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교통 수원2013’ 국제회의장인 파빌리온이 아침부터 시끌벅적하다. 안에는 상 위에 각종 음식과 음료수 등이 놓여지고, 앞치마를 두른 부녀자들과 자원봉사를 하는 남정네들이 쟁반에 음식을 가득 담아들고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2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행궁동 ‘어르신 만수무강 기원을 위한 2013, 금빛 경로잔치’가 열리기 때문이다.

 

행궁동 주민자치회(위원장 이용학)에서 주관하는 이 행사는 행궁동에 거주하는 만 70세 이상의 어르신 1,336명을 초청해서 벌이는 경로잔치이다. 행궁동에는 모두 7개소의 경로당이 있다. 남향, 북수, 신안, 신풍, 영동, 장안, 팔창경로당 등이다.

 

 

1,000여명의 어르신들이 참석

 

“저희 행궁동 관내는 어르신들이 많이 살고 계십니다. 만 7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모두 1,336명입니다. 그분들을 초청했는데, 오늘 한 1000명쯤 오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생태교통으로 인해 불편을 겪은 어르신들의 무병장수를 위해서 벌인 경로잔치입니다.”

 

이범선 행궁동장은 일일이 손님들을 맞이하면서 인사를 한다. 경로잔치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식전행사인 길놀이로 시작을 했다. 이어서 관내에 있는 박경현 무용단의 아리랑과 한국무용인 궁중무, 이화 소리사랑의 경기민요와 그리고 박경현 무용단의 한국무용 등이 무대에 올라 어르신들을 기쁘게 해주었다.

 

 

장수노인 기념품 증정도 가져

 

오전 11시에 개회식을 시작으로 장한 어버이상 표창(수원시장상)과 모범시민 표창(시의장상), 경로봉사 모범시민 표창(시의장상), 노인복지 기여자 표창(구청장상) 등을 시상한 후, 장수노인께 기념품 증정식도 가졌다.

 

장한 어버이상은 화서문로 75번길 9호에 거주하는 서영자(여, 60세)가 수상을 했으며, 모범노인상은 남창동에 거주하는 김병준(남, 75세) 옹이 수상을 했다. 경로봉사 모범시민상은 매향동에 거주하는 정옥선(여, 66세)이 수상을 했고, 노인복지 기여자상은 신풍동에 거주하는 김영숙(여, 62세) 등이 수상을 했다.

 

윤건모 구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어르신들을 이렇게 초청을 해 경로잔치를 열어 준 행궁동장님 이하 여러분에게 감사함을 느낀다.”면서 “아무쪼록 어르신들의 만수무강을 빕니다. 즐겁게 잔치를 즐겨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장기자랑 등도 열어

 

축사를 마친 다음에는 남향경로단 회장의 던배제의에 이어 오전 11시 30분부터는 오찬이 있었다. 오찬은 갈비탕으로 준비를 했다. 오찬을 드신 어르신들은 식후 행사로 색소폰 연주와 축하공연 등을 즐겼으며, 뒤이어 장기자랑도 가졌다.

 

경로잔치에 초대를 받은 한 어르신은“오늘 이렇게 생태교통 기간 중에 지역의 노인들을 위해서 여러 가지로 마음을 써 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 이렇게 많은 음식과 지역의 예술인들이 마련해 준 축하공연까지, 어느 곳에서도 이런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여러모로 행궁동에 가주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한다.

‘사랑실은 스님짜장’의 주인공인 운천스님, 참 억세게도 전국을 돌아다니신다. 가는 곳마다 인기 만점인 이 스님, 혹 나중에 대권 도전을 하실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농담이지만 그렇게 전국을 돌아다니시는데, 혹 누가 알리요. 아마도 지금 대권에 참가를 하셔도 꼴찌는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이젠 유명한 스님이 되셨다.

 

짜장스님인 운천스님은 천년 고찰인 남원 선원사의 주지스님이시다. 하지만 사람들은 ‘운천스님’이라고 알기보다는, ‘짜장스님‘으로 더 잘 통한다. 늘 짜장면 봉사를 다니시기 때문이다. 더운 날은 짜장면이 상하기 쉬워, 잠시 주춤하셨다. 하지만 선선한 바람이 일기 시작하면서, 다시 봉사가 시작되었다.

 

 

 

짜장봉사 쉽지는 않은데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베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스님이 남들을 위해 베푼 짜장면의 그릇 수가 3만 그릇이 넘는다. 한 그릇에 4,000원이라고 계산을 해보아도, 1억 2천만 원 어치를 봉사를 한 셈이다. 물론 그것만은 아니다. 봉사를 할 때마다 따라간 봉사단원들의 인건비를 계산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이렇게 시간과 정성, 그리고 많은 땀을 흘리며 봉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이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먹는 것일 테죠. 생각해 보세요 배가 고픈 사람들이 가장 부러운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물론 저희가 다니는 곳 중에는 군부대도 있고, 먹고사는데 있어서 굶주리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짜장면 한 그릇을 먹으려고 하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죠. 그 분들에게 찾아가 짜장면 한 그릇을 드실 수 있도록 한다면, 작은 행복을 맛보실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쉽지 않은 봉사인데도 불구하고, 일 년에 50회 정도의 봉사를 한다. 많은 달은 한 달에 10회 이상을 봉사를 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긴 하죠. 저야 그렇다고 쳐도 봉사단들은 정말 힘듭니다. 그렇다고 돈을 드리는 것도 아니고요. 그저 봉사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늘 고맙고 미안할 따름이죠.”

 

이제 짜장봉사는 일상이라는 스님

 

9월 22일, 전라남도 순천시 북정 2길 20에 소재한 순천북초등학교 강당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시끌벅적하다. 순천시 라이온즈 클럽 등이 주관하는 경로잔치에 많은 어르신들이 모이셨다. 이 자리에서 짜장봉사를 하시기 위해 일찍 순천으로 향한 짜장스님과 봉사단. 커다란 가마솥을 차에서 내려 짜장을 볶느라 부산하다.

 

 

 

강당 무대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각종 공연도 마련되었다. 모처럼 이런 행사에 참석을 하신 어르신들은 마냥 즐겁다고 하신다. 들통에 짜장을 담아 어르신들께 배식을 하는 짜장스님은 땀을 흘리시면서 열심히 나누어드린다.

 

“고기도 안들어 갔는데 정말 맛있구먼.”

 

어르신들의 그 한 마디에 쌓인 피로가 가신다고 한다. 500명 쯤 모이신 어르신들은 그렇게 강당 바닥에 발을 펴고 앉아 짜장밥을 드셨다.

 

“스님이 절에서 불경을 외고,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에게 급식을 하는 것도 좋은 공양구죠. 이제 짜장봉사는 저의 일상입니다. 그리고 다 많은 분들께 해 드릴 수 있도록 해야죠. 가을이 되었으니 이제 돼지감자도 열심히 캐야 합니다.”

 

 

 

짜장스님이 지리산에서 야생하는 돼지감자를 캐는 것은, 그것으로 차를 만들어 파시기 위해서이다. 그 돼지감자를 판돈으로 짜장봉사를 다니신다. 하지만 그것만 갖고는 늘 부족하다. 그래도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스님은 밥차가 한 대 있었으면 더 많은 분들께 봉사를 할 수 있다고 안타까워하신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께 짜장봉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더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함께 나누는 것보다 좋은 공덕은 없으니까요”

봉사를 하는 사람들. 그것도 어쩌다 한번 하는 것이 아니다. 한 곳은 한 달에 10여 차례의 스님짜장을 전국을 다니며 봉사를 하는 곳이고, 한 곳은 창원 팔용 민속 5일장에서 장날마다 무료급식을 하는 곳이다. 이 두 곳이 만났다. 거기다가 ‘제9회 우리 마을 경노잔치’까지 곁들여졌다.

한 달에 여섯 차례 민속 5일 장날마다 무료급식을 하는 곳. 남원 선원사를 아침에 출발한 스님짜장의 봉사단 일행은 장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준비를 시작한다. 이미 이력이 붙은 솜씨들이다. 커다란 가마솥 두 개가 트럭에서 내려지자 바로 자장을 볶기 시작한다. 이미 무료급식소 주변은 어르신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




몸에 밴 봉사정신

창원의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봉사단체에게서 연락이 왔다. 어르신들께 자장면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는 것이다. 물론 흔쾌히 승낙을 했다. 그리고 6월 4일 민속 5일장 날을 맞아 창원으로 향한 것이다. 중학교 학생부터, 고등학교, 일반 기업의 직업들, 그리고 주부들까지 300여명의 봉사자들이 모여,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혀를 내두른다.

스님짜장이 익어갈 무렵, 콩으로 만든 햄을 부어 넣는다.

“스님짜장에도 고기를 집어넣나?”
“아닙니다. 콩으로 만든 햄인데요.”
“암, 그래야지”




자장면을 볶고 있다. 제일 끝으로 고기맛을 내는 콩햄을 넣는다. 

간을 보고 또 본다. 아르신들의 구미에 맞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렇게 한편에서는 그릇에 밥을 담고, 한편에서는 스님이 자장을 부어준다. 자원봉사를 하는 학생들과 회사원들이 쟁반 가득 자장밥을 담아 어르신들께로 나른다.

기다리기가 지루했던지 몇 몇 분이 줄은 선다. 금방 줄은 길게 늘어났다. 큰 가마솥으로 두 솥을 자장을 볶았는데 부족하다. 이미 1,300명을 넘게 급식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먹을 것을 또 볶는다. 오후 1시 40분에 배식이 끝났다. 그리고 잠시 뒤, 언제 그렇게 많은 어르신들께 급식을 했는지 흔적조차 없다.


선원사 봉사단원들의 손길이 바빠진다. 한편에서 민요 한마당이 선을 보이고

봉사를 하는 손길들을 보니 몸에 밴 듯하다. 아마도 그 마음이 아름다워 표정 하나하나가 모두 밝은가보다. 그렇게 1,500그릇 정도의 자장밥으로 아름다운 봉사를 마쳤다. 스님짜장 버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생각을 한다.

‘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아름답다’는 것을...


 

자장밥의 배식이 시작이 되었다. 그릇에 밥을 담으면 짜장스님이 자장을 듬뿍 퍼 담아준다


스님짜장밥을 드시기 위해 늘어선 줄, 그리고 밥을 맛잇게 드시는 어르신들
"고거 참 맛있다"를 연발하신다.



봉사는 누가 하는 것이 중요한가? 서로가 팔을 걷어부치고 그릇을 닦고 있다. 어르신들이 맛있게 드실 수 있도록
한 자원봉사자가 '효자손'을 어르신들께 나누어 주고 있다. 모습이 아름답다.
그리고 급식이 끝나고나자, 주변 정리를 하고 있다. 순식간에 주변이 말끔해졌다.

겁나게 더운 날, 어르신들을 위해 기꺼이 고생을 한 자원봉사자들이 '사랑실은 스님짜장'버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였다. 모두가 행복한 표정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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