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식품을 첨가한 산삼백숙의 효과는 어떨까?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가급적 실내에서 생활할 것을 권장하면서 사람들은 문밖출입을 삼가고 있다. 그동안 사람들은 가족끼리 외식을 즐기기도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외식도 삼가고 있는 형편이다. 사람들은 우울증 기운이 있다고 하고 코로나19의 확산이 길어질수록 점점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

 

요즘들어 사람들은 집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몸을 보하는 음식을 즐겨먹고는 하는데, 정부가 당초 5일까지 시행하기로 예정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19일까지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코로나19의 해외 유입과 산발적인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지속한데 따른 것이다. 그에 따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각종 음식물도 다양하게 조리를 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 나는 각종 약재를 가미한 산삼백숙을 즐겨먹는다. 집에 있는 약제인 더덕과 헛개뿌리, 말굽버섯, 상황버섯, 겨우살이로 육수를 내고 닭을 한 마리 준비한다. 그곳에 자연산 표고버섯, 자연산 목이버섯, 대추와 마늘을 넣고 푹 고면 맛있는 산삼백숙이 된다. 진한 국물과 함께 먹으면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산삼 몇 뿌리를 약초꾼이 건강을 위해 먹으라고 준 것이 있기 때문이다.

 

밑반찬은 간단하게

 

밑반찬은 많이 필요치 않다. 백숙 하나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김치야 어느 집에나 있으니 감치에 고사리나물, 감자볶음, 두부조림, 김, 명란 젓,  장조림 등 집안에 있는 잔을 준비한다. 먼저 욕수를 내기 위해 상황버섯과 말굽버섯, 헛개뿌리, 겨우살이 등을 넣고 한 시간정도 끓여 진한 육수를 낸다.

 

 

 

닭 한 마리면 4인 가족이 먹을 수 있다. 육수는 충분히 끓여 밥을 말아 먹어도 좋다. 봄이 되고 꽃이 만개했는데도 야외로 꽃구경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요즈음. 이런 음식을 준비해 가족의 건강을 지켜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시절이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사람들이 몸에 좋은 것을 가려서 음식을 먹는다. 방송 등에서도 MSG(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최고의 음식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미 그런 맛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음식은 그저 밋밋한 맛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들이 생각하는 몸에 좋은 음식이란 무엇일까?

 

우선은 음식을 먹을 때 나는 이런 것을 먼저 따져본다.

첫째는 분위기이다.

과연 음식을 먹을 때 그 먹는 장소의 분위기가 어떠한가를 먼저 따져본다. 가급적이면 자연 속에서 그대로 주변의 풍광을 살피면서 음식 맛을 본다면 절로 음식 맛이 좋을 듯하다.

둘째는 사람들이다.

음식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음식 맛 또한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식 이전에 사람들이 좋으니 굳이 음식을 음미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그저 바라다만 보아도 좋은 사람이라면 그 이상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셋째는 음식의 소재이다.

과연 음식을 만든 그 재료를 어디서 어떻게 구했느냐를 다져본다. 비싸지 않고 호화롭지 않아도 자연에서 채취 한 것으로 만든 음식이라면, 그보다 더 바랄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자연에서 자연을 맛보다

 

24일 여주군 북내면 상교리에 있는 아우네 집을 찾았다. 수원에서 한 차로 네 명이 이른 시간에 출발을 했다. 이곳을 찾는 이유는 자연이 있기 때문이다. 갈 때 한 가득 먹거리를 준비한다. 먹거리라는 것이 닭, , 과일, 그리고 약간의 주류 등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다 먹고 돌아오지만.

 

차를 대놓고 산행을 시작했다. 그저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그 산에서 먹을 수 있는 몸에 좋은 것을 찾아보는 즐거운 산행이다. 그리고 두세 시간 저마다 산행에서 얻은 것들을 자랑하다. 그것을 갖고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산행에서 구한 것은 다름 아닌 산삼과 더덕이다. 그런 재료를 갖고 만드는 음식이니 그 맛이야 따질 필요도 없다.

 

100년 정도 된 산수유 나무아래 탁자를 놓고 둘러앉았다. 처음으로 나온 음식은 바로 곰취만두란다. 자연에서 채취한 곰취 안에 만두소를 넣어 만든 음식이다. 한 접시가 순식간에 없어진다. 곰취의 독특한 향과 어우러진 소가 입 안에 기분 좋은 향을 풍긴다. 그리고 이어서 나온 것은 바로 더덕백숙이다.

 

 

더덕백숙에 감탄하는 사람들

 

산행에서 채취한 자연산 더덕을 가득 넣고 백숙을 했다. 그 맛 또한 먹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일반 닭과는 달리 더덕을 넣으면 육질이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다. 먹는 사람마다 모두 감탄을 한다. 그 맛이 바로 자연이다. 그리고 백숙을 삶아낸 국물에 찹쌀을 넣고 끓인 더덕 찹쌀죽이 나왔다.

 

무엇을 더 이야기를 할까? 그대로 자연에서 자연을 먹은 것이다. 내 몸도 자연이 되는 듯한 느낌이다. 이보다 더 좋은 음식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만 같다. 사는 것이 이런 재미도 없다면 얼마나 밋밋할까? 모처럼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맛 본 좋은 음식. 이 삼박자가 고루 갖추어졌다면, 세상에 이보다 더 한 행복은 없을 것이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맛본 자연적인 재료를 이용해 조리한 먹거리. 하루가 즐겁고 행복하면 일주일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고 했던가? 이런 날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한 없이 큰 행복이다.

세월호 대참사. 정말 있어서는 안 될 그런 참사였습니다. 벌써 일주일. 구조자는 단 한 명도 늘어나지 않는데, 사망자 숫자만 자꾸 늘어납니다. 그리고 하루 종일 방송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점점 울화만 치밉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는지. 그리고 그 많은 생명들은 도대체 어찌할 것인지.

 

요즈음 사람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괜히 잘못 건들면 시비를 걸기 일쑤입니다. 그저 싸움을 하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처럼, 그렇게 얼굴이 경직되어 있습니다.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 것입니다. 그 통에도 거들먹이는 인간도 있고, 가슴이 미어지고 있는 유족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인간들도 있다고 합니다.

 

 

21일 무작정 길을 떠났습니다. 단 몇 시간이라도 TV라는 것을 보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죠. 여주에 있는 아우네 집에 들렀습니다. 점심을 함께 먹으면서도, 매번 자랑을 하던 산수유나무 밑에서 커피를 마셔도 그저 말들이 없습니다. 그렇게 만나면 반가웠던 사람들이지만 무거운 침묵만 흐릅니다.

 

산삼과 더덕을 캤어도 즐겁지가 않아

 

괜히 산을 오릅니다. 땀이라도 흘리고 산에 올라가서 욕이라도 실컷 하고 싶어서요. 딴 때보다 더 빨리 달음박질을 치듯 산을 올랐습니다. 등줄기로 땀이 비 오듯 흐릅니다. 모자를 썼는데도 땀이 흘러 눈으로 들어옵니다. 그런데도 땀을 씻기도 싫어집니다. 요즘 사람들이 잘 사용하는 멘붕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죠.

 

 

저만치 더덕이 보입니다. 잎을 보니 제법 실한 듯합니다. 산에 올랐으니 자연이 주는 것을 두고 갈 수는 없습니다. 정성을 들여 캡니다. 제법 큰 더덕입니다. 족히 십년은 지났을 것 같은데, 이런 더덕을 캐고도 하나도 즐겁지가 않습니다. 작은 산삼 몇 뿌리가 눈에 띱니다. 아우가 부탁한 것이 있어 서너 뿌리를 캤습니다. 그런데도 즐겁지가 않습니다.

 

예전 같으면 벌써 페이스북이며 어디며 곧장 소개를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저 들고양이처럼 산만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쌓인 낙엽에 미끄러지고 넘어져도 무신경합니다.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아픔을 참기 위해서라면 그저 멍청이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연화장이라도 가 보아야 할 텐데

 

엊그제 취재를 나갔다가 들은 소리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저승에라도 가서 선생노릇을 하겠다는 교감선생님을 잘 아는 사람이, 술도 잘 못하는데 술을 먹고 사람들 앞에서 목을 놓아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아직도 바다 속에 있습니다. 혹 기적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할까요?

 

그 아이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요? 아마도 모두 실종 학생들의 부모님들처럼 함께 지쳐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최첨단 구조를 할 수 있는 배가 있다고 뉴스에서 이야기를 합니다. 1590억이나 들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용을 할 수가 없었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이유가 있겠지만, 그 이유가 수백 명의 목숨보다 중요한 것일까요?

 

 

하루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파도 너무 아픕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님들의 입장은 다 같을 것입니다. 그 미어지는 아픔을 누가 알겠습니까? 생떼 같은 자식들이 찬 물속에 그리 며칠을 있는데 말입니다. 연화장이라도 찾아가야 할까봅니다. 그곳에 가서 남들과 같이 울음이라도 울면 나아지려나요? 즐거움이 사라진 요즈음,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요?

 

22일 밤에 여주로 향했다. 그동안 도통 산에 오르지를 못해, 온몸이 근질거린다. 매주 토요일이 되면 어김없이 산을 올랐기 때문이다. 산을 탄다는 것도 행복이지만, 그 산이 나에게 주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산삼, 버섯, 더덕, 밤 등. 산에서 구해오는 것들은 모두 우리에게 건강의 이익이 되는 것들이다.

 

자연에서 얻은 귀한 것들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재미도 좋다. 그것을 받아들고 좋아하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하면, 나는 얼빠진 사람일까? 누구는 그렇게 고생을 해서 채취한 것을 그냥 준다면서 투덜대기도 하지만, 세상에 무엇인가 댓가를 꼭 받아야만 하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다.

 

 

저 사람 혹 조금 모자라는 사람 아냐?”

 

산삼이나 더덕을 채취하기 위해 오르는 산은 정말 험하다. 등산로를 다니는 것이 아니고, 계곡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이끼가 낀 바위에서 미끄러지기도 하고, 때로는 바위와 함께 구르기도 한다. 한 여름에는 얼음물을 두병씩 준비를 해도 반나절도 못돼 모두 떨어져버린다. 마침 계곡에 물이라도 흐르면 다행이지만, 물이 없으면 고통은 더 심해진다.

 

그렇게 고생을 해서 채취를 해다가 사람들을 주면, 처음에는 모두 의아해 한다. 한 마디로 세상에 누가 산삼을 그냥 주느냐?’는 표정들이다. 몸이 편찮다고 해서 드린다고 이야기를 해보지만, 설마 하는 눈치들이다. 그렇게 5월부터 8월까지 산을 올랐다. 9월 한 달은 산 근처도 갈수 없게 바빴기 때문이다.

 

 

산에 오른다고 해서 꼭 산삼이나 더덕, 혹은 버섯을 채취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마음을 편하게 먹고 열심히 돌아다니다가 보면, 몇 뿌리 발견을 할 때도 있고 빈손으로 내려오기도 하다. 그렇다고 그런 약재들을 캐서 내 입에 넣은 것은 단 한 뿌리도 없다. 모두 주변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

 

그리고 그들이 건강하기를 바란다. 오직 그런 즐거움이 있어 힘들게 산행을 하고는 하는 것이다. 이런 나를 보고 주변에서는 산에 미친 사람이라고 이야기들을 한단다. 그리고 자신의 입에는 단 한 가지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이상한 사람이나 조금 모자라는 사람이라고도 한단다.

 

 

일 년간의 산행이 즐겁다.

 

23일 산행에서는 작은 산밤만 작은 자루로 한 자루를 주웠다. 그것 역시 필요한 사람이 있다기에 선뜻 주어버렸다.

이거 다 주시면 어떻게 해요?”

저는 내년에 또 주우면 되죠.”

그래도 어렵게 산에 올라 가져오신 것인데

맛있게만 드세요

 

산행을 마치고 피곤한 몸을 잠시 쉬면서 생각을 해본다. 정말 올 한 해 너무나 많은 것을 채취를 했다는 생각이다. 거기다가 사람들에게 모두 다 나누어주었다. 받는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을 보면서 나까지 행복해진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그런 것이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남과 같이 나누는 행복이 아마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지난 날 산행에서 채취를 한 것들을 정리해 본다. 참 많이도 산에서 받아왔다. 그저 욕심부리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채취를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귀한 산삼을 주시다니. 이것을 잘 먹고 건강하게 살겠습니다.”

산삼을 나누어 받았던 지인 한 분이 말했다. 몸이 많이 쇠약하다고 하시더니, 몇 번 산삼을 드시고는 감기도 걸리지 않는다고 전화가 왔다.

 

이제는 올해 산행을 멈추려고 한다. 물론 한 겨울에도 산에서는 우리가 필요한 것들을 얻어올 수 있지만, 올 여름 내내 행복했던 기억만을 떠올리며 쉬어야겠다는 생각이다. 내년에는 또 어떤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가 있을까? 벌써부터 머릿속으로 생각을 그려본다.

남들은 산에 산삼을 캐러 간다고 하면, 은근히 기대를 겁니다. 물론 운이 좋은 날은 조복삼일 망정 많게는 5구짜리를 합해 10뿌리 정도는 캐 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날나다 그렇게 운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어느 날은 며칠을 산을 뒤져보아도, 가방에 아무 것도 없이 빈 가방일 때도 상당히 많습니다.

 

어제(토)와 오늘(일), 이틀 동안 산행을 한 시간이 다 합해서 12시간 정도는 될 듯합니다. 날도 덮고 그동안의 산행과는 다르게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집중 호우로 계곡의 돌들이 구르고 산이 무너져 내려 조금만 잘 못 딛어도 그냥 흙과 함께 미끄러지기 일쑤이고, 무릎이고 이마고 팔이고 성한 곳이 한 곳도 없을 정도입니다.

 

이틀 간의 산행에서 만난 산삼

 

그래도 빈손은 아니잖아

 

정말 엄청 힘든 산생이었습니다. 제가 산삼을 캐러 다니는 것은, 꼭 산삼을 캐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산에 가서 힘든 비탈과 계곡, 깔딱 고개 같은 비탈을 다니다가 보면, 일반 등산로를 따라 걷는 것의 몇 배 더 체력적으로 소모가 된다고 합니다. 날인 덮고 수풀 속으로 돌아다니니 긴팔을 입고, 목까지 완전히 방비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산모기와 날파리 등살에 견딜 수가 없습니다.

 

비가 온 후라 산 속에 풀은 왜 그리 많이 우거졌는지, 조금만 길을 잘못 들어도 가시덤불 숲에서 헤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칩니다. 오늘 산생은 몇 시간을 헤맨 끝에 겨우 2구짜리 삼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캐고 보니 이 삼이 적은 것은 압니다. 굵기도 칫솔 정도인 것이 나름 꽤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오후 산행에서 캔 더덕 한 뿌리. 뇌두 부분에 있는 작은 더덕과 비교하면 굵기를 알만하다

 

오후 산행에서 초주검이 되다

 

점심을 먹고 다시 시작한 산행. 돌이 제 자리를 잃은 계곡을 따라 오른다는 것은 정말 죽을 맛입니다. 그렇게 몇 시간을 헤맨 끝에 발견한 더덕 한 뿌리. 조심스럽게 흙을 걷어내고 캐어보니, 대박입니다. 아마 20년은 족히 넘은 듯합니다. 길이도 20cm 정도입니다. 그렇게 12시간의 산행에서 얻은 것이 더덕 한 뿌리와, 2구짜리 산삼 한 뿌리입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개고생을 하고 얻은 것이 없다’라고 할만 하죠. 하지만 나는 전문 심마니도 아니고, 그저 캐면 좋고 못 캐도 무관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30도가 넘는 더위에 왜 산을 가느냐고요. 산에 가서 땀을 흘린 후 계곡 물을 마시고, 세족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모릅니다. 내가 왜 개고생을 하는 것인지.

 

산 삼의 굵기는 칫솔의 손잡이와 비슷하다

 

내 몸 안에 세속의 찌꺼기를 걷어내는 산행

 

일주일 동안 술 마시고 사람들과 아웅다웅하고, 살다보니 남에게 못된 말도 해야 하고, 이렇게 산다는 것은 참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산에 가서 마음껏 땀을 흘려, 몸 안에 있는 세속의 찌꺼기를 내버리는 작업입니다. 그리고 운이 좋아 산삼이라도 몇 뿌리 캐면, 주변에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는 기분 좋은 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그렇게 땀을 흘리고 난 뒤 보는 사람이 없는 계곡에서, 암반 위를 흐르는 깨끗한 물에 발이라도 담구고 있으면, 신선이 따로 없습니다. 이런 기분을 말로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더욱 산에 가면 먹을 것이 참 많습니다. 100% 자연산이죠. 더구나 그 위에는 집도 축사도 없는 곳이라, 오렴이라고는 될 수 없는 곳이죠.

 

더덕의 길이는 밥 주걱의 길이와 흡사하다

 

그런 곳에서 산딸기라도 만나면 정말 신선한 것들을 마음껏 섭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는 것이죠. 자연인 인간이 되고 싶어, 자연의 품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캐면 좋고, 못 캐도 서운하지 않은 산행이죠. 말로는 산삼을 캔다고 하지만, 산삼이 어디 동네마다 널린 인삼과 같은 것은 아니니까요.

 

이틀 동안 12시간의 산행 후리 많이 지쳐있습니다. 땀에 젖은 빨래 세탁하고, 시원하게 찬물에 샤워라고 한 후 잠을 청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기분 좋은 산행이었다는 것에 감사를 하면서.

 

산행으로 부은 발을 찬 계곡 물에 세족을 하면서 세상의 찌든 때를 씻어낸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