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라는 말을 인터넷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우수한 운동선수 또는 연예인, 특수 기술자와 같은 인재를 물색하고 발탁하는 일.」이라고 적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직장을 가져보았다. 그 직장 하나하나는 그래도 꽤 보람찬 일을 할 수 있었던 곳이라, 나름대로 의미를 두고 싶다.

그러나 나이가 먹어가면서 점점 마음이 조금해지는 것은, 지금은 내가 어느 곳에 얽매어 살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우선은 몸이 예전 같지가 않다. 한 시간 정도만 걸어도 숨이 차고, 다리가 뻐근하다. 아직 찾아갈 곳이 많은 나로서는 이렇게 주저앉아 있을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왜냐하면 난 아직 ‘60이 갓 넘은 소년’이기 때문이다.


누가 무엇이라고 해도, 난 해야 할 일이 있다.

그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 바로 ‘문화재답사’이다. 난 항상 걸을 수 있을 때까지는 답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것이 이 세상에 나에게 주어진 숙명이라고 늘 생각을 한다. 물론 문화재라는 것이 내 전공분야도 아니다. 그렇다고 그 문화재가 내 생활을 윤택하게 만든 것은 더 더욱 아니다.

그런데도 문화재답사에 목을 매는 것은,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 때문이다. 문화재를 찾아다니고 그것을 사진을 찍어 글을 쓰는 것이, 어쩌면 이제 나에게는 ‘내가 꼭 해야 할 일’이란 생각이다. 소중함이야 더 할 나위없지만, 점점 시간이 간다는 것이 마치 숨통을 조여 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때

그러다가 수원에 있는 신문사에서 전화를 받았다. 며칠간 곰곰이 생각을 하다 보니 어쩌면 이 자리가 내가 있어야 할 자리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은 취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제일 반가운 일이고, 그 다음에는 잘못된 것을 지적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것이다. 글이란 써서 힘을 받아야만 한다. 그 힘이 생긴 것이다.

이제 60을 넘긴지도 몇 년이 지났다. 예전 같으면 그런 나이에 새삼스럽게 직장을 갖는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60은 소년, 70은 청춘’이라는 시대가 아닌가. 결국 난 아직도 소년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소년의 마지막 열정을 이곳에서 지내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수원인터넷뉴스> 내가 새로 시작한 언론사의 명칭이다. 아직은 창간이 된지 1년이 지났을 뿐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후원을 하고 눈여겨보는 인터넷신문이다. 곧 지면으로도 독자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수원인터넷뉴스’가 나에게 주는 의미

꼭 ‘이것이다’라고 말을 할 필요는 없다. 우선은 취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과, 그것을 기사로 적었을 때 힘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것이 인구 110만의 수원시 안에서만 국한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터넷뉴스란 특성상,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면과는 달리 실시간으로 기사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 60이 넘은 소년이 다시 찾아 둥지를 트는 이곳. 난 이곳을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끝에 몸을 의지한 곳으로 삼고 싶다. 그리고 지금까지 하고 싶었던 모든 말을 이곳에서 다 할 생각이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들뜨고 힘이 넘치지 않는가?


세상 머 있어. 그냥 살다가 가는 거지 뭐"

사람들을 만나면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냥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 같지만 사실은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가슴 속에 묻어 둔 말을 하고 산다는 것은, 참으로 복 받은 인생이란 생각을 한다. 하고 싶은 말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대고 살다가 보면, 깊은 병이 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인생이란게 머 있어. 그냥 사는 거지”

하긴 누구나 다 자신만의 소중한 삶이 있다고 하지만, 그 소중한 삶이라는 것도 사람마다 가치가 다르다. 성공을 했다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는 부를 축적하거나, 아니면 명예를 얻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이 성공을 한 것일까? 사람들은 제각각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과연 어떤 것이 성공한 삶일까? 늘 그것이 궁금하다.


인생살이에서 세 번째 스카우트가 되다

세상을 살면서 ‘스카우트’라는 말을 들어보았다. 이번에도 스카우트가 되었다고 할 수 있으려는 가는 모르겠다. 벌써 세상을 살면서 세 번째인 듯하다. 남들이 말하는 스카우트와는 좀 다르다. 하지만 있던 자리에서 ‘필요한 사람’이기에 데리고 왔다니, 이런 것도 스카우트라고 보아야 할까?

나이가 60이 넘어 이렇게 자리를 옮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리를 옮겨놓고 나서도 조금은 걱정스럽다. 나를 필요로 하는 데서, 과연 나에게 주어진 일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죽어라고 일을 해보아도 결과가 나쁠 수도 있다. 그런 경우 기대를 했던 분들에게 더 실망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필요한 곳이 있다

사람마다 제각각 성정이 다르다. 그리고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능력도 다르다. 그 능력이라는 것이 과연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런 능력을 발휘할 곳이라면, 기대를 해봄직도 하다. 하기에 사람마다 각기 필요한 곳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그런 것을 두고 각자에게 주어진 ‘달란트’라고 이야기를 하는가 보다.


자리를 옮겼다. 많은 고민을 하다가 옮겨 온 곳이다. 이곳에서 과연 내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으려는 가는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 하나만 갖고도 행복하다. 아직은 처음 시작하는 것이라 몸이 피곤할 수도 있다.

인생은 60부터 라는데...

자리를 옮긴다고 하니 주변에서 걱정을 한다. 그리고 차분히 노후대책을 세우라는 것이다. 하지만 난 아직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아니 그럴만한 여유가 없었다는 말이 더 맞을 듯하다. 그래서 그냥 살다가 후에 어디 조용한 곳으로 들어가, 숨죽인 듯 살고 싶다는 말을 하고는 한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세상 머 있어. 그냥 살다가 가는 거지” 이런 나를 두고 사람들은 참으로 세상 편하게 산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말을 하는 사람의 속이 과연 편안한 것일까? 아마도 그 누구보다도 속이 더 타버렸을 것만 같다. 그저 내색을 하지 않을 뿐이지. 하지만 세상에는 이런 말이 있지 않던가? “인생은 60부터 라고” 그 말이 나에게는 적격인 듯하다.

모처럼 옮겨 온 자리에서 창밖을 보니 멀리 지리산이 바라다 보인다. 이렇게 날이 좋은 날 천왕봉이라도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다. 인생의 마지막 자리가 될지도 모르는 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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