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결핍을 가지고 있다. 결핍을 가지고 태어나기도 하고 살면서 결핍이 생기기도 한다. 평생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며 그 구멍을 채우려한다. 나에게 있어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찾은 방법이 붓을 드는 것이었다. 캔버스 위에 붓으로 칠하고 바르고 뭉게는 것이 나름의 몸부림이었다. 그 붓으로 나는 남들이 보는 내가 아닌, 다른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작가 고은이는 자신의 개인전인 꽃밭에서의 작가노트에서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붓을 들었는가도 모르겠다고 한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회화 전공을 한 작가는, 2014 이앙갤러리(서울), 2015 RE:BORN _한전아트센터(서울), 2017 부스 _한전아트센터 갤러리(서울), 2018 부스 _꿈의 숲 아트센터 드림갤러리(서울), 2019 RE:BORN _혜화아트센터(서울) 등에서 전시를 가졌다.

 

작가는 꽃이라는 매개는 그때의 이며 지금의 이기도 하다고 했다. 꽃이라는 그 뻔한 매개체 안에 나를 집어넣었다는 것이다. 붓의 날림과 흘림과 물감의 뭉겜과 거친 느낌은 꽃이라는 이미지와 다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의 표현을 주어, 뻔한 것 같지만 뻔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단다. 먹과 아크릴의 섞임으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료의 사용으로 이질감을 주고, 스케치만 되어있는 일부분은 결핍을 표현했다고 작가는 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런 전시장은 또 처음이야

 

15, 연말이 되면서 곳곳에서 행사가 벌어진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많은 곳을 찾아다니면서도 정작 그 소식을 전하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서둘러 예술공간 봄을 찾았다. 갈 곳은 많지만 평소 안면이 있는 작가들이 전시를 한다고 하면 들여다보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생활이기 때문이다.

 

예술공간 봄의 제1전시실에서 열리는 고은이 작가의 꽃밭에서를 보기위해 전시실을 들어서다가 순감 멈칫했다. 전시실 공간 가운데 탁자가 놓여있고 방석이 있다. 이런 전시공간을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작가는 왜 이렇게 전시공간 가운데 탁자와 방석을 놓은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길이 없다.

 

전시공간 가운데 놓은 자리를 피해 작은 방을 다니며 작품을 본다. 말 그대로 꽃밭에서이다. 그 꽃밭 안에 서 있는 나 스스로도 꽃이 된다. 작가는 작업이라는 것은 누군가 보아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내 작업이 무대위에 올려진 순간, 내 작업의 아우라는 보아주는 이, 관객에게 있다. 꽃밭이라는 무대 위에 서 있는 주인공은 관객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 전시에서 난 관객이 아닌 꽃이 되었다.

 

 

3전시실에는 이상아 개인전 <..(WAITING)> 전 열려

 

1전시실을 돌아보고 난 뒤 제3전시실을 찾았다. 이상아 개인전인 기다림(WAITING)’ 전이 열리고 있다.

조용히 살아 숨 쉬는, 하지만 말없이 한 자리에서 물과 햇빛을 기다리는 하는 화분. 빛에 반짝이고 때로는 바람에 일렁이며 나에게 시원하게 풍덩 빠져보라고 유혹하는 수영장. 한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마치 cctv처럼 말없이 바라보며 느껴지는 모든 기를 담고있는 오브제(objet). 이러한 소재들은 밖에서 보면 보이지 않고 활짝 열어야만 들여다 볼 수 있는 창문같은, 안을 들여다보면 따스한 빛을 품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준비하고 누군가 기다리는 모습을 디테일(detail)하게 만들어 준다.”고 작가는 설명하고 있다.

 

전시가 되어있는 작품들의 공통점은 창문과 의자, 테이블, 화분, 계단 등이다. 작가가 생각하는 기다림은 어떤 것일까? 안을 들여다보아야만 하는 기다림은 밖에서 보면 꽉 닫혀있는 차가운 문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열어보면 그 안에 얼마나 따뜻한 온기들이 가득 채워져 있는지를 작가는 이야기 한다.

 

 

전시되어 있는 이상아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나도 누군가를 이렇게 맥을 놓고 기다린 적이 있었음을 기억해 낸다.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그 작품을 보고 아무런 느낌도 없다면 굳이 전시를 보아야만 할까? 늘 전시공간을 찾아다니지만 무엇인가를 찾아보려고 애쓴다. 그것이 작가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 때문이다.

 

28일까지 계속되는 예술공간 봄 제1전시실 고은이 작가의 꽃밭에서, 3전시실 이상아 작가의 기다림(WAITING)’ 전을 보면서 전혀 무관한 두 작가의 작품이 오버랩 된다. 똑 같지 않은 작품들. 기다림에서 보이는 의자와, 꽃밭에서 전시공간의 탁자와 방석 때문인가도 모른다. 28일까지 예술공간 봄에서 전시되는 두 작가의 작품을 눈여겨보기 바란다.

 

팔달구 행궁동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줄 김장김치 나눔 가져

 

올해는 지난해보다 배추 값이 태풍 등으로 인해 수확량이 줄어드는 바람에 비용은 더 들어가고 포기 수는 줄었어요. 지난해는 300포기 정도를 담았는데 올해는 50포기 정도가 줄어든 250포기 정도를 담았습니다.”

 

14, 오전 10시부터 행궁동 행정복지센터 지하 주차장에 마련한 김장하기 행사장에서 만난 민효근 행궁동장은 한겨울 양식이라는 김장을 담아 수급자인 홀몸어르신들과 중증장애인가정을 방문하여 김장 나눔을 하겠다면서 열심히 속을 버무리고 있다. 민효근 동장은 한정된 예산을 갖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김장을 나누어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한다.

 

행궁동은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수급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행궁동 안에 여인숙이나 여관들이 영업을 안 되니까 달방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받아드리고 있는데, 대개 일용직 노동자들이나 교정시설 출소자들 등이 방세가 싼 달방을 찾아들면서 도움을 주어야 할 일인가족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죠

 

 

이웃의 도움 없이는 김장 나눔도 하기 어려워 .

 

행궁동 한창석 수원시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은 경제가 어렵다보니 이제는 행궁동 자체예산만 갖고는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어줄 김장을 담그는 것도 쉽지가 않다면서 이번에 김장을 담을 때도 지원예산 일부와 주민자치회 비용, 그리고 수원시 봉사단체인 가온누리 봉사단에서 100만원의 기금을 도와주었기 때문에 250포기의 김장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날 김장나누기에는 이훈성 팔달구청장을 비롯하여 수원시의회 김진관, 최찬민 의원도 함께했으며, 행궁동 새마을부녀회(회장 우근자) 회원들과 통장협의회 회원 등 30여명이 김장담기에 동참했다. 김장은 한 겨울 양식이기 때문에 우리네 식생활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음식이다.

 

행궁동은 수원에서 가장 많은 법정동을 관활하고 있습니다. 현재 남수동·북수동·매향동·남창동·장안동·신풍동·영동·중동·구천동·팔달로 1·2·3가의 12개 법정동을 관할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수원의 중심동답게 원도심인 행궁동에는 그만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죠. 아마 앞으로 도움을 주어야 하는 동민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작은 정성이나마 함께한다는 것이 중요해

 

행궁동 최영희 행정민원팀장과 전재범 맞춤형복지팀장은 김장을 담은 김장통을 갖고 미리 선정한 홀몸어르신들과 중증장애인들을 방문하여 김장 나눔을 하겠다면서 건강하신 분들은 직접 수령하시지만 연세가 드시거나 건강이 나빠 바깥출입을 하기 힘든 분들은 동장님과 한창석 회장님이 일일이 가정을 방문해 김장도 전해드리고 어려운 점은 없는가도 살펴볼 것이라고 한다.

 

우리 식생활에서 김치는 식단에서 빠트릴 수 없는 필수식품이다. 김장은 지역과 가정을 가리지 않고 담그는 발효식품으로 특히, 김장김치는 겨울의 반양식이라고까지 했다. 이러한 김치를 담그는 풍습이 언제부터 전해졌는지에 대해선서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동국이상국집>에 무를 소금에 절여 구동지에 대비한다는 구절이 있고, 고려시대에 채소가공품을 저장하는 요물고(料物庫)라는 것이 있었다는 것으로 미루어, 이미 우리나라의 김장은 고려시대부터 전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민족은 김장을 담으면 이웃과 나누는 풍습이 있었다. 김장을 하는 날이 되면 이웃이 함께 모여 품앗이로 김장을 담았으며, 김장을 담은 후에는 짐장담기에 동참한 사람들은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았다. 이러한 유풍이 지금까지 전해져 김장철이 되면 어려운 이웃에게 김장김치를 나누어주고는 한다. 행궁동의 김장김치는 행궁동에 거주하는 홀몸어르신들과 중증장애인들에게 전해져, 그들이 한 겨울을 따듯하게 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수원여행 오겠다는 지인들, 어디가 좋은지 물어와

 

노송지대의 소나무들은 지지대비가 있는 지지대고개 정상에서부터 옛 경수간 국도를 따라 펼쳐진 5km의 도로변에 식재된 소나무들을 말한다. 정조대왕이 내탕금 1,000량을 현릉원 식목관에게 내주어 소나무 500주와 능수버들 40주를 심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나무들이 사라지고 현재는 일부만 남아있다. 이 노송지대는 정조대왕이 아버지 장헌세자의 원침인 현릉원(현재의 융릉)을 다니는 길목에 식재한 것으로 정조대왕의 아버지에 대한 효심을 보여주는 길이다.

 

수원시는 그동안 노송지대 곳곳에 들어서 있던 건물을 매입해 주변을 정비했다. 20165월엔 노송 지대를 통과하는 도로를 폐쇄했으며, 우회도로를 개설하고 노송공원 일대(2734)에 소나무 33주를 심었다. 2017년부터 최근까지 노송 지대 주변 토지를 사들여 도로포장을 걷어내고 녹지를 조성했으며, 이곳에 노송공원을 조성했다.

 

하지만 정조대왕 당시에 효심으로 심은 소나무들은 대개 고사하고 지지대고개에서 약 5km에 걸쳐 식재되어 있던 소나무 중에서 현재는 38주 정도가 남아 있을 뿐이다. 효행기념관 부근에 9, 삼풍가든(노송지대 소나무 군락) 부근에 21, 그리고 송정초등학교 부근에 8주 정도의 소나무만이 남아 있다.

 

 

가을에 걸어보는 노송지대에서 새 기운을 느끼다

 

24일 오후 전화를 한통 받았다. 충청도 일원에 거주하는 지인들이 주말경에 수원을 찾아오는데, 수원에 갈만한 곳을 소개해 달라는 전화였다. 그동안 몇 차례인가 수원을 올 때마다 화성을 한 바퀴 돌고는 했는데, 화성 외에 가을을 만끽할 수 있고,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을 알려달라는 것이다. 문화가행을 하는 일행이라 정조대왕의 효심이 서린 노송지대와 만석공원 일대를 돌아보면 적당하겠다고 생각든다.

 

25일 오전 7시에 길을 나서 송정초등학교 앞서부터 걷기 시작했다. 송정초등학교 주변 도로변에 식재되어 있는 소나무를 돌아보고 난 뒤 걸어서 2.5Km 정도. 경기도문화재자료인 노송지대로 들어섰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침운동을 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천천히 걸어 소나무 길을 걸어본다. 소나무 아래로는 맥문동이 가득하다.

 

 

정조대왕이 내탕금을 들여 조성했다는 소나무길. 220년이 흐른 지금은 그 일부가 남아있지만 이 길은 정조대왕의 효심이 깃든 길이다. 능행차를 마치고 돌아가던 정조대왕은 지지대고개에서 몇 번이고 뒤돌아보며 걸음을 옮기지 못했다고 한다. 의왕시와 경계 마루턱에 놓인 지지대비는 그런 정조대왕의 효심을 지금까지 전하고 있다.

 

가을날 걸어보는 노송지대는 여름과는 또 다르다. 그저 더위를 피해 걷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걸으면서 정조대왕의 효심과, 내탕금을 내주어 소나무길을 조성한 대왕의 마음을 함께 느껴본다. 누군가 소나무 숲길에 재활용품을 가득 쌓아놓았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길에 꼭 이렇게 해야만 했을까?

 

 

수원미술전시관과 만석공원도 돌아봐

 

이곳 정조대왕의 효심이 서린 노송지대 길에 남아있는 소나무들은 모두 번호표를 붙이고 있기 때문에 초행길이라고 해도 누구나 220여 년 전에 정조대왕이 내탕금을 주어 심은 소나무라는 것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사전에 미리 이 길을 걸어보는 것은 수원을 찾아오는 일행들에게 정조대왕의 효심과 소나무, 그리고 가을이 물들어가는 만석공원 일대를 제대로 알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노송지대를 한 바퀴 돌아보고 난 뒤 만석공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송정초등학교 인근에 자라고 있는 정조대왕 당시 식재한 소나무들과 수원시 향토유적인 만석거, 만석거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만석공원, 영화정, 수원미술전시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아침 시간 건강을 위해 걷기를 하는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걷는다.

 

만석거 주변으로 난 산책길을 걸으며 공원에 가을이 물든 나무들을 바라본다. 이 가을에 어딜 가나 아름답지 않은 곳이 있겠는가? 하지만 수원 화성을 돌아보지 않고 역사와 문화, 볼거리와 즐길거리, 그리고 먹거리까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본다면 난 이 길을 추천하고 싶다.

 

이 가을. 노송지대를 걸으면서 정조대왕의 효심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만석공원에 들려 수원미술전시관에 전시된 작품들도 만나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주말이면 운 좋게 만석공원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각종 공연까지 접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는 생각이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 지동 찾아와 따듯한 점심봉사

 

오늘 모인 어르신이 150명이 넘을 것 같아요. 오늘 날이 따듯해서 어르신들이 많이 바깥출입을 한 것 같습니다. 지난달에는 이렇게 많이 모이시지 않은 것 같은데 홍보가 잘 되었나봅니다

지동행정복지센터 김민수 동장이 점심을 드시기 위해 지동행정복지센터 주차장에 마련한 착한공터에서 어르신들께 한 달에 한번 수원시자원봉사센터(센터장 임숙자) 밥차가 팔달구에서 유일하게 지동을 찾아와 점심봉사를 하고 있다면서 웃으며 말한다.

 

매달 셋째 주 금요일에 지동을 방문하여 점심봉사를 하기로 약속한 수원시자원봉시센터 밥차는 이른 시간 지동주차장에 밥차를 대고 조리를 시작했다. 밥차 앞에서는 이날 봉사를 하는 봉사자들이 모여 호박전을 부치고 있다. 이른 시간에 다들 봉사를 하기 위해 모여 호박을 썰고 각종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바쁘게 준비한다.

 

수원시에는 자원봉사센터 외에도 각 단체에서 운영하는 밥차가 여러 대 있다. 이들이 각 지역을 돌면서 점심봉사를 한다. 지동을 찾아와 지역 어르신들께 봉사를 할 때는 공군전우회와 지동봉사단체인 지리봉사단, 그리고 코레일봉사단 등이 함께 조리를 하고 배식봉사까지 담당한다. 이 외에도 지역의 일꾼들이 함께 모여 어르신들께 봉사를 하고 있다.

 

 

정성 가득한 음식, 영양도 고려해

 

이날 지동을 찾아와 점심봉사를 하는 봉사자들은 보기 위해 오전 9시에 착한공터를 찾아갔을 때 벌써 준비가 한창이다. 호박전을 준비하기 위해 호박을 썰고, 한편에서 도토리묵무침을 부치느라 부산하다. 그런가하면 밥차에서는 밥과 들깨미역국을 끓이느라 준비가 한창이다. 이렇게 많은 봉사자들이 모여 어르신들을 위한 점심봉사를 준비한다.

 

이날 삼성나눔워킹과 함께하는 따듯한 점심 사랑의 밥차는 수원시자원봉사센터가 주관하고 삼성이 후원하고 있다. 점심은 밥과 미역국, 버섯소불고기, 호박전, 도토리묵무침, 배추김치 등의 반찬과 후식으로 두유 한 팩을 식판에 담아 어르신들이 드시기 좋게 자리까지 날라다주었다.

 

연세가 드신 어르신들이라 자리를 뜨시면 위험할 수도 있어 앉아계신 자리로 저희가 일일이 가져다 드립니다. 이렇게 한 달에 한번이지만 바깥출입을 하셔서 따듯한 점심식사를 하시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좋은 것 같아요. 오늘 자원봉사자들까지 합치면 200인 정도가 점심을 드실 것으로 보입니다. 따듯하고 정성이 담긴 점심을 드시고 어르신들이 건강하시면 더 바랄 것이 없죠.”

 

 

식판에 담아 놓은 점심 드시면서 집밥보다 더 맛있는 것 같다

 

김민수 동장은 일일이 다니면서 어르신들께 인사를 하면서 이것저것을 챙긴다. 이날 지동을 찾아와 점심봉사를 하기 위해 팔달구 김영진 국회의원과 수원시의회 한원찬, 최찬민 의원 등도 일찍 지동을 찾았다. 봉사자들이 입는 자원봉사센터 유니폼을 입고 모자를 쓴 후에 전을 부치는 것부터 도움을 준 의원들은, 배식이 시작되자 식판을 직접 어르신들께 날라다 드리면서 정성이 가득한 점신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잊지 않았다.

 

지난달에 처음으로 시작할 때는 연락을 받지 못해 나오지 못했는데 오늘 나와서 이렇게 정성들여 차려 준 점심을 먹으니 행복하다. 집밥보다 훨씬 맛있는 것 같아 앞으로 수원시자원봉사센터 점심을 먹는 날은 기억해두었다가 꼭 먹으러 와야겠다.”

 

점심을 드시던 이아무개 할머니는 집빕보다 더 맛있다고 하시면서 날짜를 기억해 놓아야겠다고 하신다. 한 달에 한 번 지동을 찾아와 점심봉사를 하는 수원시자원봉사센터. 노인인구가 많은 지동은 어르신들을 섬기는 것이 남다르다. 이날 점심대접을 받은 어르신들도 만족한 듯 연신 밥맛이 정말 좋다고 하신다. 서로 나누며 살아가는 수원시는 각 지역을 찾아다니면서 봉사를 하는 밥차로 인해 더 깊은 정이 쌓이는 듯하다.

 

‘2019 수원천 축제도 버드내교 - 유천2교 사이에서 열려

 

수원천은 생명의 하천이다. 수원천에는 수많은 생명들이 이곳에서 살아간다. 동식물이 자리하고 있는 수원천은 수원의 도심을 흐르는 젖줄로 계절마다 많은 생명들이 이곳에서 새 생명을 얻기도 하고, 소멸되어 버리기도 한다. 그런 수원천이 이 계절에 가장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천변 산책로에 무수히 피어있는 아름다운 꽃 때문이다.

 

수원천은 광교산에서 발원하여 수원의 중심부인 장안구, 팔달구, 권선구를 거쳐 황구지천에 이르는 길이 16km, 유역면적 25에 이르는 대표적인 도시형 하천으로, 팔달구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함께 화홍문, 남수문, 방화수류정 등 역사와 문화가 있는 수원의 중심하천이다

 

이런 수원천이 장안구 상광교동 광교산에서 발원하여, 팔달구를 거치면서 수원화성을 가로지른다. 수원화성 구간에서는 방화수류정과 용연, 화홍문, 화성의 중심부를 지나면서 남수문을 거쳐 물길이 유천(柳川= 버드내)이란 명칭으로 권선구를 지나 황구지천으로 유입되어 서해에 이른다.

 

 

권선구민 화합한마당 행사도 열려

 

이 계절이 되면 정말 걷기 좋은 곳이 바로 수원천이다. 날씨도 걷기에 적합하지만 권선구에서 주관하는 ‘2019 수원천 축제1019() 버드내교에서 유천2교 사이에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권선구만 화합 한마당으로 펼쳐지는 수원천 축제는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수원쳔을 걸으며 하루를 즐긴다.

 

19일 오후 3시에 시작하는 개막식은 버들교 옆에 메인무대를 마련해 놓고 손님들을 맞이한다. 이날은 무대공연과 체험부스, 플리마켓, 거리이벤트, 먹거리부스, 포토존 등을 운영하며 축제장을 찾아 온 관람객들은 수원천 가에 즐비하게 피어있는 각종 꽃을 즐기며 가족끼리 사진촬영을 하는 등 하루를 즐길 수 있다.

 

13일 오전, 수원천으로 나가보았다. 지동교에서 수원천 곁에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니 수원천에 어른 팔뚝보다 굵은 물고기들이 한가롭게 유영을 하고 있고, 큰 물고기 옆으로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다닌다. 그것 하나만 보아도 수원천이 얼마나 많은 생명을 감싸 안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있다.

 

 

수원천에 가지를 늘어트린 능수버들, 제멋에 겨워

 

옛날에 천안 인근에 홀아비 한 사람이 능소(綾紹)’라는 어린 딸과 함께 살았다. 이 부녀는 비록 가난하긴 하였지만 정이 깊었다. 그런데 능소의 아버지가 변방의 수자리로 뽑혀가게 되었다. 능소의 부친은 변방으로 가다 천안삼거리에 이르러 더 이상 어린 딸을 데리고 갈 수 없다고 생각하여 주막에 딸을 맡겨 놓는다. 아버지는 딸 능소에게 '이 나무에 잎이 피어나면 다시 너를 만나러 이곳으로 올 것이다'라고 한 뒤 홀로 떠났다. 나중에 수자리에서 돌아 온 아버지를 만난 능소는 서로 얼싸안고 춤을 추었다고 한다

 

천안삼거리에 전하는 능소에 대한 전설이다. 하지만 정조대왕도 버드나무를 유난히 좋아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에서 새롭게 발견된 '신풍누도'라는 제목의 채색 그림을 보면 수원화성 행궁의 정문인 신풍루 주변에 온통 버드나무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화성전도를 보아도 화성 성밖으로 온통 버드나무가 그려진 것을 볼 수 있다.

 

정조가 현륭원(사도세자의 묘. 사도세자를 장조로 추존한 이후 융릉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일대나 용주사 일대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 버드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은 재위 15년째인 1791년이다. 그해 1571주를 심기 시작해 몇 년에 걸쳐 수차례 버드나무를 심고 가꾸게 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제방을 쌓은 곳에도 심게 했다. 버드나무가 물을 좋아하는 특성 때문이다.

 

 

이 가을에 수원천을 걸어보자

 

권선구 지역인 세류동으로 들어서자 수원천 가에 핀 각종 꽃들이 반긴다. 코스모스며 국화, 해바라기 등도 수원천을 걸으면서 함께 즐길 수 있다. 휴일이라서 인가, 많은 사람들이 아직 만개하지 않은 꽃들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곳곳에 쉴만한 곳에는 어김없이 사람들이 앉아 가을의 수원천을 만끽한다.

 

유천2고 아래로 들어서니 능수버들 가지가 수원천에 닿았다. 이런 멋진 모습 하나만으로도 수원천을 이 가을에 꼭 가보아야 할 곳이다. 천천히 걸어본다. 바쁠 것도 없지 않은가? 그저 물속에서 한가롭게 유영하는 물고기들과, 그런 물고기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날짐승들. 그런 모습 하나만으로도 마음에 평안을 느낀다.

 

물 흐르는 소리가 정겹고 많은 물고기와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는 곳. 이 가을에 수원천을 한번 걸어보라. 그리고 심호흡을 한 번 해보자. 세상에 모든 시름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수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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