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온누리님 무얼 먹고 사세요?” 이런 질문 참 갑갑하다. 무얼 먹고 살긴, 밥 먹고 살지. 우렁각시도 없는데 머가 되었건 먹어야 하긴 한데. 사실은 귀찮기도 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혼자 사는 남자는 밥을 먹지 않는다고 생각을 할까? 아마도 귀찮으니 대충 라면이나 먹고 끼니를 때울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럴 테니까.

하지만 난 그래도 끼니는 꼭 챙겨먹는 편이다. 가까이 있는 아우가 아침마다 재촉을 한다. ‘밥 먹으로 오라’고. 점심은 어차피 밖에서 먹어야하니, 집에서 먹는 경우는 대개 저녁이 된다. 늦게 들어와 그냥 잘 수는 없으니, 때로는 귀찮기도 하다. 그렇다고 밥을 굶을 수는 없는 일이고 보면, 편하게 후다닥 준비를 해서 한 그릇 해치운다.


시작부터 치우기까지 30분

'속전속결'. 이것이 내가 끼니를 때우는 방법이다. 그렇다고 부실하게 먹지는 않는다. 먹을 것은 꼭 먹는 편이다. 아니 오히려 더 잘 먹는다. 그것은 답사나 취재를 하러 돌아다니다가 보면, 허기가 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속전속결’이다. 30분이면 먹고 치우기를 끝내버린다.

미공개 온누리의 속전속결 식사법을 사진의 설명으로 구경을 해보자.

'쩝'하면 입맛이라고 내가 무엇을 할지 대충들은 눈치를 채셨을 듯. 바로 어묵김치떡볶이라는 것이죠. 어묵과 떡 그리고 김치를 이용해 만드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고추장이나 한 숟갈 넣으면 끝난다는.


 



밥을 앉혀놓고 후다닥 준비를 해서 만듭니다. 달달 볶아 놓으면 되는데, 밥 반찬이나 설탕 같은 넣지를 않습니다.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서... 이렇게 만드는데 10분이면 됩니다.

 

밑반찬 모음입니다. 좌측 위로부터 김치종류입니다. 김장김치, 그 옆이 무김치, 그리고 갓김치. 그 옆은 갯잎입니다. 깻잎 아래는 고추와 멸치 볶은 것과 우엉대, 그리고 만인이 좋아하는 김이죠.

완성된 밥상입니다요. 좌측 꼭대기에 계란 후라이는 필수입니다. 영양보충을 해야 하니까. 그리고 국이 없는 오늘같은 날은 돼지감자차 물입니다. 숭늉과 같은 맛이 나죠. 좋습니다.

밥 먹기 시작한지 10분 정도. 다 끝났습니다. '물장수 소반'이란 것이 있죠. 예전에 북에서 피난 오신 분들이 물장수를 많이 했는데, 상을 차려주면 저렇게 싹 비웠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죠. 그런데 오댕김치떡볶이가 남았습니다. 버리느냐구요, 음식 함부로 버리면 천벌 받습니다. 저것을 이용해 찌개를 끓입니다. 한 마디로 '잡탕찌게가 맛은 주겨' 라는 요리입니다.



된장을 약간 푼 물에 남은 떡볶이를 집어 넣은 다음 참치 하나 집어 넣으면 됩니다. 팔팔 끓고 있네요. 이것을 끓이는 동안 먹은 그릇들을 치웁니다. 시간절약이죠. 이 찌개는 아침에 데워서 아침밥을 비벼 먹으면 됩니다. 맛이 어떠나구요. 한 마디로 "쥑입니다"

찌개가 끓는 동안 후다닥 해치운 그릇들입니다. 성질 드런 인간이 그릇에 쌓여있는 꼴을 보지 못합니다.

이렇게 밥을 시작해 먹고 다 치우기까지 30분. 속전속결로 해치웠습니다. 세상 사는 것이 다 그런 것 아닐까요? 이왕 사는 것 조금 불편하고 귀찮아도 꼭 챙겨먹고 삽시다. 그것이 건강의 지름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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