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여행이라도 떠날라치면, 제일 문제가 바로 먹거리이다. 20년 넘게 전국을 다니면서 문화재 답사를 하다가 보면, 정말이지 입에 맞는 음식 한 그릇을 먹는다는 것이 그렇게 행복일 수가 없다. 그래서인가 이젠 어느 곳에 가든지, 나만이 좋아하는 음식점 몇 곳을 찾아놓았다. 그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니 말이다.

 

수원은 참 착한 먹거리가 많은 곳이다. 사람들은 수원에 오면 여기저기 착한 가격에 맛 좋은 음식점을 찾아다닌다. 요즈음에는 인터넷 검색으로 맛집을 검색해서 찾아오기 때문에, 일부러 홍보를 하지 않아도 나름 유명세를 타기도 한다. 요즈음 수원 화성 일대의 식당 중에서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집들이 있다. 바로 12일의 덕분이기도 하다.

 

지난해 팸투어에 참가한 캔디(최명희)님 사진

 

수원 왕갈비 어떻게 시작이 되었을까?

 

화성 행궁 앞에 있는 맛이 있다는 집을 찾아가면, 토요일은 거의 자리가 없다. 그만큼 검색으로 인한 외지인들이 찾아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젊은 사람들이 한 번도 들어오지 않던 선술집에, 요즈음은 심심찮게 젊은이들이 찾아든다고 한다. 바로 인터넷 검색으로 찾았다는 대답이다. 맛있고 값싼 맛집, 여행객들에게 이보다 좋은 집이 어디 있을까?

 

수원은 먹거리 중 대표적인 것은 그 유명한 수원왕갈비이다. 수원의 왕갈비가 유명한 것은 전국 3대 우시장 중 한 곳이 바로 수원우시장이었다. 한 해에 거래량만 2만두가 넘었다고 하니, 얼마나 활발한 매매가 이루어진 것일까? 수원에 이렇게 우시장이 호황을 누린 것은 정조대왕의 새정치 육성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정조대왕은 화성을 축성한 후, 화성을 자립기반을 둔 도시로 육성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우선은 만석거와 축만제 등의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둔전(屯田)을 실시한 것이다. 그리고 농사를 잘 짓게 하기 위해 종자와 소를 나누어 주었다. 종자를 이용해 농사를 지으면 가을에 수확을 할 때 그 절반을 거두어들이고, 소는 잘 키워 새끼를 낳으면 새끼를 거두어 가고 어미를 소유하게 하였다.

 

 

이런 정책으로 인해 소가 점점 불어나게 되고, 그것을 팔기 위한 장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질 좋은 한우가 우시장에 넘쳐나다 보니, 자연적으로 소를 이용한 음식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수원갈비1940년대 팔달문 밖 장터인 지금의 영동시장 싸전거리에서 화순제과를 경영하던 이귀성씨가 처음으로 화춘옥이란 상호로 해장국을 팔기 시작한 것이 시초이다.

 

화춘옥이 처음부터 갈비를 한 것은 아니다. 고기를 듬뿍 넣어주는 해장국을 팔다가 보니, 많이 팔아도 남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양념갈비였다. 양념을 해서 숯불에 구워내는 갈비의 맛에 반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면 수원에 왕갈비만 있을까?

 

재래시장, 골목마다 넘쳐나는 많은 먹거리

 

남수교에서 매향교를 향해 수원천변을 따라 늘어선 통닭집들, 이 통닭골목에 들어서면 기름 냄새를 풍기는 통닭집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수원의 통닭거리는 이제 전국적으로 명소가 되다시피 했다. 사람들은 이렇게 기다렸다가도 이곳의 통닭 한 마리를 먹고 가려고 한다.

 

 

이것만이 아니다. 수원에는 그저 어딜 가나 나름대로의 특별한 먹거리가 있다. 그리고 그 먹거리들이 모두 착한가격이라는 것이다. 지동시장의 순대타운 안으로 들어가면 자리가 없을 때가 많다. 권선시장 족발골목의 족발과 순대국도 꽤 명성을 얻고 있다. 거북시장의 30년 전통의 해장국 또한 빠지지 않는다. 행궁 건너편의 우거지해장국도 있다. 곳곳의 전통시장마다 나름대로의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맛집들이 포진하고 있다.

 

먹거리 문화의 메카 수원

 

수원 지동, 미나리광, 못골 시장에는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집들이 있다. 바로 수소문을 해서 찾아오는 집들이다. 장날 만두의 만두는 6개들이 한 팩에 3,000원이다. 웬만한 사람은 6개만 먹으면 배가 불러 못 먹는다. 거기다가 호떡도 있다. 1,000원에 세 개를 준다. 줄을 서야 먹을 수가 있다.

 

어디 그것뿐인가? 못골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눈에 보이는 것이 다 먹거리이다.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들이 여기저기 발길을 붙든다. 2,500원짜리 잔치국수, 3,500짜리 칼국수, 거기다가 진열을 하면 불티나게 팔리나가는 족발이며, 튀김 등도 한몫을 거든다. 가히 먹거리 문화의 메카라 불릴 만 하지 않은가?

 

 

저희는 사실 문을 연지 얼마 되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12일이 끝난 다음, 전국에서 손님들이 찾아와요. 인터넷 검색을 했다고요. 매출이 그 전보다 상당히 올랐어요. 모두 12일 덕분이죠.”

 

행궁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아무개씨는, 요즘처럼 장사가 잘되면 살맛난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다가 보니, 재료가 일찍 떨어져 곤욕을 치루기도 한다는 것이다. 주말이면 찾는 사람은 많은데 준비한 재료가 바닥이 나, 일찍 문을 닫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제 봄날이다. 수원을 찾아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을 돌아보고, 세계에 하나 밖에 없는 화장실 문화공원인 해우재를 돌아보자. 그리고 곳곳에 자리를 한 먹거리에 행복함을 느껴보자. 이 봄철에 이것보다 더한 힐링이 어디 있겠는가?

요즈음은 어딜 나가서 식사를 좀 하려고 해도 화학조미료((MSG)를 많이 넣은 음식 때문에 곤욕을 치룰 때가 많다. 체질적으로 화학조미료를 사용한 음식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나로서는, 음식 하나를 시켜도 상당히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나에게 정말 딱인 순대국을 파는 집을 만났다.

 

5일 오후에 생태교퉁 수원 2013’을 취재하느라, 수원시 화서문 쪽을 나갔다. 행궁동 일원에서 열리는 이 생태교통은 9월 한 달간 차량을 줄이고, 마을을 생태마을로 바꾸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이다.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본 뒤 출출한 뱃속을 달래느라 막걸리라도 한 잔 하고 싶어 찾아들어간 곳이다.

 

 

착한 가격업소, 역시 달라

 

들어가면서 벽을 보니 착한가격업소란다. 수원시에는 착한가게들이 많다. 이들 착한 가게들은 같은 음식이라고 해도 일반적인 가격보다 20~30% 정도가 싸다. 그렇다고 질이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양과 질이 좋은 곳들을 정하기 때문이다.

 

수원의 착한가게들은 칼국수 한 그릇 3,000, 순대국밥 4,000, 그리고 잔치국수 2,000, 자장면 한 그릇에 2,900원 등 수원시 전역에 골고루 자리하고 있다. 이런 착한가게들은 언제나 찾아가도 손님을 맞이하는 자세부터가 남다르다. 하기에 착한가게란 알림판이 붙어있다면 안심하고 음식을 먹어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딱 먹기 좋은 순대를 봄동에 싸서 먹는다고

 

토종순대 한 접시를 시켰다. 12,000원이란다. 그런데 접시에 담아 내오는 순대를 보니, 일반 순대처럼 크지가 않다. 조그마한 것이 딱 먹기가 좋다. 그 순대를 봄동에 싸 먹으면 색다른 맛이 난다. 이 집은 쌈을 상추나 배추를 주는 것이 아니라, 봄동을 내어 놓는다. 그 또한 색다르다.

 

아무래도 막걸리 한 잔을 하려고하면 국물이 필요할 듯 해, 순대국을 시켰다. 1인분에 5,000원이라는데 바로 끓이면서 먹을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집이 왜 착한가게인지 알 것 같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 집은, 집에서 모든 밑반찬을 직접 준비한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한 번 찾아왔던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찾아오기도 한단다.

 

 

마음을 내려놓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

 

지동에만 순대국집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장안동에도 순대국집이 있습니다. 이 곳을 지날 때마다 들리고는 하는 집이지만, 정말 음식이 정갈하고 맛있습니다.”

 

장안순대국집을 소개해 준 지인의 말이다. 음식을 먹어도 맛도 있고 기분까지 좋아지는 집이 있다면, 장안순대국 집이 바로 그런 집이란 생각이다. 거기다가 착한가게이기까지 하다니 이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까?

 

 

장안순대국집을 찾아가려면 화성 북문인 장안문에서 팔달문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보면 장안사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화서문 방향으로 들어가는 2차선 도로가 있다. 화서문 방향으로 가다가 좌측에 착한가게인 장안순대국 집이 있다. “지동에만 순대국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지인의 말처럼, 그 말이 딱 맞는다는 생각이다.

 

올해 이곳에서 열리게 되는 생태교통수원2013’도 구경할 겸, 찾아가볼 만한 집이다. 굳이 맛집이란 소개를 장황하게 하지 않아도 좋을, 착한가게이기 때문이다.

 

주소 :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58

전화 : 031)248-5173

요즈음처럼 날씨가 쌀쌀해지면, 따끈한 음식에 막걸리 한 잔이 간절해지기도 한다. 그럴 때 가끔 찾아가는 집이 있다. 수원의 ‘지동 순대타운’이야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그곳의 음식 맛도 괜찮지만 시끄러운 곳을 워낙 싫어하는 성미인지라, 조금은 공간이 좁더라도 편안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집이 좋다.

 

순대타운 길 건너편에 보면 ‘매일 직접 순대를 만드는 집’이란 문구를 건 집이 있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 402-28에 소재한 <옛 장터 밀알 전복 순대국>의 지동 본점(사장 김봉석)이다. 이 집 역시 순대와 곱창으로만 메뉴가 짜여 있다. 그런데 이 집이 남다른 것은 매일 순대를 만든다는 것만이 아니다.

 

 

순대 한 줄에 전복 한 개가 들었다고?

 

20년 역사를 자랑한다는 이 집은 날마다 직접 순대를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를 이어 장사를 하기 때문에, 음식 하나 섣불리 할 수가 없다는 것. 막걸리 한 잔을 하자고 지인들과 마주 앉았다. 우선 이 집의 자랑인 토종순대 한 접시를 시켰다. 가격은 7,000원이다. 그런데 이 집의 순대에는 비밀이 하나 있다. 바로 순대 안에 전복을 넣는 것이다.

 

순대 한 줄에 전복 한 개. 이 밀알순대만의 보양식이라는 순대입니다. 순대국을 시키면 가마솥에 내부압력을 이용하여 열이 골고루 퍼지게 하여, 콜라겐을 함유한 진국을 만들어 낸다는 것. 그것만도 충분한데 거기다가 전복까지. 전복이야 성인병인 당뇨를 예방하고 고혈압을 치료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을 터.

 

 

 

전복내장은 정력제로도 탁월한 효과가 있지만, 뜨거운 음식인 전복과 찬 음식인 돼지가 만나 소화가 잘되는 보양식으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순대 맛을 보니 입안에서 녹는다는 표현이 과장된 것이 아니다. 그저 그 맛만으로도 좋기 때문이다.

 

묵은지와 어우러진 막창, 그런데 이 깻잎은 왜?

 

막창구이(1인분 9,000원)를 시켰다. 처음에 불판에 묵은지와 버섯, 양파를 올려준다. 조금 후에 익힌 곱창을 올리더니, 이내 가위로 먹기 좋게 잘라놓는다. 그런데 이 집에는 밑반찬 중에 잘라놓은 깻잎이 있다. 손으로 잡았더니 식초 냄새가 난다. 궁금한 것은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법.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 깻잎은 식초에 담가 놓은 것인데, 일반 식초가 아니라 저희 집에서 특별히 조제를 한 소스를 이용하는 겁니다. 순대와 곱창의 냄새를 없애는 것이죠. 한 번 싸서 드셔보세요”

 

잘 구워져 맛있는 냄새가 폴폴 풍기는 곱창을 깻잎에 싸서 입안에 넣어본다. 조금은 쉰 듯한 맛이지만, 냄새가 나질 않는다. 입안으로 느껴지는 맛이 상쾌하다. 막걸리 한 잔이 기분 좋게 목을 넘어간다.

 

 

“사장님 불곱창 하나 추가요”

 

이왕 시작을 한 것이 아닌가. 몇 명이 먹기에는 이 안주만 갖고는 부족할 듯하다. 불곱창 하나를 추가시킨다(1인분 8,000원) 잠시 후에 내온 불곱창. 하나를 들어 먹어본다. 입안에 매운맛이 돈다. 그래서 술 한 잔에 더 들어가는 것인지. 그런데 이 불곱창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먹으면 먹을수록 입안에서 당긴다.

 

서비스로 내주는 가마솥에서 울어낸 사골국물의 맛도 일품이지만, 그보다는 이 집 젊은 2대째 사장의 마음 씀씀이가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 항상 웃는 낯으로 손님들을 대하면서, 늘 즐거운 표정으로 일을 한다. 이 집에서 느끼는 행복은 그것만이 아니다. 가끔은 손수 만든 맛있는 맛보기 순대 한 접시도 내어주는 풍성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오래 된 단골들이라야 하지만. 날이 쌀쌀해진 요즈음, 딱 찾아가기 좋은 집이다.

 

 

상호 / 옛장터 밀알전복순대국

주소 / 수원시 팔달구 지동 402-28

문의 / 031 242 0042

사장 / 김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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