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째로 미디어 다음이 주관을 하고 수원시가 후원을 하는 ‘팔도 파워소셜러 팸투어’를 세 번을 치렀다. 비록 짧은 기간인 1박 2일의 일정이지만, 나름 고충이 있다. 첫째는 그 짧은 기간 동안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소셜러들이 어떻게 다닐 것인가에 대한 동선을 그려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바로 먹어야 하는데, 어느 집을 선정해야 가장 맛있는 음식을 소셜러들에게 대접을 할까 하는 고민이다. 나름 팔도에서 모여 든 소셜러들의 입맛이 다 다르다. 거기다가 이들은 많은 곳을 다녔기 때문에, 입맛이 까다롭기까지 하다. 조금만 입맛에 맞지 않아도, 당장 그 자리에서 ‘맛없네’가 나오기 때문이다.

 

 

식사를 할 장소 선정 가장 어려워

 

우선 맛집을 선정한다는 것이 십지가 않은 것은 나름 이유가 있어서이다. 우선은 식사를 할 때 맛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20여명이나 되는 일행이 한 자리에 앉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공간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딴 손님들과 구별이 되는 공간이 필요하다. 이런 점들을 일일이 생각해서 선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몇 곳을 돌아보아 식당을 찾는다.

 

이번 생태교통 팸투어의 식사장소를 물색하는 것도 그리 쉬운 편이 아니었다. 우선은 소셜러들이 돌아다니는 동선을 생각해, 그들이 가장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첫날 점심을 먹는 집부터 고민을 시작했다. 광교저수지를 돌아보고 난 후, 그 인근에서 밥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광교에는 많은 보리밥 집들이 있다. 언제부터인가 광교는 ‘보리밥’이 마치 광교를 상징하는 음식이 되어 버린듯하다. 20여명이 함께 들어가 식사를 할 장소도 중요하지만, 음식 맛까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다. 마침 광교저수지를 한 바퀴 돌고나서, 경기대 입구에 있는 식당 한 곳을 찾아냈다. 17일(토) 12시 반 정도에 준비를 해 달라고 주문을 하고, 장소까지 적당한 곳으로 물색을 했다.

 

보리밥에 감자전, 그리고 동동주 한 잔

 

한 시간 반 정도를 돌아 다시 광교저수지 입구로 나온 일행이 모인 것은 12시 30분. 이때쯤엔 땀도 흘렸으니 출출할 시간이다. 멀리서 이른 시간에 차를 탄 소셜러들도 있어, 맛있는 점심은 필수인 셈. 장안구 하광교동 403-1에 소재한 토속음식점 시골픙경. 앞에는 꽤 넓은 주차공간도 마려되어 있다.

 

 

이 시골풍경은 이층도 있다. 꽤나 많은 인원이 들어가도 충분한 공간이 확보가 되어있다. 우리 일행은 1층 한편에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를 미리 예약을 해놓았기 때문에, 그리 어려움 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예약이 좋은 것은 항상 준비를 해 놓은 음식을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밑반찬과 보리밥(일행 중에는 보리밥을 쌀밥으로 바꾸기도), 그리고 미리 주문해 놓은 감자전과 파전 등이 상 위에 올랐다. 보리밥을 비벼먹는 나물도 한 접시 나왔다. 사실은 이 전에 미리 보아둔 집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 이집을 택했다. 배가고파 올 시간이라 그런지 모두들 먹느라 정신이 없다.

 

 

항상 팸투어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한 잔이다. 점심시간이지만 이 날도 역시 동동주 한 잔을 곁들이고. 수원 소셜러 팸투어 때마다 듣는 말이 있다.

“수원은 소셜러들을 너무 빡세게 돌려”

하지만 어쩌랴. 정해진 시간에 더 많은 곳을 보여주려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렇게라도 해야지. 이래저래 무더위 속에서 지쳐버린 소셜러들. 보리밥 한 그릇으로 힘이 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누군가는 또 탓을 하겠지? 이번에도 역시 빡세게 돌리더라고.

 

미디어 다음이 주관을 하고 수원시가 후원한 ‘2013 수원 생태교통 팸투어’가, 8월 17일(토)과 18일(일), 이틀 동안 수원시 일원에서 이루어졌다. 이들 각처에서 모인 파워소셜러들은 생태교통의 시범지역인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을 돌아보는 것이 주목적이었지만, 그 외에도 무궁화축제장, 광교저수지 수변길, 수원천, 영동시장 2층에 소재한 작가들의 공방인 아트포라 등도 함께 돌아보았다.

 

17일 오전 10시에 수원시청에 집결한 파워소셜러들은 모두 10명으로 서울의 장유근(보라미랑), 조윤희(네이버. 초희)와 경기지역의 신명숙(네이버. 푸른느티나무), 안영란(네이버. 호수) 백정아(주리니), 충청 세종시의 김용택(참교육), 부산의 김욱(거다란), 전남 여수의 임현철(임현철), 제주의 임병도(아이엠피터), 그리고 하주성(온누리) 등이었다.

 

 

무궁화축제장부터 일정 시작

 

조금 늦게 도착한 두 사람을 제외한 사람들은 수원시 인계동에 소재한 청소년문화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무궁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곳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열심히 묻기에 바쁜 소셜러들. 벌써 3번 째 팸투어에 참가를 한 보라미랑님은 그만의 노하우를 살려 취재에 열을 올리기도.

 

소셜러들 중애 좌장인 참교육님도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열심히 촬영을 하고, 나중에는 수원시 입북동에서 생산하는 명아주 지팡이까지 구하셨다. 뒤늦게 도착한 거다란과 임현철까지 모두 10명의 파워소셜러들은 15인승 버스를 이용해 장소를 광교저수지로 옮겼다. 광교저수지의 수변 길을 걸어보기 위해.

 

 

수변 길의 아름다움에 반한 소셜러들.

 

광교저수지 입구 반딧불이 화장실 앞에 하차를 한 소셜러들은, 목책으로 조성한 수변 길을 걸었다. 한편은 광교저수지가, 또 한편은 벚꽃나무가 머리까지 닿는 길을 걸으면서 연신 감탄을 하기도. 목책 길을 걷고 난 뒤에는 저수지 옆 산길인 지게 길을 걸었다. 친 자연적인 흙길인 수변 길을 걸으면서 연신 카메라에 담기 바쁜 소셜러들.

 

내년 봄에 벚꽃이 필 때 꼭 다시 한 번 이 길을 걷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에, 수원에 오면 반드시 이 산 밑으로 난 지게 길을 다시 걷겠다는 사람들. 그들은 광교저수지 수변 길의 아름다움에 빠져있었다. 한 시간 30분 정도를 걷고 난 일행은, 이틀간의 공식 일정의 첫 식사를 광교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보리밥과 파전, 감자전 등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생태교통 지역으로 들어가다.

 

점심식사를 마친 일행은 숙소인 행궁 앞 사랑채에 집을 풀고, 인근에 있는 생태교통추진단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김병익 단장으로부터 생태교통 영상과 생태교통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질문을 하는 시간을 갖기도. 일행은 이런저런 질문을 한 후에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원을 돌아보았다.

 

“일개 도시가 이런 엄청난 프로젝트를 실행한다는 것이 정말 믿기지가 않습니다. 생태교통은 우리가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중요한 일이지만, 2200대나 되는 차량들은 시범지역 밖으로 빼내 주차장에 세우고, 걷거나 자전거 등을 이용해 이동을 해야 한다니 정말 엄청나네요. 주민들의 불편과 반대를 이겨내고 이렇게 이루어낸 수원시가 정말 대단하단 생각입니다.”

 

 

한 소셜러는 연신 시범지역을 돌아보면서 수원시민들이 정말 부럽다고 한다. 이런 대단한 사업을 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진 수원시 관계자들과 시민들이 부럽다는 것이다. 두 시간에 걸쳐 돌아본 생태교통 시범지역. 곳곳을 사진에 담아 낸 일행은, 숙소에 들어와 하루 종일 걸어 다니느라 피곤한 다리를 쉬기도.

 

염태영 수원시장도 소셜러들과 함께 자리해

 

오후 6시 소셜러 일행은 행궁동에 자리한 30년 전통의 수원갈비 집에서 양념갈비로 저녁을 먹었다. 이 집은 참숯에 갈비를 초벌 구워내는 독특한 조리법으로 유명한 집이다. 20여 분이 지나 염태영 수원시장이 소셜러들과 함께 자리를 했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간담회에서는 생태교통을 유치한 이유와, 추진 상황, 그리고 어려움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소셜러들은 염태영 수원시장에게

“정말 존경스럽다. 막상 블로그 등을 통해 소식만 전해 듣다가 이렇게 실제로 생태교통 수원2013이 열린다는 행궁동을 와서 돌아보니, 이런 프로젝트는 어느 지자체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원이라는 도시가 이렇게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수원시민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렇게까지 만들기 위해 시장님과 담당자들의 고통을 눈으로 보는 듯하다.” 며 박수를 치기도.

 

다음 일정으로 먼저 자리를 뜬 염태영 수원시장을 배웅한 일행은 야간에 화성 행궁을 돌아보는 것으로, 첫날의 공식일정을 모두 마쳤다. 배정 받은 방으로 들어가 여장을 푼 일행은 다시 한 번 생태교통의 진척상황이 놀랍다면서, 꼭 성공하기를 기원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420일 수원사람들은 기쁨에 들떠 있었다. 수원 사람뿐이 아니라, 광교산을 찾아오는 모든 등산객들이 즐거워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것은 20일에 개통식을 가진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가 또 다른 수원의 명소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광교 저수지 수변 산책로는 반딧불이 화장실 입구에서부터 보행로 안쪽에 나무로 된 바닥을 깔아 호수 상류에 있는 휴식공원까지 연결되어 있다.

 

광교저수지 수변 산책로는 지난 2월부터 3개월간 공사를 거쳐 완공됐으며, 총연장은 1,496m이다. 이곳에는 전망테크 3개소와 테마산책로 1개소, 목교 2개소가 조성됐다.

 

 

물 위를 걷는 즐거움

 

광교저수지 수변 산책로가 만들어짐으로써, 광교산을 찾은 시민들은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광교저수지를 만날 수 있게 됐다. 과거에는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가 따로 구별돼 있지 않아 안전사고 위험이 존재했으나, 광교저수지 수변 산책로가 개통됨으로써 걸어서 광교산을 찾는 시민이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수변산책로가 완성되면서 반딧불이화장실-> 수변산책로-> 광교쉼터 -> 산기슭 오솔길 -> 제방으로 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1시간가량의 힐링 산책코스도 겸하게 됐다. 수변산책로가 개방되고 첫 주말을 맞아 광교산을 찾은 수만 인파는 벚꽃으로 덮인 수변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막바지 봄날의 아쉬움을 달랬다.

 

 

자연 속에서 음악회도 즐겨

 

수변산책로의 데크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려 봄을 즐기러 나온 시민과 관광객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날 시민들과 함께 수변산책로를 걸은 뒤 "안전하게 꽃과 물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광교산의 명소가 하나 더 추가됐다.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면서 시민 편의시설과 기억에 남는 볼거리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광교수변 산책로는 벚꽃과 수변풍경을 구경하며 걷기 좋으며 반대쪽 길은 녹음이 풍부하고 나무숲 사이로 보이는 잔잔히 흐르는 저수지 풍경과 숲 냄새, 물 냄새의 향기는 마음을 상쾌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수원이 좋다는 것은 이런 자연적인 길이 여기저기 널려있다는 것이다. 수원은 계획된 도시였다. 그러한 자연적인 세계문화유산인 화성과 함께 아름다운 흙길이 있어 좋은 곳이다. 언제나 몇 분만 차를 타고 나가면 만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아름다운 길들. 이 길을 걸으면서 즐거워한다는 것은, 수원시민들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주말이 되면 젊은이들이 테크에서 펼쳐지는 작은음악회 등이 있어 더욱 즐겁다. 음악회를 감상하던 한 시민은 "수원이라는 곳이 산다는 것이 이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 화성이 있어 즐거운데, 요즈음 사람들이 말하는 힐링을 할 수 있는 길이 여기저기 많아 더욱 행복하다고 한다.(사진 수원시 정책홍보관실 김기수)

4월인가 했더니, 그동안 날씨가 영 꽃구경을 할 만큼 받쳐주지를 않았습니다. 비가 오는가 하면, 일기가 변덕스러워 일교차가 너무 컸기 때문이죠. 이럴 때는 꽃조차 마음대로 피고지지를 못합니다. 그런 기온이 모처럼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좋은 날을 만난 것이죠. 경기도청에서는 419일부터 21일까지 벚꽃축제를 한다고 합니다.

 

내일은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 중 도로와 나란히 가는 길이 목책 길로 조성이 되어, 첫 걸음을 걸을 수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18일 오후, 광교저수지 길을 따라 걸어봅니다. 내일 개통을 준비하는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듯, 위쪽에서는 아직도 중장비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 이 길보다 개인적으로 수변산책로를 좋아합니다.

 

 

계절별로 느낌이 다른 수변산책로

 

제가 이 수변산책로를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첫째는 흙을 밟고 걸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둘째는 길이 자연입니다. 광교저수지를 끼고 난 산책로는 구불구불, 오르락내리락 하고 걸어야 합니다. 흡사 작은 바닷가에 난 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길을 즐겨 걷습니다.

 

이 길의 좋은 점은 사계절 모두 느낌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봄에 이 길을 걸으면 마치 새색시의 수줍음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여름이 되어 녹음이 우거지면, 푸른 숲과 푸른 물로 인해 장부의 기상을 느낍니다. 가을에 단풍이 들면 연인의 시선을 이 길에서 느끼고는 합니다. 이 길을 계절별로 걷는 이유입니다.

 

 

수원의 길이라 칭하고 싶어

 

수원은 참 살맛나는 고장인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아름다운 길, 걷고 싶은 길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수원천을 따라 걷는 길, 화성을 따라 안팎으로 걷는 길, 광교산으로 오르는 길, 팔달산을 송림사이로 걷는 길, 만석거를 한 바퀴 돌아보는 길, 축만제를 제방을 따라 걷는 길 등 헤아릴 수 없는 길들이 우리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 많은 아름다운 길을 다 걸어본다고 해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듯합니다. 그런데 어찌 이 길 뿐이겠습니까? 숙지산 산책로가 있는가 하면, 일반인은 허락을 받아야 들어가는 여기산 오솔길, 거기다가 황구지천을 따라 걷는 길도 있습니다. 이 많은 길들 중에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길이 따로 있습니다. 저는 이 길 가운데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를 가장 좋아합니다.

 

 

봄에 걷는 수변산책로, 절로 콧노래가

 

그리고 여름이나 가을, 겨울보다 봄에 이 길을 가장 좋아합니다. 그것은 수변산책로를 따라 산에서 내리 닫아, 물속으로 텀벙 뛰어드는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어있기 때문입니다. 그 진달래를 구경하면서 걷다가 보면, 절로 콧노래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만큼 자연친화적인 아름다운 길이기 때문입니다.

 

카메라 가방을 둘러메고 햇살이 따듯하다싶은 오후에 천천히 이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으면, 몸을 잠시 비켜서야 할 만한 좁은 길입니다. 그런데 걷다가 보면 오르락내리락 재미가 있습니다. 조금 밋밋하다 싶으면 오르막이 나옵니다. 그리고 변화가 필요하다 싶으면, 바위가 길가에 삐죽 얼굴을 내밀기도 합니다.

 

 

 

수원의 시화(市花)인 진달래가 가장 멋스럽게 피어있는 길입니다. 한참 걷다 무심코 저수지의 물을 들여다보니, 물속에 진달래가 피어있습니다. 혼자 키득거리며 걸어갑니다. 바쁜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주변을 살피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눈길도 주어봅니다. 그러다가 보면 산책로에서 저수지 쪽으로, 뚝 떨어진 벼랑에 진달래가 절벽을 움켜잡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래서 2km 남짓한 이 길이 정말 좋습니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시는 임이 없어도 좋습니다. 한 아름 진달래를 따다가 길에 뿌리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저 함께 따라 갈 임이 없어도 좋습니다. 터벅거리며 길을 걸을 때, 흙먼지가 폴폴 일어나 더욱 좋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 제가 봄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길, 하나에 놓은 이유입니다.

“장사 안해요”

“두 사람인데 칼국수 안돼요?”

“예, 예약을 받아놓아서 자리가 없어요.”

“멀리서 딸이 일부러 온다는데 두 그릇만 주세요.”

“그럼 한 옆에서 얼른 드시고 가세요.”

 

세상에 이런 장사꾼도 있다. 식당에 손님이 와서 음식을 달라는데 안 판다니. 몇 사람인가가 발을 돌린다.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집도 허름하다. 그런데 이 집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밀려오고, 칼국수 한 그릇만 달라고 통사정이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금요일 오후 수원 광교산 소류지를 한 바퀴 돌았다. 수원천서부터 시작을 해 그 물줄기를 따라 서해안까지 따라 내려가는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들린 광교저수지 밑에 자리한 아람회관. 이 집은 원래 김치두루치기가 전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어제 마신 술기운도 남은 듯하고, 점심시간이라 그저 칼국수 시원하게 먹고 싶어 들렸다.

 

손님이 오면 직접 밀어서 해주는 칼국수

 

다행히 우리 일행까지는 자리를 차지하고 앉을 수가 있었다. 조금이 조금 걸린다 싶었는데, 그 이유가 직접 반죽을 밀어 칼국수를 삶아내기 때문이다. 주방에서 조리를 하는 후덕한 주인아주머니는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여기저기서 많이 찍어 갔다”고 하신다.

 

 

 

연신 반죽을 밀대로 밀고 ‘탁탁탁’ 경쾌한 소리를 내며 칼로 얇게 밀어낸 밀가루를 썰어낸다. 그리고 잠시 후 김이 모락거리는 칼국수 한 그릇이 상 위에 올라왔다.

 

그런데 내온 칼국수를 보니 특별할 것이 없다. 그저 다시국물을 내는 왕 멸치가 칼국수 안에 보인다. 그리고 반찬이라고는 오이무침과 파김치, 그리고 김치 한 가지가 다이다. 금액은 5,000원이니 ‘그저 먹을 만한가 보다.’ 라고 생각을 한다. 산행을 하고나서 땀도 나고 갈증도 나는데, 더운 칼국수라니.

 

 

 

 

담백한 맛에 문전성시를 이뤄

 

“나 이 자리에서 벌써 14년 째 장사를 하고 있어”

 

아마도 그 자리에서 14년 동안 이렇게 손님들이 줄을 이을 정도로 장사를 했다면, 이제는 제법 큰 집으로 옮겨가실 수도 있었을 텐데. 주말이 되면 광교산 산행을 마친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한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가시도 발라내지 않은 왕 멸치와 잘게 썰어 넣은 파가 전부이다. 그런데 면발이 쫄깃한 것이 담백한 맛을 낸다. 손님이 오면 즉석에서 밀어서 만들어주는 칼국수가 별미이다. 누구 말마따나 ‘음식은 손맛’이라고 하더니, 그 말이 바로 아람회관의 칼국수를 두고 한 말인 듯하다.

 

후덕한 생김새에 그저 편안한 이웃집 아주머니 같은 주인. 이집 칼국수의 맛을 잊지 못해 푸대접을 받으면서도 한 그릇만 달라고 사정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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