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보면 소소한 재미가 세상을 즐겁게 만든다. 사람들은 그런 즐거움을 느끼면서 생활 속의 활력을 만들고는 한다. 921() 생태교통이 열리고 있는 신풍동 77-5. 마을 통장님 집이란다. 오후 530분부터 그 옥상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옥상위로 올라가니 가야금 세대가 나란히 놓여있다.

 

생태교통 주민추진단 놀이운영팀이 주관을 하고, 생태교통 수원2013 조직위원회가 후원을 하는 생태교통마을 우리 동네 옥상음악회, 우리 집에 놀러와라는 옥상음악회를 연다는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음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음악회를 하는 동안 행궁동에 소재한 레지던시 작가인 최경락의 그림이 함께 한다는 것이다.

 

 

가야금 선율 옥상에 울리다.

 

수원이라는 곳, 행궁동 이라는 곳. 참 이런 재미는 수원에서만 느낄 수가 있는 것인가 보다. 선뜻 옥상을 내준 집 주인도 그렇지만 그 옥상에 올라와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이나, 연주하는 동안 부채에 캐리컬쳐를 그려 구경을 하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그려주는 화가나 다 재능기부로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세상에 이런 마을이 어디 있을까? 수원 옥상음악회의 효시야 단연 지동이다. 하지만 이렇게 그림과 음악이 함께 해 더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행궁동 옥상음악회의 색다른 맛이다. 음악회의 시작은 대를 물려 국악을 하는 안지혜와 두 명의 제자들이 시작을 했다. 안지혜는 아버지로부터 재능을 물려받아 일찍 초등학생 때부터 전국 경연대회를 제패한 국악인이다.

 

 

순식간에 그려진 그림, 즐거움 두 배

 

세 사람이 가야금 산조를 시작으로 민요로 넘어갔다. 관람객들과 함께 박수를 치면서 부르는 민요소리에 옥상에 즐거움이 넘친다.

 

생태교통이 점점 즐거워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벌써 20일이 훌쩍 지나버렸다니, 이제 10일도 채 안남은 기간에 더 많은 분들이 와서 즐거움을 함께 느꼈으면 합니다. 그동안 행궁동을 찾아오신 많은 분들이 있었지만 오늘이 가장 많은 듯 합니다. 행궁광장에도 연을 날리는 사람들로 가득차고요.”

 

구경을 하던 한 주민은 갈수록 신바람 나는 생태교통 축제가 곧 끝난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는 것이다. 가야금 연주를 하는 동안 순식간에 부채에 그려진 자신의 캐리컬쳐를 받아든 사람들은 즐거움이 두 배였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렇게 좋은 음악도 함께 따라 불렀는데, 부채에 그려진 그림까지 주시니 즐거움이 두 배인 듯하네요.”

 

그림을 받아든 주민들은 기쁨이 두 배라고 하면서 즐거워한다. 넓지 않은 옥상에 모인 50여명의 주민들이 이래저래 즐거운 음악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날 옥상음악회는 장안동 주민인 이원근 옹의 민요와 남창동 주민인 레지던시 작가인 서승원의 글 낭독, 그리고 레지던시 작가로 그림이 있는 벽화골목 안녕하세요를 그린 윤희경 작가의 골목 벽화 해설 등으로 이어졌다.

 

작지만 즐거움이 가득한 행궁동 옥상음악회 우리 집에 놀러와, 한 시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 무대였다. 음악과 그림이 함께 한 옥상음악회. ‘생태교통 수원2013’에서 누린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19일, 2박 3일의 출장길에서 돌아왔는데, 좋은 공연이 있다고 한다. ‘2011 춘향골 꿈나무 예능 축제의 밤’이 전라북도남원교육지원청의 주최로 춘향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는 것. 몸은 그냥 쉬고 싶다는데, 마음이 벌써 콩밭에 가 있다. 남원의 꿈나무들의 예능감각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친 몸을 달래 춘향문화예술회관으로 향했다. 일몰 시간에 남원 도통초등학교 취타대원들이 극장 앞에서 한 차례 연습을 하는 모양이다. 예전에 전공이 국악이었었고, 더구나 육본 군악대에서 고적대를 맡아 매스게임 등의 지휘를 했던 아니기에, 무엇보다 반가울 수밖에. 옛 추억을 떠올리며 무대로 향한다.



2시간 30분의 꿈나무들의 자랑

오후 5시 45분부터 식전행사로 도통초등학교의 취타대의 연주와 평생교육원 어른들의 섹스폰 연주가 이어졌다. 그리고 오후 6시부터 23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남원교육지원청 박주영 교육장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라는 서정주 시인의 시를 인용해 ‘오늘 이 시간이 있기까지 우리 아이들, 선생님, 학부모들의 숨은 땀방울과 노력이 어우러진 무대’라고 인사말을 하였다.

아이들의 공연은 전통과 현대, 춤과 노래 정말 다양하게 엮어졌다.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렇게 열심인 아이들이 있어 남원이 예향이 아니었을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프로그램은 남원초의 국악관현악으로 시작하여, 참사랑유치원 꼬마들의 앙증맞은 국악연주. 남원 중앙초등학교의 음악으로 하나 되는 세상. 대강초의 가야금 합주 등으로 이어졌다.



이날 프로그램을 보면 산내초의 ‘밴드와 합창’, 운봉초의 ‘사물놀이’, 송동초의 ‘기악합주 아리랑’, 이백초의 ‘설장구’, 월락초의 기악합주 ‘영광의 탈출’, 대신초의 ‘창작 전통군무’, 산동초의 ‘합창’으로 이어졌다.

예능이 뛰어난 어린이들도 보여

아이들이 발표를 하는 무대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하나같이 어찌 그리도 예쁜 것인지. 뒤이어 노암초의 ‘댄스스포츠’와 용성중의 ‘리코더 합주’, 금지, 김동, 수지초 학생들이 연합으로 꾸며 준 ‘무용 꼭두각시’, 덕과초의 ‘기악합주’, 원천초의 ‘부채춤’과 보절초의 ‘음악줄넘기’가 이어졌다.




남원서원초의 아이들은 ‘플롯과 크래식 기타 합주’를, 왕치초를 ‘밴드;를 선보였다. 시간이 갈수록 무대는 점점 열기를 더한다. 도통초 학생들의 ’발레와 현대무용‘이 이어졌으며, 교룡초의 ’기악합주‘. 그리고 용성초의 ’치어리딩‘도 선보였다. 마지막 무대는 남원교육지원청에서 마련한 합창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옥의 티’가 아쉬워. 좀 더 알찬 무대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어린 꿈나무들의 예능 축제의 밤. 무대에 오른 어린이들도 관람을 하는 사람들도 즐거운 2시간 30분의 무대가 막을 내렸다. 그러나 중간 중간 ‘옥의 티’가 있어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우선은 음향문제가 제대로 준비가 안되었다는 것이다. 중간 중간 나는 잡음이 신경을 쓰이게 만든다. 이런 점은 사전에 충분한 점검을 필요로 한다.



관람을 하는 분들의 자세도 문제이다. 아무리 아이들의 발표회라고 해도, 공연장의 예의는 지켜야만 한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었는데도 부산하게 자리를 옮겨 다니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런 점은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모처럼 아이들의 즐거운 축제에 옥의 티. 이런 점만 신경을 쓴다면 더욱 즐거운 최고의 무대가 되리란 생각이다.

(주) 사진 자료 중 일부는 남원교육지원청 사향희 장학사께서 제공한 자료입니다

남원시 운봉읍 가산리 89번지. 지리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국악의 성지. 그곳을 가면 볼 것이 있다. 남원은 판소리의 본고장이다. 판소리 다섯마당 중 춘향가와 흥부가의 배경지가 될 만큼 유명한 곳으로, 예로부터 국악의 산실이었으며 동편제 판소리를 정형화한 가왕 송흥록이 태어난 유서 깊은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판소리는 우리민족의 혼이 살아 숨 쉬는 살아있는 역사이다. 그 판소리 중 동편제 소리의 발상지 이며, 춘향가 흥부가의 배경지인 남원. 운봉에는 국악의 성지가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는 가왕 송흥록과 박초월의 생가지가 있고, 지리산을 바라보고 많은 후학들이 소리에 전념하고 있는 국악성지전시관이 있다.


동굴독공을 따르는 후학들이 피를 토하는 곳

국악의 성지 전시관을 들어가다가 보면, 좌측으로 판소리의 명창들이 묻힌 성역인 국악선인묘역이 있다. 그곳을 오르다가 보면 계단 위로 소나무 숲길인 소릿길이 있고, 밑으로는 조경을 해 놓은 길이 하나 나타난다. 그 길을 따라 가면, 돌로 조경을 해 놓은 곳에 문이 세 개 있다. 그 문을 열어본다.



문을 열고 입구를 들어서면, 안으로 들어가 꺾인 곳에 또 하나의 문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판소리를 할 때 고수가 사용하는 소리북과 방석 등이 보인다. 이곳에서 명창이 되기 위해 후학들이 소리공부를 하는 곳이다. 동굴독공의 진한 맛을 보기 위해 마련한 곳. 그 힘든 학습방법을 과연 이곳에서 깨달을 수가 있을까?

예전 명창들은 득음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동굴독공과 폭포독공을 행해왔다. 동굴독공은 동굴 안으로 들어가 입구를 막아버리고, 그 안에서 2년이고 3년이고 소리를 얻기 전까지는 나오지 않던 득음의 방법이다. 명창 이날치와 이동백 등이 바로 이 동굴독공으로 소리를 얻었다.




그런 명창들을 따라 소리공부를 하기 위해 동굴처럼 마련한 곳이다. 지금이야 소리공부를 하고나서 밖으로 자유자재로 출입을 할 수 있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 옛 명창들의 소리공부가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를 가늠할 수가 있다.

이것이 가로등이라니, 정말 멋지지 않아

동굴독공을 체험하는 곳을 본 후 천천히 전시관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그런데 앞에 선 조형물이 색다르다. 여기저기 적당한 간격으로 놓인 것을 보니 가로등이다. 그런데 그 가로등 밑에 소리북이며 가야금, 거문고 등을 달아놓았다. 그것을 보고 괜한 웃음을 웃는다. 멋지다. 누가 이런 생각을 한 것일까?




어두운 길을 밝히는 가로등이 같을 필요는 없다. 나름대로 그 지역에 걸 맞는 가로등을 이렇게 조형을 한다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다. 단지 어두움을 밝히는 용도가 아닌, 색다른 멋을 낼 수 있는 조형물. 그것을 보면서 또 다른 가로등을 생각해본다. 아마도 각 지역마다 그곳에 알맞은 이런 멋진 가로등을 장식한다면, 그것 또한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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