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은 날마다 변화한다. 남들은 옛 장시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어야만 전통시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 된 생각이다. 시골 한적한 마을에 자리한 전통시장이 아닌 도심 한 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전통시장을 달라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 하기에 날마다 새롭게 변화를 하기 위해 애를 쓴다.

 

요즈음은 경쟁의 시대이다. 변화하지 않는 전통시장을 찾아올 사람들은 없다. 한 마디로 먹거리를 있는데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없다면 누가 그곳을 찾아가겠는가? 전통은 지키는 것이 아니라 발전의 초석으로 삼는 것이다. 역사가 그래왔듯, 날마다 변화허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쉽게 잊히기 때문이다.

 

 

전통시장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만들다.

 

우리는 흔히 전통시장이라고 하면 볼거리라야 장보기를 지외하면 가끔 엿목판을 놓고 늘어지게 뽑아대는 엿장수의 장타령을 기억해 낸다. 하지만 수원의 전통시장은 다르다. 각 시장마다 방송국을 개설해 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시장정보 등 각종 정보제공은 물론, 즐거움을 주기 위해 저마다 시장이 여는 축제를 기획한다.

 

수원 전통시장의 압권은 역시 팔달문에서 지동시장으로 향하다가 만나게 되는 지동교이다. 수원천의 남수문 앞에 걸린 지동교는 이제 수원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3월부터 11월까지 이 지동교 위에는 주말과 휴일이 되면 사람들이 몰려든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까지 지동교를 찾아온다.

 

 

지동교에서 토요일마다 벌어지는 영동시장 아트포라의 각종 체험과 지동교 위 간이무대에서 벌어지는 각 시장이 맡아 주관하는 토요문화상설공연. 각 시장마다 공연단을 이끌고 순번을 따라 돌아가면서 무대를 연다. 일요일이면 지동시장에서 마련하는 장금이 체험과 보부상 체험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든다.

 

수원문화의 메카 지동교

 

전통시장이 변해도 이렇게 변할 수가 있다. 토요일이면 전국 각처에서 화성을 관람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리고 오후 시간이 되면 사람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지동교로 모여든다. 바로 토요상설문화공연을 보기 위함이다. 그 전에 작가들이 마련한 체험장에는 1000원짜리 팥빙수, 1000원짜리 추억의 달고나, 1000원짜리 나도 바리스타 등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있어 줄을 선다.

 

 

이제 지동교는 단순히 수원천에 걸려있는 다리가 아니다. 지동교는 수원문화의 메카로 거듭났다. 다양한 무대공연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관람객들은 날이 뜨거운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즐긴다. 굳이 누가 초청을 하지 않아도 시간이 되면 알아서 이곳으로 모여든다. 그리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전통시장이 이렇게 변했다. 변하지 않으면 사람들과의 교감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동시장 입구 위에 설치가 되어있는 문 모형의 조형물 앙 편에 두 명의 포졸이 서 있다. 그런데 그 중 좌측에 서 있는 포졸을 바라보다가 그만 웃음보가 터졌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구부려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 형상이다.

 

저 포졸은 지나가는 여인네들 구경하고 있네요.”

정말 그런 것 같은데요

아닙니다. 저 앞에 혼자 술을 따라 드시고 있는 불취무귀 상을 바라보고 있어요. 한잔 하고 싶은 것이죠.”

 

수원시상인연합회 최극렬 회장도 웃음을 터트린다. 그런 조형물 하나도 재미있다. 그렇게 전통시장이 차츰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시장이 변하지 않으면 사람들도 멀어지기 때문이다.

 

히스토리움’, 역사를 이야기 하고 있는 공간이다. 영동시장 2층 영동아트포라 공간 한 벽에 영동히스토리움이 조성됐다. 영동시장은 20121025일 영동시장의 상인들과 작가들이 함께 아트상품을 디자인하고, 지역주민들과 영동시장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예술 창작공간을 조성했다.

 

이 아트포라는 각 분야의 작가들과 함께 아라라는 전시공간이 마련이 되어있으며, 영동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아트포라의 작가들은 영동시장에서 벌이고 있는 각종 기회전 등을 주관하고 있으며, 4월부터 11월까지는 매주 토요일 오후 지동교 위에서 작가들이 참여하는 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영동시장의 역사 한 눈에

 

영동히스토리움은 벽면에 영동시장의 개장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역대 상인회장부터 영동시장의 발전 등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가 있어, 영동시장을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이 시장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다. 영동시장은 정조대왕이 1974년부터 1975년까지 화성의 축성을 마친 후 상업 진흥책을 펼치면서 시작이 되었다.

 

1800년대 초 당시의 상권은 북수동 일대에 성안시장과 성밖시장으로 구분이 되었으며, 성내시장은 9, 19, 29일에 장이서고, 성외시장은 4, 14, 24일에 장이 서는 10일장의 형태였다. 이 성외시장이 오늘 날의 영동시장, 팔달문시장, 지동시장, 못골종합시장, 미나리광 시장등으로 분화된 것이다.

 

 

축성 때 이미 시장이 있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영동시장은 이미 217년이란 장구한 세월의 시장이 된다. 화성을 축성한 뒤에 그 역사를 적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이전에 이미 이곳 팔달문 밖에는 시장이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성을 축성할 당시부터 이곳에는 상권이 형성되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동시장 안에 있는 거북산당이라는 당집이 있어 시장 상인들이 일 년에 한 번 도당굿을 열었는데, 전하는 말로는 이미 축성을 시작하면서 굿을 했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영동시장도 여타 시장과 마찬가지로 일본인들의 독무대였다. 그들은 팔달문 앞의 모든 상권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1920년대의 수원 상권의 중심지는 팔달문 인근이었으며, 일본인들이 거의 모든 상권을 장악했다고 한다. 그렇게 어려운 시기인 1919117일 영동시장이 설립이 되었다.

 

 

양키골목으로 불린 영동시장

 

한국전쟁 이후 인근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각종 상품들. 양담배, C레이션, 커피, 초콜릿, 군화, 반합, 옷가지 등이 수원으로 흘러들었고, 그런 상품들을 영동시장의 상점들이 팔기시작하면서 영동시장은 양키골목으로 불렀다. 그리고 1969929일 영동시장 주식회사가 설립이 되었다.

 

1970년대는 팔달문 앞의 상권에 시장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경기남부 상권의 중심지로 자리를 잡은 팔달문 앞의 상가들을 겨냥한 많은 은행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어 자본금을 유치하기 위헤 노력을 했다. 1978년에는 영동시장이 증축공사를 하여, 시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2001년부터 한복 특화시장으로 자리를 잡은 영동시장은 제1회 한복미인 선발대회를 가졌으며, 2013생태교통 수원2013’에는 이클레이 임원들이 한복경연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한 눈에 시장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히스토리움. 영동시장에서 가장 먼저 시작을 했지만, 이제 수원시의 22개 전통시장도 이러한 히스토리움이 필요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저가형 대형 할인점과 경쟁을 할 수 있는 길을, 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찾아들도록 만드는 일이다. 영동시장은 이제 그 경쟁력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27일 오후. 영동시장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는 팔달문시장 안내소가 있는 건물. 화장실이 있는 건물 외벽에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달고 있다. 최극렬 수원시 상인연합회장과 아트포라의 작가들이 추운 날씨에도 110개의 아름다운 새집을 건물 외벽에 달고 있다. 새집 하나하나는 모두 손으로 만들고 그린 것들이다.

 

아트포라 김춘홍 감독의 손으로 직접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일일이 그림을 그리고 색칠을 한 이 새집들은 이번에 두 번째의 설치이다. 지난 생태교통 수원2013’의 일환으로 지동교 아래편에 죽 늘어선 새집 설치에 이어, 이날 110개의 아름다운 새집이 새로 조성된 것이다. 지나는 사람마다 사진을 담기에 바쁘다.

 

 

새로운 설치미술 공간으로 태어나

 

지난 929일 비가 간간이 내리는 가운데 수원시장을 비롯하여 수원시 전통시장의 상인회장들과 시민들이 함께 한 새집달기는, 경기도,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 수원시상인연합회, 지동시장 등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시민과 함께하는 생태환경 새(=)집걸기행사는 150개가 먼저 지동교 아래 영동시장 쪽 화단 뒤편에 자리를 잡았다. 생태교통과 화성문화제의 연계행사로 마련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110개의 새집이 팔달문시장 안내소의 외벽에 설치가 된 것이다. 김춘홍 수원시 상인연합회 자문위원은

원래는 24일 다 함께 달기 위해 준비를 했지만, 오늘에야 설치를 마쳤습니다. 앞으로 이 새집이 지동교 부근의 새로운 설치미술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날이 추워서 감기들이라도 걸릴까봐 걱정입니다.”

 

 

길을 가다가 휴대를 한 손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던 한 관광객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시장 주변이 이렇게 다양한 설치미술을 통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 좋다고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전통시장하면 왠지 침침하고 깨끗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곳 시장들은 딴 지역의 전통시장과는 다르네요. 정말 아름다운 모습입니다라고 한다.

 

지동시장 임직원 송년회도 가져

 

오후 5시부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762-41번지에 소재한 화성갈비. 3층 한편에 20여명의 지동시장 임직원들이 모였다. 새집달기를 마친 최극렬 회장과 지동시장 이사들, 그리고 직원들이 함께 한 자리이다. ‘2013년 지동시장 임직원 송년회가 열리는 자리이다. 이 자리에서 최극렬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 한 해 정말 힘든 해였지만 이렇게 여러분들이 수고를 해주신 덕분에 슬기롭게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정말 많은 행사를 가졌습니다. 특히 상인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생태교통 등 국제적인 행사를 잘 치룰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것에 대해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2014년에는 더 힘든 해가 될 수도 있겠지만, 다 같이 함께 힘을 모아 더 행복한 해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했다.

 

지동시장 임직원들은 담소를 나누며 2013년 한 해를 보내는 자리를 서로 격려를 하기도. 한편 오후 6시부터는 영동시장 상인회도 송년회를 가졌다.

 

퀼트 작가 서혜영씨를 만나다

 

폴리머클레이 한국수공예협회 자격증 소지, 일본수예보급협회 퀼트부문 본과 및 고등과 수료 자격증 소지, 윤퀼트 머신퀼트과정 수료, (공익재단법인)일본생애학습협의회 머신퀼트자격증(특별인정 교수자격)소지. 서혜영씨의 자격증은 다양하다. 퀼트, 머신퀼트, 펠트, 폴리머클레이, 컨츄리인형, 드레스인형1, 풀잎자격증소지를 하고 있단다.

 

퀼트, 펠트, 드레스인형, 미니어쳐, 폴리머클레이, 컨츄리인형, 폴리머클레이 한국수공예협회 강사, 신퀼트 풀잎문화센터강사, 컨츄리호박인형강사, 톨페인팅 한국공예문화예술협회강사. 강사 자격증만 해도 상당하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 수많은 것들의 강사인 서혜영씨를 만난 것은 수원 영동시장 2층에 자리한 아트포라.

 

 

인형에다가 옷만 입힌 건가요?

 

아트포라 작가들의 공방에 1일에 새로 입주를 한 작가 서혜영씨. 공방 앞을 지나면서 보니 천 조각으로 다양한 벽걸이용 작품과 여자들이 눈독을 드릴만한 가방, 그리고 많은 인형들이 옷을 입고 있다. 만나기 힘든 것들이 눈에 보여 안으로 들어갔다.

 

이 인형들은 인형을 사다가 옷만 지어 입힌 것인가요?”

아닙니다. 그 인형도 다 제가 수제품으로 만든 것입니다

그럼 이것이 얼굴까지 다 만드는 것인가요?”

, 얼굴 표정 하나하나 코며 눈, 입이며 귀까지 모두 평평한 바탕에 바늘로 그렇게 효과를 낸 것이죠.”

이게 가능하긴 한가요?”

, 그래서 인형 얼굴들이 다 다르게 표현이 되죠. 하나도 같은 얼굴이 없다고 보아야죠. 다만 비슷한 시기에 만드는 작품들은 조금 비슷하기는 하지만요

 

 

놀라움 그 자체다. 많은 인형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어떻게 얼굴의 각 부위를 이렇게 바느질로만 표현이 가능한 것일까? 안에는 솜이 들어있다고 하는 인형들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얼굴의 모든 부위가 모두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효과를 냈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처음에는 취미생활로 시작한 퀼트

 

퀼트란 처음에는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을 한 것이죠. 다양한 원단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원단을 조각조각 이어서 만드는 것입니다. 원단은 모두 수입품들로 동대문이나 인터넷에서 구입을 하죠. 수입 원단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격을 좀 비싼 편이죠. 재료구입비가 많이 들어가고요.”

 

벽에 여기저기 걸린 퀼트 작품들은 다양하다. 여성들이 좋아 할 만한 핸드백 등도 모두 퀼트 작품이라고 한다. 그렇게 하나하나 바느질로 만들어내는 퀼드는 가격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하나도 팔아보지 않았어요. 모두 자식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가끔 공방에 들린 분들이 팔 수 있느냐고 물어보시는데, 팔지는 않았죠.”

 

 

작품 하나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이 한 달 이상이나 되는 작품들도 있다고 하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그 많은 것들을 진열해 놓은 공방 안은 그야말로 다양한 작품들로 가득하다. 그 모든 것이 모두 바느질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제 퀼트를 시작한지 15년 정도 되었어요. 지금은 몇 곳의 문화센터 등에 강의를 하고 있고요. 그동안 저에게 퀼트를 배운 사람들은 많이 있는데, 인형은 그리 많이 배우지를 않아요. 워낙 만들기가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에 마니아들이 아니면 배우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퀼트와 인형을 배우고 난 뒤 2005년부터는 전시회에 참가를 시작했다. 처음으로 전시를 시작한 것은 2005년에 돌하우스 안양 롯데백화점 전시를 시작으로였다. 그리고 올 7월에 토트리움 머신퀼트 작품 전시(7/8~8/4)까지 20여 회의 전시에 참가를 했단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사람들과 만나고 싶다는 서혜영씨.

 

그래도 매년 인형전시회를 가졌는데, 올해는 경제가 어려워서인가 인형전시회도 없네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아름다운 퀼트와 인형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행복해요. 더 좋은 작품으로 사람들을 만나게 되기를 기대해 보아야죠.”

 

시장 상인들에게 숨겨 놓은 보물들이 있을까? 과연 그들이 숨겨놓은 귀한 물건과 애장품은 무엇일까? 12일부터 26일까지 영동시장 2층에 있는 갤러리 아라에서는 아트포라 보물찾기 프로젝트 ’13‘으로 꼭꼭 숨겨진 애장품을 찾아 전시를 하는 숨겨진 보물찾기 전이 열린다. 전시 개막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 아라를 찾았다.

 

영동시장 상인들과 아트포라의 홍재주 큐레이터 등이, 한창 물건을 이리저리 옮기면서 전시준비를 하고 있다. 얼핏 보아도 꽤 세월이 지났을 듯한 물건들이 보인다. 나름 집의 한편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있거나, 고이 모셔놓았을 것 같은 물건들도 보인다. 전시 목록 하나마다 사연이 들어있다.

 

 

4살짜리가 입던 두렁치마

 

한편에 마련된 걸개 전시대에는 조각보와 한복, 그리고 옛 도시락을 보온하던 가방 등이 걸려있다. 그 중 두렁치마라고 이름을 붙인 치마가 한 벌 보인다. 두렁치마란 남녀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3~4세가 될 때까지 입히는 치마로, 색동이나 단색의 옷감을 이용해 누비로 만드는 치마를 말한다.

 

이 두렁치마는 아기들이 누워있을 때 뒤가 배기지 않도록 겹치는 부분이 없이 만든다. 또한 기저귀 등을 갈아 채울 수 있도록 뒤편이 터져 있으며, 어깨에는 끈을 달아 흘러내리지 않도록 했다. 영동시장 내에 동성주단에서 출품한 이 두렁치마는, 주인이 4세 때 입던 치마이며 현재 두렁치마의 주인은 60세라고 한다.

 

 

금을 달던 금 저울도 선보여

 

누구는 결혼식 때 입었던 남자용 한복을 내놓았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재단가위와 가위집을 내놓기도 했다. 지금이야 가위가 흔하지만, 예전에는 재단가위 하나를 마련하는데도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가위를 귀하게 여겨 가위집을 천으로 만들어, 그 안에 가위를 보관했다는 것이다.

 

영신주단(대표 성순옥)에서는 금저울을 출품했다. 지인에게서 선물로 받았다는 금저울은, 과거 금은방에서 금의 무게를 측정할 때 사용하던 저울이다. 금저울은 겉을 주걱처럼 생긴 목재로 집을 만들고 그 안에 저울을 넣을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요즈음 들어서는 상당히 귀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금저울은 전시를 마감하면 분실에 대비해 별도 보관을 한다고.

 

추억의 물건들을 돌아보는 재미

 

아트포라는 영동시장 2층에 입주한 작가들의 모임입니다. 영동시장은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큰 한복과 포목집들이 들어서 있는 전통시장이기도 하고요. 상인들과 작가들이 한 자리에서 의미 있는 행사를 갖기 위해 이런 프로젝트를 마련했습니다. 상가 2층에 작가들이 입주를 하고 있지만, 정작 상인들은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품의 전시나 작가들의 작품이 절대 멀리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전시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이 기획전을 마련했습니다.”

 

아트포라 홍재주 큐레이터는 상인들과 작가들이 함께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함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준비를 한 것이 보물찾기 프로젝트라는 것. ()영동시장 이정관 대표이사는 군 시절에 사진병으로 근무를 하면서 총 대신에 늘 지니고 다닌 카메라와 가방을 출품했다. 그 당시 니콘 FM2로 짝은 군대시절 사진과 함께.

 

 

영동시장 상인들이 출품한 30여 점의 전시품목은 다양하다. 자신이 직접 만든 작품서부터 사주함과 반짇고리, 정육점에서 사용하던 추 저울. 재단자와 큐빅다이아몬드 액자, 주판과 조각보, 손녀를 위해 배우기 시작했다는 선물포장과 리본아트, 가야금과 청동화로, 다듬이돌, 나무 돈통과 옛날전화기, 호마이카 재봉틀장 등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연말을 맞아 혹 집안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숨겨진 것들이 있는가를 찾아보는 계기가 될 것 같은 보물찾기 프로젝트’ 26일까지 영동시장 2층에 자리한 갤러리 아라를 찾아, 숨겨진 보물들을 만나보는 재미를 느껴보기를 바란다. 이 전시회에는 아트포라 입주 작가들의 작품전인 아름다운 동행 전도 함께 열린다고 한다. 작가들의 작품도 구매가 가능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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