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데오거리는 요즘 다양하게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남문 로데오거리, 한 때는 젊음의 거리였다. 그러한 로데오거리가 사양길에 들어선 것은 수원역에 애경백화점이 들어서고, 젊은이들의 발길이 역전 통으로 옮겨가면서 부터이다. 거기다가 영통 등 주변에 신시가지가 들어서면서 젊은이들이 그쪽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한 때는 젊음의 열기가 사그라질 줄 몰랐던 거리는, 젊은이들의 발길조차 뜸한 숨죽인 거리로 변했다.

 

그러한 남문 로데오거리를 옛 영화를 되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했다. 그들은 앞으로 거대한 롯데쇼핑몰 등이 입점하면 더 큰 난관이 닥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자구책을 찾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화성행궁서부터 로데오거리까지 이어지는 수많은 크고 작은 전시관이나 갤러리들과 길거리에 마련한 전시관 등이다. 로데오거리의 상인들은 이 갤러리들로 인해 다시 옛 영회를 찾을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아이파크 미술관으로 인한 기대도 커

 

지난 해 1221일 기공식을 갖고 공사중인 (가칭) 수원아이파크 미술관은 2015년 상반기 중 개관예정으로 현대산업개발()에서 문화시설 확충을 위한 사회 환원 차원에서, 수원시 부지에 300억 규모로 건물을 지어 기부 채납하기로 수원시와 MOU를 체결해 개최하게 됐다. 한창 공사 중인 이 아이파크 미술관으로 인한 기대가 크다.

 

로데오거리 상인들은 이 미술관이 완공이 되면 그곳을 기점으로 로데오거리 전체를 잇는 미술관광 라인을 조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행궁 앞에 들어설 미술관에서부터 수원 향교까지를 잇는 긴 구간을 미술의 메카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거리 구간에는 크고 작은 전시관과 갤러리 등 15개의 그림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로데오거리에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의 기대에 넘친 말을 들어보면 불가능한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아이파크 미술관이 완공되고 나면 이 로데오거리를 잇는 길에 많은 갤러리들과 전시관을 연결해 미술의 테마거리 조성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좋은 조건을 갖고 있는 곳이 전국 어디에도 없습니다. 더욱 이 로데오거리에는 수많은 미술학원들과 미술도구를 파는 상점들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미술의 메카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15개의 크고 작은 갤러리와 전시관 자리하고 있어

 

공사 중인 아이파크 미술관에서 로데오거리까지의 전시관과 갤러리들을 보면 수원문화재단 건물에 전시를 할 수 있는 갤러리가 있다. 곁에 있는 화성사업소 건물 1층에도 아름다운 행궁길 예술마당 갤러리가 있으며, 수원 향교 방향으로 내려오면서 행궁재 갤러리와 화홍 갤러가 자리하고 있다.

 

 

이어서 갤러리 풍경과 크진 않지만 쉼 없이 전시를 잇고 있는 임아트 갤러리가 자리한다. 그 뒷골목 안에는 오후에만 영업을 하는 주점을 겸한 남문 크로키 갤러리가 있다. 로데오거리로 들어서면 주차장 외벽에 마련한 남문 로데오 갤러리와 로데오 갤러리 특별관, 갤러리 93-1, 지하에 자리한 해움미술관, 그리고 두 곳의 정류장 갤러리가 자리한다,

 

이렇게 크고 작은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자리하고 있는 이 거리를 미술의 거리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 미술의 거리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이 갤러리들이 서로 연계하여 전시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좀 더 체계적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점을 홍보하기 위해, 획기적인 방안이 새워져야 한다고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행궁서부터 수원 향교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미술의 거리’. 과연 옛 영화를 이제 미술이라는 매체를 통해 다시 한 번 찾을 수 있으려는지, 그리고 수원의 명소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기대가 크다.

삼인삼색, 최연숙, 최자영, 윤주은의 시화전

 

막걸리 잔을 앞에 놓고 세 명의 미인과 마주 앉았다. 삼인삼색의 시인들이다. 시인이라는 분들이 워낙 개성이 독특하다보니, 조금은 버거울 듯도 하다. 그래도 어찌하랴, 마음 단단히 먹고 부딪혀 보는 수밖에. 119일 저녁에 전시장에서 만난 최연숙(, 56, 수원시 영화동), 최자영(51, , 수원시 정자동), 윤주은(, 41세 수원시 세류동) 세 명의 여류시인이다.

 

이들은 각각 독특한 스타일의 시를 쓴다. 최연숙 시인은 원래 수필로 등단을 했. 최연숙은 2005년에, 촤자영은 2004년에, 그리고 막내인 윤주은은 2002년에 등단을 했다. 나이순이 아닌 역순으로 등단을 한 셈이다. 이들이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 133-2 ‘그림이 있는 공간 크로키에서 삼인삼색의 시화전을 연 것이다.

 

좌로부터 윤주은, 최자영, 최연숙 시인

 

시로 안주를 삼아 술을 마신다고

 

참 세상은 배울 것이 너무나 많다. 한 시인이 이야기를 한다. 술안주 중에 가장 좋은 안주는 바로 ()’라는 것이다. 시를 쓰시는 분들이야 그런 말에 대뜸 환한 미소를 짓겠지만, 시에 대해 문외한인 나로서는 도통 이해가 가질 않는다. 무슨 말이냐고 물어도 웃기만 할 뿐 대답을 하지 않는다. 나중에야 겨우 그 말뜻을 알고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아직도 그 깊은 속내는 알 수가 없다. 그저 같은 시를 쓰는 분들끼리, 타인의 시를 갖고 시평을 하면서 술을 마신다고 설명을 한다. 그런 내용을 알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도 그런 말귀라도 얻어 들었으니, 그보다 큰 공부는 없을 듯하다. 이 세 시인들을 동시에 함께 취재를 한다는 것이 참 힘도 든다. 우선은 시를 모르는 인사니 말이다.

 

시화전이 열리고 있는 그림이 있는 공간 크로키 

 

시는 나를 내려놓는 것’, 최연숙 시인

 

끊임없이 내려앉는 느티나무 잎 사이로

닭 울음소리 길게 퍼지고 순한 개가

기다림도 없이 앉아있다

간간이 서너 집씩 모여 살아도 산중에는

골마다 이름이 있어

느티나무골

쌀밥보다 비싼 보리밥을 먹겠다고

여자랑 남자랑 느티나무 밑에서

낙엽을 맞으며 나물보리밥 비비는데

오는 사람마다 밥상 차려주는 시인은

떨어지는 느티 잎으로 시인은

가을 해를 비빈다(이하 하략)

 

밥차리미 시인의 가을이란 최연숙 시인의 시이다. 최연숙 시인은 시가 무엇이냐고 묻자 내려놓는 것이라고 한다. 가슴에 차고 넘치는 것을 시로 풀어낸다는 것이다. 수필은 소재를 찾아가지만, 시는 스스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삶을 살다가 보면 말을 하라고 시가 시킨다는 것. 그것을 글자로 풀어 놓은 것이 바로 시라고 설명을 한다.

 

시는 삶의 이야기라는 최자영 시인

 

이야기가 있었다

그 이야기는

시작되기 전에 끝났고

끝나기 전에 이미

시작되었다

 

이야기가 시작되자

사람들 귀를 기울이고

당신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살다가

이야기 속으로 떠난 사람

특별한 이야기 찾아 헤매는

당신의 이야기가 되어

옛날부터 이야기가 있었다.

 

최자영 시인의 이야기1’이라는 시이다. 어쩌면 이 시는 시인 자신의 이야기인줄도 모르겠다. 시인은 시는 삶의 이야기라고 표현을 했다. 시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글로 표현한 것이라는 것. 최자영 시인은 스스로 어려움이 닥치면 시를 써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으면 참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점점 어렵다.

 

시는 삶의 기록이자 치유의 방법이라는 윤주은 시인

 

한 때 면도칼 좀 씹었다는 그녀와의

키스는 아슬아슬하다

혀끝에 모든 신경을 집중시키고

아직도 비처 빠지지 않은 채

깊이 숨겨져 있을지 모르는

면도칼 조각을 찾으며

아니 피하며

그녀의 혀 위를 산책한다.(하략)

 

윤주은 시인의 입안의 칼이라는 시 한 부분이다.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등단은 가장 먼저였다. 윤주은 시인은 시가 무엇이냐고 묻자, ‘시는 삶의 기록이자 치유의 방법이라고 대답을 한다. 참 어렵다. 시는 쓰는 시인과 보는 독자가 모두 마음의 아픔을 치유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뒤풀이- 문을 연 것이 시작이고 문을 닫는 시간이 끝이었다 

 

한 달간 준비한 시화전

 

삼인삼색(三人三色), 참 난해하다. 시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질문과 대답이 서로 선문답을 하는 듯하다. 그러나 한 가지는 닮았다. 세 여인 모두가 시인이고 시를 쓰지 못하면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시를 사랑하기에 시를 쓰고, 스스로를 달래기 위해 시를 쓴다. 그런 마음속에 돌아다니던 글자들이 조합이 되어, 아름다운 시 한편으로 태어난단다.

 

시는 아픔을 치유를 합니다. 시를 쓴다고 하면서 나와 남을 치유할 수 없으면 시인이 아닙니다.” 당당한 말에 수긍을 한다. 그래서 나는 자책한다. 시인이 못 된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한 달간 준비하여 마련했다는 시화전. 크로키를 찾아가 시인들과 시를 논해보고, 시 한 수로 안주로 삼아 날밤을 새워봄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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