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좀 색다른 음식이 먹고 싶어질 때가 있다. 속이 확 풀리는 음식이거나, 아니면 정말 정신없이 매운 그런 음식 말이다. 어제 점심에 우연히 사무실 근처에 있는 식당을 들렸다가, 정말 땀 깨나 뺐다. 이 식당은 ‘장치봉의 맵꼬만 명태찜’이란 상호를 달고 있다.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이 음식에는 손을 들어버린다고 한다.

 

자극성 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딱 먹기 좋은 ‘맵꼬만 명태찜’은 1인분에 5,000원이다. 가격도 착한데다 밑반찬도 깔끔하다. 밥은 한 공기에 1,000원을 별도로 받지만, 밥이 부족하면 인심 좋게 더 퍼준다. 2인분을 시키면 항상 한 사람 몫은 남을 정도로 푸짐하게 나온다.

 

 

감기도 떨어질 것 같은 매운 맛

 

‘장치봉의 맵꼬만 명태찜’ 집은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에 소재한다. 초행길인 사람도 찾아가기가 쉽다. 동수원 사거리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1번 국도를 따라 서울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팔달구 지동과 우만동을 경계로 한, 못골 사거리가 나온다. 사거리 신호를 건너기 전 우측으로 들어가는 2차선 도로에 자리한다.

 

아마 큰 길에서 20m 정도를 안으로 들어가면 좁은 골목길이 4사리가 되는데, 그 한편에 간판이 보인다. 난 매운 것을 좋아한다고 하면 늘 이 집을 소개한다. 그저 보통으로 달라고 해도 혀가 얼얼한데, 정말 매운 맛은 아직 먹어보질 못했다. 그냥 호기로 먹었다가는 경을 칠 정도라니 말이다.

 

 

맛 좋은 식당은 주인이 바뀌어도 맛이 있어

 

환절기에 잃기 쉬운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이란 생각이다. 예전에도 이 집은 식당이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맛이 있는 식당자리는 주인이 바뀌어도 맛이 있다. 인심 좋은 식장자리는 주인이 바뀌어도 인심이 좋다. 전국을 다니면서 음식 맛을 보고는 하지만, 어느 곳에 가던지 식당조차 자주 바꾸지 않는 성격인지라 맛집 하나는 꼭 기억하고 다닌다.

 

이 맵꼬만 명태찜 집은 지난 번 식당도 음식 맛도 일품이지만, 주인의 심성이 정말 착한 집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안에 공사를 한다고 써 붙이더니, 주인까지 바뀌었다. 물론 그 전 식당의 음식과도 달라졌다. 이렇게 맛 좋은 식당에 주변에 있다는 것도, 작은 행복이란 생각이다.

 

 

참 재미있는 식당이네

 

한참 땀을 흘리며 밥을 먹다가 보니, 옆에 문구가 적힌 작은 표지가 보인다. 무엇인가 해서 들여다보았더니 ‘신문고를 울려라’라고 제목을 달고 <칭찬, 개선점, 격려, 충고, 감동 전하고 싶은 말씀을 문자나 이메일로 해주세요>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친절하니 전화번호까지 적어놓았다.

 

그저 맛있는 밥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는 것도 고마운데, 이렇게까지 작은 재미를 주다니. 이 식당 앞으로 자주 이용할 것만 같다.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시원한 ‘맑은 명태탕’도 있으니까.

이틀사이로 전국을 강타하고 지나간 태풍. 이젠 그 이름조차 듣기가 싫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인지. 그런 생각을 하다가 보면 마음만 아프다. 모처럼 비가 그쳤다. 그저 저녁시간을 무료하게 보내다가 인계동으로 향했다. 수원 인계동은 밤만되면 불야성으로 변하는 곳이다.

 

해가 지면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곳으로 향한다. 물론 돈 많은 사람들이야 비싼 집에 가서 편안하게 시중을 받으면서 술 한 잔 하겠지만, 우리 같은 민초들이야 가장 편안한 곳이 바로 인계동 포장마차이기 때문이다.

 

 

 

‘매운 닭발’이 일품인 곳

 

30일 저녁 7시가 조금지난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골목에는 차와 사람들이 뒤엉켜 난리법석이다. 참 사람들은 왜 그렇게 술을 마시는 것일까? 나 역시 거르지 않고 술을 마시는 편이지만, 왜? 라는 질문을 하면 딱히 대답을 하기가 어렵다. 다만 좋은 사람들과 만나 편안하게 한 잔 할 뿐이다.

 

요즈음은 ‘포차’가 성업 중이다. 인계동 뒷골목에는 별별 포차가 다 있다. 그 중에는 한두 가지 음식만을 고집하는 집들이 많아,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 바로 인계동 뒷골목이다. 그 중 가끔 찾아가는 집이 한 곳 있다. 매운 닭발을 팔팔 끓여주는 ‘한신포차’라는 곳이다.

 

 

 

 

‘닭발매운탕’이라고 들어는 보셨소?

 

술을 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실내에는 사람들이 꽤 많다. 늦게 가면 아예 자리조차 없는 날도 있는 집이다. 닭발을 시키면 시원한 콩나물국과 당근 몇 조각을 내온다. 그리고 닭발을 놓고 먹을 앞 접시와 수저, 들고 먹을 비닐장갑이 다이다. 닭발은 익혀 나오지만, 불에 올려놓고 끓이면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

 

난 이집 닭발을 ‘닭발매운탕’이라고 부른다. 그저 한 냄비면 두 사람이 소주 2~3병을 먹을 양이 된다. 가격이 한 냄비에 15,000원이니 소주 값까지 합해도 20,000원 정도이다. 이 정도로 기분 좋게 술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태풍이 지나고 난 뒤, 모처럼 마음 편하게 먹는 포차의 매운 닭발 한 냄비. 이런 음식이 있어 저녁이 즐겁다.

 

주소 :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038-9

전화 : 031)221-8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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