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구 행궁동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줄 김장김치 나눔 가져

 

올해는 지난해보다 배추 값이 태풍 등으로 인해 수확량이 줄어드는 바람에 비용은 더 들어가고 포기 수는 줄었어요. 지난해는 300포기 정도를 담았는데 올해는 50포기 정도가 줄어든 250포기 정도를 담았습니다.”

 

14, 오전 10시부터 행궁동 행정복지센터 지하 주차장에 마련한 김장하기 행사장에서 만난 민효근 행궁동장은 한겨울 양식이라는 김장을 담아 수급자인 홀몸어르신들과 중증장애인가정을 방문하여 김장 나눔을 하겠다면서 열심히 속을 버무리고 있다. 민효근 동장은 한정된 예산을 갖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김장을 나누어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한다.

 

행궁동은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수급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행궁동 안에 여인숙이나 여관들이 영업을 안 되니까 달방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받아드리고 있는데, 대개 일용직 노동자들이나 교정시설 출소자들 등이 방세가 싼 달방을 찾아들면서 도움을 주어야 할 일인가족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죠

 

 

이웃의 도움 없이는 김장 나눔도 하기 어려워 .

 

행궁동 한창석 수원시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은 경제가 어렵다보니 이제는 행궁동 자체예산만 갖고는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어줄 김장을 담그는 것도 쉽지가 않다면서 이번에 김장을 담을 때도 지원예산 일부와 주민자치회 비용, 그리고 수원시 봉사단체인 가온누리 봉사단에서 100만원의 기금을 도와주었기 때문에 250포기의 김장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날 김장나누기에는 이훈성 팔달구청장을 비롯하여 수원시의회 김진관, 최찬민 의원도 함께했으며, 행궁동 새마을부녀회(회장 우근자) 회원들과 통장협의회 회원 등 30여명이 김장담기에 동참했다. 김장은 한 겨울 양식이기 때문에 우리네 식생활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음식이다.

 

행궁동은 수원에서 가장 많은 법정동을 관활하고 있습니다. 현재 남수동·북수동·매향동·남창동·장안동·신풍동·영동·중동·구천동·팔달로 1·2·3가의 12개 법정동을 관할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수원의 중심동답게 원도심인 행궁동에는 그만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죠. 아마 앞으로 도움을 주어야 하는 동민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작은 정성이나마 함께한다는 것이 중요해

 

행궁동 최영희 행정민원팀장과 전재범 맞춤형복지팀장은 김장을 담은 김장통을 갖고 미리 선정한 홀몸어르신들과 중증장애인들을 방문하여 김장 나눔을 하겠다면서 건강하신 분들은 직접 수령하시지만 연세가 드시거나 건강이 나빠 바깥출입을 하기 힘든 분들은 동장님과 한창석 회장님이 일일이 가정을 방문해 김장도 전해드리고 어려운 점은 없는가도 살펴볼 것이라고 한다.

 

우리 식생활에서 김치는 식단에서 빠트릴 수 없는 필수식품이다. 김장은 지역과 가정을 가리지 않고 담그는 발효식품으로 특히, 김장김치는 겨울의 반양식이라고까지 했다. 이러한 김치를 담그는 풍습이 언제부터 전해졌는지에 대해선서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동국이상국집>에 무를 소금에 절여 구동지에 대비한다는 구절이 있고, 고려시대에 채소가공품을 저장하는 요물고(料物庫)라는 것이 있었다는 것으로 미루어, 이미 우리나라의 김장은 고려시대부터 전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민족은 김장을 담으면 이웃과 나누는 풍습이 있었다. 김장을 하는 날이 되면 이웃이 함께 모여 품앗이로 김장을 담았으며, 김장을 담은 후에는 짐장담기에 동참한 사람들은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았다. 이러한 유풍이 지금까지 전해져 김장철이 되면 어려운 이웃에게 김장김치를 나누어주고는 한다. 행궁동의 김장김치는 행궁동에 거주하는 홀몸어르신들과 중증장애인들에게 전해져, 그들이 한 겨울을 따듯하게 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동 새마을부녀회 지동 어르신 생신잔치 열어

 

팔달구 지동(동장 김민수)은 타동과는 다른 점이 하나있다. 지동은 노인층이 수원시에서도 가장 높은 마을이지만, 그보다 모든 주민들이 어르신을 잘 섬긴다는 점이다. “지동에서 살기를 잘했어요. 전혀 외롭지가 않은 마을이 바로 지동인 것 같아요”. 언젠가 지동 어르신들을 모시고 잔치를 하는 자리에서 한 분이 하신 말이다.

 

하긴 지동처럼 마을에 거주하고 계시는 어르신들을 잘 섬기는 곳이 없다. 지동주민자치회 각 단체들은 앞 다투어 어르신들을 모신다. 지동행정복지센터에서 열고 있는 경로잔치외에도 지동 바르게살기위원회(회장 김은숙)는 한 달에 한 번 지동소재 7개소의 경로당을 찾아다니면서 어르신들께 점심대접을 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바르게살기위원들이 힘을 합해 진우아파트 경로당을 찾아 정성스럽게 준비한 육개장과 전, 과일 등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점심 봉사 활동을 펼쳤다. 또한 지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는 한 달에 두 번 홀로생활하시는 분들을 위한 반찬봉사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지동에서 거주하는 경기안택굿보존회 고성주 명인은 매년 초복이 되면 삼계탕을 끓여 4~5백 명의 어르신들을 대접한다. 고성주 명인은 동지가 되면 동지팥죽을 끓여 이웃과 함께 나누기도 한다,

 

 

지동 새마을부녀회 어르신 생신상 차려드려

 

이렇게 어르신들을 잘 섬기는 지동이 11일 오전, 지동 행정복지센터 주차장에 자리를 마련하고 지동에 거주하시는 어르신 60여 명을 초청해 생신상을 차려드렸다. 매년 한 차례씩 가을이 되면 어김없이 이어지는 어르신 생신상 차리기는 올해도 한 상 푸짐하게 차려 어르신들을 대접했다.

 

매년 하는 행사이긴 하지만 저희들은 저희 부모님을 모시듯 정성으로 상을 차려요. 올해 어르신 생신상도 전날 오전부터 모여서 음식을 준비하고, 오늘도 새벽에 나와서 국을 끓이고 음식을 준비했어요. 지동에는 혼자 살고계시는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에 한 해도 거를 수가 없죠.”

 

지동 새마을부녀회 윤영순 회장은 회원들과 함께 전날부터 음식을 준비했다고 하면서, 준비하는 과정이 고되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어르신들을 부모님들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피곤함을 잊는다고 한다. 이날 부녀회에서 준비한 음식은 밥과 떡, 소고기뭇국, 잡채, 고사리나물, 각종 전 등 11가지나 된다.

 

 

매년 차리는 생신상 차림, 건강하시기만 바라

 

지동은 원도심으로 거주하시는 분들 중에 홀몸어르신들이 상당히 많이 계십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일 년에 한번 합동으로 생신상을 차려드리는 것이죠. 지동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이 이틀간이나 준비한 음식을 드시고 어르신들이 건강하시기만 바라는 것이죠. 어르신들이 건강하셔야 저희들도 배울 것이 많으니까요

 

지동 김민수 동장은 아침부터 어르신 생신상을 차리는 곳에 나와 주변정리를 한다. 봉사야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이 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지역 어르신들을 살갑게 챙기는 것은 동장의 몫이라고 한다. 그렇게 준비한 음식을 차려내는데도 망설이지 않고 두팔 걷어붙이고 음식을 나른다.

 

이날 어르신 생신상 대접에는 부녀회 회원만이 아니라 지동 주민자치위원장과 지동 소재 동부파출소 이충원 소장과 동부파출소 생활안전협의회(위원장 최현준) 위원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봉사에 나섰다. 원도심으로 언제나 사람사는 향기가 풍긴다는 지동. 지동에 살고 있기 때문에 외롭지 않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공감이 간다.

 

수원의 주민자치 센터의 자치기구 중에는 통친회라는 모임이 있다. 제대로 발음을 하자면 통장친목연합회라고 보아야 한다. 각 주민센터의 통장들이 모인 모임이다. 주민센터의 각 통의 통장님들이 모인 이 통진회는, 지역의 현안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직접 주민들과 상담을 하고, 주민들의 속내를 가장 잘 아는 직책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 장안구 경수로 757에 자리하고 있는 연무동주민센터. 그 뒤편으로 돌아가면 컨테이너 건물이 한 채가 있다. 문 옆에는 반딧불이 실버빨래방이라는 작은 간판을 달고 있다. 회원 45명의 통친회가 모여 봉사를 하고 있는 곳이다. 말 그대로 통장님들이 모여 빨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그 빨래방 이름이 바로 반딧불이 실버빨래방이다.

 

 

2012924일 개소를 한 빨래방

 

이 반딧불이 실버빨래방은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홀몸어르신들에게 희망과 삶의 의욕을 북돋아 주고, 쾌적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생활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컨테이너 안에는 17kg 형 드럼세탁기 4대와 건조기 2대가 자리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마다 통장님들 6~7분이 나오셔서 오전 9시 정도에 홀몸어르신들의 빨래를 모아가지고 나오십니다. 그러면 빨래를 하고 건조를 해서 오후 3시쯤에는 세탁된 빨래를 다시 갖다 드리고는 하죠. 빨래 배달까지 마치시면 하루해가 다 가는 것이지만, 45명이 돌아가면서 하기 때문에 한 달반 만에 한 번씩 봉사를 하시는 꼴이죠.”

 

안내를 맡은 연무동 총무담당 조남진 주무관의 설명이다. 세탁실인 컨테이너 안은 봄맞이 정리를 하느라 부산하다. 몇 분의 통장들이 겨울 동안 사용을 하지 않던 장비며 세정제 등을 여기저기 정리를 하고 있다. 세탁기 4조는 연신 돌아가면서 소리를 내고.

 

 

홀몸어르신 등 124세대 사용

 

2012년에 처음으로 시작을 한 반딧불이 실버빨래방은 처음에 세탁기와 컨테이너 등을 마련하기 위해 11000천원을 조성한 후,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2013년에는 4200천원을 사용했다. 2013년 한 해 목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20회가 운영이 되었으며, 봉사자 211명에 이용자가 155명이었다.

 

세탁물은 주로 홀몸어르신들이 하기 힘든 이불빨래 등이 가장 많았으며, 514개의 세탁물에 총 세탁량은 2,485kg 이었다. 이 사업으로 인해 기초생활수급자와 홀몸어르신 등 124세대가 혜택을 받고 있으며, 이제는 빨래감을 걷으러 가기 전에 미리 알아서 세탁물을 쌓아놓는다고 한다.

 

통친회 변명숙(연무동 11통장) 간사는 지금은 어르신들이 빨래를 해다 드리면 너무 좋아한다고 하면서

통장님들이 목요일마다 아침에 어르신들을 찾아가 빨랫감을 수거해 오세요. 그러면 빨래하고 건조해서 갖다드리고는 하죠. 너무들 좋아하세요. 이제는 기다리시는 분들도 생겼고요. 한 겨울에는 세탁기가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아 못하지만, 어르신들이 무거워 하는 세탁물들만 아니고, 더운 물이 나오지 않는 집에서 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양말이며 속옷까지 다 빨아다가 드리죠.”라고 한다.

 

 

주민위한 봉사 당연하다는 통친회 회원들

 

통장님들이라 조금은 생각이 다르다. 주민들을 위한 일인데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한다. 그래서인가 매달 통친회 기금에서 10만원씩을 빨래방 운영기금으로 사용을 한다고.

 

빨래방 운영을 하다가보니 그 외에 경비도 만만찮아요. 처음에는 세탁기만 있었는데 시장님 순시 때 말씀을 드려서 건조기가 두 대 들어왔어요. 그런데 전기가 약해서 건조기를 사용할 수가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변압기를 한 대 더 다는데, 통친회 기금이 40만 원 정도 더 들어갔어요.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운영비는 통친회 기금으로 이용을 하고 있어요.”

 

연무동은 광교산에서 흐르는 수원천을 끼고 있다. 연무시장 등 구도심에 접한 구역이라 홀몸어르신들과 기초수급자들이 타 동에 비해서 많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자연 빨랫감도 많아질 수밖에. 통장님들은 이용을 하시는 집집마다 다니면서 빨래를 걷어오기도 하지만, 급한 빨래가 있으면 자신이 속한 조가 아니라고 해도 갖고 온다고 한다.

 

어르신들을 잘 모셔야죠. 그 분들이 정말 힘든 세월을 살아오셨는데요. 지금 연세가 드셔 빨래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해, 남들에게 추하게 보인다면 저희들이 더 죄스럽죠. 그래서 딴 일은 젖혀두더라도 빨래방 운영하는 날은 빠질 수가 없어요.”

 

가득 쌓인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면서 한 통장이 하는 말이다. 날은 비록 쌀쌀하고 시간이 허기질 때이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돌아설 수 있었던 것은 아름다운 봉사를 하는 통친회 회원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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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사람을 볼 때마다 부끄럽다. 세상을 살면서 나름 열심히 산다고 생각을 하지만, 유독 이 아우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다. 일 년 동안 이 사람이 하는 일은 그야말로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라는 말이 생각난다.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일이 아니고,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 일 년 동안 하는 일을 좀 짚고 넘어가보자. 정월이 되면 쌀 몇 말을 떡을 뽑아 일일이 봉지에 담아 이웃의 홀몸어르신들께 나누어 준다. 정월에 떡국이라도 끓여먹으라는 것이다. 정월 대보름 전에는 온갖 나물에 오곡밥을 지어, 일일이 도시락 통에 담아 찾아오는 어르신들께 나누어 드린다.

 

 

초복이 되면 이 집은 식당이 된다. 삼계탕을 200그릇이나 준비를 한다. 그 준비하는 과정만 해도 만만찮다. 하루 전날부터 끓여대기 시작한다. 초복에는 집안이 온통 여기저기 어르신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삼계탕을 드신다. 거기다가 중복에는 육개장을 맛있게 끓여 대접을 한다. 동지에는 동지팥죽을 끓이고, 김장철이 되면 김장을 700~1000포기를 해 이웃 어르신들께 일일이 배달을 한다.

 

그렇게 일 년이면 철마다 이웃 어르신들을 공경한다. 그리고 일 년에 한 번은 날을 잡아 경로잔치를 베푼다. 경로잔치를 할 때면 고기며 과일, 떡에 음료수, 술까지 내어놓는다. 이 날만 해도 300분 정도가 경로잔치에 와서 즐기고는 한다. 어느 단체가 하는 일이 아니다. 개인이 일 년 동안 하는 일이다. 돈으로 환산해고 아마 수천 만 원은 될 것이다.

 

 

대보름에 맛있게 드시라고 준비 했어요

 

13일 오전, 취재를 나가 있는데 전화가 왔다. 도와달라는 전화다. 그러고 보니 이 날이면 이 집은 상당히 분주해진다. 대보름에 홀몸어르신들이나 마을에 어르신들이 드실 수 있도록 음식을 준비하는 날이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 271-124에 거주하는 고성주(, 60). 집에 들어서자 음식냄새며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왁자하다. 몇 사람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한편에선 오곡밥을 시루에 쪄내느라 땀을 흘리고 있다. 또 한편에서 도시락에 나물이며 오곡밥, 식혜와 햇김치, 물김치 등을 담아 포장을 한다. 어르신들이 찾아와 봉지 하나씩을 들고 가신다. 그 안에 나물이며 오곡밥 등이 들어있다. 오늘 준비한 것만 해도 100여 분의 어르신들이 가져가신다고 한다. 이웃까지 합하면 족히 300인분은 준비를 하는 것 같다.

 

 

대보름에는 원래 묵은 김치를 먹는 것이 아녜요. 그래서 햇김치를 새로 담갔어요.”

사람들과 열심히 용기에 이것저것 담고 있던 고성주씨가 하는 말이다. 일일이 손을 가야 하는 나물만 해도 10여 가지가 넘는다. 취나물, 콩나물, 호박나물. 시레기, 가지나물, 도라지, 시금치, 거기다가 김에 나박김치, 햇김치, 식혜를 정성스럽게 용기에 담아 포장을 한다.

 

누구에게 보이려고 이런 일 하나요?”

 

이렇게 철마다 남에게 베풀고 있는 햇수가 자그마치 30년이라고 한다. 그 오랜 세월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이웃에 대접을 하고 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밖에는 안돼요. 남들처럼 많은 돈을 기부를 할 수도 없고요. 이렇게 철마다 정성을 들여 음식으로 어르신들께 나누어 드리고는 하는 것이, 모두 저희 자식들을 위하는 길이거든요.”

 

 

고성주씨는 흔히 시회에서 사람들이 말하기를 박수라고 하는 무속인이다. 이렇게 철마다 남에게 베푸는 것은, 다 자신을 찾아오는 수양부리(단골들은 신도라는 말 보다는 수양부리라고 하여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맺는다. 물론 신의 부모와 자식의 관계이다)들이 잘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게 오랜 시간 봉사를 하면서도 한 번도 자기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는다. 남들 같았으면 벌써 자랑을 해도 골백번은 했을 일이다.내가 자식들을 위해서 베푸는 일인데, 누구에게 잘 보이거나 소문을 낼 일이 아닌 것 같아요. 그저 이렇게 베풀면 우리 수양자식들이 다 잘되니 그것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어요?”

말을 하면서도 연신 손은 쉬지를 않는다. 곧 점심시간이 되면 어르신들이 몰려올 것이라면서 바쁘게 재촉을 한다. 고성주씨 앞에서 내가 작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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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1222, 2012년에는 1221일이 절기로 동지(冬至)’이다. 일반적으로 동지는 대설이 지난 후 15일째 되는 날이다. 동지에는 동지추위라는 것이 몰려온다고 한다. 아마도 이 추위가 겨울 중 가장 추운 추위일 것이다. 동지란 말 그대로 하면 겨울에 이른다는 것이다.

 

동지에는 태양이 가장 남쪽으로 기울어져, 밤의 길이가 일 년 중 가장 긴 날이다. 동지가 지나면 낮의 길이가 하루에 1분 정도씩 길어진다고 한다. 옛 풍습에는 태양이 기운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하여, 동지를 설날로 삼기도 했었다. 지금도 우리의 속설에는 설날과 정월 대보름, 추석과 동지를 4대 명절로 부르기도 한다.

 

 

농한기인 동지, 그러나 농촌은 더욱 바빠져

 

사람들은 흔히 동지가 되면 농촌에서는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속사정은 그렇지가 않다. 동지 때가 되면 들로 일을 하러 나가지는 않는다고 하여도, 그보다 몇 배가 더 많은 일을 집안에서 해야만 한다.

 

우선 동지 때 아녀자들은 겨울 찬거리를 준비한다. 김장은 이미 해 놓았다고 해도, 이것저것 밑반찬 거리를 만든다. 채소 등을 자르고 말려, 일 년 찬거리를 준비하는 것이다. 남자들이라고 빈둥거리는 것은 아니다. 밭으로 나가 보리를 밟기도 하고, 내년에 사용할 새끼 꼬기도 해야만 한다. 집안에서 하는 일이 동지를 전후 해 다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동지팥죽은 왜 시작이 되었을까?

 

동지에 팥죽을 먹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 설화에서 기인한다. 신라 때 어느 가난한 선비의 집에 나그네가 찾아들었다. 그 나그네는 선비에게 부자가 되는 이런저런 방법을 알려 주었다. 선비는 나그네의 말대로 따라했더니, 정말 가세가 부흥이 되고 부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돈은 많아졌으나 선비는 날마다 말라만 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나던 스님이 선비에게 이르기를 그 나그네는 도깨비이다. 도깨비를 퇴치하지 않으면 당신이 죽는다.’고 하면서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말을 잡아 그 붉은 피를 사방에 뿌리라는 것. 말을 쉽게 구할 수 없는 선비는 붉은 팥으로 죽을 쑤어 사방에 뿌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전하는 설화 속의 팥죽의 유래이다.

 

이와는 달리 6세기경 중국 양나라의 종름이 쓴 연중 세시기인 형초세시기에는 또 다른 유래가 전하고 있다. 공공씨의 아들이 죽어 역질을 퍼트리는 귀신이 되었는데, 생전에 붉은 팥을 무서워 해 팥죽을 쑤어 역질을 물리쳤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동짓날이 되면 집집마다 팥죽을 쑨다. 동지 팥죽은 먼저 사당에 올린 다음 집안의 대문, 장독대, 측간, 부엌, 뒤뜰, 마구간 등에 한 그릇씩 갖다 놓는다. 그런 다음 집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구석구석에 골고루 뿌린다. 이는 물론 잡귀들이 붉은 색을 싫어해서이다. 즉 붉은 팥으로 쑨 팥죽을 여기저기 뿌려 잡귀의 근접을 막는다는 것이다.

 

 

팥죽을 왜 이렇게 많이 쑤었지?

 

수원시 팔달구 지동 271-124에 사는 고성주끼(남, 60세) 동지때마다 이웃과 함께 팥죽을 나누는 고성주씨는 팥죽을 몇 솥을 쑨다. 팥만 해도 가장 상품으로 세말이나 불렸다. 거기다가 새알이라는 찹쌀도 한 말이나 만들었다. 전날부터 사람들이 찹쌀로 새알을 만들고 팥죽을 쑬 준비를 한다. 그리고 동지 새벽부터 몇 개의 솥에 팥죽을 쑨다. 웬만한 사찰보다 양이 더 많다.

 

고성주씨가 이렇게 팥죽을 많이 쓰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평소 이웃사람들에게 나누기를 좋아하는 고성주씨는 팥죽도 이웃에 사시는 홀몸어르신들에게 나누어드린다. 연세가 드신 분들이 팥죽 한 그릇 해 드시는 것이 쉽지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팥죽이 다 끓으면 용기에 담아 이웃에 나누어주고는 한다. 주민의 이야기에서 평소 고성주씨의 됨됨이를 알 수가 있다.

 

그 분은 언제나 찾아가 도와달라고 해도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다고 하네요. 그런 분이 마을에 함께 산다는 것이 고마운 일이죠. 동지 날에도 수십 집의 어르신들께 팥죽을 나누어 드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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