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에서 만난 홍성관 장안구청장 밝혀

 

진도 세월호의 참사로 인해 사람들 모두가 우울한 분위기이다. 나라는 3류 국가로 전락해 세계적인 망신살이 뻗쳤고, 사람들은 웃음을 잃은 지가 꽤 되었다. 채 피우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난 수많은 생명들은 오늘도 차디찬 진도 앞 바다 속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팽목항에는 돌아오지 않는 자식을 기다리는 등 굽은 아버지의 뒷모습이 처절하다.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 했던가? 광교산을 오르는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는 찾을 수 없지만, 열심히 살겠다고 부지런히 걷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래도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광교저수지 둘레길. 목책으로 조성한 테크길과 산자락을 끼고 조성이 된 수변길은 영 딴판이다.

 

 

3.4km의 수변 산책로, 걷기에 최고

 

광교저수지 수변 산책로는 지난 해 새로 마련한 도로와 인접한 테크길이 1.5km, 그리고 산자락을 끼고 걷는 길이 수변길이 1.9km이다. 모두 3.4km의 이 길은 빨리 걸으면 50분이면 족하다. 하지만 무엇이 그리 급할 것인가? 어차피 그동안 세월호에 젖어버린 마음도 함께 말리려고 걷는 길이다. 지난 해 6월 장안구청장실에서 만난 홍성관 장안구청장은

 

광교저수지 수변 테크 산책로는 총 1.496m에 폭 2.7m입니다. 이 구간 안에 전망테크 3개소와 테마테크 1개소, 목교 1개소가 조성되었습니다. 수변산책로는 광교저수지와 산책로가 어우러져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조성하였습니다. 광교산을 찾는 많은 분들이 이 자연과 함께 한 산책로를,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줄 수 있도록 함께 지켜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광교산 입구 반딧불이 화장실 건너편 저수지 방죽에서부터 시작하는 데크 산책로에는 중간 중간 작은 공연을 할 수 있게 공연장도 마련해놓았다. 데크와 도로 사이에 난 꽃밭에는 맥문동, 옥잠화, 비비추, 섬기린초, 조팝나무, 바위취, 털머위 등 다양한 꽃들을 심어 놓았다.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들이 사람들을 반긴다.

 

사람들의 편의가 우선, 최고의 명품길 조성한다.

 

광교저수지 길을 한 바퀴 돌아보려고 찾아가던 날. 이날은 수원시 공보관실(공보관 이경우) SNS(팀장 한준수)이 주관한 전국 파워소셜러 팸투어일정으로 10명의 전국에서 모인 블로거들이 광교저수지를 찾았다. 그 자리에는 홍성관 장안구청장이 반딧불이 화장실 앞에서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홍성관 장안구청장과 블로거들이 인사를 나누고 나자, 장안구청장의 광교저수지 수변길 자랑이 시작된다. 전국에서 모인 블로거들이니 이 길을 홍보하기에는 이보다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않은가?

 

 

광교산은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 반딧불이 화장실이 여성 칸이 부족하다는 민원이 제기 돼, 어떻게 하면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까 하고 관계자들과 들러보는 길입니다. 그리고 이미 유명해진 이 산책로를 전국 최고의 명품 길로 조성하기 위해 이곳에 조형물도 설치하려고 합니다. 우리 광교저수지 산책로 많이 홍보 좀 부탁합니다.”

 

장안구에 대해서, 그리고 광교저수지 산책로에 대해서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홍성관 장안구청장이다. 이런 좋은 기회가 어디 있을까? 광교저수지 산책로에 대해서 설명을 마친 후에 기념촬영까지 하고서야 블로거들이 일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

 

 

광교저수지 산책로는 이미 명품길이다.

 

데크길을 걸어본다. 이 길은 조성한지 일 년도 채 안되었지만 이미 명품길이다. 공연을 할 수 있는 곳에서는 주말이면 많은 공연이 펼쳐진다. 그리고 세월호의 아픔도 그대로 이곳에 반영이 되어있다. 공연을 하는 곳에는 수원문화재단이 세월호 참사로 인해 거리로 나온 예술이 잠정 중단되었음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테크길에는 수원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은 세월호의 아픔이 이곳에 걸려있다. 산책로 가에 세워진 목책을 연결한 붉은 끈에는, 노랑천이 수도 없이 묶여져 있다. 고앙교저수지 산책로는 이미 문화와 역사가 공존하는 명품길이 된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세월의 역사. 그리고 사람들의 치유까지 곁들일 수 있는 광교저수지 산책로. 앞으로 이 길이 전국 최고의 산책로가 될 것이란 확신을 갖는 것은, 모두가 이 길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과 접하는 가장 자연스런 길이기 때문이다.

4월인가 했더니, 그동안 날씨가 영 꽃구경을 할 만큼 받쳐주지를 않았습니다. 비가 오는가 하면, 일기가 변덕스러워 일교차가 너무 컸기 때문이죠. 이럴 때는 꽃조차 마음대로 피고지지를 못합니다. 그런 기온이 모처럼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좋은 날을 만난 것이죠. 경기도청에서는 419일부터 21일까지 벚꽃축제를 한다고 합니다.

 

내일은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 중 도로와 나란히 가는 길이 목책 길로 조성이 되어, 첫 걸음을 걸을 수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18일 오후, 광교저수지 길을 따라 걸어봅니다. 내일 개통을 준비하는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듯, 위쪽에서는 아직도 중장비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 이 길보다 개인적으로 수변산책로를 좋아합니다.

 

 

계절별로 느낌이 다른 수변산책로

 

제가 이 수변산책로를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첫째는 흙을 밟고 걸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둘째는 길이 자연입니다. 광교저수지를 끼고 난 산책로는 구불구불, 오르락내리락 하고 걸어야 합니다. 흡사 작은 바닷가에 난 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길을 즐겨 걷습니다.

 

이 길의 좋은 점은 사계절 모두 느낌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봄에 이 길을 걸으면 마치 새색시의 수줍음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여름이 되어 녹음이 우거지면, 푸른 숲과 푸른 물로 인해 장부의 기상을 느낍니다. 가을에 단풍이 들면 연인의 시선을 이 길에서 느끼고는 합니다. 이 길을 계절별로 걷는 이유입니다.

 

 

수원의 길이라 칭하고 싶어

 

수원은 참 살맛나는 고장인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아름다운 길, 걷고 싶은 길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수원천을 따라 걷는 길, 화성을 따라 안팎으로 걷는 길, 광교산으로 오르는 길, 팔달산을 송림사이로 걷는 길, 만석거를 한 바퀴 돌아보는 길, 축만제를 제방을 따라 걷는 길 등 헤아릴 수 없는 길들이 우리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 많은 아름다운 길을 다 걸어본다고 해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듯합니다. 그런데 어찌 이 길 뿐이겠습니까? 숙지산 산책로가 있는가 하면, 일반인은 허락을 받아야 들어가는 여기산 오솔길, 거기다가 황구지천을 따라 걷는 길도 있습니다. 이 많은 길들 중에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길이 따로 있습니다. 저는 이 길 가운데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를 가장 좋아합니다.

 

 

봄에 걷는 수변산책로, 절로 콧노래가

 

그리고 여름이나 가을, 겨울보다 봄에 이 길을 가장 좋아합니다. 그것은 수변산책로를 따라 산에서 내리 닫아, 물속으로 텀벙 뛰어드는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어있기 때문입니다. 그 진달래를 구경하면서 걷다가 보면, 절로 콧노래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만큼 자연친화적인 아름다운 길이기 때문입니다.

 

카메라 가방을 둘러메고 햇살이 따듯하다싶은 오후에 천천히 이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으면, 몸을 잠시 비켜서야 할 만한 좁은 길입니다. 그런데 걷다가 보면 오르락내리락 재미가 있습니다. 조금 밋밋하다 싶으면 오르막이 나옵니다. 그리고 변화가 필요하다 싶으면, 바위가 길가에 삐죽 얼굴을 내밀기도 합니다.

 

 

 

수원의 시화(市花)인 진달래가 가장 멋스럽게 피어있는 길입니다. 한참 걷다 무심코 저수지의 물을 들여다보니, 물속에 진달래가 피어있습니다. 혼자 키득거리며 걸어갑니다. 바쁜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주변을 살피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눈길도 주어봅니다. 그러다가 보면 산책로에서 저수지 쪽으로, 뚝 떨어진 벼랑에 진달래가 절벽을 움켜잡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래서 2km 남짓한 이 길이 정말 좋습니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시는 임이 없어도 좋습니다. 한 아름 진달래를 따다가 길에 뿌리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저 함께 따라 갈 임이 없어도 좋습니다. 터벅거리며 길을 걸을 때, 흙먼지가 폴폴 일어나 더욱 좋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 제가 봄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길, 하나에 놓은 이유입니다.

광교산 산행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택하라고 한다면, 난 당연히 2.4km 구간인 ‘수변산책로’를 꼽는다. 광교쉼터에서 다리를 건너 시작하는 수변 산책로는,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그리 힘들지가 않다. 우선 거리가 2.4km 정도지만,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변하는 주변경치를 느끼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도심의 답답함이 싫어질 때면 이 길을 걷는다. 그저 뒷짐을 지고 천천히 걸어도 40분 정도면 충분하다. 나는 길을 걸을 때 가장 즐기는 방법이, 아주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며 걷는 법을 택한다. 무슨 전쟁에라도 나갔는지 황급히 곁을 지나쳐 가는 사람들을 보면, 오히려 안 걷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다.

 

걸으면 걸을수록 좋은 길

 

 

 

광교저수지를 끼고 걷는 수변산책로 길은 걸으면 걸을수록 좋은 길이다. 또한 계절마다 그 느끼는 감흥이 달라진다. 여름철에는 신록이 우거져, 오후 4시만 되도 숲길은 햇볕이 사라져버린다. 가을이 되면 저수지에 모인 물에도 단풍이 드는 그런 길이다. 내가 이 수변산책로를 적극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천천히 길을 걷기 시작한다. 조금 걷다가보면 오른편으로 돌무지 하나가 보인다. 옛날 같으면 서낭당이라고 하겠지만, 주변 정리를 하면서 쌓아올린 누석총인 듯하다. 저런 것 하나가 길의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그저 어느 소리꾼이 소리를 하고 지나는 길과 같은 그런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수시로 바뀌는 길의 모양도 새롭다


산에 있어야 할 바위가 길로 나왔다. 아마도 함께 걷고 싶은가 보다. 바위도 나무도 그리고 온갖 새들도 함께 걷는 길이다. 그래서 수변산책로는 지루하지가 않다. 그저 뒷짐을 지고 천천히 걷기 좋은 길이다. 잠시 사파른 길이 나오는가 싶으면, 다시 아래로 길이 이어진다. 저만큼 어머니의 손을 잡은 아이들이 지나쳐 간다.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환하다. 길이 아름다워서일까?

 

 

 


잠시 광교저수지를 볼 수 있는 시야가 트인다. 7월 29일 오후의 햇살을 받은 저수지의 물이 아름답다. 한 쪽에는 푸른 녹조가 끼기도 했지만, 날이 워낙 더위니 어쩔 것인가? 그저 그러려니 하고 걷는다. 가다가보면 몇 개의 갈라지는 길이 나온다. 그리고 쉴만한 의자도 놓여 있다. 바쁠 것이 없으니 앉았다 가라는 뜻일게다.

 

열심히 수변산책로를 걷는 두 모녀인 듯한 사람들이 지나간다. 부부인 듯한 사람들도 곁을 지나친다. 아이의 손을 잡은 아버지도 아이에게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면 지나간다. 그렇게 수변산책로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좁은 길임에도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갈 길을 걷고 있을 뿐이다.

 

 

 


길 끝에서 만나는 여유

 

주인을 따라 수변산책로를 걸어 온 강아지 한 마리가 쉬고 있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잔뜩 겁을 먹은 눈치다. 9개월이라고 하는 이 녀석 이름은 ‘아가’라고 한다. 이 녀석도 얼마나 더운지 털을 두 밀어버렸다. 그리고 저수지 둑 밑으로는 공원이 있다. 사람들이 자리를 펴고 앉아 더위를 피하고 있다.

 

물이 보이는 곳에 두 사람의 남녀가 자리를 펴고 앉아 술판이 벌어졌다. 이 더위에도 저런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수변산책로 길이다. 7월 29일, 30도를 웃도는 더위 속에서 만나게 되는 여유로운 모습들. 사람들은 그래서 이 수변산책로를 수원에서도 아름다운 길이라고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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