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재미있어요. 사람들이 저렇게 높이 날아다니면서 공을 던지고 꽃가루를 뿌리고, 이번 국제연극제에서 가장 신나는 무대인 것 같아요.”

축제란 이런 것이죠. 이렇게 사람들이 신이 나야 합니다. 처음부터 신나잖아요. 거기다가 관객도 참여해서 함께 무대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입니까? 우리 시민들이 기다리는 것은 바로 이런 연극이죠.”

 

15, 2014 수원화성국제연극제 3일째이다. 화성의 화서문 밖 서문공심돈 앞에 300여명의 관객들이 모였다. 국내초대 작품인 마법의 숲<프로젝트 날다>의 김경록 연출로 막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 마법의 성에는 김경록, 송승환, 홍예원, 신동은, 김소희, 김홍일, 장윤정, 정성태, 심주영, 이원선, 최윤정 등 배우와 시민들이 함께 참여를 했다.

 

 

공중거리극으로 재탄생한 명작

 

극단 <프로젝트 날다>는 산악장비와 구조물, 크레인 등을 이용하여 건물의 외벽이나 허공, 트러스 무대, 그라운드 등 경계 없는 거리 공간에서의 공연을 추구한다. 인간의 관계 속에서 나오는 움직임을 한계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창작하는 공중 퍼포먼스 단체이다.

 

마법의 숲은 대형 구조물과 다양한 오부제를 통해 펼쳐지는 상상 속의 거리 공중 극이다. 세익스피어의 4대 희극 중 하나인 한 여름 밤의 꿈을 새롭게 해석하여 크레인과 대형 구조물, 불꽃, 공 등을 활용하여 공중 극으로 꾸민 작품이다.

 

극은 일상에 지친 한 남자가 요정의 숲에서 겪는 사랑의 꿈 이야기로 관객들과 함께 꿈속에서 요정들과 함께 즐기게 된다. 크레인에 매달린 한 남자가 잠에서 깨어나 자신이 공중에 매달린 것을 알아내고 절규를 하며 극이 시작된다. 사람들은 그렇게 높게 매달린 남자를 보며 안타까워하기도.

 

 

대형 크레인에 매달린 구조물과 사람들

 

프로젝트 날다의 마법의 숲은 기존의 연극이라는 틀을 과감하게 깨버렸다. 그리고 커다란 구조물을 크레인에 달아 올리고 그 구조물에 몇 사람의 배우가 매달려 허공을 마음대로 유영한다. 화서문과 동북공심돈을 넘어 날아다니는 배우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인 연신 감탄을 금치 못한다.

 

정말 대단합니다.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네요. 배우들의 해학적인 모습과 이렇게 허공을 날아다니듯 유영을 하면서 연기를 하는 배우들을 보면서, 저 또한 그렇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국제연극제를 보러왔다가 우연히 화성을 돌다가 좋은 구경을 하게 되었다고 하는 한 관객은 거리극이라고 해서 단순히 거리유랑집단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대현 크레인을 이용한 대단한 작품인줄을 몰랐다며 즐거워한다.

 

 

40분간 정말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극단 프로젝트 날다의 마법의 숲16일에는 오후 830분부터 마석공원에서 다시 공연을 펼친다. 이날 아이들과 함께 구경을 하러 나왔는데 공중에서 배우들이 던진 공 하나를 기념으로 가져가야겠다고 하는 한 시민은

 

우리가 기다리던 연극을 본 듯합니다. 이렇게 관객들이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공중을 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좋은 연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축제란 즐거워야죠. 오늘 마법의 성은 정말 좋은 축제였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힌디. 40분 동안 관객들은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면서 인사를 하는 배우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6월 10일 경남에 일을 보고 난 후, 진주에 들렸다. 한 낮의 기온은 가히 머리가 벗겨질 만 하다는 이야기가 날만큼 뜨겁다. 진주시 수곡면에 있는 문화재 답사를 한 후 되돌아 나오는 길에 보니, 주변이 온통 비닐하우스로 덮혀있다. 요즈음은 비닐하우스를 이용해 특작을 하는 농가가 많다보니, 그저 무심코 지나치기가 일쑤이다.

그런데 한 곳에 눈이 머물렀다. 딸기 모종인 듯한데, 어떻게 공중에 떠 있는 듯하다. 자세히 보니 위로는 비닐을 씌울려고 하는지 철골 구조물이 있는데, 그 아래 딸기의 모종판이 철제 사다리를 받쳐 위로 올려놓았다. 그리고 그 아래는 물이 흐르도록 하였다. 그런 모습을 보고 난 후 조금은 의아하다. 왜 저렇게 공중에 모종판을 올려 놓은 것일까?   



딸기의 모종판. 모종을 키우는데 땅에 키우는 것이 아니라 철걸 구조물로 아래를 받치고 위로 올려놓았다. 밑으로는 물이 고이게 시설을 하였다.

농촌생활에서 익힌 생활의 지혜

도대체 왜 저렇게 만들어 놓은 것일까? 내가 농사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다만 보기에 색다른 모습이기에 사진을 찍어놓고 주변을 살피니, 밭의 주인인 듯한 분이 다가온다.

"혹시 이 밭 주인이세요?"
"예, 그런데요. 왜 그러세요?"
"왜 저렇게 공중에 띄워서 모종을 키우죠?"
"아! 저거요. 허리가 아파서 위로 올린 것이죠"
"예, 그런 이유였군요"

 



그러고 보니 금방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기구가 하나 있다. 바로 바퀴가 달린 앉은판이다. 바퀴가 달린 앉은판에 앉아 밀면서 자리를 옮기는 것이다. 그리고 다 자란 모종을 비닐하우스로 옮겨 간단다. 예전 같으면 허리를 굽히고 해야하기 때문에, 허리통증을 많이 호소를 하고 했단다. 생활에서 얻어지는 지혜, 이런 것이 바로 전문가가 되는 길은 아닌지. 그저 지나칠 수도 있는 것에서 시골생활의 즐거움을 본다. 물론 농사일이 쉽지는 않지만,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바퀴가 달린 앉을판. 이곳에 앉아 편안히 밀고다니면서 모종 관리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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