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김장 풍속도, 태풍으로 인해 올해 김장배추 값 껑충

 

김장은 한철 음식이라고 했다. 과거 우리네 식생활에서 김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했다. 김장을 담그는 철이 되면 마을 아낙네들이 품앗이로 집을 다니면서 서로 김장을 담가준다. 김장을 하는 집에서는 동태찌개를 끓이고 수육을 삶아 사람들을 대접한다. 그런 유풍이 우리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도 컸다.

 

하지만 요즈음은 김장을 하는 풍속이 바뀌었다. 젊은 주부들이 김장을 담그지 않고 파는 김치를 사 먹는가 하면,, 김장을 많이 담가야 하는 식당 등에서도 김장을 하기보다는 중국산 등 싼 김치를 사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 김장시장이 또다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김치냉장고 덕분에 늘 새로 담근 것 같은 싱싱한 배추김치 등 다양한 김치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오전,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날이 쌀쌀하다. 이번 주에는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고 눈까지 온다고 한다. 남문시장으로 나가보았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날이 쌀쌀한데도 불구하고 배추와 무 등을 판매하는 점포에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 흥정을 한다. 고춧가루를 파는 집도 예외는 아니다. 젓갈을 판매하는 점포도 비슷한 양상을 띤다.

 

 

젊은 주부들 직접 김치 집에서 담근다

 

올해 배추 값은 금값이에요. 태풍으로 인해 남쪽지방의 밭들이 모두 망가져버렸기 때문이죠. 그나마 강원도 고랭지 채소들이 출하되기 시작하면서 조금 떨어졌어요. 배추 세 포기 한 망에 12,000~15,000원 정도 거래가 되죠. 문제는 일기예요. 아직 수확을 하지 않은 밭이 갑자기 눈이라도 내리거나 기온이 떨어지면 수확을 할 수 없어 다시 배추 값이 올라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추 값이 지난해에 비해 많이 내렸기 때문에 큰 지장은 없어요. “.“

 

미나리광시장에서 고추를 판매하고 있는 광명 고추 점주는 지난해는 고추 한 근에 20,00020,000원이던 것이 올해는 12,000~ 16,000원이기 때문에 김장을 하는 집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올해 고춧가루가 지난해에 비해 많이 떨어져 김장 비용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한다.

 

젓갈류를 판매하고 있는 상점도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고 하면서 김장을 할 때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배추와 무 등인데, 양념 가격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떨어졌기 때문에 김장을 하는 집에서는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면서 젊은 분들이 직접 김치를 담아먹겠다고 김장 재료를 사러 전통시장을 찾는다.”라고.” 알려준다. 전통시장을 이용하면 10% 정도 저렴하게 김장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뀐 김장 풍속도,, 다양한 김치들 직접 담아먹어

 

김장은 이웃 간에 결속을 촉진하고 한국인들에게 정체성과 소속감을 준다. 어느 지역이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김장문화는 천연재료를 창의적으로 이용하여 각자가 입맛에 맞는 김장을 담는다. 공통적인 식습관을 가진 다양한 지역의 공동체들은 김장을 하면서 대화를 촉진시키고 서로가 나눔을 실천하기 때문에 무형유산의 가시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2013125일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한 겨울을 날 수 있는 김장을 우리는 반양식이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김치는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찬거리이다. 우리 민족은 겨울 동안 먹을 수 있는 김장을 담아 땅에 파묻어 오래도록 보관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만큼 우리들에게는 김장은 겨울을 날 수 있는 중요한 찬거리 중 하나였다.

 

그런 김장의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땅을 파고 김칫독을 묻는 데신 김치냉장고라는 문명의 이기를 사용해 사시사철 잘 숙성된 김치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김치냉장고의 대중화가 가져온 또 하나의 김치문화는 젊은 주부들이다. 인터넷에서 맛있게 김치 담그는 법 등 수도 없이 올라와 있는 조리법을 이용해 자신만의 김치를 담그는 것이다.

 

 

3포기 한 망정도 김장을 하는 젊은 주부들 늘어

 

김치가 이젠 반양식을 벗어났다. 김치냉장고를 구비하는 집들이 늘어나면서 김장에 대한 풍속도 바뀐 것이다. 미나리광시장 가판대에서 배추를 구입하고 있던 북수동에 거주한다는 양아무개(, 38) 주부는 저희는 전통시장이 집 근처에 있어서 일 년에 몇 차례씩 배추를 사다가 다양한 김치를 담가요. 김치냉장고를 구입한 후에는 여러 가지김치를 철마다 담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늘 새로운 김치를 맛볼 수 있어서 좋아요라고 한다.

 

김치냉장고의 대중화로 인해 굳이 김장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많은 양의 김치를 담그지 않아도 된단다. 철마다 색다른 김치를 담기 때문에 가족들도 좋아한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배추를 100포기씩 구입하는 사람들은 없어요. 많이 구입해야 3포기들이 3(배추 9포기) 정도가 고작이죠.” 배추를 판매하는 점주도 이제는 옛날처럼 한겨울 양식이나 빈양식으로의 김치가 아니라 영양을 먼저 생각하는 주부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날이 추워지면서 전통시장으로 몰려온 주부들. 손님들은 많이 늘었지만 판매수량은 예전보다 못하다고 한다. 김치냉장고 덕분에 주부들이 늘 새롭고 다양한 김치를 담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뒤바뀐 김장에 대한 풍속. 젊은 주부들이 집안에서 직접 김치를 담가 먹으면서 또 다른 김장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8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를 위한 정부간위원회(12.2 ~ 7, 아제르바이잔 바쿠)김장문화(Kimjang : Making and Sharing Kimchi in the Republic of Korea)’를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Representative List of the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에 등재키로 최종 확정하였다.

 

정부는 금번 회의에 외교부와 문화재청,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주유네스코대표부, 주아제르바이잔대사관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 파견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금번 김장문화등재 결정으로 아리랑(2012), 강강술래(2009), 판소리(2008),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8) 등 총 16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되었다.

 

 

나눔과 공동체 문화 인정

 

특히, 이번 등재 결정 과정에서 24개 무형문화유산보호 정부간위원국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가정에서 전승되어온 김장을 다음과 같이 평가를 내렸다. 즉 동절기에 대비한 한국인들의 나눔과 공동체 문화를 상징하며, 사회 구성원들간 결속과 연대감 강화를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소속감을 부여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겨울동안 주 찬이 되어 끼니때마다 밥상에 오르는 김장은 지난 20122월 문화재청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90%의 한국인이 직접 김장을 담그고 있다는 답변이었다. 이것은 김장문화가 우리 사회에 오래도록 지속되어 온 공동체에 의해, 자발적으로 전승되어 왔다는 점도 금번 등재 결정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화국가로서의 한국의 이미지 제고

 

그동안 외교부와 문화재청은 우리 민족의 대표적 식문화인 김장문화의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유네스코 사무국 및 위원국들과의 접촉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이번에 김장문화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 등재는 품격 있는 문화국가로서의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는 문화 융성을 국정 기조로 표방하면서, 지구촌 행복 시대 촉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외교부와 문화재청은 우수한 우리 문화를 국제 사회에 널리 알리고, 문화 다양성 및 인류의 창의성 증진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우리 무형문화유산의 유네스코 등재 추진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문화재청은 금번 등재 결정을 계기로 김장문화가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의 일부이자, 국민 생활문화로서 계속 확대, 전승될 수 있도록 무형문화유산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제정 등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민족의 가을철 풍습으로 정착

 

고려시대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에는 무를 소금에 절여서 구동지에 대비한다고 적고 있다. 이로 미루어 이미 고려 때에도 김장을 담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오늘날에 담그는 김장법의 원류는, 조선 후기에 수입된 고추와 깊은 관계가 있다. 17세기에 들어 문헌에 고추가 조미료로 사용된 기록이 보이기 때문이다. 17세기에 들어서 김장을 할 때 양념으로 고추와 마늘, , 생강을 사용했다는 사실이다.

 

김장을 담그는 일은 우리 민족의 가을철 풍습 가운데 하나이다. 김치는 겨울철부터 봄에 이르는 기간 동안 기본 반찬으로 매우 중요하다. 특히 별다른 반찬이 없고 야채 구하기가 쉽지 않던 시절에 김장을 담는 풍습은 겨울나기를 위한 첫 번째 큰일이었다. 김장을 담그는 법은 지역에 따라 또는 만드는 김치에 따라 매우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이웃간에 품앗이로 함께 모여서 담소를 즐기며 공동으로 김장을 담갔다는 점이다. 즉 공동체 문화의 상징이요, 구성원끼리의 상호 연대감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수원은 김장 나눔의 산 도시

 

지난 7일 수원의 삼성전자 한 곳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사랑의 김치담그기를 하기 우해서였다. 시가 15천만 원 상당의 배추 60,000kg을 담가, 수원의 각 기관을 통해 홀몸어르신들과 기타 김치를 담을 수 없는 가정을 돕기 위한 행사였다. 수원은 각 주민센터마다 김장 나누기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렇게 주민센터에서 주민단체에 의해 만들어진 김장은 잘 포장이 되어, 지역 내에 거주하는 홀몸어르신들과 소년소녀가장이 있는 집으로 배달이 된다. 한 겨울 우리의 대표적인 찬거리인 김장. 이번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 등재 확정으로 인해, 우리의 김장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 벽화골목은 2년 째 조성 중에 있다. 첫해에는 창룡문을 나오면 주차장을 지나 게이트 볼 장에서 시작하는 1번 골목이다. 1번 골목의 벽화 길은 350m에 이른다. 그리고 지난해는 제일교회 아래쪽에 680m에 그림을 그렸다. 1번 골목 중간에는 빈집 하나가 볼썽사납게 자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동 마을만들기를 전담하다시피 한 지동주민센터 기노헌 총괄팀장이 이 집을 주인에게 무상 임대를 하여 구조변경을 하였다. 이 집의 용도는 되살림 발전소라 명명을 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집을 수리하기 시작해, 이제 그 개관일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315일 오후 이곳을 찾아보았다.

 

말끔히 단장을 한 되살림 발전소의 외부

 

말 그대로 되살림일세.

 

되살림 발전소앞에는 일꾼 몇 사람이 무엇인가 열심히 페이퍼로 갈아내고 있다.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마침 실내에 페인트칠을 하고 있던, 지동벽화길 조성 총 감독인 유순혜 작가가 대답을 한다.

 

마을에서 못쓴다고 내다가 버린 것을, 잘 갈아내고 색을 입혀 리폼을 하려고요. 그래서 되살림 발전소 가구로 사용할 겁니다. 쓰레기도 줄일 수 있고, 되살림의 의미도 있고요.”

 

그리고 보니 되살림 발전소라는 것은, 모든 것을 되살린다는 말이다. 주민들의 생활을 되살리고, 이웃 간의 잃어버린 공동체를 되살린다. 또한 여러 가지 주변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 때문에, 땅에 떨어진 지동의 과거의 정체성도 되살린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감이 있고 그래도 이웃 간에 사랑이 넘치던 지난날의 생활로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지난 해 낡고 흉물이던 집을 늘리고 고치기 시작했던 때 

 

공방으로 꾸며 주민들의 소득에 보탤 것

 

지동주민센터 기노헌 팀장은 이 되살림 발전소에 공예품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는 대답이다.

 

이곳은 공예품을 만드는 공방으로 꾸밀 것입니다. 지전공예나 가죽공예, 섬유공예 등을 주민들에게 가르쳐, 그들이 직접 제작을 해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하려고요. 마을 어른신들 중에서 한 종목에 5명 정도를 선정해 교육을 시키고,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을 할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예품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판매를 해서, 그 수익금으로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실내 페인트 작업

 

판매소도 이 되살림 발전소를 비롯하여, 제일교회 일층에 들어 설 북카페와 판매를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판매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수원은 축제가 많습니다. 그런 곳에 공예품을 진열해 소득을 올리려고 합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제대로 마을만들기 사업만이 아니고, 정말 되살림 발전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순혜 작가는

 

이미 모든 준비는 다 마쳤습니다. 이 되살림 발전소가 개관을 하게 되면, 바로 교육에 들어가려고요. 이곳에 와서 주민들에게 공예를 가르칠 선생님들도 다 선정을 해 놓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만드는 공예품은 우리만의 고유한 모델을 만들어 브랜드화 시킬 것입니다 라고 한다.

 

버려진 가구를 가져다가 페이퍼로 갈아내고 있다. 리폼을 해서 사용하겠다고 

 

앞으로 되살림 발전소는 주민들의 사랑방 겸 공방으로 거듭 나, 화성과 더불어 살아온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이야기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동 되살림 발전소가 개관을 하는 날은 모든 것을 다 버려두고 함께 하고 싶다.

‘짜장스님’, 변산공동체 학교를 가다

 

‘짜장스님’으로 더 유명한 남원 천년고찰 선원사의 주지인 운천스님. 무슨 일인지 얼굴이 상기되어 있다. 항상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랑실은 스님짜장’으로 봉사를 하고 계시는 분이기에 무슨 일인가 더 궁금하다. 그동안 ‘스님짜장’으로 봉사를 한 것이 벌써 3만 그릇이 훌쩍 넘었다.

 

말이 3만 그릇이다. 짜장 한 그릇에 가장 저렴한 가격인 2,000원씩만 계산을 한다고 해도, 6천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사회에 돌려준 셈이다. 늘 주장하는 것이 ‘스님이 벼슬입니까? 아이들에게도 배울 것은 배워야죠.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중생들의 아픔을 알고, 그들과 함께 세상 고통을 나눌 수 있겠습니까?“ 라고 되묻고는 한다.

 

 

생태가 살아있는 곳, 부안 변산 공동체 학교

 

스님이 이렇게 상기가 된 것은 11월 25일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운산리 3에 소재한 ‘변산공동체 대안학교’를 다녀온 후이다. <변산공동체학교>는 주곡 중심의 농사를 유기농법만으로 고집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중, 고 과정을 가르치는 대안학교인 공동체학교는, 현재 10여 가구에 60여 명의 식구들이 모여 살고 있다.

 

1998년에 문을 연 변산공동체학교는 오전에는 일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공부를 한다. 그리고 오후가 되면 모두 살림수업을 한다. 황토로 이룩한 학교는 물론, 모든 것을 스스로 짓고 해결을 한다. 먹거리 하나에서부터 땔감까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은 스스로 해결을 하는 것이다. 이곳에는 ‘화학’이란 것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을 합니다. 그곳에 짜장봉사를 나갔다가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우고 왔죠. 저희들은 아직도 짜장봉사를 하면서 일부는 돈을 주고 물건을 사오고는 하는데. 이 학교의 학생들은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합니다. 그러면서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고, 오히려 제가 더 부끄럽다는 생각을 한 것이죠.”

 

벌써 이 학교가 문을 연지 15년이다. 그동안 이곳에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농약이나 화학비료, 제초 등을 하나도 쓰지 않았다. 10배나 도 품을 팔아야 하는 농사법을 그대로 고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자급자족을 위해 쌀농사며 보리, 밀 등은 물론 콩, 고추, 고구마 등 모든 것을 심어서 사용한다. 토종 씨앗을 구하기 위해 강원도는 물론 안 다닌 곳이 없다는 사람들이다.

 

 

짜장스님 공동체 학교를 가다.

 

11월 25일 짜장스님이 변산공동체 학교를 찾았다. 아이들에게 스님짜장을 해주기 위함이다. 아이들은 직접 짜장을 하는 것을 도와주기도 하고, 그리고 한 사람이 2~3인 분은 기본으로 먹어치웠다.

 

“세상에 그동안 숱한 곳을 다녔지만, 이곳보다 잘 먹는 곳을 본 적이 없습니다. 60명이 살고 있고 잘 먹는다고 하기에, 150인 분을 준비했는데 거의 남은 것이 없어요.”

 

운천스님이 말을 하고 껄껄 웃는다. 그만큼 이곳 사람들의 식성이 좋았나보다. 하긴 운천스님이 만들어 주는 스님짜장 역시 일 년 간 농사를 짓고 걷어드려 만들고 있으니, 두 곳의 마음이 딱 들어맞았을 것이다.

 

 

“정말 대단한 곳입니다. 아이들이 직접 도자기도 만들고 나무를 패고, 도대체 과거 우리네들의 농사법과 살아온 모습을 그ㄷ로 지키고 있습니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도 놀라운데, 정말 올곧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말이 공동체지 어느 누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이런 곳에서 규칙을 지키며 생활을 하는 아이들에게서 정말 많이 배우고 왔습니다. 오히려 제가 더 부끄러울 정도였으니까요”

 

늘 그동안 자신이 사회로부터 받을 것을, 당연히 사회에 돌려주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을 하는 운천스님이다. 당연히 자신이 세상을 살아오면서 누군가에게 많은 것을 받았기 때문에, 그것을 먹을 것으로 돌려준다고 시작한 ‘사랑실은 스님짜장’. 운천스님은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한다.

 

 

“이번에 자매결연도 맺고 왔습니다. 저희들이 농사를 지을 때 함께 도와주기로요. 세상은 내가 남을 위해 베풀면, 그것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법입니다. 그것이 바로 아름다운 인연이죠. 말로만 하는 아름다운 인연이 무슨 소용입니까? 저는 이번에 공동체학교를 찾아가서 60여 분의 스승을 만나고 왔습니다.” 라며 크게 웃는다.

 

11월 24일 토요일 오후, 지동 벽화골목에 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여들었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지동벽화길 제2구간인 지동 10통과 13통 일대의 골목길엔 왁자하다. 여기저기 자원봉사자들이 벽에 달라붙어 나뭇잎을 그리고, 열심히 칠을 하고는 한다. 이들 자원봉사자 중에는 ‘도란도란 수원e야기’ 블로거 10여명도 함께 참여하였다.

 

이날 3개 미술학원에서 참여를 한 봉사자들은 1구간에서 하루 종일 작업을 했으며, 오후에는 경기수원르네상스 포럼에서 20명, 일반인 자원봉사자 25명 정도가 참여하였다. 도란도란 수원e야기 블로거 중에는 어린 딸들과 함께 참여를 하기도 했다. 이들은 4살과 6살짜리 두 딸과 함께 참여한 닉네임 러브연희맘님도 있었으며. 4살짜리 딸을 데리고 참여를 한 양영주 블로거도 있었다.

 

 

지동 벽화골목의 한 벽에 설치된 나비 조형물과 하트모양의 탁자(위) 11월 24일(토) 오후 자원봉사자들이 그림을 그리기전 설명을 듣고 있다(아래)


 

벤치마킹을 하러 오기도

 

요즈음 지동골목에는 인근은 물론, 타 도시에서도 벤치마킹을 하러 오고는 한다. 24일에도 수원시 조원동의 그린나래 봉사단 25명 정도가 골목여기저기를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지동 벽화골목은 이제 봄, 여름, 가을을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고 있으며, 겨울풍경으로 들어가는 골목에는 눈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골목마다 특이한 것들도 있다. 벽에 붙어있는 평상과 조형물로 꾸며 놓은 나비, 그런가하면 곳곳에 놓인 나무화단이 아름답게 자리를 잡고 있다. 시간이 가면서 점차 날이 쌀쌀해졌지만, 벽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그리기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가끔은 허리를 펴느라 일어서다가, ‘끙’ 소리를 내기도 한다.

 

 

'도란도란 수원e야기'의 블러거들이 벽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위) 딴 벽에는 어린 딸들과 함께 참여를 한 블로거들이 딸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아래)  


 

마을주민들이 좋아하는 그림들

 

지동 제2 벽화길은 테마골목이다. 계절별로 그림이 이어지는가 하면, 집집마다 그 집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했다. 그저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달라붙어 그린 것이 아니다. 순수한 그림을 못 그려도 자원봉사자들이 모여서 이루어 낸 작품이다. 이들은 4세 꼬마부터 70이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참여를 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골목에 특별한 구조물이 있다면, 그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골목길 안에 우물이 있는 곳에는, 벽 여기저기서 물이 쏟아지는 그림들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고양이들이 물을 피해 달아나기도 한다. 그만큼 가장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그림들로 채워져 있다.

 

 

오후 내내 쭈그리고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들(위)과 벤치마킹을 하는 사람들(아래)


 

골목 외곽 길가의 벽에 그림을 그리고 있던 한 자원봉사자는 요즈음 지동이 날마다 변해가고 있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저는 오늘이 세 번째인데 정말 아름다워졌어요. 처음에는 그림들이 좀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이렇게 완성 단계에 들어가면서 무엇인가 이야기가 있는 듯도 하고요. 요즈음은 그림을 그리다가 보면, 참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위해 노력들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한다.

 

사람들은 이제 지동의 벽화골목을 보면서 ‘마을만들기 사업’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 것인지를 알겠다고 한다. 처음에는 방관을 하고 있던 주민들도 이제는 스스로 동참을 하고 있다. 이 벽화 골목 조성사업이 공동체를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낡고 읍습하던 골목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벽마다 나열이 되어있다.

 

 

우물이 있는 집의 벽에는 물이 콸콸 흐르는 모습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물로 인해 놀라는 고양이가 모습이 재미있다(위) 아래는 겨울테마로 들어가는 벽화 


 

철조망 때문에 벽에 녹물이 흐르던 담 등, 벽이 더러우면 나무판자로 아름답게 꾸며 놓았다. 그런 것 하나하나가 계획된 밑그림에 의해서 그려진 것이다. 이 제2 골목벽화가 끝나면, 내년에는 또 한 곳의 골목에 제3 벽화길이 조성된다. 아마도 마을만들기 5년 사업이 다 끝나는 2015년이 되면, 지동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변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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