눈’. 1전시실는 18일까지 황희정의 문명고양이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지원 공모 선정 작가인 황희정의 개인전은 한 마디로 기존의 작품이라는 관념을 송두리째 깨고 있다.

 

황희정 작가의 ‘civilization cat’은 고양이를 소재로 한 전시이다. 그런데 일반적인 고양이를 소재로 한 작품이 아니라, 버려진 종이박스를 테이프를 붙여 만든 허술해 보이는 종이박스 집과 그 안에 흰 헝겊으로 만든 고양이들이 여기저기 걸쳐 있는 모습의 고양이 인형들이 보인다. 그런 모습이 작품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길거리를 배회하는 고양이를 묘사

 

황희정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집 앞 골목을 걷다가 길 고양이들이 쓰레기봉투를 헤집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분명 골칫덩이였을 거다. ‘골목이 자꾸 지저분해지니까,’ 며칠 뒤, 골목 안 그 곳 쓰레기 더미 앞에 길 고양이 두 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보았다. 문명은 가장 위대한 공동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문명이 위대하다고 말하는 이는 문명 속에 속한 이들뿐이다. ‘골목이 자꾸 지저분해지니까,’ 길 고양이 두 마리는 죽었다. 단지 누군가의 골칫덩이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고양이 두 마리가 죽은 것이다. 거대한 사회의 발전에 자연스럽게 밀려나는 존재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숨어 지내는 이들이 있다. 이번 작업은 이들이 바라보는 문명에 대한 시각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현 문명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사회와 연결되려고 하는 시선과 그 시선 속에 내재된 불안한 감정들, 이들이 품고 있는 힘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했다.‘고 한다.

 

작가는 죽어있는 고양이, 그리고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는 길거리의 고양이를 통해 이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숨죽이고 있는 존재들을 표현하고 있다. 허름하게 지어진 종이 집 안에 걸쳐있거나, 그 주변에 널브러진 고양이들. 사회에서 밀려난 존재들의 아픔을 작가는 문명고양이라는 제목으로 표현을 했다.

 

 

두 번째 개인전을 연 작가 황희정

 

황희정 작가는 2011년 국립 창원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하였으며, 2007년부터 작품 활동과 전시회를 갖고 있다. 현재 아트스페이스 이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황희정 작가는 남다른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황희정 작가는 2007 비상구 프로젝트 (국립창원대학교 중앙도서관, 창원), 2008 유쾌한씨의 공동프로젝트 (파티마병원, 창원), 2009 Young Art (규슈 나가사키 우라카햐카 센터, 일본), 2011 하얀 다락방 (스카이연 갤러리, 서울), 2012 부바르와 페퀴셰 (남송 미술관, 경기), 2013 spary of space (gallery bonun, 서울), 2014 공존하는 차이 (잠월미술관, 함평), 2014 터닝테이블 (스페이스 SSEE, 대전), 2014 ongoing (오픈스페이스배, 부산) 등의 단체전을 가졌다.

 

개인전은 2014 회복에 대한_ 편린 (스페이스이드, 청주)2014 황희정의 <civilization cat>(대안공간눈, 수원)으로 두 번째이며, 2014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오픈스페이스 배, 부산)에 참여를 했다.

 

 

전시 관람을 하고 있던 한 관람객은 작가의 표현력이 놀랍다. 작가의 의도를 모르고 작품을 보았더라면, 도대체 작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를 수밖에 없을 것만 같다. 이렇게 문명 세계에서 헐벗고 굶주리고 있는 고양이를 소재로, 소외된 사람들을 표현했다는 것이 새롭다.”고 한다.

 

미술학과를 졸업하기 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황희정 작가. 박스로 만든 허름한 집과 그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고양이들은 작가의 상상력을 떠나 관람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무엇인가 이 사회의 모순에 대한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 131-2에 소재한 임 아트 갤러리’. 작은 10평 남짓한 갤러리 안에는 벽면을 그림들이 채우고 있다. 갤러리라고 하기보다는, 마음 편하게 앉아 차 한 잔을 마시면 좋을 듯한 분위기이다. 벽면에는 여인들의 아름다운 모습이 가득하다. 112일까지 열리고 있는 ‘2014 수원누드작가회 누드 스케치 전이 열리고 있다.

 

초대전으로 열리고 있는 이 전시에는 모두 16명의 화가가 참여를 했다. 수원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 중 김대준, 김선화, 김영선, 김혜진, 남부희, 박상례, 박정우, 안영경, 이강자, 이순원, 이정순, 이정호, 한경희, 한승희, 한애숙, 황영매 작가들의 작품 16점이 벽면에 걸려있다. 원초적인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작지만 큰일을 감당하고 있는 임아트 갤러리

 

임아트 갤러리는 작지만 지역에서 가장 알찬 활동을 하고 있는 갤러리이기도 하다. 일 년 동안 임아트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를 가급적이면 빠트리지 않고 찾아가보았다.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어떻게 이런 전시를 매번 유치를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한 마디로 돈이 안 되는 전시라는 생각 때문이다.

 

임하영은 상지대학교 공예학과에서 섬유공예를 전공하고, 건국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텍스타일디자인을 전공하였다. 그동안 많은 그룹전들을 해오면서 지역에서는 이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섬유공예가이다. 사실 섬유공예란 낯선 부문이다. ‘섬유를 재료로 하여 만드는 공예. 또는 그 작품. 직물, 편물, 염색, 자수 따위가 이에 해당한다.’는 것 정도의 사전적 지식이 내가 알고 있는 전체이기 때문이다.

 

 

갤러리를 운영하려고 하면 경비가 적지 않게 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대개의 전시가 초대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초대전이란 자신이 전시 작가들을 초대하고, 작가와 전시작품을 소개하는 전단까지 제작을 해야 한다. 그 전단 값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그런 것을 묵묵히 감당해내고 있는 임하영 관장을 보면서, ‘참 대단한 사람이다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초대전만 8, 기획전 3회 열어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규모가 큰 갤러리들은 사철 모두 개관을 한다. 하지만 지역에서 작은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들은 늘 자금난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임하영도 다르지 않다. 3월부터 지금까지 많은 전시를 했지만, 그것이 갤러리를 운영할 수 있는 자금으로 되돌아오지는 않았다.

 

올 해 초대전만 8회를 했어요. 그리고 기획전 3회에다 대관전이 6회 정도 했나 봐요. 그 외에 갤러리가 비어 있을 때는 제 작품을 전시도 하고요. 하지만 초대전이나 기획 전 등을 한다고 해서 전시된 작품들이 판매가 되지는 않아요.”

 

 

그러다 보니 자연 자신의 작품을 팔아 갤러리 운영비용을 충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늘 갤러리를 비우지 않고 전시를 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적 혜택을 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작지만 큰 갤러리라고 표현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2월까지 빼곡 들어 찬 전시회

 

누드전에 이어 116일부터 25까지는 기획전으로 박김형준 외 3인의 내성천 사진전이 열린다. 이어서 1127일부터 122일까지는 경기대학교 신진작가전이 준비되어 있다. 7월과 8월에는 자신의 작품 전시 준비를 위해 갤러리를 열지 못했다는 임하영 관장.

 

 

올 연말에는 한국화가 박요아 작가의 굴비전을 열 생각입니다. 박요아 작가님은 늘 소박하고 독특한 그림을 그리시는 분이죠. 박요아 작가님은 연말이 되면 늘 이렇게 전시를 해서 그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고 계세요.”

 

그런 뜻 깊은 전시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고 하는 임하영 관장. 작은 갤러리이지만 임하영 관장이 하고 있는 전시는 늘 알차다. 자신이 작가이기 때문에 작가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하는 그녀. 그래서 임아트 갤러리는 늘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지역문화의 산실이다.

전하, 저곳에 저수지를 만들면 족히 1만 명은 먹여 살릴 수 있습니다

정말인가? 그러면 저곳에 저수지를 만들라

 

1795년 능행차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장안문에 오른 정조대왕과 화성유수 조심태가 나눈 대화 중 일부이다. 만 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저수지를 조성하기를 상소한 조심태. 그리고 그 때 조성한 저수지가 바로 만석거이다. 정조는 이 외에도 화성 주변에 만석거와 축만제, 만년제 등을 조성해 치수를 통한 과학적인 농경을 실시한다.

 

현재의 수원을 농업도시 수원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은 수원이 어떻게 농업도시가 될 수 있는가? 하고 반문한 것이다. 하지만 수원이야말로 과거 정조시대부터 지금까지 농업개혁의 도시이자 농업연구의 도시이다.

 

정조는 정조 17년인 1793년 수원도호부를 화성유수부로 승격시키면서 오랜 시간 구상해 왔던 개혁을 시도하였다. 도시의 규모와 위상을 한양의 도성과 버금가도록 만들고 최고의 축성기술을 이용하여 공격과 수비에 용이한 성곽을 쌓도록 하였다. 이 외에도 한양 육의전 외에 화성에도 시전을 설치하여 상업발전을 도모하였으며, 농업기반시설을 조성하여 농업 진흥을 이루도록 독려하였다.

 

 

자급자족이 가능한 이상도시를 모범적으로 만든 뒤 이 모델이 전국적으로 파급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이곳 수원화성은 정조가 만들고 싶었던 조선의 축소판이며 1794년은 그 첫발을 디딘 기념비적인 해다.

 

수원화성박물관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특별기획전을 준비하였다. 농업도시 수원의 전통을 재조명하고 수원시와 농림축산식품부가 함께 준비 중인 농어업역사문화전시체험관 건립에 내실을 기하고자, ‘수원화성 착공 220주년 기념으로 <정조시대 농업개혁의 산실, 수원화성> 특별기획전시를 마련하였다.

 

 

정조대왕이 꿈꾼 나라는 강한 국가였다.

 

조선조 제22대 국왕으로 등극한 정조는 정조 2년인 17786, 당시 사회가 마치 병든 사람과 같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병든 사회를 타개하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개혁과제를 대내외에 천명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경장대고(更張大誥)’이다. 백성이 풍요롭게 살고, 인재를 키워 나라를 살찌우며, 군사제도를 강화하여 국방력을 키우고, 재물의 씀씀이를 다져 재정이 튼튼한 나라. 정조가 꿈꾼 나라는 이 네 가지에 모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은 농업이 국가의 주요 산업이기 때문에 일반 백성들의 살림살이는 물론이고 국가의 재정수입도 그 해 농사의 풍흉에 달려 있었다. 정조는 어느 임금보다 농업 생산성을 안정시키고 증대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갔다.

 

매년 정월에 권농교(勸農敎)와 권농윤음(勸農綸音)을 반포하여 백성들에게 부지런히 농사지을 것을 권하고, 지방관들에게는 이에 대한 행정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지시하였다. 또한 당대의 선진적인 농업기술을 종합하기 위해 전국의 선비들이 정리하여 올린 응지농서(應旨農書)’를 바탕으로 농서대전農書大全편찬을 추진하였다.

 

 

만석거부터 조성하기 시작

 

정조는 1794년 화성성역을 일시 중지하고 대신 둔전을 만들고 화성유수 조심태가 간한 만석거(萬石渠)’라는 수리시설을 축조하도록 명령하였다. 만석거 축조로 인해 화성 장안문 밖의 드넓으면서도 척박했던 대유평은 수전지대로 변했으며 극심한 가뭄도 무사히 극복하였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화성에서 1798만년제(萬年堤)’, 1799년에는 축만제(祝萬堤)’가 연이어 축조되었으며, 수리시설 축조와 더불어 개간된 둔전에서 얻은 소출은 화성을 수리하는 비용으로 사용되었다. 정조대 서둔동 일대에 조성된 농업기반시설을 바탕으로 일제강점기에는 권업모범장과 농림학교가 들어섰으며, 해방 후 서울대학교 농과대학과 농촌진흥청이 설립됨으로써 수원은 농업연구와 행정의 중심지가 되었다.

 

 

30일 오후 3시게 개막식을 갖고 201521일까지 특별기획전으로 전시가 되는 수원화성 착공 220주년 기념’ <정조시대 농업개혁의 산실, 수원화성>전에는 수원화성의 수리시설과 둔전에 관한 자료는 물론 3D 영상물을 제작하여 척박했던 땅을 개간하여 둔전을 만들고, 수리시설을 통해 풍작을 이루는 모습을 이야기하듯이 풀어냈다.

 

특히 영상제작을 위하여 일제강점기 지적도 등을 검토하여 수원의 옛 지형과 물길을 고증하였다. 수리관개와 관련된 농기구와 함께 연출하여 보다 입체적인 상영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번 전시회에는 <홍재전서><응지농서>, 5.6m에 달하는 윤음과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농학자로, 1836년 화성유수로 부임하여 농업개혁가로서 변모를 실현한 사유구의 관련유물 등이 전시된다.

 

2일부터 12일까지 수원시 팔달구 매향동 49에 소재한 수원화성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전통단청강좌 수료생 작품전인 오색빛깔의 미전이 열리고 있다. 멋스러운 전통 한옥의 전각에 화려한 옷을 입히는 단청은 우리나라 전통 미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작금에 들어 전통 한옥이 점차 사라지면서 멋스러운 전통 단청 역시 그 자리를 점차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화성박물관에서는 그러한 아름다운 단청의 멋을 이어가고자 우리나라 단청의 문양과 그 위에 칠해지는 오방색의 조화를 배우는 실기강좌를 개설한 바 있다. 지난 3월부터 5개월 간 전통 단청 실기강좌를 통해 수강생들은 몸소 우리 단청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을 몸소 배우고 체험하였다.

 

 

수강생들이 그동안 닦은 기량으로 정성을 들인 그 결과물인 작품을 모아 작은 전시회를 마련하였다고 한다. 이제는 일반 집에서는 찾아보기조차 힘든 아름다운 오방색의 향연인 단청은 사찰이나 궁궐과 같은 곳에서나 만날 수 있다.

 

광물성 안료인 진채로 채색하는 단청

 

단청은 광물성 안료인 진채로 건조물이나 조상품, 또는 공예품에 색을 입히는 것을 말한다. 단청은 단호, 단벽, 단록, 진채, 당채, 오채, 화채, 단층 등의 별칭이 있으며, 이에 종사하는 사람도 화원, 화공, 가칠장, 도채장이라 했다. 승려의 경우에는 다른 명칭을 사용하는데 금어, 또는 화승(畵僧)이라 불렀다.

 

단청의 무늬에는 긋기단청, 모루단청, 금단청, 모루긋기단청, 금모루단청, 갖은금단청 등이 있다. 무늬의 종류에는 화문, 쇄문, 비선문, 비조문, 주수문, 운문, 훈문 등으로 구분된다. 이 종류는 또 다시 여러 형태로 구분이 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만날 수 있는 단청은 천변만화의 극채색의 세계라 할 수 있다.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에는 경기도무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이 된 단청장 김종욱(, 77)옹이 거주하고 있다. 김종욱 단청장은 19991018일자로 단청장 보유자로 지정이 되었다. “내 나이가 77세니 꼭 65년을 단청에만 매달려 왔다면서 어머님이 한양 용화사 신도회 일을 보셨기 때문에 그동안 한 번도 한눈을 팔지 않고 단청에만 매달려 왔다.”고 만난 자리에서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이렇듯 단청은 오랜 습학을 거쳐야만 온전한 기술로 아름다운 채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 등 다섯 가지 색을 기본으로 사용하여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거나 색을 입히는 단청, 지도강사들과 함께 전시를 하고 있는 수강생들의 단청 전시는 한 마디로 오색빛깔의 아름다움이었다.

 

 

다양한 단청 모습을 만나볼 수 있어

 

2일 아침 박물관이 문을 열기가 무섭게 전시실을 찾았다. 마침 박물관 앞에는 타지에서 수학여행을 온 듯 많은 학생들이 몰려 있었다.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니 다양한 형태를 띤 단청들이 전시가 되어있다. 그 중 수강생들이 연합으로 제작을 했다는 기와에 그린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고기와에 그림을 그리는 단청장들을 몇 명 보아온지라 그 그림들이 반갑다. 요즈음에는 기와에 단청으로 그림을 그린 아름다운 작품들을 많이 만나볼 수가 있다. 지도강사인 최윤경의 ‘108 동자도가 눈길을 끈다. 김현순의 귀면궁창초(부조)의 아름다움이 발길을 붙든다. 비천도, 흉배를 응용한 단청, 손거울, 목어 등 많은 단청 작품을 만날 수가 있다.

 

 

단청이 이렇게 아름다운 것인지 몰랐어요. 정말 우리나라의 단청은 채색의 극치란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전시를 하고 있는 것들이 수강생들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정말 아름다워요. 기회가 된다면 저도 한 번 배워보고 싶어요.”

 

아이와 함께 단청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어서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아왔다고 하는 신아무개(, 44. 정자동), 보면 볼수록 아름다움에 빠져들 것 같다고 하면서 이 가을에 화성박물관을 찾아 우리 단청의 조화로운 미를 마음껏 느껴보시라고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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