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생태교통 수원2013’이 열라는 수원 팔달구 행궁동 일원. 어디를 가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여기저기서 노래소리, 아기를 연주하는 소리, 풍물패의 장단소리, 기합소리 등, 가는 곳마다 소리가 넘쳐난다. 도대체 어디서 즐겨야 할지를 모르겠다. 그만큼 생태교통이 열리는 곳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넘쳐난다.

 

오후 화서문로로 접어들었다. 생태교통 마을추진단 사무실 앞에 마련한 무대에서는 수원시립합창단의 아름다운 선율이 흐른다. 2인용 페달자전거를 탄 부부가 자전거를 탄 그대로 감상을 하고 있다. 마치 자동차 극장이라도 온 가분인 듯하다. 여기저기 가족들과 함께 2~3인용 페달자전거를 탄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팔달 어울림 한마당도 즐거워

 

화서문로를 벗어나 행궁동 주민자치센터를 지난다. 화령전 솟을삼문 앞이 벅적하다. 팔달구에서 마련한 어울림 한마당 잔치준비로 부산하다. 길가에는 영동시장 아트포라 작가들이 나와서 천막을 치고 체험마당을 열고 있다. 화분그리기, 조각만들기, 새집만들기 등 다양한체험거리가 아이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준비를 한 재료가 다 떨어졌어요. 오늘은 작가분들이 모두 다 참여를 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일 줄을 몰랐어요. 정말 생태교통에 많은 분들이 모여드는 것 같아요.”

 

 

잠시 후 SBS의 생방송 투데이에 인터뷰를 마친 염태영 수원시장이 식장에 참석을 했다. 아트포라 작가들과 도움을 주는 학생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무대에 오른 염태영 수원시장은

세계의 모든 방송사들이 생태교통을 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중파는 물론 중국의 방송사, 더구나 전 세계에 뉴스를 보급하는 CNN까지 행궁동을 촬영했다. 가는 곳마다 방송사들이 행궁동을 촬영하고 소개를 하고 있다. 엊그제는 KBS출발 드림팀이 행궁 앞에서 탈거리들을 타보고 연무대로 자리를 옮겨 촬영을 했다. 우리가 이렇게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은 바로 수원의 위상을 높이고, 낙후가 되어있던 행궁동에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여, 더 잘사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이다라고 했다.

 

무대에서는 풍물패의 공연에 이어, 화서동 주민센터에서 나온 주민들이 축원무를 추고, 지동의 자랑인 벨리댄스 동아리인 아이리스의 공연으로 이어졌다. 공연 중간 중간에는 경품권을 추첨해 푸짐한 상품을 나우어 주기도.

 

 

도대체 어디를 가서 구경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너무 많은 공연들이 열리고 있어서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아이아빠는 팔달구 축제를 보자고 하고, 저는 파빌리온에서 열리고 있는 공연이 재미있을 것 같아 그쪽으로 가고 싶고요.”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참 행복한 비명들이다. 사람들은 어디를 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만큼 볼거리가 풍부한 생태교통이다. 같은 시간대에 세 곳에서 각기 다른 행사가 열리다가 보니, 골라보는 재미도 있다고 한다. 두 곳을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한다는 한 관람객을

 

운영을 좀 잘 알아서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시간에 비슷한 곳에서 각기 다른 공연이 열리고 있으니 어딜 가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조금만 시간대를 조정을 하던지, 아니면 날자를 조정했으면 이렇게 두 곳을 뛰어다니지 않아도 될 텐데요.”라고 한다. 괜히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게 만들었다고 쓴 소리를 하기도.

 

 

또 한 관람객은 행사가 너무 행궁 앞 광장 쪽에 몰려있다고 지적하면서

생태교통 주 도로인 화서문로에는 사람들이 너무 없는 듯하다. 행사를 파필리온 주변에서 주로 하다가보니, 동선의 연결이 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화서문로 족에 더 많은 행사를 배정했어야 하는데, 지금이라도 체험이나 어린이 탈거리 등은 그쪽으로 보내서, 생태교통 시범지역 전역으로 인원을 분산시켜야 한다. 고 말한다.

 

하루 종일 볼 것과 탈 것 등이 즐거운 생태교통. 이제 일주일 정도가 지났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즐길 수 있도록 운영에 좀 더 산경을 써야할 것이다.

가끔 문화재를 답사하기 위해 길을 나서면, 12일 혹은 23일로 길을 떠납니다. 길을 나설 때는 휴대폰의 배터리를 충분히 충전해 갖고 나가지만, 그래도 돌아오기 전에 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하기에 여행을 나서면 휴대폰을 잘 사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괜히 배터리라도 떨어져 연락이 끊기면, 주변 사람들에게 괜한 걱정을 주기 때문이죠.

 

하지만 어제부터 오늘까지 강원도의 여행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배터리 충전기를 갖고 갔기에, 수시로 충전이 가능했기 때문이죠. 저는 페이스 북 친구가 오늘까지 3,800명입니다. 인원이야 꽤 되지만 사실 그렇게 소통을 하는 분들은 많지가 않은 편입니다. 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페이스 북으로 날리고는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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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페이스 북의 화면입니다.

 

하루 종일 무엇을 해? 여행하면서

 

오늘은 고성에서 속초로 나와 다시 수원으로 오겠다고 생각을 하고. 고성서부터 길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속초에 도착해 표를 끊고 달려가 보니, 이런 세상에나. 수원버스가 막 떠나버린 것입니다. 다음 차는 거의 두 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합니다. 할 수없이 홍천 가는 버스표를 구해, 홍천에서 갈아탈 생각이었죠.

 

그런데 이건 또 무슨 날벼락입니까? 차가 가는 방향이 영 이상하다 싶더니, 이 차가 한계령을 넘는다는 겁니다. 오후 두 시까지는 수원에 도착해서, 지동교에서 하는 행사 취재를 하려고 서둘렀는데 말입니다. 이 차 홍천에 도착하는 것이 오후 210분이랍니다. 다 틀렸습니다. 저희는 포기도 참 빠르게 하는 편입니다. 어차피 안 될 것이라면, 경치라도 즐겨야죠.

 

어제(19일) 밤에 횟집서 올린 내용이죠 

 

그래서 페이스 북을 이용해 내가 하는 여행을 중계하기로 작정을 하였습니다. 가는 곳마다 사진을 찍어 페이스 북에 올리는 것이죠. 그런 재미 못 느껴보셨죠? 재미 좋습니다. 그리고 이런 것이 바로 소통이란 생각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정말 큰 공부를 하나 한 것입니다. 페이스 북을 이용해 소통을 하는 방법이죠.

 

페이스 북의 소통은 함께 여행하는 것

 

오늘 제가 페이스 북 친구들에게 보여준 여행일지는, 앞으로 제가 여행을 할 때마다 다시 해보려고 합니다. 여행뿐이 아니라 내가 하루 종일 하는 것들을 공유하는 것이죠. 이렇게 페이스 북을 이용해서 소통을 하다가 보면,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계령을 넘으면서 보니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네요.

 

이미 꽃이 지천으로 피었는데 말입니다. 그런 사진도 올리고, 가끔 지루하다 싶으면 어제(19)에 속초 횟집 수족관에서 만난 거대한 문어머리도 올렸습니다. 그렇게 이런저런 것들을 찍어서 소개를 하다 보니, 몇 시간의 버스 여행이 전혀 지루하지가 않더라는 것이죠. 아마 앞으로도 이렇게 재미있는 여행을 할 듯합니다.

 

한계령을 넘다가 올린 것이죠. 어제 횟집서 찍은 문어머리랍니다

 

간간히 올리는 정보도 유용 해

 

사실 SNS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트위터와 페이스 북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바로 사진을 찍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페이스 북의 좋은 점과 신속한 정보 전달의 묘미를 마음껏 누리면서 즐거운 여행을 한 셈입니다. 그저 한두 장 관련 사진이야 올렸지만. 이렇게 연결을 해서 중계를 하다가 보니, 그 재미 또한 만만찮다는 것이죠.

 

홍천을 출발해 고속도로에 올라 영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오는데, 여주분깃점서부터 강릉으로 가는 차들이 엄청 밀립니다. 이천 분깃점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것도 사진을 찍어 올리면, 그 방향으로 가는 분들에게는 참고가 될 테니까요. 모르고 닥치는 것보다, 알고 대비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죠.

 

설악산 장수대 맞은편의 산봉우리입니다. 

 

이렇게 제가 사진을 올리고 그 소식을 전하면, 아마 몇몇 분은 저와 함께 여행을 한 셈이 되었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제가 가는 길목의 모든 사정을 하나하나 다 함께 알아가는 것이니까요. 페이스 북의 또 다른 재미,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정말 그렇다는 생각입니다.

 

좋은 페친 한 사람, 열 여행사 안 부럽다.”고요.

사람들은 세상을 살면서 귀찮아하는 것들이 참 많다. 그 중 하나는 아마도 집안으로 복잡하게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사람을 성가시게 만드는 일도 그 중 한 가지일 것이다. 남들의 뒤치다꺼리를 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을 즐겨라 하는 분이 계시다. 팔달구 지동 295 - 7번지에 사시는 권영복(남, 69세)과 김연자(여, 66세) 두 내외분이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은 5년 동안 마을만들기 사업에 롤 모델이 되고 있는 곳이다. 온통 골목마다 벽화로 가득한 이곳에서, 두 분은 벌써 40년 세월을 지동에서만 살았다. 이제는 지동이 고향이나 진배없다. 두 분은 지동 벽화골목을 조성하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분들이시다. 그만큼 지동 2년 차 벽화길의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 재미, 문을 열면 느낄 수 있어

 

아침 일찍 두 분이 사시는 곳을 찾았다. 골목길에는 또 하나의 지동 명물인 담벼락 평상이 설치되었고, 무슨 작업을 하는지 쇠를 잘라내는 등 분주하다. 좁은 골목길이 왁자하니 생기가 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지동 벽화를 조성하는데 필요한 물감 등이 가득 쌓여있다. 이렇게 물건을 두고, 그림을 그리는데 필요한 물을 공급하고 계시는 분들이다.

 

“불편하면 할 수가 없죠. 사람 사는 것이 그런 것 아닌가요. 조금 시끄럽고 왁자한 것이 사는 것 같잖아요. 저희는 오히려 많은 분들이 저희 집안으로 드나드는 것이 더 좋습니다.”

 

 

 

불편하시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권영복 어르신은 오히려 사람 사는 맛을 느낄 수 있어 더 좋다고 하신다.

 

“사람이 흙을 밟고 살아야죠. 그렇게 살면서 이웃과 함께 소통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입니까? 서로 정을 나누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함께 아파하고, 즐거운 일이 있으면 함께 행복할 수 있어야 사람이 사는 것이죠. 꽁꽁 닫아걸고 안에만 있으면, 그게 무슨 사람 사는 재미입니까?”

 

벽화를 그리는 자원봉사자들에게 더운 날에는 얼린 물을 주고, 날이 쌀쌀해지면 커피를 타다가 주기도 한다. 수돗물을 마음대로 쓰도록 하는 것도 고마운데, 물감이며 앞치마, 붓 등, 모든 것이 대문 안 마당에 놓여있다. 그것을 일일이 정리를 하시면서 하루를 보낸다고 하신다.

 

 

 

지동 생활 40년, 달라지는 모습을 지켜봐

 

“처음에는 여울아파트 맞은편에 살았어요. 그런데 길이 나는 바람에 집이 헐려 1995년도에 이 집으로 이사를 왔죠. 이 골목은 딴 곳과는 달라요. 한 마디로 정이 넘치는 골목이죠. 날이 좋을 때는 골목에 모여 삽겹살도 구워먹고, 빈대떡도 부쳐서 서로 나누고는 합니다. 그런 것이 바로 사람 사는 재미죠.”

 

골목에서 ‘꽃집할머니’로 통하는 김연자 할머니(하긴 요즈음은 66세에 할머니라고 하면 화를 내시는 분들도 계시지만)는 이곳에 새록새록 정이 붙는다고 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벽이 너무 예쁘다고 칭찬을 하면, 이곳에 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젊은 사람들이 없어서인지 너무 조용한 곳이었는데, 요즈음은 그림을 그리러 오는 젊은이들이 많아져서 오히려 즐겁습니다. 그 분들이 우리 집을 자기들 집처럼 드나들면서 왁자지껄하면 사람 사는 맛이 나기도 하고요”

 

천성이 착하신 분들 같다. 그렇기에 그렇게 몇 달이나 계속되는 벽화길의 모든 것이, 이 집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지만. 어찌 보면 두 분이 사시는 집이, 지동 제2차 벽화길을 조성하는데 있어서 산실 같은 곳이란 생각이다.

 

외손자와 함께 그림을 그리는 내외분

 

지동 벽화길에는 유명한 꼬마화가가 있다. 바로 7세짜리 김형주이다. 형주는 두 분의 외손자가 된다. 아들이 없는 두 분에게는 외손자들만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 형주는 늘 이곳에 와서 그림을 그린다. 개인적으로 형주를 지도하고 있다는 작가분도 형주의 칭찬에는 인색하지가 않다.

 

그림을 그려왔는데, 7세 꼬마의 솜씨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다는 것. 직접 그림을 그려보라고 했더니, 역시 천재적인 소질을 보였다는 것이다. 급기야 형주가 그려 온 그림을 벽화에 인용할 생각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두 내외분과 외손자인 형주가 그린 그림들이 있다. 아마도 두 분이 벽화를 좋아하고, 벽화 길 조성을 위해 발 벗고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벽화길 조성을 마칠 때까지 두 분의 노고가 클 수밖에 없다. 한 번도 얼굴을 찡그리지 않으시고, 언제나 그림그리기를 묵묵히 도와주고 계시는 두 분. 이 분들이야말로 마을만들기 사업의 롤 모델이 아니겠는가?

 

이런 분들이 마을에 계시지 않았다면, 일일이 그 많은 물감 통이며 각종 도구들을 옮겨와야 하니 말이다. 이 골목의 벽화가 끝나는 날, 두 분을 위한 감사하는 마음의 표시로 조촐한 잔치라도 벌어야 할 것만 같다.

10월 5일과 6일 돌아본 제49회 수원화성문화제. 여기저기 벌어지는 각종 행사를 돌아보면서 제법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가 있었다. 물론 그 중에는 실망스런 부분이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그런 곳은 차후에 거론하기로 한다.

 

행사 첫 날인 10월 5일, 오후 4시부터 벌어진 시민환영퍼레이드가 수원공설운동장에서 연무대까지의 구간에서 열렸는데, 이 시가행진은 각 단체 및 마을 등에서 자신들을 상징할 수 있는 모습으로 꾸미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열심을 낸 모습이 보인다. 두 시간 정도를 장안문(화성 북문)에서 퍼레이드가 끝날 때까지 지켜보았다.

 

 

 

퍼레이드에서도 ‘강남스타일’이 대세

 

이 날 퍼레이드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역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었다. 댄스 팀을 동반한 각 팀마다 으레 나오는 노래는 강남스타일에 맞추어 춤을 추었기 때문이다. 장안문 앞에서 가장 먼저 시작을 한 어린 꼬마들의 춤은, 주변 사람들은 많은 박수를 받았다. 구경을 하던 어느 어르신은 ‘정말 예쁘다. 저런 손녀 하나 있었으면 원이 없겠다’고 할 정도로.

 

연무대를 출발한 퍼레이드 팀들이 장안문 앞으로 몰려들었다. 모든 거리행렬 팀들은 장안문 앞에서 한바탕 자신들의 장점을 자랑을 해보이기도. 이 행진에 참가를 한 각 팀은 심사를 거쳐 1등에게는 1천만 원의 상금이 걸려있어서인가, 예년보다 더 많은 정성을 들인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한다.

 

 

 

'수원엔 웬 미인이 이렇게 많아요?'

 

행진에 참가한 팀들은 자신들이 즐기고 있었지만, 구경을 하는 사람들 역시 즐거워야 한다. 그런 점에서 시민퍼레이드는 나름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다는 생각이다. 경기풍물연합회의 풍물팀이 앞장 선 가운데 그 뒤로 많은 단체와 각 동, 학교 등이 정성을 다해 준비한 거리행진. 두 시간을 보면서도 지루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거리행진을 보면서 나름 눈여겨 본 팀들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신풍초등학교의 취타대, 수원시 태권도시범단, 수원시상인연합회, SKC, 삼성전자 등이었다. 상인연합회에서는 떡 등을 관람객들에게 나누어 주는 등 재미를 더했고, 태권도시범단은 공중격파시범을 보여주어 사람들의 환호를 받았다.

 

 

 

축제는 재미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장안문 주변서부터 행궁 광장까지 운집한 수많은 관람객들에게 재미를 준 시민환영퍼레이드는 꽤 많은 재미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서울 역삼동에서 친구들과 구경을 왔다는 김 아무개(남 27세)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 모든 퍼레이드에 참가한 팀들이 자신들이 스스로 이렇게 꾸며 참가했다는 것도 놀랍지만, 수원에는 왜 이렇게 미인들이 많아요? 물이 좋아서 그런가요?”

 

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군악대의 마지막 연주로 끝난 시민퍼레이드. 두 시간 동안 사람들의 정신을 다 빼놓은 소란함과 박수소리, 그리고 강남스타일이 함께 만들어 낸 수원화성문화재의 또 다른 볼거리였다. 그래서 축제가 무르익어 가는 것이지만.

 

시민환영퍼레이드 행진속의 미인들

어제 밤서 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어제 모임이 있어 중국집에서 독하디 독한 53% 짜리 술을 하고, 2차로는 간단하게 먹자고 생맥주 집으로 향했다. 이야기를 하다가 보니 시간이 참 빨리도 간다. 1월 중에 연천으로 주상절리를 보러가자고 약속을 한다. 여름에는 들어갈 수가 없는 곳이지만, 겨울에 강이 얼면 트레킹을 할 수 있다니, 사뭇 기대가 크다.

이야기를 한창 하고 있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잠시간에 길이 온통 미끄럼틀이 되었다. 조금씩은 두어번 내렸지만, 이렇게 많이 내리기는 처음인 듯하다. 서둘러 해어지고 1월을 약속하는 수밖에. 길을 걸으면서 내일은 화성답사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화성의 여장위에 흰 눈이 소복히 쌓였다.

눈 내린 화성 아름다워

아침에 출근을 했다가 서둘러 만두 한 그릇으로 점심을 때우고 화성답사에 나섰다. 동문 안으로 들어가면서 보니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썰매를 갖고 간다. 아마도 썰매타기라도 할 모양이다. 화성에는 눈이 오고나면 자연적인 썰매장이 여기저기 생겨난다. 화성 안쪽으로도 성 밖으로도 경사가 있어, 겨울철 썰매타기에는 제격이다. 눈이 오고나면 썰매를 타는 아이들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그동안 화성을 연재하면서 여름에 찍은 사진을 갖고 글을 쓰려니 영 성의가 없어 보인다. 무엇이나 현장과 시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나로서는, 이런 호기를 마다할 수 없다. 길을 미끄럽고 손은 떨어져 나가는 듯 하지만, 카메라를 둘러메고 화성 답사를 시작한 것이다.

화성의 경사진 곳에서 썰매를 타는 아이.(이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함)

아이들의 말에 어이가 없어

사내녀석들은 짓궂다. 아래서 타니 조금은 심심했나보다. 경사가 급한 성벽 가까이까지 올라간다. 그리고 거기서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것이다. 소리소리 지르면서 타고 내려오는 썰매타기. 보기만 해도 즐거워 보인다. 그런데 이 녀석을 말소리를 좀 들아보자.

"야 거기서 타니까 재미있지?"
"엉, 졸라 재미있어"
"그러니까 위로 올라가서 타야 해"
"정말야 졸나 재미있어. 야 너희들도 여기섶 타봐 졸라 재미있다"


어이가 없다. 도대체 저런 말을 어디서 배운 것일까? 어른이 해도 상스러운 말이다. 그런 말을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하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은 아이들이라도 함부토 혼을 낼 수가 없다. 과잉보호를 하는 부모들은 아이에게 훈시만 해도 눈에 쌍심지를 돋우고 덤벼든다.   
  


도대체 이 아이들이 저 말이 욕인줄은 알고 있을까? 안다면 저렇게 함부로 말을 할까? 어디서 저런 말을 듣고 사용을 하는 것인지. 그러고 보면 어른들이, 그리고 정말 웃기는 방송 등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이다.

"이놈들 그런소리 하면 혼난다"
"우리가 왜 혼나요. 졸나 재미있는네"


더 이상은 할 말이 없다. 어른이 무엇이라고 해도, 두려워하지 않은 아이들. 이것이 요즈음의 현실이다. 참 마음이 아프다. 인기리에 방영이 되던 TV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가 끝이났다. 나랏말을 창제한 세종의 이미지와는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많은 후기를 남겨 놓았다. 백성들이 이 글을 깨우처 좀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창제의 이유였을 것이다. 그 언어를 우리는 지금 사용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요즈음 아이들이 언어를 제데로 익힐 만한 곳이 없다. 본 제목을 줄여서 간단하게 처리하기, 이상한 말 양산해 내기. 뜻이 애매모호한 말을 만들어 퍼트리기.

이런 것들이 블로그나 방송, 혹은 신문이나 잡지 들을 통해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어떻게 아름다운 말을 하기를 바랄 것인가? 눈길에 미끄러져 넘어진 엉덩이보다 더 아픈 것이, 바로 이런 아이들과 접하고 있는 요즈음의 현실이다. 누구를 탓하랴, 나도 그 중 하나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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