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는 거리는 도로를 막고 그곳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마을단위의 작은 축제이다. 25일 주말을 맞아 사람들은 단풍구경을 가느라 난리들을 핀다. 그런 날 장안구 정자3(동장 황연주) 차 없는 거리는 온통 아름답게 물이 들었다. 고운 단풍 아래로 아이들이 신나게 탈것들을 즐기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세 번째 맞이하는 차 없는 거리라고 한다. 이날 아름답게 물든 단풍 아래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도로에는 아이들이 뛰놀고, 인도에는 부스를 설치하고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물건을 팔고 있다.

 

 

처음에는 우리 현대코오롱 아파트 주민들이 집에서 가져 온 물건들을 진열하고 알뜰장터를 열었는데, 지금은 이 앞에 분들은 모두 인근 아파트에서 나오신 분들입니다. 저희 차 없는 거리가 소문이 나자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 동참을 하고 계시네요.”

현대코오롱 아파트 입주자 대표인 허성근 회장의 말이다. 그만큼 차 없는 거리가 이젠 단순히 생태교통적인 기능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거리를 찾아 물건을 팔기도 하고 필요한 것을 사갖고 간다고 한다. 차 없는 거리가 지역의 축제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도 많은 회원들이 나와

 

주민들이 들고 나온 알뜰장터 외에도 작은 부스 안에 물건을 진열해 놓고 판매를 하는 곳이 있다. 이곳은 수원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많은 생산품목을 진열하고 판매를 하고 있다. 그 중에는 여성신발 한 켤레에 무조건 3,000원이라고 적어 놓은 것도 보인다. 또한 이곳에서는 협동조합 상담도 병행하고 있다.

 

오늘 이렇게 나와 보니 정말 별별 물건들이 다 나와 있네요. 이제는 차 없는 거리가 단지 차만 없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알뜰장터의 기능까지 갖고 있다니 놀랍습니다. 저희는 조원동에서 왔는데 저희 마을도 이렇게 차 없는 거리 운영을 하면서,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갖고 나와 알뜰장터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원동에서 왔다는 한 주부는 살고 있는 곳에서 이런 알뜰장터를 열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한다.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참가한 많은 부스 중에 젊은 청년 두 사람이 수원텃밭보급소라고 쓴 부스 안에 있는 것이 보인다.

 

당수동 텃밭을 돕는 동아리 '인액터스(enactus)'

 

경기대학교 동아리 모임이라고 하는 '인액터스(enactus)'는 비즈니스를 통해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모임이다. 헌재 경기대에는 19명의 회원이 있으며, 이 인액터스는 각 대학마다 동아리들이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인액터스는 사회공헌 동아리이다. 당수동 텃밭을 돕기 위해 나왔다는 황상구(통계세무학과)군과 김지수(경제학과)군은 모두 이 동아리의 회원이라고 한다.

 

저희 당수동 텃밭에서 생산된 이 농산물들은 모두 토종입니다. 당수동 텃밭에서는 수입 농산물 품종이 없습니다. 그리고 일체 화학비료를 주지 않고 키웠기 때문에 이렇게 조금 볼품은 떨어져도 맛이 좋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입니다.”

 

 

부스에 진열한 농산물은 고구마를 비롯해, 늙은 호박과 단호박 등이다. 늙은 호박은 5,000, 단호박은 1,000원과 2,000원이다. 일반 호박은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재활용 컵에 딸기를 키울 수 있는 체험도 하고 있다.

 

저희 인택터스 동아리는 당수동 토종농산물의 홍보마케팅과 판매 전략을 세워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농사를 짓는 분들이 그런 면에서는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변화하고 있는 차 없는 거리’. 단풍이 곱게 물든 주말에 정자3동 도로는 잔치장소로 변했다. 이색자전거를 타며 즐거워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알뜰장터를 돌아보는 주민들까지 변화한 차 없는 거리를 만끽하는 듯하다.

‘오징어 공예’라는 들어 본 적이 있는지. 속초는 오징어로 유명한 곳이다. 이 철에 속초를 가면 바닷가에 즐비하게 널어놓은 오징어를 볼 수가 있다. 그 오징어가 마르면 짭짤한 것이 먹기가 좋다. 그런데 그 오징어를 먹지 않고, 그것을 갖가지 공예품을 만들었다. 속초 재래시장인 중앙시장 안에 가면 오징어 공예를 하는 ‘백현정씨’를 만날 수 있다.

오징어의 변신은 무죄란다. 오징어가 꽃도 피우고, 화투장도 되었다. 배도되었다가 새도 된다. 오징어의 무한변신이다. 오징어의 무한변신.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는 것일까? 그 오징어들의 변신을 감상한다.


백현정의 오징어 공예 관람하기











모처럼 연휴를 맞이하여 쉬고 있는 차에, TV를 통해서 본 ‘나는 트로트 가수다’. 나는 가수다의 트로트 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프로는 사람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원래 TV를 잘 보지 않는 사람이고, 더구나 연예, 오락, 드라마 등 하고는 담을 쌓고 사는지라, 그냥 채널을 돌릴까 하다가 한 번 보자고 생각을 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45년이란 긴 세월을 무대에서 살아 온 남진이라는 가수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무대였다. 무대에서 보이는 여유는 딴 가수들이 긴장을 하는 것과는 달랐다. 심수봉의 ‘비나리’를 돈스파이크가 편곡을 맡아 이국적인 냄새를 풍기는 곡으로 바꾸어 놓았는데,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무대였다.

심수봉의 '비나리;를 부르는 남진. '나는 트로트 가수다'에서 후배들과 한 무대에 올라 연륜이 묻어나는 무대 매너를 보여주었다. (사진은 인터넷 자료) 

7명 모두가 일등인 ‘나는 트로트 가수다’

‘나는 가수다’와는 달리 1등만을 뽑는 무대였다. 경쟁을 하기는 했지만 자신이 최선을 다해 나름대로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그러나 무대에 임하는 가수들의 자세는, 나는 가수다를 능가하는 열정이 있었다. 트로트계를 대표한다는 하는 7명의 가수들은, 모두 편곡을 한 곡을 들고나와 나름대로의 독특한 맛을 보여주었다.

순서를 추천하였는데 앞으로 남자 4명이 먼저 노래를 하고, 뒤로 여자 3명이 이어서 부르는 바람에 더욱 긴장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거기다가 가장 막내인 박현빈이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 그 긴장은 더했을 것이다. 박현빈은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을 불렀다. 젊고 패기가 넘치던 무대에서 선배의 노래를 편곡을 해서 부른다는 것이 부담도 되었을 텐데, 무리없이 소화를 해냈다는 생각이다.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른 태진아는 고(故) 김정호의 ‘이름 모를 소녀’를 열창했다. 늘 밝고 웃음이 가시지 않는 모습을 보아왔는데, 이름 모를 소녀를 잘 소화해 낼까 염려가 되었지만, 독특한 창법으로 쏟아내는 듯한 절규를 터트렸다. 아마도 아쟁과 가야금의 완벽한 조화가 더욱 이채를 띠었던 것 같다.

노력한 만큼 즐거운 무대

세 번째로 무대에 오른 설운도는 박인수-이동원의 ‘향수’를 불렀다. 정장차림을 고수하는 설운도는 찢어진 바지를 입고나오는 파격적인 변신을 했다. 성악가와 함께 하는 향수는 설운도에게는 맞지 않는 노래일 듯 했지만,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만 맨 마지막 고음처리에서 조금은 불안한 듯한 것이 흠이랄까?

그리고 가수왕을 몇 번이나 차지한 남진의 무대였다. ‘명불허전’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일까? 애잔한 심수봉의 노래 ‘비나리’가 새로운 형태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여유와 관록이 묻어나는 무대매너. 괜히 남진이 아니었다. 딴 가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음을 토해내었다면, 남진은 어구시틱 기타에 맞추어 폐부 깊숙한 곳에서 울려나오는 공명통이었다. 듣는 사람의 마음도 함께 흔들 수 있는 그런 남진의 노래, 젊은 후배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는 것도 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파격적인 변신은 놀랍고도 즐거워

남자가수들의 차례가 끝나고 제일먼저 문희옥이 무대에 올랐다. 문희옥은 ‘노바디’를 새롭게 편곡을 해 무대에 올렸으며, 방청색에서는 환호가 터져나왔다. 트로트 가수가 노바디를, 그것도 춤을 추면서 불렀기 때문이다. 가히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모니터 화면을 통해 그것을 보는 동료가수들까지도 놀랄 정도의 변신이었다.

사회를 맡아 진행을 하던 장윤정은 부활의 ‘네버 앤딩 스토리’를 불렀다. 트로트 창법과는 전혀 다른 창법을 어떻게 표현을 할지가 궁금했다. 본인도 그런 걱정을 하고 있었다. 음이 길어지면 떠림현상이 나타나는 트로트 창법으로 돌아간다고. 하지만 격정의 무대였다. 너무나 격한 감정이 격해서인가, 중간에 약간은 심한 요성음이 흠이라면 흠이다.

7명 중에 가장 오랜 시간을 기다리다 무대에 오른 김수희. 임재범의 ‘너를 위해’로 무대에 올랐다. 저음 아쟁의 굵직한 소리를 깔고 노래가 시작한다. 처음에는 음악소리에 묻혀 조금은 신경을 쓰이게 만든다. 하지만 김수희 특유의 터져 나오는 창법으로 그 모든 것을 감싸 안는다. 마지막에는 감정에 지나치게 몰입을 한 탓인지, 눈물이 맺히는 듯하다.

7명 전원에게 봉투가 돌아갔다. 그 중 함 명만이 ‘1등’이라는 글이 써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쓴 종이가 들어있다. 하지만 공연을 마치고나서 알 만한 사람들은 누가 1등을 할 것인지를 이미 다 알고 있었을 것이다. 요즈음 아이돌 가수 같지 않은 트로트 가수들이다. 무대에서 십수 년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누구에게 1등을 주어야할지 먼저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1위를 차지한 남진은 ‘후배들 앞에서 부끄럽다’며 ‘더 열심히 하라는 말로 알겠다’며 겸손하게 소감을 전했다. 후배들도 자랑스런 선배에게 박수로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이날 ‘나는 트로트 가수다’의 무대에 오른 7명 모두가 일등인 무대였다. 그리고 이런 무대가 앞으로 더 많이 이루어져, 진정한 가수가 무엇인지를 사람들이 알아야한다. 정말 노래가 무엇인지를 알려준 무대. ‘나는 트로트 가수다’에 출연한 7명 모두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절에 가면 명부전 옆에 작은 조형물이 하나씩 있다. 흔히 절에서는 이를 두고 '소대'라고 부른다. 여러가지를 태우는 곳이다. 그러나 이 소대는 쓰레기 등을 태우는 곳이 아니다. 절에서 망자의 극락왕생을 비는 천도제를 마친 후에, 그 때 사용한 각종 번이나 망자의 옷가지, 천더제에서 사용한 각종 기물 등을 사르는 곳이다.

소대의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절마다 나름대로 특색이 있는 모습으로 꾸민다. 대개는 벽돌을 이용하거나 황토 등을 이용해 웅장하게 꾸며 놓은 곳도 상당히 많다. 그러나 그렇게 불을 많이 피우지 않는곳은 아담하게 꾸민다. 얼핏보면 아름다운 조형물과도 흡사하다.
 

   

울산 도솔암 소대의 아름다움

울산시 북구 회봉동 30번지에 소재한 도솔암. 넓지 않은 경내에는 대웅전과 삼성각, 요사 등이 자리하고 대웅전 앞에는 석탑이 자리한다. 도솔암을 들어가기 전에 이 작은 절이 색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우선 일주문인 불이문은 사람이 겨우 한 사람 비집고 들어가야 할만큼 작다. 그리고 그 우측에 새롭게 조성한 소대가 보인다.

소대는 기와와 황토로 꾸몄으며 앞에는 기대석을 하나 놓았다. 아마 제상으로 사용하는 듯하다. 암기와와 숫기와를 이용해 문양을 넣은 소대. 그리고 지붕은 이층으로 만들어 맨 위에는 옹기굴뚝을 올렸다.




소대의 변신은 무죄

절마다 있는 소대. 각양각색으로 꾸며진 소대는 그 하나만으로도 훌륭한 조형물이 된다. 요즈음 절을 찾아다니면서 보면 이렇게 아름답게 꾸며진 소대가 많이 눈에 띤다. '소대의 변신은 무죄'라서 일까? 조금은 답답하기만한 절을 찾아 가노라면 이렇게 작은 소대 하나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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