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백숙’, 산삼도 영물이라고 하는데 더위에 지치지 않으려고 백숙까지 먹었다니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늘 산행을 하면서 가끔 귀한 산삼을 한 뿌리씩 캐보기는 했지만, 나를 위해서 요리를 만든 적은 없었던 것만 같다. 하지만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덥다고 하니, 더위를 많이 타는 나로서는 무엇인가 더위를 이길만한 방법이 필요했다.

 

7일 수원버스터미널에서 일행들과 만나서 찾아 간 곳은 여주에 있는 화가부부가 사는 집이다. 전날 전화를 했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친지 결혼식이 있어 부부가 철원을 다녀온다고 한다. 웬만큼 아는 사람이라면 날을 물리겠지만, 평소에 호형호제를 하는 사이인지라 주인 없는 빈 집이라고 해도 찾아갔다.

 

산수유나무 아래서 담소를 즐겨

 

우선은 더위를 식힐 생각으로 산수유나무 아래 조성한 쉼터를 찾아들었다. 화가부부의 집은 주변이 산이고 마을에 사람이 살고 있는 집도 몇 집 되지 않는다. 주변에 공사를 하지 않는다면 그저 조용한 시골마을이다. 잠시 땀을 식히고 난 뒤 일행은 근처에 있는 문화재를 소개해 주고 나는 산으로 행했다.

 

이 마을에서는 가끔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산삼을 캐오기도 한다. 산으로 오르기 시작한지 30분이나 지났을까? 작은 산삼 한 뿌리를 채취했다. 항상 그렇지만 자연이 주는 선물로 알고 늘 반가운 마음으로 채취를 한다. 운이 좋았는지 두 뿌리나 발견을 했다. 하행을 해서 돌아오나 시간은 이미 12시를 훌쩍 넘기고 있다.

 

 

아침 이른 시간에 만나 찾아간 곳이라, 일행 모두가 배가 출출할 시간이다. 아침에 부부화가의 집을 찾아가면서 슈퍼에 들려 닭 한 마리와 깐 마늘, 대추를 사들고 갔다. 항상 이곳을 찾을 때는 먹을 것을 본인들이 사갖고 간다. 집에서 다시 장을 보러 나오자면 거리도 멀지만, 부부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끓는 소리만 들어도 행복이 밀려와

 

백숙은 간단하다. 산삼을 흐르는 물에 잘 씻어 잎 채 집어넣는다. 그리고 준비해간 닭을 잘 닦고, 그곳에 마늘과 대추를 함께 끓인다. 끓고 있는 소리만 들어도 배가 부른 듯하다. 한 시간이나 지난 다음에 먼저 닭부터 꺼내 접시에 담아 내놓았다. 먹기 좋게 익은 백숙의 맛이 입안에 가득하다. 진하지는 않지만 삼 냄새가 닭에 밴듯하다. 더덕이나 삼이나 앞까지 넣으면 고기의 육질이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다.

 

 

일행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좋은 곳에서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귀한 음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단다. 산수유 가지가 만들어주는 그늘에서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이보다 좋은 음식이 어디 있을까? 거기다가 시원한 맥주까지 한 잔 곁들이니 신선이 따로 없는 듯하다. 주말이면 이곳을 찾는 재미가 바로 이런 즐거움 때문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음식을 나눌 수 있다는 것. 힘든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이 아닐까? 그저 산삼백숙이라는 대단한 음식이 아니더라도, 이곳에 모이면 늘 즐거운 곳이다. 사람들이 좋기에 자주는 못가더라도 몸과 마음이 피곤할 때면 찾는 곳이다. 그곳에 가면 늘 새로운 힘을 받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평생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이 있을까? 좋은 사람들과 만나 좋은 음식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주변의 오염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이것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만 같다.

1박 2일 힐링 여행에서 첫날인 8일(토) 점심 상차림. 모두가 유기농 재료로 만든 반찬들이다.


 

지난 8일(토) 1박 2일 일정으로 산행을 하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장소는 여주군에 있는 아우의 집으로 정했습니다. 오전 10시 20분 수원종합버스터미널에서 일행 한 사람과 버스를 타고 여주에 도착한 시간이 11시 50분경. 나들이객들로 인해 고속도로가 밀리는 바람에 버스로 국도로 들어서, 예정 시간보다 20여분 정도 더 걸렸죠.

 

터미널에서 아우와 만나 아우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장을 보았습니다. 저녁에 분위기 좋은 시골집에서 먹을 술 약간과 닭 한 마리를 사들고. 아우네 집에 도착한 시간이 점심시간이라, 밭에서 잘 자라난 상추 등을 따서 푸짐하게 한 상 차렸습니다. 그 상만 보아도 절로 침이 넘어갈 지경이었죠.

 

각종 채소가 자라고 있는 아우네 밭과 세 시간 동안의 산행에서 채취한 자연산 더덕. 자연에서 땀과 정성으로 얻는 귀한 것은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딱 먹을만큼만 채취한다.


 

온전히 유기농 비료를 사용한 식단

 

지인이 밭에 들어가 상추 등을 따서 차려진 점심상은 그야말로 ‘힐링’이었습니다. 올해 농사에 재미를 붙인 아우는 유기농 비료가 아닌 것은 일체 사용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진딧물을 방제하는 것도 마가린을 풀어서 할 정도니까요. 그 정도로 철저하게 유기농 비료를 직접 생산해서 사용을 합니다.

 

말로만 하는 유기농 비료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가지 사람들의 건강에 조금이라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사용치 않습니다. 하기에 주변의 들이나 밭에서 나오는 찬거리는 안심을 하고 먹을 수가 있다. 물론 조리를 할 때 MSG는 아예 첨부를 하지 않습니다. 쌈장 하나를 만들어도 두부와 된장, 그리고 밭에서 키우는 야채를 섞어 만들 정도입니다.

 

“나 밭에 비료를 주었는데 손도 안 씻고 밥 먹고 있어”

 

아우가 밥상머리에서 한 말입니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니 굳이 손을 씻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죠. 그리고 푸짐하게 차린 점심을 마쳤습니다.

 

산에서 채취한 자연산 더덕과 마늘, 대추. 언나무 가지 등을 넣고 조리한 더덕백숙. 더덕백숙은 육질이 연하고 향이 그만입니다. 그리고 찬들


 

산행에서 따온 자연산 더덕으로 조리한 더덕백숙

 

점심을 먹고 잠시 쉬고 난 후 장비를 준비해 산을 올랐습니다. 저녁에 더덕백숙을 먹어보자고 닭 한 마리까지 장을 보았으니 말입니다. 경사가 가파른 산을 오르내리기 세 시간 만에, 자연산 더덕 몇 뿌리를 채취할 수 있었죠.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지만, 필요한 것 이상은 절대 욕심을 내지 말자는 것이 제가 자연에게서 필요한 것을 얻는 방법이죠.

 

그렇게 채취한 자연산 더덕의 향은 정말 진합니다. 그 향이 짙은 더덕과 마늘, 대추를 듬뿍 넣은 후, 엄나무 가지를 잘라 잎과 함께 넣고 백숙을 끓였죠. 정말 저녁상은 진수성찬이 따로 없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힐링이죠. 새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가 나는 자연, 거기다가 더위를 식혀줄 수 있는 바람. 펼쳐진 들판, 그리고 온통 유기농으로 키운 채소와 자연산 더덕을 넣어 향이 짙은 더덕백숙.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보다 더한 행복은 없을 듯 합니다.

 

‘1박 2일’의 힐링 여행, 회원모집이나 해볼까?

 

저녁상은 물리고 나서 이것저것 먹거리와 함께 술을 한 잔씩 나누었습니다. 마침 노모가 마을에 계셔 타지에 나가 직장생활을 하는 이웃집 부부가 함께 자리를 해, 분위기는 더욱 좋아졌고요. 그 자리에서 아우가 한 마디 합니다.

 

“이렇게 좋은 먹거리에 좋은 고기, 그리도 자연, 직접 도자기 만들기 체험에 가마 체험. 이런 것을 다 합해 ‘1박 2일’ 자연으로의 힐링 여행 회원모집이나 해볼까요?”

 

이틀째인 9일(일) 아침에는 더덕백숙의 국물에 누룽지를 넣거 끓인 누룽지탕으로, 그리고 점심에는 밭에서 딴 오이로 오이냉채 국수와 삼겹살로 마련했습니다.


 

한 번에 10명 정도의 회원이 매주 모여서 자연으로 도심에서 찌든 심신을 치유를 하자고 합니다. 듣고 보니 그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남들은 일부러 찾아다니기도 한다는데, 직접 음식을 만들고 밭에 나가 채소를 걷어 차리는 밥상. 이보다 행복한 힐링이 어디있겠느냐 싶기도 하고요.

 

더구나 아우네 집 가까운 곳에는 문화재들이 산재해 있어 문화재도 둘러보고, 예전 단종임금이 귀향을 가던 길도 한 번 걸어보고요. 이런 것을 프로그램 잘 꾸미면 꽤나 좋은 문화 힐링 프로그램이 될 듯하네요. ‘1박 2일’의 자연으로의 힐링 여행. 다음번에는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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