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군 대전면 대치리에 소재한 한재초등학교. 이 교정에는 딴 곳에서 볼 수 없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수령 600년이 넘었다는 천연기념물 제284호로 지정이 된 ‘대치리 느티나무’와, 그 옆에 서 있는 석불이다.

이 석불은 민간신앙의 산물로 여겼던 것으로, 제작 시기는 후백제 당시로 추정한다. 원래 이 석불은 땅 속에 묻혀 있었으나, 파내 한재초등학교 교정으로 옮겨져 온 것이다. 이 석불이 이 자리에 옮겨진 것은 지역주민의 꿈에 나타나서라고 한다. 오래도록 땅 속에 묻혀있기가 답답했던가 보다.


현재도 아랫부분은 땅 속에 묻힌 듯 보이는 이 석불은 그 남은 형태로 보아 입상인 듯하다. 머리에는 상투모양의 육계가 크게 솟아있으며, 얼굴은 둥글게 조각하였는데 전혀 알아볼 수거 없다. 팔은 떨어져 나간 듯 하나 흔적이 남아있다. 목에는 삼도가 뚜렷하고 법의는 양 어깨에 걸쳐 있다.

오랜 풍화에 마모가 심하게 되었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는 섬세하지가 않다. 아마도 후백제 당시 미륵신앙의 산물로 여겨진다. 초등학교 교정에 서 있는 석불입상. 그 서 있는 자리 하나만으로도 눈여겨 볼만하다.





머리위에는 상투와 같이 솟아있으며 귀는 목까지 내려져 있다. 얼굴은 둥근편이나 모모가 되어 알아볼 수가 없다




목에는 삼도가 있으며, 법의는 양 어깨에 걸쳐있다. 팔은 훼손이 되었으며 손은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다


 


얼굴부분이 떨어져 나간 것을 다시 붙여 놓은 듯하다. 담양군 대전면 대치리 한재초등학교 교정에 서 있다

태조 이성계가 심었다는 나무가 있다. 물론 정확한 것은 알 수가 없다. 다만 나무의 수령이 600년이 지났으며, 전하는 말에 의해 이성계가 전국의 명산을 찾아다니면서 공을 들일 때, 심었다는 것이다. 이 느티나무는 전라남도 담양군 대전면 대치리 788번지, 한재 초등학교 교정에 자리하고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284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이 느티나무는 멀리서 보기만 해도 그 위용에 압도당할 만하다. 나무의 높이가 34m, 가슴높이의 둘레가 8.78m나 거목으로 생육의 발달이 좋다. 현재는 대치리가 평지로 변하고 한재초등학교의 교정이 되었지만, 이곳의 옛 지명이 ‘한재골’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산의 골짜기에 해당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조선조 태조는 왜 이 나무를 심은 것일까?

마을에 전하는 바로는 기도를 마친 이성계가 기념으로 이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 때도 기념식수를 심는 버릇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하긴 전국을 다니면서 보면 많은 옛 사람들이 심었다는 나무들을 만날 수가 있다. 아마도 꼭 그런 일화가 아니라고 해도, 이성계와 연관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느티나무는 보존가치가 상당히 높다.

우선 나무의 크기나 생육이 발달되어 있는 것을 보아도, 당당한 위용이 사람을 압도한다. 6월 18일 오후에 찾아간 ‘대치리 느티나무’. 멀리서 보기에도 그 나무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학교 교정에는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공놀이며 각종 놀이를 하느라 소리를 치고 있다. 그런 어린 아이들에게 이 나무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이성계 할아버지가 심었다는 대요”

아이들이 나무 밑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을 찍고 있으려니 일부러 카메라 앞으로 돌아다니는 녀석들이 있다. 우리도 예전에 저랬다. 소풍이라도 가서 누가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괜히 그 주변을 맴돌다가 앞으로 뛰쳐나가고는 했으니까.

“애들아 이 나무 누가 심었는지 알아?”
“그 나무요 이성계 할아버지가 심었대요.”
“어떻게 알아?”
“거기 적혀있어요. 그렇게요. 그리고 선생님이 알려 주셨어요. 이 나무 상당히 중요한 것이라고요”




입을 모아 떠드는 녀석들 때문에 정신이 없다. 나무는 높기도 하지만, 동서로 뻗은 가지들은 땅에 닿을 듯 늘어져 있다. 버팀기둥을 받쳐 놓았는데도 늘어진 가지가 보기에도 멋들어져 보인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조선. 그러나 이 나무는 그 숱한 역사의 아픔을 보듬고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천연기념물 옆에서 담배를 피우는 몰지각한 사람들

학교 문 안으로 들어가다가 보니, 천연기념물인 나무 옆에 차가 한 대 서 있다. 좀 빼달라고 부탁을 하려고 보니, 입에 담배를 물고 있다. 그것도 초등학생들이 주변에 가득한 교정 내에서 말이다. 예전 같으면 벌써 한 마디 했겠지만, 날도 덥고 그럴 생각이 없다. 일일이 그렇게 역정을 내다가보니 이젠 내가 지쳐가는 듯해서이다. 아무리 나무 아래 평상을 만들고 쉴 공간이라고 해도, 아이들도 있는데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아이들에게 무엇을 잘하라고 이야기 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느티나무를 찬찬히 돌아본다. 세월의 연륜이 그대로 들어나 보인다. 밑동 쪽에 혹처럼 불어난 것들이며, 마치 거북 등짝같이 두텁고 거칠어 보이는 표피가 그러하다. 하긴 말이 600년이지 그 숱한 세월을 바람과 눈 비, 폭염에도 이렇게 버티고 있지 않은가? 이 느티나무를 보면서 갑자기 민초들이 생각이 난다. 아무리 험한 세상일지라도 이 나무처럼만 버틸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월을 먹고 산 것만 같은 천연기념물 제284호 대치리 느티나무. 그 웅장한 모습처럼 앞으로 더 많은 세월을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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