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17호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앞 석등은, 경북 영주시 부석면 북지리 148 부석사 경내에 자리한다. 국보 제18호로 지정이 되어있는 무량수전 앞에 서 있다고 하여, 부석사 무량수전 앞 석등이라고 명명하였다.

 

석등은 흔히 ‘광명등’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부처의 광명을 상징하여 붙여진 별칭이다. 석등은 절의 가장 중요한 곳인 대웅전 앞이나 탑과 같은 건축물 앞에 세워진다. 석등은 불을 밝혀두는 화사석을 중심으로, 아래로는 간주석과 받침돌을 두고, 위로는 지붕돌을 올린 후 꼭대기에 머리장식을 얹어 마무리한다.

 

 

단아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석등

 

부석사 무량수전 앞의 석등은 문화재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본다고 해도, 그 균형이 잘 맞는다고 느낄 정도이다. 4각으로 조성한 바닥돌은 옆면에 무늬를 새겨 꾸몄으며, 그 위의 아래받침돌은 큼직한 연꽃 조각을 얹어 가운데 기중인 간주석을 받치고 있다. 전형적인 8각 기둥형태인 이 간주석은 굵기나 높이에서 아름다운 비례를 보인다.

 

간주석의 위로는 연꽃무늬를 조각해 놓은 윗받침돌을 얹어놓았다. 받침돌의 끝마다 조각한 귀꽃이 더 없이 아름답다. 8각의 화사석은 불빛이 퍼져 나오도록 4개의 창을 두었고, 나머지 4면에는 세련된 모습의 보살상을 새겨놓았다. 이 보살상들은 금방이라도 불을 밝히고 석등을 빠져 나올 것만 같다. 그만큼 이 석등은 간결하면서도 조각 하나하나가 세련된 미를 자랑하고 있다.

 

뛰어난 균형미에 아름다운 선

 

지붕돌도 역시 8각이다. 지붕돌은 모서리 끝이 가볍게 들려있어 경쾌해 보인다. 꼭대기에는 머리장식을 얹었던 받침돌만이 남아있다. 통일신라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석등. 부석사 석등은 그 비례의 조화가 아름답고,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멋을 지니고 있다. 특히, 화사석 4면에 새겨진 보살상 조각의 정교함은 이 석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무량수전 측면에서 석등을 바라본다. 하늘 끝과 맞닿은 안양루와 석등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아마도 이런 멋진 모습 때문에 사람들은 이 석등이 가장 아름답다고 표현을 하는가 보다. 그 앞에서 걸음을 땔 수가 없다. 언제 또 이곳을 들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인지.

 

이렇게 아름다운 문화재를 하나하나 만날 때마다 항상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이렇게 문화재 답사를 할 수 있도록 내가 답사가가 되었다는 점이다. 만일 이렇게 전국을 돌아다니지를 않았다면 생활은 좀 더 편했겠지만, 우리 문화재에 대한 고마움은 느낄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배례석의 조화로움

 

자칫 석등에 빠져 그 앞에 놓인 배례석을 놓칠 수도 있다. 석등 앞에 놓인 배례석은 그 존재만으로도 아름답다. 네모난 일석으로 조성을 한 배례석은 윗면에 커다란 연꽃 한 송이를 돋을새김 하였다. 그 밑으로는 조금 층지게 파 들어가서 둘레를 안상을 새겨 넣었다. 밑 부분은 밋밋하게 표현을 하였으나, 전체적으로는 균형이 잘 잡혀있다.

 

영주 부석사에서 만난 통일신라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석등. 크지 않은 석등이지만, 그동안 만나왔던 수많은 석등보다 월등히 아름답다. 이렇게 아름다운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정말 고마운 일이다. 그래서 늘 길 위에 서 있는 것이지만.

논산 관촉사에는 보물 제218호인 거대한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이 있어 유명한 절이다. 이 석조미륵보살입상을 흔히 ‘은진미륵’이라고 부르는데, 이 미륵보살입상이 있는 곳에서 20m 정도 앞에는 배례석이 놓여있다. 현재 충남 유형문화재 제53호로 지정이 되어있는 이 배례석은, 우리나라의 석조물 중에서도 그리 흔하지 않은 문화재다.

배례석은 절을 찾은 불자들이 부처님께 합장하고, 예를 갖추는 장소로 사용했다고 한다. 아마 이 배례석에서 예를 올린 것은 아니고, 이 배례석 앞에 자리를 마련하고 그곳에서 부처님께 예를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뒤편에 석탑이 1기가 서 있고, 그 앞으로는 미륵전이 있다.


논산 관촉사 경내에 있는 문화재인 배례석(위)와 석문(아래)

뛰어난 조각술이 엿보이는 관촉사 배례석

관촉사 미륵전 뒤편에 놓인 배려석은 장방형의 대석이다. 바닥에서 2단으로 직각고임을 해서 올려놓고, 그 위의 면석에는 사방에 안상을 새겨 넣었다. 안상은 고려 때의 석조물에서 흔히 보이는 문양으로, 전면에는 3개를 새겨 넣고 단면에는 2개가 새겨져 있다. 가운데는 버섯구름 모양의 문양을 돋을새김하고, 여울진 모양으로 주변을 장식했다.

배례석의 윗면에는 중앙에 커다란 연꽃을 중심으로, 좌우에 그보다 약간 작은 연꽃 두 송이를 돋을새김 하였다. 가운데 연꽃이 양쪽의 것보다 약 3㎝ 정도가 크며, 연꽃잎은 모두 8잎으로 연꽃 한 잎의 중앙부가 갈라져 두개의 잎으로 나누어진 것으로 표현되었다. 이렇게 섬세하게 조각을 해 놓은 배례석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원형이 잘 보존이 되어있다.





사찰의 중문 역할을 한 석문(石門)

미륵전을 조금 비켜선 계단위에는 돌로 만든 석문이 보인다. 예전에는 이 문을 통해 경내로 들어갔을 것이다. 이 석조물은 일주문과 천왕문을 거쳐 경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했던 문이다. 석문의 한쪽 기둥에는 ‘해탈문’이라고 새겨 놓았다. 문 입구에는 넓이가 48cm 정도의 돌기둥을 양편에 세우고, 윗면 천정에는 길게 장대석으로 잘 다듬은 돌을 다섯 장 올려놓았다.

전체적인 석문의 모습은 4각형을 이루고 있으며, 터널과 같은 형태로 꾸며졌다. 지금은 일부만 남아있지만 문의 양편에는, 성문을 연결하여 경내를 보호할 수 있도록 석벽으로 둘러놓았다. 이러한 형태의 석문은 다른 사찰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든 예이다. 이 석문은 석조미륵입상과 같은 연대에 제작된 것은 아니고, 그 후에 필요에 의해 축조되었을 것으로 본다.




기둥 좌측에는 해탈문이라 적었다(맨위) 석문 안으로 은진미륵이 보인다. 그리고 문에 연결한 석벽괌(위에서 세 번째) 바위와 어우러진 석문(아래)

은진미륵이 자리하고 있는 논산 관촉사. 2기의 희귀한 석조물이 있어 남다른 곳이다. 전국에 있는 수많은 절에는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지만, 관촉사는 또 다른 형태의 문화재로 찾아드는 이들을 들뜨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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