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들은 우담바라를 풀잠자리의 알이라고 한다. 하지만 불경에는 우담바라는 영서화라고 하여 3,000년 만에 한 번 피는 엄연한 꽃이라고 했다. 이 우담발화는 우담화, 기공화, 영서화, 우담발화 등의 이명으로도 불리고 있으며, 인도에서는 5가지의 성스러운 나무 중 하나라고 귀히 여겼다.

 

산스크리스트 학자들은 이 우담바라를 ‘열매가 열리는 것을 보면 꽃이 피는 식물이지만, 너무 작아서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뿐이다.’라고 하였다. 인도에서는 이 우담바라를 ‘이 우담바라는 하루 이틀 정도 피어있는 꽃으로 보기가 어려워, 천복을 타고 나지 않은 사람은 볼 수가 없다’라고 표현하였다.

 

 

 

불경에는 여러 곳에서 우담바라에 대해서 적고 있다. <무량수경>에는 이 꽃이 사람들에게 보이면 상서로운 일이 생긴다고 하였으며, <혜림음의>에는 여래가 나타날 때 꽃이 피고, 전륜성왕이 세상을 다스리면 감복하여 꽃이 핀다고 하였다. 이러한 우담바라 25송이가 봉녕사 대웅전을 오르는 석교 옆 돌에 핀 것이다.

 

“거기 우담바라 피었어요. 찍어 가세요.”

 

10월 5일 오전 9시, 봉녕사 사찰음식 대향연이 열린다고 하여 봉녕사를 찾았다. 조금 이른 시간이라 절 경내 이곳저곳을 촬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다리 양편에 걸친 연못에서 분수가 솟아오른다. 물보라에 무지개가 서려 그것을 찍으려고 하는데. 한 처사가 말을 한다.

 

“거기 우담바라가 25송이가 피었어요. 그것 찍어가세요”

“어디 말입니까?”

“그 돌에 피었잖아요.”

 

자세히 들여다보니 정말로 작은 풀씨 같은 것들이 붙어있다. 이럴 때는 좋은 카메라 한 대가 정말 그립다. 가까이대고 몇 장 사진을 찍는다. 그동안 우리가 우담바라라고 이야기 하는 것들을 보면, 흔히 축축하고 습기 찬 곳이나 풀잎 등에 많이 생성을 해 사람들은 풀잠자리 알이라고 늘 이야기를 해왔다.

 

하지만 봉녕사 우담바라는 연못 옆이기는 해도, 세워 둔 돌에 자라나 있다. 풀잠자리 알이라고 한다면, 한 낮의 더위에 이미 말라버렸을 것이다. 모처럼 사찰음식 대향연에 들렸다가 3,000년 만에 핀다는 우담바라를 보았으니, 아무래도 상서로운 일이 생길 것만 같다.

 

땅바닥에 털벅 주저앉아 사진을 찍고 있는데, 스님 한 분이 지나가시면서 한 마디 하신다.

 

“처사님 우담바라를 보기만 해도 좋다는데, 그렇게 땀을 흘리시면서 사진을 찍었으니 아마 좋은 일이 많이 생기겠네요.”

 

 

참으로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이 아닌가? 이것이 3,000년 만에 핀다는 우담바라가 아니라도, 내 마음 속에는 이미 우담바라가 아니든가? 마음속에 핀 우담바라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난 이미 상서로운 기운이 감돌 것이란 생각이다. 세상에 마음보다 중요한 것은 없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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