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간공예란 자연 고유의 소재인 맥간(麥稈·보리줄기)을 이용해, 모자이크 기법과 목칠공예기법을 도입해 만드는 독특한 예술장르이다. 사람들은 언뜻 이 맥간공예 기법을 이용한 금박공예를, 나전칠기로 착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전칠기가 조개껍데기인 자개를 잘라 붙여 만든다면, 맥간공예는 보릿대를 평평하게 펴서 이를 모자이크 방식으로 붙인 뒤 목칠공예로 마무리기 때문에 그 공정과정은 더 어렵다고 한다.

 

맥간공예를 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보리사모회회원들의 열 번째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보리향기 나눔전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전시회는, 수원 팔달문 앞 영동시장 2층에 있는 아트포라 갤러리인 <아라>에서 열리고 있다. 916()까지 열리는 이 맥간공예전은 맥간공예 연구원장인 이상수씨와 보리사모회 상임고문인 이수진씨, 그리고 보리사모회 회원 22명의 작품을 만날 수가 있다.

 

 

수많은 손질을 해야 작품이 완성 돼

 

전시회장에는 눈길을 끄는 대형 작품이 보인다.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이란 대작으로 4개월이나 걸렸다고 한다. 맥간을 이용한 금박공예는 수많은 손질을 해야 작품 하나가 완성된다고 한다. 금박은 금이나 금빛 나는 물건을 두드리거나 압연하여, 종이처럼 얇게 만들어 작품을 만든다. 금박공예는 금박시트지를 이용하여 순금을 이용하지 않고도, 찬란한 황금빛을 발하도록 만드는 새로운 금속공예의 한 장르이다.

 

맥간금박공예는 송곳을 이용해 수없이 금박시트지에 줄을 그어서 입체감을 불러온다. A4용지 한 장에 1,200번에서 1,400번을 선을 그어야 한다고 하니 그 정성이 놀랍기만 하다. 맥간공예 연구원장인 이상수씨의 대작인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손질을 했을까? 촘촘하게 줄을 그어 결을 만들어 내어, 맥간공예와 마찬가지로 결에 의한 입체감을 준다고 하니 쉽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

 

 

보리향기를 풍기는 사람들

 

오전 11시부터 개장을 하는 갤러리 아라에 전시된 작품을 둘러보던 한 관람객은

보리대로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네요. 더구나 금박맥간공예는 종이보다 얇은 금박에 저렇게 수많은 줄을 그어서 문양을 내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이런 작품 하나하나에 작가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담겨있다는 것도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한다.

 

보리사모회 회원들은 전시 팸플릿을 제작하면서 화환이나 화분 등 꽃 대신 쌀로 축하를 받겠다고 적었다. 그것을 수원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지역아동센터에 기부를 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아름다운 공예. 맥간공예에서도 보리향기가 난다고 이야기들을 한다.

 

 

작품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은 지난시에 기증

 

전시 작품 중 이상수 원장의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은 화성의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을 160×60의 크기로 제작한 대형 작품이다. 작품 안에는 화홍문의 현판 글씨까지 그대로 표현을 하고 있다. 아름다운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을 맥간공예로 섬세함과 함께 전통적인 멋을 살려냈다.

 

이 작품은 수원시가 올해로 자매결연 20주년을 맞은, 중국 산둥성 지난시에 기증하기 위해 의뢰를 한 것이라고 한다. 4개월이 걸린 이 작품은 두 점이 제작이 되었다. 먼저 제작한 한 점은 다음 달 예정인 기념식을 위해 이미 지난시에 보내졌으며, 이번 전시회에는 똑 같이 제작한 두 번째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916일까지 영동시장 이층 아트포라 갤러리인 <아라>에서 전시되고 있는 맥간공예전인 보리향기 나눔전’. 지역의 맥간공예 작가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고 좋은 일에 동참도 할 수 있는 이 전시회에, 주말을 맞아 가족들이 함께 나들이를 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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