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3일 오후 1. 장안구 율천동 주민센터를 찾아보았다. 주민센터 지하실에서 요란하게 북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바로 지역의 주부들이 모여 난타연습을 하고 있는 문화강좌이다. 율천동은 3개 팀의 난타 연습생들이 있다. 그 중 목요일 오후에 연습을 하기 위해 모이는 팀은 18명이다.

 

앞에 북을 놓고 두 손에 채를 들고, 신바람 나게 몸을 움직여가면서 북을 두드리고 있는 주부들. 율천동 주민센터에서 마련한 문화강좌 중 난타 연습이다. 지도 강사인 김형숙씨의 지시에 따라 14명의 주부들이 흥이 올랐다. 곁에서 구경만 해도 절로 어깨가 들썩인다. 그만큼 신바람 나게 음악에 맞추어 북을 두드린다.

 

 

4년 째 강사로 난타를 가르치는 김형숙 강사

 

난타를 지도하고 있는 김형숙 강사는 음악을 좋아해, 수원문화원에서 처음으로 북을 치기 시작했다고. 그러다가 3~4년 전부터는 강사로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JM타드락이라는 난타팀에서 활도을 하고 있다는 김형숙 강사는 일 년이면 30~40회 정도의 많은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것. 현재는 장애인복지관과 매탄4, 방과 후 수업 등 몇 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도 한다고.

 

요즈음에는 어디를 가나 난타 공연을 접할 수가 있다. ‘난타(亂打)’란 말 그대로 함부로 때리고 치는 것을 말한다. 대사 없이 리듬과 비트가 중심이 된 한국형 타악 퍼포먼스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비언어적 공연이라고도 한다. 요즈음 갖가지 매기를 부각시킨 많은 난타 공연팀들이 생겨나면서 재미를 더해가고 있기도 하다.

 

더욱 음식을 만들면서 마구 두드리는가 하면, 주방장의 복장을 입고 나와, 도마 등 두드릴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나 가리지 않고 마구 두드린다. 그래서 점점 재미를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난타라는 이름으로 공연장르가 생긴 것은 19971010일이었다. 난타는 대한민국의 뮤지컬 공연으로서, 송승환이 대표로 있는 PMC 프러덕션에서 창작한 작품이다.

 

송승환에 의해 창안된 작품

 

199710월에 서울 호암 아트 홀에서 초연을 하였으며, 말없이 소리와 몸짓으로만 공연을 한다는 "비언어적 표현"(Non-Verbal Performance)을 표방하면서 영국의 스톰프(Stomp)’와 미국 블루 맨 그룹의 튜브(Tubes)’ 공연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하기도 하였다고. 난타는 무엇보다 한국 전통 음악인 사물놀이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계승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제는 대중적인 장르가 되어버린 타악 퍼포먼스인 난타. 열심히 지도강사의 요구에 따라 몸을 흔들며 북을 치고 있는 주부들. 운동도 되지만 이렇게 북을 두드리면서, 생활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남편이 시간까지 챙겨주죠

 

율천동 오후 1시 난타팀의 총무를 맡고 있다는 오영희(, 61)씨는

저는 이제 남편이 먼저 연습하는 날이라고 알려주기도 하죠.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색소폰 동호회에도 가입되어 있기도 하고요. 난타를 시작하면서부터 활발해졌어요. 예전보다 집에서 말이 많아져서 남편도 좋아하고요란다.

 

그만큼 난타는 사람의 성격까지도 바꾸어 놓을 정도로 좋은 음악이다. 선우 복(, 55)씨도 사람이 더 많이 쾌활해졌고, 더불어 가정도 편안해졌다면서 난타 칭찬들을 하기에 주저함이 없다.

 

 

이제 배우기 시작한지는 1개월 반 정도가 지났지만, 당장에라도 무대에 올리면 음악에 맞추어 난타공연을 할 수 있다는 율천동 난타팀. 아마 올 연말이 되면 지역에서 하는 행사에서 만나볼 수 있지나 않을까? 18명의 주부들에게 거는 기대가 큰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흔히 연애이야기를 한다. 모두가 박사인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우연히 술자리에서(남자들은 술자리에서 별별 이야기를 다 한다는) ‘자칭 연애박사’라고 하는 녀석을 만났다. 글쎄다, 이 녀석이 언제부터 그렇게 연애에 대해 일가견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하기야 세상을 조금 살았으니, 경험이야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보다야 많겠지만.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 경청을 하고 있는 녀석들을 보면서, 참 이 나이에 이런 이야기가 당치나 한 말이냐고 핀잔을 주었다. 그랬더니 자칭 박사 이 녀석, 아주 정색을 하고 덤벼든다. 자신이 정말 많이 연구를 했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한 마디의 질문이 입을 다물게 하는데는 최고란 생각이다. 질문을 했다.


“연애에 정석이 있는 것이여?”

“연애의 정석이라, 글쎄”
“그것도 답을 하지 못하면서 무슨 자칭 박사라고 하냐?”
“내가 보기엔 그렇다. 연애에는 정석이 있을 수가 없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생각을 해봐라. 연애에 어떻게 정석이 있을 수가 있나.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연애의 방식이 다르다. 그리고 또한 상대방의 마음도 다 다르다. 그런 수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것이 정석이다’라고 말을 할 수가 있겠나. 정석이란 말 그대로 표준이요, 모든 사람에게 통용이 되어야 하는데 연애에 어떻게 그런 정석이 있을 수가 있나”

듣고 보니 그럴 듯도 하다. 사람마다 연애를 하는 방법이 틀리고, 상대를 대하는 성격도 틀리다. 거기다가 연애를 하는 당사자들의 마음가짐도 다 다르다. 그렇다고 연애담을 이야기하는 녀석이 정석이 없다고 하니, 이 녀석 박사가 아닌가 보다.

“연애는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냐?”

두 번 째 질문을 퍼부었다. 녀석은 여유가 생긴 모양이다. 아마도 자신이 한 대답이 스스로 흡족한 듯하다. 뜸을 드리지도 않고 바로 대답을 한다. 녀석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렇다.

연애는 먼저 상대를 파악하라
연애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상대방의 성격, 외모, 가정 등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 사람마다 개성이 달라 자칫 사소한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기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기에 상대의 모습을 생각지 않고 함부로 이야기를 하다가 보면, 상대의 아픈 곳을 건드릴 수도 있다 것. 더구나 내가 연애를 하는 상대방 가정이 남보다 못하다고 할 때는 ‘누구 네는 어떻다’ 등의 이야기는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기호를 먼저 파악하라
연애를 할 때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바로 상대방의 기호를 파악하랴 한다는 것. 음식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또는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등은 기본적으로 파악을 해야 한다는 것. 이런 것을 모르는 체 상대방을 위한다는 것은 거짓이라는 것이다. 정말로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것은 기본이란다.

이 외에도 녀석이 이야기를 한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듣고만 있어도 머리가 아프다. 연애가 그렇게 어려운 것인지를 진작 알았더라면.


“그럼 연애를 할 때 최고의 상대는 어떻게 알 수 있냐?”

“참 이제 와서 네가 그것을 알아 무엇 하려고?”
“그래도 알아두어야 아이들에게 알려주지”
“하긴 그래, 그러나 시대가 달라지면 사람은 달라지니 알아서 들어”

상대방을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방법은 약간의 허점을 보이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잘못을 저질러 보라는 것. 그것을 못 본체 넘기는 상대는 50점, 꼬치꼬치 따지되 이해를 하는 사람은 70점, 그리고 못 본 체 하면서 농담 삼아 웃으면서 자기의 주장을 피력하는 사람은 90점 짜리란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수긍이 간다.

자칭 연애박사에게서 듣는 연애특강. 술자리에서 하는 특강은 늘 즐겁게 마련이다. 맞거나 말거나 항상 연애는 가슴 설레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성간의 연애이고, 생활에 활력을 주는 것이란다. 하기에 연애는 나이에 관계없이 가슴 설레게 만든다는 것. 오늘 한 번 연애를 시작해 봐. 나이께나 먹은 사람들의 연애 중에 가장 좋은 상대는 바로 자신의 곁지기라는 것. 늘 연애를 하는 기분으로 살아가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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