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이 자작시를 직접 들려주는 시낭송도 색다른 전시회

 

나무이고 싶다

한 자리에서 오랜 세월

바람이 들려주는 세상 얘기에도

아랑곳 않고 흘려보내는

나무이고 싶다

 

권지영 시인의 자작나무 아래에서라는 시의 첫 구절이다. 17일 오후 2,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2층에서 열린 수원민예총 문학위원회 ‘2019 시콤달콤 전시회개막식은 10여 명의 수원민예총 문학위원회 시인들이 모인가운데 조촐하게 열렸다. 개막식은 거창하지 않지만 회원들이 모여 자작시를 낭송하고, 작품을 돌아보며 대화의 시간을 갖는 등 알찬 개회식이 되었다는 생각이다.

 

 

경기민예총 문학위원회는 2014926일 인계동에 소재한 경기문화재단 강의실에서 발족식을 가졌다. 경기민예총 문학위원회는 매년 수원에서 전시회 및 음악과의 콜라보레이숀 등 다양한 행사를 벌여왔다. 한국민예총은 2014221일 지역 분권에 발맞추어 독자적인 예술행보를 위해 사단법인 경기민예총으로 구분되었으며 2016년 당시 수원, 과천, 김포, 부천, 성남, 시흥, 안산, 여주, 용인, 의정부, 평택, 화성 12개 지부와 문학위원회, 경기민미협, 경기민족굿연합 3개 장르위원회가 생겼다.

 

수원민예총은 한국민예총 수원지부가 수원시내 초··고교생을 대상으로 2003년 제1‘2003 수원화성 학생풍물축제를 개최한 바 있다. 그런 점으로 보면 수원민예총은 그 이전부터 한국민예총의 단체로 활동하다가, 경기민예총이 2014년 발족한 뒤 경기문학위원회가 생긴 것으로 보아 그 후 수원문학위원회가 발족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양한 시인들의 시에서 보이는 우리의 문제

 

민예총은 진보적 예술활동과 실천을 통하여 문화예술 발전을 위하여 헌신하며, 회원의 권익 옹호와 창작활동에 기여함을 그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이다. 그동안 경기민예총은 대추리 미군기지 반대운동, 용산참사 예술행동, 세월호 참사 예술적 참여 등 시대의 아픔과 함께 하여왔다.

 

그런 민예총의 시인들의 작품은 대개 우리의 아픔을 표현하는 작품들이 상당수 전시되어있다. 김학순 할머니의 이야기를 표현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박설희 시인)’, DMZ 생태평화공원에서 교감(이정원 시인)’, ‘위안부(김영주 시인), ’어떤 자장가(오춘옥 시인)‘, 고 김복동 할머니를 그린 할매나비(홍순영 시인)’ 등 전시되어 있는 작품 대부분은 모두 우리의 문제와 아픔을 이야기하고 있다.

 

개막식에 참석한 지동행정복지센터 김민수 동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렇게 많은 시를 만날 수 있어 반갑다면서 좋은 전시를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보겠다고 했다. 김민수 동장의 인사말에 이어 개막식에 참가한 시인들이 나와 자신들의 자작시를 낭송하는 것으로 개막식이 이어졌다.

 

내로라하는 인물들 수원민예총 문학위원회에서 활동

 

수원민에총 문학위원회가 주관하는 ‘2019 시콤달콤 전시회를 돌아보면 내로라하는 시인들의 이름이 보인다. 초대 경기문학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정수자 박사를 비롯하여, 열린공간 을 운영하는 수원화성연구소장 이달호 박사, 한신대학교수 김준혁 박사, e수원뉴스 김우영 주간 등도 수원민예총 문학위원회 일원이다.

 

928일까지 이어지는 수원민예총 문학위원회가 주관하는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2층 갤러리를 찾아 문학위원회 시인들의 시를 돌아보며 우리의 아픔과 문제를 생각해보기 바란다.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는 1층에 카페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요즈음 같은 절기에 차 한 잔을 음미하여 시 감상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양보다는 질이 우선하는 그런 모임이 되길 원한다. 그리고 이 모임과 같은 타 단체의 모임들과도 배척하거나 배타적이지 말고, 모든 것을 포용하는 그런 마음이길 바란다. 앞으로 2 ~ 3년이 지난 다음에 평가를 받는다는 생각으로, 이 모임이 잘 발전되어 나가기를 바란다. 축하한다.”

 

고은시인이 26일 늦은 7시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소재한 경기문화재단 3층 강의실에서 열린, 경기민예총 문학위원회 발족식에서 축사를 하면서 한 당부의 말이다. 문학위원회 고문으로 추대를 받은 고은시인은 이 외에도 과거 민예총이 처음으로 발족 했을 때를 회상하면서, 개성이 강한 민예총이 정치적인 관변단체가 되지 않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족식에는 민예총 문학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추대를 받은 용환신 시인과 홍일선 시인도 자리를 함께 했으며, 이달호 전 수원화성박물관장, e수원뉴스의 주간인 김우영 시인 등도 함께 자리를 해 축하를 해주었다.

 

 

40여 명의 시인과 소설가 등 한 자리에

 

발족식에는 시인과 소설가 등 문학인들 4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했으며, 이들은 경기도 각 지역에서 활동을 하는 시인과 소설가들이다. 문학위원회는 올 64일 용환신, 정수자 외 다수의 인원이 모여 1차로 경기민예총 문학위원회를 발족할 것을 논의했다. 이 모임에서는 고은 시인을 비롯한 여러 작가들이 모시고, 한 두 차례 모임을 더 갖고 발족식을 치룰 것 등을 논했다.

 

6222차 모임에서는 경기민예총 문학위원회로 명칭을 정하고 경기문학인 백서를 만드는 사업과 정관 등을 제정하는 일, 회원을 섭외하는 일들과 어떤 행사를 할 것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였다. 그 뒤 두 세 차례의 모임을 더 갖고, 이날 발족식을 갖게 된 것이다.

 

이들은 발족식에서 109일 비무장지대인 DMZ(demilitarized zone)을 탐방하기로 했다면서, 그곳을 다녀 온 후 1222일 시와 사진 등을 곁들인 전시회를 열고 그 기록들을 취합해 자료로 남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초대 위원장에 정수자 시인을 추대

 

정수자시인은 1984년 세종대왕숭모제전 전국시조백일장에서 장원으로 등단한 후, 중앙시조대상, 현대불교문학상, 이영도시조문학상, 한국시조작품상, 수원문학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 11월 시집 탐하다가 최우수도서로 선정되었으며, 222일 계간시조잡지 시조시학이 주관한 제4회 한국시조대상에 홍성란 시인과 함께 공동수상을 하시도 했다.

 

초대 위원장으로 추대된 정수자 시인은

올 한 해 가장 자주 만난 말은 잊지 않겠습니다.’ 였다. 목적어를 명시하지 않아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이 문장은 문학이 오랜 소임임을 일깨운다. 아프고, 슬프고, 외롭고, 힘없는 사람들을 더 기억하고 더 찾으며 그 편에서 더 뜨겁게 서왔던 문학의 준엄한 길을 돌아보게 한다.”면서

 

“‘홀로 또 같이라는 말처럼 우리 모두 홀로 깊고 높되, 같이 따듯하게 넓어지는 경기민예총 문학위원회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꿈도 서로 부추기며 신명나는 판을 통해, 경기도의 생명과 평화의 자유를 더 새롭고 더 아름답게 열수 있도록 함께 나아가자고 취임사를 통해 밝혔다.

 

 

이 발족식에 참석을 한 시인 한 사람은

우리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시인들이 어떻게 세상을 보듬고 나아가야 할 것인지를 깨닫는 문학위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고은 선생님의 말씀처럼 양을 늘리는데 전전긍긍할 것이 아니라 질을 높여 세상을 밝히는 붓을 든 문학인들이기를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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