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샹의 네버랜드 전을 돌아보다.

 

돼지와 변기가 만났다. 갖은 표정의 돼지들이 변기 안에, 혹은 새장 속과 달에도 있다. 우리가 기존의 생각하던 그림과는 영 차원이 다른 그림들이다. 이해하기도 힘든 변기와 돼지의 만남이, 세계에 하나 뿐인 화장실 문화공원인 해우재에서 전시를 갖고 있다. 작가 임성희의 뒤샹의 네버랜드 전은 한 마디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186-3에 소재한 화장실 문화공원 이층에서 열리고 있는, ‘뒤샹의 네버랜드 전1231일까지 전시가 된다. 지난 25일 찾아간 해우재에서 만난 그림들. 작가 임성희는 진지한 삶은 견디기 힘들다. 그러나 진지함이 유머와 함께 할 때, 보다 훌륭한 색채를 띠게 된다.”는 마르셀 뒤샹의 말에서 영감을 얻은 듯하다.

 

 

7회의 개인전을 연 작가 임성희

 

작가 임성희는 한남대학교 회화과(서양화 전공)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을 나와 한남대에 출강을 하고 있다. 그동안 7회의 개인전을 가진 작가는 2003년부터 개인전을 열었다. 2003년 자리-(대전 타임월드갤러리), 2005년 자리-꽃이피다(대전 S'dot갤러리), 2008년 금지된 장난(서울 갤러리도스), 2009년 친밀의 유희(서울 갤러리담), 2010년 영웅을 위한 미장센(서울 갤러리더케이), 2011년 백일간의 돼지꿈(원주 돼지문화원), 2013년 그들만이 사는 세상(대전 모리스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2008년부터는 단체전도 꾸준히 열어왔다. 서울 국제 현대미술축제(서울 장보고 홀)을 비롯해, 2010년 움직이는 성(도쿄 신주꾸 한국문화원), 미술 속 동물여행(서울 이랜드갤러리), 2011'NEXT CODE' 청년작가 지원전(대전 시립미술관), 2012년 상징의 교묘한 전복(서울 아트스페이스 긱), 이그나우(대전 시청갤러리), 2013년 대전국제아트쇼(대전 무역센터) 등에서 단체전을 열었다.

 

 

뒤샹의 변기 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봐

 

작가 임성희는 뒤샹의 변기 을 다양한 시각으로 재조명을 했다고 한다. 그 안에서 작가의 새로운 소재를 찾았다는 것이다.

나는 뒤샹의 변기 을 다양한 시점에서 바라보았다. 우선 변기의 형태에 집중했는데, 거꾸로 놓인 남성의 변기는 여성의 자궁을 닮아 있었다. 자궁은 수정란이 태아가 되어 출생할 때까지 자라는 장소이다. 이곳이야 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곳이 아닐까? 아늑한 곳, 이 공간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을 통해, 형태를 작고 크게 치환하여 변형시키고 여러 가지 상황을 설정하여 즐기면 된다.’한다.

 

해우재 이층에서 전시가 되고 있는 임성희 작가의 뒤샹 네버랜드 전은 한 마디로 충격이다. 돼지가 변기 안에서 배를 타고 거드름을 피우듯 있는 말하는 배’. 변기 안에 숲이 있고 그 안에 돼지들이 애정행각을 벌이는 애정의 숲’. 새장에 갇힌 돼지가 배를 내밀고 가장 편한 자세로 누워있는 숨 쉬는 방,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무한한 상상력의 표현

 

그림을 감상하고 있던 한 관람객은

아이들이 무슨 그림이냐고 질문을 하는데 참 난감했다. 내가 그림에 대해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질문을 받으니 진땀이 다 났다. 아마도 이 그림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려면 더 많이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화려한 색채에 풍부한 상상력이 작가의 스타일인 듯하다. 그림을 더 좀 알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작가 임성희는 언어유희를 즐겼던 뒤샹의 작품과 제목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마르셀 뒤샹의 2004121일 영국의 미술가 500명이, 지난 20세기 100년 동안 가장 영향력을 크게 미친 작품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서 앙리마티스, 피카소, 앤디워홀을 제치고 당당히 1등으로 선정이 되었다. 그 작품이 바로 뒤샹의 이었다.

 

작가는 그러한 뒤샹의 을 여러 가지 관점에서 바라보며 작품을 그렸다. 뒤샹의 샘은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를 거꾸로 엎어놓고, 거기다가 이라고 제목을 붙인 그림이었다. 작가 임성희의 무한한 상상력은 끝이 없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올 작가 임성희의 그림을, 해우재를 찾아가 만나보기를 권한다.

포천시 창수면 추동리에 있는 소원바위

소원바위, 사람들은 누구나 마음속에 염원하는 소원이 있기 마련이다. 소원이 다 이루어진다면 그도 별 재미없을 듯하다. 소원이란 열심히 고대하다가 이루어질 때, 그 참다운 맛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사람들의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바위가 있다.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추동1리에 있는 바위이다.

창수면 추동리는 한양 조씨들이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마을이란다. 이 마을은 매년 음력 2월 2일이 되면 왕방산 끝자락과 종현산이 맞물려 있는 곳, 산제사 터로 새벽에 올라가 산신제를 드린다. 오래도록 마을 주민들이 그렇게 정성을 드려왔다. 마을에 전해지는 습속이라 아직도 매년 제를 올린다는 것이다.

포천시 창수면 추동1리 '왕방산 소원바위 굿당' 안에 자리한 소원바위


마을 뒷산자락에 있는 커다란 바위

이 추동1리에는 커다란 바위 하나가 마을 뒤편에 있다. 마을사람들은 이 바위를 ‘소원바위’라고 부른다. 현재 이 바위는 ‘왕방산 소원바위 굿당’ 안에 자리를 하고 있다. 굿당이란 굿을 전문으로 하는 집을 말한다. 요즈음은 민가에서 굿을 하면 주변에서 시끄럽다고 하도 신고들을 해대니, 전문적으로 굿을 하는 굿당이 생겨난 것이다.

굿당은 대개 물 좋고, 산세가 좋은 곳에 자리를 한다. 현재 이 굿당을 운영하고 있는 당주인 김옥화(여, 51세)를 만나보았다.


동전을 부치고 기도를 하면 이루워진다고 한다.


“저도 이 지역에서 태어나 살았는데, 이곳에 와서 기도를 하다가 이 굿당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이 바위에 기도를 하면 한 가지는 꼭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현재 이 소원바위라는 바위는 굿당에서 임시로 전각을 지어놓고 있다. 바위가 영험해 이 바위 앞에서 굿판을 벌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란다. 신내림을 받은 무격(巫覡)들은 이 바위가 영험이 있다고 이야기들을 한다. 그래서인가 바위에 동전을 붙이고 서원을 하면, 그 서원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아들을 점지해 준 소원바위, 오랜 시간 사람들이 찾아와 빌어

“마을에서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바위가 소원바위로 불리게 된 것을 아주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바위 밑을 타고 흐르는 샘물이 바로 곁에 있어서, 아무리 가물어도 이 물은 한 번도 마른 적이 없다고 하네요. 물맛도 좋고 탁하지가 않습니다. 이 물은 위장병과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사람들이 한 번씩 와서 몇 통씩 떠가시는 분들도 있어요.”

소원바위는 마을 근처에서는 가장 큰 바위이다. 아마도 이런 바위와 물이 있어서 이곳에서 백일치성을 드릴 수가 있었을 것이다. 마을에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바위가 정말 소원을 이루어주기는 하는가 보다.

「아주 오래전에 이 곳 한양조씨 문중으로 시집을 온 한 여인이 있었다. 그런데 시집을 온지 몇 년이 지나도 아이를 낳지 못하자. 시어머니의 구박이 날로 심해져만 갔다. 어느 날 꿈을 꾸었는데, 할머니 한 분이 이 바위를 찾아가라고 했다는 것. 며느리는 이 바위를 찾아와 100일 치성을 드렸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들어서지 않던 아이가 들어섰다는 것이다.

며느리는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은 장성을 해 벼슬을 했다는 것이다. 그 뒤부터 이 바위는 소원바위라고 이름을 붙였으며,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기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신을 받은 사람들은 가끔 이 바위 위에 앉아있는 노파를 본다고도 한다. 바로 이 바위에 100일 치성을 드려 아들을 낳은 노파라는 것.」


소원바위 밑에서 솟아나오는 샘물. 위장병과 변비에 좋다고 ...


전설은 늘 즐겁다. 답사를 하다가 듣게 되는 이런 전설 하나가, 지루하고 힘든 답사 길에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소원바위에 동전 한 닢을 붙여본다. 척 달라붙는다. 그리고 마음속에 한 가지 서원을 한다. 이번에는 옆 샘으로 가서 물을 한 바가지 떠 마셔본다. 차다. 속이 다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솟아오르는 물방울이 무늬를 만들어 낸다. 이런 물을 마시면서 100일치성을 드렸다고 하면, 아마도 당연히 소원을 이루지 않을까?

소원바위를 돌아 추동1리 마을회관을 잠시 들린다. 한 낮의 시간을 놀이로 보내고 계시는 할머니들에게 소원바위에 대해 물어본다. 한 마디로 대단한 바위라고 하신다.

“그 바위가 소원을 들어주기는 하나봐. 열심히 빌면 이루지 못할 일이 어디 있을까? 지금도 사람들이 빌러 오는 것을 보면. 이러다가 우리 마을이 명물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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