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일은 ()의 날이다. 시의 날을 맞아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35에 자리한 수원 문학의 집 1층에서 열렸다. 원래 이 행사는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만석공원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우천 관계로 장소를 옮겨 수원문학의 집에서 열린 것. 물이 있고 단풍이 짙어가는 만석공원 대신 장소를 옮기는 바람에 행사가 축소되기는 했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푸근한 실내에서 행사를 할 수 있어 더 좋았다고 한다.

 

()한국경기시인협회(이사장 임병호)에서 주최한 이 날 행사는 오전 11시에 가을시화전으로 시작이 되었다. 백구현 시인 등 48명의 시화가 1층 행사장을 채운 가운데 오후 3시부터는 일반시민 시낭송 경연대회가 열렸다. 오후 6시부터 시작한 시의 날 본행사에는 내빈소개에 이어 임병호 이사장의 개회사로 시작이 되었다.

 

 

한국시학상 시상도 함께 해

 

시가 흐르는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무릇 시는 문화예술의 꽃이라고 했습니다. 시는 저 광활한 우주와 대자연, 그 속에 살고 있는 지구인, 영원무궁한 시간과 공간 속에 탄생하고 사멸하는 이 세상의 각종 생명체와 무생물, 그 모든 것의 외면과 내면, 빛과 그림자, 기쁨과 슬픔을 노래하는 가장 위대한 정신의 상징입니다

 

임병호 이사장의 개회사에 이어 시민헌장 낭독과 축사로 이어졌다. 이어서 한국시학사에서 주관하는 한국시학상 시상이 있었다. 올해 한국시학상은 등단한지 48년이 지난 오순택 시인이 받았다. 오순택 시인은 1966년 시문학과 현대시학의 추천으로 문단에 등단해, 시집 그 겨울 이후’, ‘탱자꽃 필 무렵과 동시집 풀벌레 소리 바구니에 담다’, ‘아기 염소가 웃는 까닭등 문학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한국시학상은 우리 문단의 그 어떤 문학상보다 의미있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마음으로 주는 상이니까요. 어떤 기업이나 중앙문단의 큰 단체가 아닌 경기시인협회에서 계간으로 펴내는 한국시학 또한, 어떤 필진과 작품에 잇어 그 어떤 문학잡지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그런 상이기에 더 값지다고 수상소감을 피력했다.

 

신인상과 시낭송 시상도 가져

 

2부에서는 한국시학 신인상 시상식도 있었다. “한국시학은 신인들의 선정에 어떤 문단보다도 적은 인원을 선정한다. 하기에 한국시학에서 신인상을 받은 사람들은 그만큼 대단한 시인들이다라면서 임병호 이사장은 신인상 후보 심사평을 했다. 이날 신인상을 받은 시인들은 김경숙, 장순자, 장영주, 이지현, 이경화 시인 등이다.

 

 

이어서 올해 새롭게 시집을 출간한 시인들에게 출판기념패 전달도 가졌다. 김영자, 김준기, 정명희, 정순영, 최자영 시인 등이 올해 시집을 펴냈다. 이어서 시낭송 대회에서 입상을 한 시낭송가 심춘자(e수원뉴스 으뜸기자) 10여명이 상을 받았다.

 

지구가 아파요를 쓴 신인상 수상자 이지현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시학 신인상 수상자인 이지현(35)씨는 유일하게 동시를 쓰는 신인이다. 시인으로 수상을 했지만 그녀는 명지대 생명과과를 나왔다. 전공분야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동시를 쓰게 된 이유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부터라고 한다.

 

저는 8년 정도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니 제가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글을 쓰게하고 그것을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제 마음이 아이들을 닮은 것이죠. 아이들과 함께 생활을 하면서 제가 순수해지는 것만 같고, 일상생활에서도 마음이 아이처럼 변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었어요.”

 

 

임병호 이사장은 신인상을 수상한 이지현 시인을 신인으로 선정한 이유를

아이들과 함께 생활을 하면서 글이 정말 순수했어요. 동시는 아이들에게 끔과 희망, 그리고 자연과 동화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거든요. 이지현 시인은 그런 아름다운 시를 쓰고 있어서 선정을 했어요.”라고 한다.

 

시의 날111, 한국경기시인협회(이사장· 임병호)와 한국시학이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시의 날을 축하하는 잔치를 가졌다. 모두 3부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오후 4‘2013의 날 기념시민시낭송 경연대회로 시작이 되었다. 2부에서는 올해의 한국시학상과 신인상을 선정해 수상하고, 시집출간 시인들에게 출판기념패를 증정하는 등, 한국문단에서 활약하는 시인들과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석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1908년 육당 최남선이 에게서 少年에게소년지에 처음 발표하던 날인 십일월 초하루를 기념하여, 한국현대(시인)협회에서 정한 시의 날이다. 이날 시인들이 수원화성박물관에 모여, 나름대로 자신만의 시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시인들은 어떤 의미로 이 행사를 받아들이는 것일까?

 

 

축사에 나선 임병호 이사장은 시는 사람들의 마음을 순결하게 하고, 사람들이 지닌 가장 고귀한 지혜이며 가장 순수한 지성이다. 또한 가장 아름다운 영혼이요, 사람들의 가장 위대한 정신의 상징이다. 사람들은 보다 순결해지기 위해 시를 쓰고, 고귀한 지혜를 얻기 위해 시를 쓴다. 경기시인협회가 시의 날을 맞아 행사를 개최하는 연유도 사람들의 이름다운 삶을 윤택하게 가꾸기 위해서이다.” 라고 했다.

 

올해의 시인상정성수 시인이 수상

 

이날 ‘2013 한국시학상은 정성수 시인이 수상했다. 정성수 시인은 1945년 서울 출신으로 경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그동안 개척자, 술집 이카로스, 우리들의 기억력, 살아남기 위해여, 가족여행 등 많은 시집을 남겼다. 현재 국제 PEN클럽 제34대 이사 겸 문화정책위원장과, 한국본부 경기지역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정성수 시인은 수상소감에서 솔직하게 말해 상, 그것도 문학상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아마도 누구나 두 가지 감정이 섞여있을 것이다. 일단 자신의 시(문학)에 대한 객관적 평가에 대해 기분이 좋은 것이 그 하나이고, 내가 이 상을 받아도 되나 하는 일종의 자성이랄까. 스스로에 대한 반문, 그것이 나머지 하나이다. 그런 가운데 이번 ‘2013 한국시학상은 나를 더욱 즐겁게 해주었다. 왜냐하면 상 이름 자체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문학상 같은 느낌을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한국시학 신인상과 출판기념패도 전달

 

이날 시의 날 축하기념식에는 한국시학 신인상으로 박영하, 강명숙, 곽예 등의 시인이 수상했으며, 올 해 시집 출간을 한 박경숙, 박병두, 박청자, 전영택, 최대희 시인들이 출판기념패를 전달받았다. 문학강연에 나선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은 김송배 시인은 시에 대한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인이란 모름지기 국어사전 3번 정도는 정독해야 한다. 예전에 선생님들께 시를 배울 때 말도 없이 사전을 몇 번이나 읽어보았느냐고 물으신 적이 있다. 그 정도는 정독을 해야 시어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최남선 선생님이 시를 발표한 후, 우리 문학은 100년의 역사를 지녔다. 시는 언어의 예술이다. 따라서 소설과는 달리 한 줄부터 길어야 27행 정도가 고작이다. 요즈음은 점점 짧아지는 추세이다. 오늘 상을 수상한 정성수 시인은 한 줄이나 두 줄 시를 쓴다.”시를 짧게 써도 그 안에 함축적 의미를 모두 넣어야 한다. 시인은 연금술사가 되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어 훈련을 통해야만 좋은 시가 나온다.”라고 밝혔다.

 

이 날 행사는 김송배 시인의 문학강연에 이어, 시 퍼포먼스, 시낭송, 기념촬영 등으로 이어졌다.

 

고은 시인 등 시인 30여 명 글 남겨

 

지동에 오면

어머니와

작은어머니의 말소리가 들린다

 

지동에 오면

춘옥이 할아범 생신날 설장구 소리가 들린다

성 밑 집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지동에 오면

두고 온 내가

나를 어서와 하며

맞아들인다

20131026일 고은

 

 

지동 벽화골목에 26일 오후 3시 시인 30여 명이 모여들었다. 고은시인을 비롯해 지동에 거주하는 아동문학가 윤수천 선생, 유선 시인, 경기시인협회 임병호 회장, 수원시인협회 김우영 회장 등이다. 수원시인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지동 벽화 길에 시인의 벽을 조성하기 위해 모인 시인들이다.

 

명사들이 자주 찾는 지동 벽화길

 

그동안 지동 벽화 길에는 많은 명사들이 흔적을 남겼다. 테마골목으로 조성이 되어가고 있는 지동 벽화 길은, 올해로 3년 째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5년 계획으로 조성을 하는 벽화골목의 총 길이는 무려 3km에 달한다. 그 중 올해까지 1.5km 정도가 완성이 될 계획이다. 벽화 길 중 가장 사람들의 눈에 띠는 도로변에 위치한 벽에, 시인의 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합죽선 깊은 뜻을

눈감아 짚어보면

가슴속 타는 정화(情火)

끄라고 보냈건만

물로도

못 끄는 불을

부채라고 어이끄랴.

 

가장 먼저 벽에 글을 쓴 유선시인의 부채라는 시이다. 열심히 골목 안에서 벽에 글을 쓰고 있던 시인 한 사람은

이렇게 유명하신 선생님들과 같은 벽에 글을 쓸 수 있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아마 이 벽화 길 중 시인의 벽으로 인해,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올 것으로 기대가 된다.”고 말한다.

 

 

 

그림까지 그려 벽화 명소 만든다.

 

지동 벽화길 조성 총괄작가인 유순혜씨는

시인 여러분들이 이렇게 지동을 찾아와 주셔서 감사를 드린다. 더구나 고은 선생님 같은 분들이 우리 마을에 찾아와, 이렇게 직접 글을 써 주시니 무한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시인들께서 쓰신 글에는 아름답게 그림을 그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보도록 조성을 하겠다.”고 한다.

 

 

고은 시인이 직접 벽화 길에 시를 적는다고 소문이 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던 지동의 주민 한 사람은

정말 영광입니다. 고은 시인 같으신 분이 우리 마을에 와서 벽에 직접 지동에 오면이라는 자작시를 적어주시다니. 이제 지동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벽화 길이 있는 마을로 소문이 날 것 같습니다.”라며 즐거워한다.

 

오늘 벽에 쓴 시들은 31일까지 화가들이 글에 맞는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그때쯤이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동 벽화길 중 시인의 벽을 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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