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불산(四佛山) 대승사. 경상북도 문경시 신북면 전두리에 소재한 고찰이다. 대승사는 신라 진평왕 9년인 587년, 비단보자기에 쌓여 사면에 불상이 새겨진 바위가 공덕봉 꼭대기에 내려앉자, 임금이 바위 곁에 절을 세운 것이 창건 기원이다. 현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 직지사의 말사로, 병풍처럼 둘러친 사불산의 자락 안에 자리한다.

『삼국유사』 권3 <사불산조>에 기록에 의하면 임금이 이 사면바위에 와서 절을 하고, ‘대승사’라 사액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기록으로 보아 대승사라는 사명으로 전래한 것이, 벌써 1430년 정도나 된 고찰이다. 진평왕은 망명비구에게 사면석불에 공양을 올리게 하였는데, 망명비구가 입적을 한 후 무덤에서 한 쌍의 연꽃이 피어났다고 전한다.

자장으로 점심공양을 마치고 선방으로 돌아가시는 스님들

묵언수행’을 하는 대승사

7월 22일 금요일. 아침 일찍 대승사로 향했다. 3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대승사. 몇 번이고 주변까지 찾아가 보았지만, 정작 대승사 일주문을 들어선 것은 처음이다. 작은 일주문 앞에는 ‘사불산 대승사’라고 적혀있고, 안쪽에는 ‘불이문(不貳門)’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불이문을 지나니 넓은 주차장이 나타난다. 대승사의 살림을 맡아하는 원주스님이 마중을 나오셨다. 공양간 한편에서는 아궁이에 커다란 솥을 걸고 불을 끓이고 있다. 오랜만에 보는 아궁이다. 장작에 불이 붙어 활활 타오른다. 이 복중에 아궁이에 불을 때 공양을 지어야 한다니. 그래도 옛 정취가 있어 좋다는 생각이다.



대승사 일주문인 불이문과 주차장 위에 놓인 장독대

대승사에는 보물 제991호인 금동보살좌상과 보물 제575호인 목각탱부관계문서, 경북 유형문화재 제239호인 마애여래좌상과 유형문화재 제300호인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등이 있다. 이 중 금동보살좌상은 공개를 하지 않고 있으며, 대웅전에 모셔진 후불탱화인 목각탱화는 전국에 있는 목각탱화 중 가장 섬세한 아름다움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목각후불탱화는 나무를 깎아 돋을새김을 하고, 중앙에는 광배와 연꽃을 새겨 넣었다. 그리고 별도의 나무로 깎은 아미타불이 안치되어 있다.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라다만 보아도 대단한 작품이라는 느낌이다.




대승사 대웅전과 보물 목각탱화, 그리고 대웅전의 꽃창상과 대웅전 앞에 서 있는 향나무

이 목각탱화는 길이 3.6m, 폭 2.7m이다. 원래는 영주 부석사에 있던 것을 옮겨왓다고 한다. 아미타불을 중앙에 배치한 이 목각탱화는 좌우로 5단에 걸쳐 협시상을 배치하고 있는데, 좌우에 3구씩 4열에 맞추어 좌우대칭으로 배열하였다. 시간이 없어 사면바위와 마애불을 오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다음번에 대승사를 방문했을 때는 그곳부터 들려보아야겠다.




대승사 꽃밭에서 만나 나비와 응진전, 그리고 응진전에 모셔진 나한상과 스님들이 수행을 하는 공간

짜장 한 그릇에 만족하는 스님들

공양간 앞에 놓인 동판을 친다. 나무망치로 치는 동판은 둔탁한 소리를 낸다. 여기저기서 스님들이 공양간으로 모여든다. 그리고 발우에 면과 짜장을 받아 섞는다. 한 그릇을 다 드시고 조금 부족하신 듯하다. 면을 더 넣어 드신 후 선원으로 돌아가는 스님들. 그 뒷모습이 참으로 한가해 보인다.



한 여름에 아궁이에 불을 때서 면을 삶아낸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수행이란 생각입니다

“잘 먹었습니다. 역시 스님이 만드신 것이라 그런가, 맛이 더 있는 것 같네요”

선원에 계신 스님들은 묵언 수행중이라 ‘맛있다’라는 말씀도 못하신다. 일을 보시는 스님이 오셔서 대신 말씀을 전하신다. 아마도 묵언 중이 아니시라면 꽤 많은 칭찬을 받았을 것을. 그렇게 공양을 하기 위해 찾아간 문경 대승사. 언젠가는 스님들의 생활을 소개할 수 있는 날이 올 수가 있을까? 점점 멀어져 가는 스님들의 뒷모습이 아른거린다.


공양을 준비하는데 곁에서 떠나지를 않는 대승사 견보살 백구. 스님들의 공양시간을 알릴 때 치는 동판. 그리고 스님들의 신발 

장애우들에게 자장면을 만들어 주는 곳을 따라갔다가 화단이 너무 예뻐 사진에 담았다. 그런데 그 화단 석축 돌에 앉은 잡자리 한 마리가 있다. 벌써 잠자리가 나올 때인가 궁금하다. 화단에는 할미꽃도 있고, 이름 모를 화산한 꽃들도 있어 담았다.

 

 

 

 

 

 

 

남원 선원사(주지 운천스님) 자원봉사단의 '사랑실은 스님짜장'이 5월 1일 정읍 105연대를 찾아갔다. 장병들은 5월 10일 부처님 오신날을 기념하는 봉축법회에 이어 군부대 운동장에 상을 놓고 스님짜장을 공양했다. 선원사 자원봉사단은 아침 일찍 선원사를 출발하여, 장병들을 위해 준비해간 음식을 모두에게 나누어 주려고 땀을 흘렸다.

105연대 장병들은 자장면을 먹으면서 '맛있습니다.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면서 두 그릇씩을 먹는 사람들도 있었다. 더욱 이날 자장급식에는 정읍 내장사 합창단까지 함께 자장면을 먹으면서, 스님짜장이 전국을 다니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급식공양을 하는 것에 감사를 하였다. 

선원사 자장면 봉사단이 장병들에게 줄 자장면을 준비하고 있다.
 

장병들에게 줄 포도를 다듬고 있는 봉사단들

빵이며 떡, 포도, 방울토마토 등을 자장면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자장면을 먹기 위해 장병들이 줄을 서 있다

내장사 합창단원들도 고운 한복 차림으로 줄을 서 있다

선원사 주지 운천스님이 직접 자장을 퍼 담아주고 있다

'스님짜장'을 맛있게 먹고 있는 장병들

자장면을 먹고 있는 뒤로 스님짜장의 버스가 보인다
어제 남원으로 내려가 오늘(12월 19일) 아침 일찍 임실군에 있는 한 부대를 찾아갔다. 남원 선원사(주지 : 운천스님) 봉사단이 부대 장병들에게 자장면을 만들어 주는 날이라는 것이다. 군 장병들에게 한 달에도 몇 번씩 자장면 공양을 하는 선원사 자원봉사단은, 이미 전라북도 내에서는 수많은 부대에 자장면을 만들어 장병들에게 급식을 해왔다.

자장면 급식을 하기 위해 길을 나서는 봉사단을 따라간 것은 다름이 아니다.  장병들에게 어떻게 자장면을 만들어 급식을 하게 되었는지 그것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장병들이 자장면을 과연 좋아할까 하는 점도 굼금해서이다. 선원사 주지인 운천스님은 "나라를 위해 젊음을 불태우는 장병들에게 무엇을 해줄수 있는가를 고민하다가, 자장면이 가장 먹기도 좋고 만들기도 수월하다는 생각에 자장면 급식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은 선원사 봉사단이 직접 자장면을 만드는 방법을 배워, 봉사를 하고 있다"라고 한다. 그만큼 지역의 장병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나누고 싶어하는 것이, 선원사 봉사단의 마음들이다.

 선원사 최인술봉사단장이 자장면을 볶고 있다. 자장면 만드는 기술을 배워 직접 만들고 있다.
 
병사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한 음식, 자장면

이른 아침 8시에 선원사에 모인 봉사단 일행은 최인술 단장을 비롯해 7~8명의 일행이 임실에 있는 군부대로 향했다. 일요일이라 이곳 군 법당에서 예불을 마친 병사들에게 자장면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이다. 10시 30분부터 급식을 해야하기 때문에, 모두 손놀림이 바쁘다. 선원사에서 미리 준비해간 볶음야채에는 양파, 양배추, 호박, 당근 등에 표고버섯과 돼지고기까지 준비를 했다.



   

평소 선원사에서 자장면을 만들 때는 돼지고기 대신 콩고기를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장병들에게 줄 음식이기 때문에, 돼지고기까지 넣어서 자장을 볶았다. 한편에서는 면을 빼고, 또 한편에서는 단무지를 그릇에 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그동안 많은 봉사를 한 것 같다. 거의 한달에 두 세번은 자장면 봉사를 한다고 한다.



자장면을 만드는 최인술 단장의 솜씨를 보니 전문가 수준이다. 봉사를 하기 위해 자장면 집을 운영한 후배에게서 자장면 만드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우선 기름을 붓고 끓이다가  돼지고기를 넣거 볶는다. 그 다음에 야채를 넣고 볶다가 표고버섯을 집어 넣는다. 마지막으로 춘장을 넣고 계속 휘저으면 자장이 완성이 되는 것이다. 오늘 금식을 할 병사들이 120명이나 되니, 몇번을 그렇게 볶아내었다.



 
선원사 자장면 맛있어요. 정말 최곱니다.

10시 30분이 되자 식당으로 병사들이 모여들었다. 배식구에서는 바빠지기 시작한다. 면을 담고 자장면을 부어주고. 거기다가 간식으로 먹을 귤까지 준비를 했다. 한 그릇씩 들고가 식탁에 앉은 병사들은 게눈 감추듯 먹어치운다.

"정말 맛있습니다. 다음에 또 먹을 수 있습니까?"
"선원사 자장면 정말 맛있습니다. 제대해서 나가도 이렇게 맛있는 자장면을 먹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병사들이 자장면을 먹으면서 하는 이야기다. 하긴 정성이 깃든 음식이 맛으로만 따질 것인가? 그 안에는 봉사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마치 자신의 아들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듯, 정성을 다하고 있다.
 



모처럼 답사길에 만난 자장면 공양. 세상은 이렇게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아름다운가 보다. 선원사는 매주 화요일 노인분들에게도 무료공양으로 자장면을 드린다. 또한 일이 있을 때는 채식뷔페와, 자장밥 봉사를 한다. 하기에 늘 선원사 봉사단들은 손길이 바쁘다. 일요일 답사보다 더 값진 모습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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