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정말 죄송합니다. 혼자만 이렇게 살고 있어서요. 하지만 기회는 드릴 수 있습니다. 엊그제 6월 22일(토), 아우가 한 명 있습니다. 그저 아우가 아니라 정말 좋아하는 형제입니다. 저희들은 나름 ‘달빛파’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모임 이름 이상하다고요. 아닙니다. 대충 이렇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달이 뜰 때부터 술자리가 시작되면 다음 날 달이 뜰 때까지 마시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때로는 2박 3일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모임에 막내가 있습니다. 머 대충 알고 계신분들도 있겠지만, 이 막내도 나름 유명한 블로거입니다. 이 막내가 형들을 보겠다고 여주로 온다고 합니다. 왜 하필이면 여주냐고요? 물 맑고 공기 좋고, 거기다가 먹을 것이 지천에 널려있으니까요. 형들은 막내를 위해 무엇을 해줄까를 고민합니다.

 

자연산 더덕백숙을 막내한테 먹이고 싶다

 

여주에 사는 아우와 상의를 했습니다. 사실은 우리 막내가 얼마 전에 큰 수술을 했습니다. 먹는 것도 조심하고 있는데,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지 고민을 했다는 것이죠. 그런데 여주에 사는 아우가 자연산 더덕 백숙을 먹이자는 겁니다. 자연산 더덕을 캐자면 정말 힘들게 산을 타야합니다. 지금 부터는 사진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산 속에 들어가면 시원하냐고요? 천만예요. 습합니다. 땀이 나느냐고요? 나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죽습니다. 등산로가 아니라 계곡을 따라 다니니까요. 더덕은 아무데나 나느냐고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물이 있는 곳에 있으니 거의 습한곳만 찾아다닙니다. 땀이 얼마나 흐르냐고요? 체험 해드릴 수 있습니다. 네 시간 동안 산행에서 캔 더덕이 바로 위에 있는 사진입니다. 향이 좋으냐고요. 1박 2일 신청하시고 여주로오세요. 빡쎄게 산 한 번 타게 해드릴 수 있습니다.

 

 

더덕백숙이 익을 동안 미리 본 상입니다. 그런데 저 야채 샐러드 보이니요? 양상추, 블루베리, 양파. 더덕잎 등 10가지가 넘는 순수 무공해 야채만 갖고 만든 샐러드입니다. 거기다가 옆에 딸린 것들요. 모두 여주에 사는 아우 내외가 농사를 짓거나 집 주변에서 채취한 것들입니다. 무공해냐고요? 당연하죠. 여주에 사는 아우는 일체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료도 천연재료로 스스로 만들어 사용합니다. 오직하면 밭에 비료를 뿌리고 그 손을 닦지 않고 밥상으로 올까요. 그 정도로 자연입니다. 일주에 한 번 여주에 가는 이유요. 저도 자연이고 싶어서입니다.  

 


 

드디어 더덕백숙이 나왔습니다. 더덕 잎으로 부끄러운 곳을 대충 가린 저 닭. 정말 침 넘어가지 않습니까? 야채 샐러드를 함께 접시에 담았습니다. 이 정도 백숙이면 시중 가격으로 따지면 한 10만원은 됩니다. 정말 드시고 싶으신 이웃님들은 신청하세요. 언제나 1박 2일 힐링 가능합니다. '망설이면 평생 후회하고도 늦는다'는 명언입니다. 그리고 맨 아래 사진은 국물입니다. 더덕의 향이 그대로 솔솔 배어나오죠.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끼리만 이렇게 잘 먹고 살아서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 더덕백숙을 하면서 지난번에는 엄나무 가지를 하나 넣었더니 맛이 별로였다는. 하지만 그것을 먹은 분들은 돌아가실 뻔 했습니다. 너무 맛있다고요. 저희들은 더덕 향이 별로여서 이번에는 더덕 왕창넣고, 거기다가 대추와 마늘만 넣었습니다. 그랬는데 세상에 이런 일이~. 이 맛요 안 먹어본 사람은 말하지 마세요. 정말 끝내줍니다. 향도 향이지만 닭의 육질이 거의 솜사탕 수준입니다. 닭 가슴살은 팍팍하죠, 천만예요 그냥 입안에서 녹습니다. 죄송합니다. 저희끼리만 이렇게 살아서.   

 

 

 

위 사진은 무엇이냐고요. 맨 위는 가지가 찢어지게 달린 블루베리 열매입니다. 여주에 사는 또 다른 아우가 갖다 심어 놓은 나무에 엄청 달렸습니다.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 아우가 비료 엄청 준 듯합니다. 그 비료 만드는데 저도 늘 일조를 하고 옵니다. 아시는 분은 대충 눈치를 치셨을 듯. 그리고 다음 사진은 아우네 집 채소밭입니다. 별별 것들이 다 있습니다. 화학비료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못 미더우면 와 보세요. 맨 아래 사진은 전날 먹은 더덕 백숙 국물에 찹쌀 넣고 야채 넣고 끓인 찹쌀더덕죽입니다. 여주에 오시면 기본 제공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맨날 먹을 것만 보여드려서. 하지만 사람이 먹어야 사는 것 아닌가요?  사실은 저희끼리 이렇게 먹고살면서 딱 목에 걸리는 분이 있습니다. 막내와 한 집에 사는 분이죠. 막내가 큰 수술을 받고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막내제수씨 때문입니다. 남편 주변에 참 껄쩍지근한 형들만 있다고 생각하면 막내한테 잘 하겠습니까? 그런데요 정말 막내제수씨 막내한테 잘 합니다. 그래서 아침에 더덕찹쌀 죽을 먹고 다시 산을 탔습니다.

 

왜냐고요? 이번에는 막내 제수씨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려고요. 전날 캐온 더덕 중에서 큰 놈 두 뿌리는 제수씨 몫으로 남겨놓았습니다. 그런데 그것만 갖고는 조금 부족한 듯해, 아침부터 오른 산행에서 산에서 채취한 산삼 두어 뿌리를 제수씨 몫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점심은 냉 국수로 했죠. 반찬도 간단하지 않나요?    

 

 

 

무슨사진? 저희들끼리 모여서 술 마시고 더덕백숙 먹는 곳입니다. 1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산수유 나무 그늘에 아우가 만든 평상에 모기장을 떡하니 펼쳐놓고, 쑥을 피워 모기향도 만들고, 앞 논에서는 개구리들이 합창을 하고, 바람은 솔솔 불고.... 정말 죄송합니다. 우리끼리만 이렇게 살아서요. 그런데요 정말 사람이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돈 많고 집 크고, 잘 먹고(잘 먹는 것이야 우리를 따라오지 못하겠지만) 그래야 행복한 것일까요?

 

그런네 정말 저희들은 바보같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돈이 좀 부족해도 정이 넘치고, 남들처럼 비싼 고기는 먹지 못해도, 자연에서 캐온 것들로 상을 마련하고, 엄청 값나가는 양주 안마시고 패티병에 든 싼 맥주마셔도 좋습니다. 누가 더 잘 살고 있는 것일까요? 재벌요? 마음에 재벌이 진정한 재벌이죠. 자연과 더불어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그런 체험 필요 하신 분은 연락하세요. 딱 몇 분만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1박 2일 힐링 여행에서 첫날인 8일(토) 점심 상차림. 모두가 유기농 재료로 만든 반찬들이다.


 

지난 8일(토) 1박 2일 일정으로 산행을 하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장소는 여주군에 있는 아우의 집으로 정했습니다. 오전 10시 20분 수원종합버스터미널에서 일행 한 사람과 버스를 타고 여주에 도착한 시간이 11시 50분경. 나들이객들로 인해 고속도로가 밀리는 바람에 버스로 국도로 들어서, 예정 시간보다 20여분 정도 더 걸렸죠.

 

터미널에서 아우와 만나 아우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장을 보았습니다. 저녁에 분위기 좋은 시골집에서 먹을 술 약간과 닭 한 마리를 사들고. 아우네 집에 도착한 시간이 점심시간이라, 밭에서 잘 자라난 상추 등을 따서 푸짐하게 한 상 차렸습니다. 그 상만 보아도 절로 침이 넘어갈 지경이었죠.

 

각종 채소가 자라고 있는 아우네 밭과 세 시간 동안의 산행에서 채취한 자연산 더덕. 자연에서 땀과 정성으로 얻는 귀한 것은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딱 먹을만큼만 채취한다.


 

온전히 유기농 비료를 사용한 식단

 

지인이 밭에 들어가 상추 등을 따서 차려진 점심상은 그야말로 ‘힐링’이었습니다. 올해 농사에 재미를 붙인 아우는 유기농 비료가 아닌 것은 일체 사용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진딧물을 방제하는 것도 마가린을 풀어서 할 정도니까요. 그 정도로 철저하게 유기농 비료를 직접 생산해서 사용을 합니다.

 

말로만 하는 유기농 비료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가지 사람들의 건강에 조금이라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사용치 않습니다. 하기에 주변의 들이나 밭에서 나오는 찬거리는 안심을 하고 먹을 수가 있다. 물론 조리를 할 때 MSG는 아예 첨부를 하지 않습니다. 쌈장 하나를 만들어도 두부와 된장, 그리고 밭에서 키우는 야채를 섞어 만들 정도입니다.

 

“나 밭에 비료를 주었는데 손도 안 씻고 밥 먹고 있어”

 

아우가 밥상머리에서 한 말입니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니 굳이 손을 씻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죠. 그리고 푸짐하게 차린 점심을 마쳤습니다.

 

산에서 채취한 자연산 더덕과 마늘, 대추. 언나무 가지 등을 넣고 조리한 더덕백숙. 더덕백숙은 육질이 연하고 향이 그만입니다. 그리고 찬들


 

산행에서 따온 자연산 더덕으로 조리한 더덕백숙

 

점심을 먹고 잠시 쉬고 난 후 장비를 준비해 산을 올랐습니다. 저녁에 더덕백숙을 먹어보자고 닭 한 마리까지 장을 보았으니 말입니다. 경사가 가파른 산을 오르내리기 세 시간 만에, 자연산 더덕 몇 뿌리를 채취할 수 있었죠.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지만, 필요한 것 이상은 절대 욕심을 내지 말자는 것이 제가 자연에게서 필요한 것을 얻는 방법이죠.

 

그렇게 채취한 자연산 더덕의 향은 정말 진합니다. 그 향이 짙은 더덕과 마늘, 대추를 듬뿍 넣은 후, 엄나무 가지를 잘라 잎과 함께 넣고 백숙을 끓였죠. 정말 저녁상은 진수성찬이 따로 없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힐링이죠. 새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가 나는 자연, 거기다가 더위를 식혀줄 수 있는 바람. 펼쳐진 들판, 그리고 온통 유기농으로 키운 채소와 자연산 더덕을 넣어 향이 짙은 더덕백숙.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보다 더한 행복은 없을 듯 합니다.

 

‘1박 2일’의 힐링 여행, 회원모집이나 해볼까?

 

저녁상은 물리고 나서 이것저것 먹거리와 함께 술을 한 잔씩 나누었습니다. 마침 노모가 마을에 계셔 타지에 나가 직장생활을 하는 이웃집 부부가 함께 자리를 해, 분위기는 더욱 좋아졌고요. 그 자리에서 아우가 한 마디 합니다.

 

“이렇게 좋은 먹거리에 좋은 고기, 그리도 자연, 직접 도자기 만들기 체험에 가마 체험. 이런 것을 다 합해 ‘1박 2일’ 자연으로의 힐링 여행 회원모집이나 해볼까요?”

 

이틀째인 9일(일) 아침에는 더덕백숙의 국물에 누룽지를 넣거 끓인 누룽지탕으로, 그리고 점심에는 밭에서 딴 오이로 오이냉채 국수와 삼겹살로 마련했습니다.


 

한 번에 10명 정도의 회원이 매주 모여서 자연으로 도심에서 찌든 심신을 치유를 하자고 합니다. 듣고 보니 그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남들은 일부러 찾아다니기도 한다는데, 직접 음식을 만들고 밭에 나가 채소를 걷어 차리는 밥상. 이보다 행복한 힐링이 어디있겠느냐 싶기도 하고요.

 

더구나 아우네 집 가까운 곳에는 문화재들이 산재해 있어 문화재도 둘러보고, 예전 단종임금이 귀향을 가던 길도 한 번 걸어보고요. 이런 것을 프로그램 잘 꾸미면 꽤나 좋은 문화 힐링 프로그램이 될 듯하네요. ‘1박 2일’의 자연으로의 힐링 여행. 다음번에는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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