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드래요! 정말 이상한 횟집이 다 있드래요. 이 집은 정말 사람 혼을 빼놓기 딱 좋은 그런 집이었드래요. 수족관에는 축구공보다 다 큰 마리를 가진 문어란 놈 한 마리가 떡 버티고 있질 않나. 아무튼 이 집에서 회를 먹고 나서, 딴 곳에 가서는 다시는 먹을 수 없겠드래요. 그만큼 서비스 최고에 값이 착하다는 것이드래요.”

 

그 지방 말을 흉내를 내려고 하니, 영 어색해서 안 되겠고. 19() 속초에서 몇 명이 회동을 가졌습니다. 남들은 저희들 모임을 달빛 파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미친모임이라고도 합니다. 한 번 만나면 23일을 줄기차게 퍼 마시고, 또 마시기 때문이죠. 인원이라야 많지는 않습니다.

 

 

2년 만에 만난 모임

 

사실 이번 모임은 2년 만에 이루어졌습니다. 개별적으로는 가끔 만나기도 하지만, 5명 전원이 모인 것은 이번이 2년 만에 처음입니다. 막내가 지난해에 커다란 수술을 받고나서, 가급적이면 막내를 위해 모음을 삼가기도 했죠. 이 모임은 친 형제들보다 더 의리가 있다고 들도 말합니다.

 

어쨌거니 그렇게 속초까지 가서 모임을 기진 것은, 이 모임 외에도 딴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녁시간에 만나 그 곳 인근에서 살고 있는 분의 안내로 찾아간 횟집은 개복치로 유명한 횟집입니다. 개복치를 이용한 물회를 한다고 하네요. 속초시 영랑동 143-171에 소재한 속초삼해횟집이라는 곳입니다.

 

 

이 집에 도착을 해 처음으로 만난 것은 수족관에 있는 문어였습니다. 그 머리가 가히 축구공보다도 큰 것이 반쯤은 밖으로 나와 있습니다. 머리를 손가락으로 눌러보아도 반응이 없습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예약을 해 놓아 미리 상을 보아 놓았고요. 그런데 그 상을 보고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는.

 

보기 좋고, 먹기도 좋고

 

상에는 일명 스키다시라고 하는 서비스 품목이 자리를 하고 있는데, 그 모든 것이 다 회라는 것이죠. 나무판에 가리비 껍질로 그릇을 만들어, 그것에 회를 주욱 나열해 놓았습니다. 또 한편에는 물회와 역시 가리비 껍데기에 회를 놓았죠. 그런데 그 회마다 모두 이름을 걸고 있는 작은 삼각기가 하나씩 걸려있습니다.

 

 

개복치살이래요’, ‘오징어래요’, ‘청어래요’, ‘꼴뚜기래요등등. 그 회의 이름이 적힌 기가 있어 걱정 안하고 회맛을 음미할 수가 있다는 것이죠. 이 집의 첫 번째 놀랄만한 일입니다. 그리고 모처럼 만났으니 어찌 그냥 지나칠 수가 있겠습니까? 필수적으로 하는 일, 한 잔 해야죠. 그래도 막내가 아직 술을 마시지 못하니, 가급적이면 참으려고 하는 눈치였다는 것이죠.

 

아무튼지 그렇게 분위기 좋게 회에다가 술을 한 잔씩 마시고 있는데, 이번에는 회가 나왔습니다. 광어와 우럭이 한 마리씩 커다란 접시에 떡하니 눈을 부라리고 있네요. 이 녀석들 좀 점에 수족관에서 만난 녀석들이랍니다. 거참 물고기 어생(魚生)’이란 것이 다 그런가 봅니다. 하루아침에 이렇게 상 위로 올라왔으니 말이죠.

 

 

이 집 정말 놀래 켜도 너무 놀라게 한다.

 

회를 거의 다 먹어가고 있을 무렵 커다란 생선찜을 들고 왔습니다. 음식 맛도 좋은 편이어서 그냥들 먹기가 바빴다고 보아야죠. 그런데 이 집 정말 서비스 하나는 대단합니다. 주문만 하면 손님이 그렇게 많은데도 즉각 달려옵니다. 이 집 종업원들이 힘들겠다고 한 마디씩 합니다.

 

그리고 매운탕에 누룽지까지. 사실 이 집을 밥을 먹겠다고 하면 새로 밥을 지어다 주는 집입니다. 하지만 이미 배가 포화상태인고로 막내만 밥을 먹고, 우리들은 그저 술잔을 더 채울 수밖에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날 우리가 먹은 술이 소주 7병에 맥주가 4병인가 먹었습니다. 술값만 해도 33,000원입니다.

 

 

 

계산서를 받아보니 이것 믿어야 합니까? 그렇게 잘 먹었는데 술값 포함 139,000원이라는 겁니다. 말이 되나요. 이게. 사람 참 여러 번 놀라게 만드는 집입니다. 회 잘 먹는 분들은 참 좋을 듯합니다. 어쨌거나 이 집 다음에 꼭 다시 들려봐야겠습니다. 또 무슨 놀랄 일이 있는지.

자연이 사람들에게 그냥 주는 것은 참 많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자연의 고마움을 잘 모른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자연이 필요한 것인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자연으로의 회귀.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힐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그들이 쉽게 이야기를 하는 힐링이 진정한 몸과 마음의 치유가 되기는 할까?

 

수원에서 파워소셜러 팸투어를 마친 후,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그냥 헤어지기가 섭섭해 술을 한잔 나누었다. 그런데 그 술이 문제! 한 순배 돌아가자 여주로 가자고 다들 마음에 통했다. 밤늦게 달려간 여주. 그리고 다음 날, 사람들은 자연을 마음껏 즐겨보잔다. 싫다할 사람 없으니 더 더욱 좋지 않은가?

 

 

 

여주 상교리는 자연의 보물창고

 

함께 팸투어에 참가를 했던 여주군 북내면 상교리에 사는 아우네 집 근처에 있는 산은, 예전에 금광이 있던 곳이다. 지금도 산을 오르면 여기저기 굴이 보인다. 가끔 여름에 찾아가면 그 근처만 가도 찬바람이 나오고는 하기 때문에, 일부러 굴을 찾아가고는 하지만. 이 산에서 흐르는 맑은 물과 지천에 깔린 나물들.

 

함께 동행을 한 블로거 장유근(보라미랑)님과 정덕수(한사), 한 사람은 들판에서 달래와 냉이를 캐고, 아우(김원주님)와 장유근님은 고기를 잡으러 나섰다. 맑은 물속에 담가놓았던 그물 안에는 꽤 많은 물고기들이 들어가 있다. 그것을 일일이 손질을 해 매운탕을 끓이고. 정덕수님이 캔 달래와 냉이는 양념을 해서 잘 무쳐놓았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마련한 술상. 매운탕에 달래와 냉이무침, 그리고 된장국, 시원한 공기, 발밑에서 봄기운과 함께 올라오는 흙냄새. 그리고 좋은 벗들. 이러한 자연에서 구한 좋은 음식과 좋은 벗들. 절로 술 한 잔 들어가지 않겠는가? 그렇게 먹다가 보니, 또 하루가 지나버렸다. 그래도 좋지 아니한가?

 

자연에 묻혀, 자연으로 돌아가는 생활. 조금만 노력을 하면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푸짐한 먹거리들. 이런 것이 바로 힐링이 아닐까? 자연은 늘 우리 곁에 그렇게 많은 것을 주고 있지만, 정작 우리들이 그런 것의 고마움을 알지 못한다.

 

 

자연에게서 받은 선물들

 

벗들이 물고기를 잡고 나물을 채취하는 동안 산으로 올랐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산에는 항상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산등성이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발밑에서 낙엽이 부서지는 소리들이 정겹다. 조금 올라가니 낙엽 틈에서 벌겋게 색이 든 것이 보인. 영지버섯이다.

 

사실 이곳에 들릴 때마다 산을 오르고는 하는 이유가 바로 버섯 때문이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줄 수 있을까 해서 꼭 오르는 산이다. 3월이기는 하지만 날이 푹해서 땀이 다 난다. 밤늦게까지 마신 술로 인한 숙취가 가시는 듯하다. 산을 이리저리 돌다가 보니 손에는 영지버섯 몇 개가 들려있다.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 다음에 또 오면 되기 때문이다.

 

 

필요한 만큼만 가져가면 된다. 내려오니 모든 음식이 차려져 있다.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밖에서 자연에게서 받은 음식들. 그것만도 좋은데 사진을 찍는다고 하니, 이 집의 안주인인 장화백이 담 밑에 핀 제비꽃 세 송이를 따다가 달래무침과 냉이무침 위에 올려준다. 그 작은 꽃으로 인해 그저 덤덤한 나물무침이 작품이 된다.

 

그저 모든 것 하나가 다 즐겁고 고맙다. 아우가 오더니 집에서 키우는 흑염소에게 손짓을 한다. ‘일어서라고 하자, 흑염소가 앞발을 들고 벌떡 일어난다. 순간 다들 자지러진다. 자연 속에서 자연을 맞는다. 그리고 자연이 된다. 이런 것이 요즈음 몸과 마음을 다 치유한다는 힐링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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