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팔달구는 집집마다 대문에 웬 그물망이 하나씩 걸려있다. 골목골목에는 어김없이 그물망이 걸려있고 그 안에는 내용물이 들어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얼기설기 망으로 된 이 자루는 팔달구에서 분리수거를 위해 마련한 것이다. 주민들이 일일이 분리수거를 하지 않아도 다 알아서 치운다는 것.

 

세상에 구청에서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서 주민들을 위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랐습니다. 그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까지 주민편의를 생각했다는 것이니까요

 

주민 한 분은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 주었다는 것이 너무 고맙다고 이야기를 한다. 쓰레기분리수거는 사실 주민들에게도 조금은 불편한 일이다. 일일이 구분을 해서 내다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잠깐! 재활용품만 그물망에 넣어주세요

 

나일론 끈으로 짜인 그물망 위에는 설명서가 한 장 붙어있다.

잠깐! 재활용품만 넣어주세요

/금속류, 플라스틱류, 비닐류 등 그물망에 담아 배출

종이 · 박스 · 신문지 · 스티로폼 등 끈으로 묶어서 따로 배출

건전지 형광등은 별도 수거함에 배출

규격봉투에 배출되지 않은 무단투기 쓰레기는 수거하지 않음

 

위와 같은 내용을 적은 안내문구가 봉투에 부착되어 있다. 쓰레기 분리수거가 생활화 되어있는 아파트 등 집단주거 시설은 한편에 모아놓은 재활용품을 수거해가면 된다. 하지만 일반 주택가에서는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버려지는 재활용품이 줄어들 것

 

안내문에 쓰여 있는 대로 분리수거 망 안에는 캔과 금속류, 플라스틱 종류의 것들만 들어있었다. 그동안 사람들은 비닐봉투에 한꺼번에 다 넣어서 쓰레기 적치장에 버리던 것을 이제는 하나하나 분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해 놓으니 구청에서 수거를 해가기 전에 폐지 등을 줍는 분들이 먼저 와서 필요한 것을 수집해가기도 하네요. 그분들도 일일이 쓰레기 적치장을 다니면서 봉투를 하나하나 들춰가며 찾아보고는 했는데 그런 점은 많이 나아진 듯해요.”

 

주민들은 이렇게 분리수거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망을 설치해 놓은 것이 그렇게 편리할 수가 없다고 한다. 집 대문에 망이 걸려있으니 그대그때 갖다가 집어넣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분리수거를 위해 일부러 들이던 노력과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것.

 

 

이 재활용 수집망이 제대로 활용이 되고 정착이 되면 재활용품의 분리수거는 물론, 일반 쓰레기의 양도 많이 줄어들 듯합니다. 앞으로 주민들은 더 편하고, 재활용쓰레기의 양은 더 많게 만들어야죠. 제대로 시행만 된다면 쓰레기양을 줄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관계자의 말처럼 요즈음 대문마다 걸린 재활용 수거 망에는 가득가득 분리수거용 재활용품이 쌓여만 간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 주민들의 칭찬도 함께 쌓여가고 있다.

수원 화서1, · 페트병 자동분리수거기 설치

 

돈을 벌어주는 기계가 있다. 연세가 70이 넘은 어르신들에게는 이 기계가 자식과 같다. 달마다 용돈이며 생활비를 두둑이 받고 있으니 말이다. 이름도 행복하다. '스마일 빈(smile bin)‘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 기계는, 캔과 페트병을 자동으로 분리하는 수거기이다. 이 기계를 보고 있으면 환경수도 수원답다는 생각이 든다.

 

화서1동 주민센터 앞에 놓여있는 이 기계 앞으로는, 커다란 자루에 캔과 페트병이 가득하다. 한 어르신은 연신 기계 안으로 페트병을 밀어 널고 있다. 그러면 그 개수가 차곡차곡 입력이 된다. 집어넣기를 마치고 나서 버튼 하나를 누르면, 그것이 돈으로 합산이 되어 나타난다. 그만큼 벌었다는 것이다.

 

 

화서1동에는 굴러다니는 페트병 없어

 

이 기계를 담당하고 있는 화서1동 새마을협의회 한배수씨는 이 기계가 어르신들께 상당히 도움을 줍니다. 연세가 70이 넘으신 분들 중에, 주로 폐지 등을 수거해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이 기계를 이용하고 계십니다. 20여 분이 사용을 하시는데, 그래도 한 달에 20만 원 이상 씩은 받아 가시죠.”

 

스마일 빈은 하루에 약 2000개 정도의 캔과 페트병을 처리한다고 한다. 기계에 캔을 넣으면 바로 찌그러져서 납작하게 만들어진다. 페트병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용량을 줄인 후 그것을 팔아, 계산기에 합산이 된 금액을 어르신들께 돌려 드린다는 것이다.

 

 

저희 화서1동 거리를 한 번 돌아보세요. 딴 곳처럼 캔이나 페트병들이 굴러다니지를 않습니다. 그 모든 것이 돈이기 때문이죠. 어르신들이 이렇게 모아오시면, 저희들이 그것을 팔아 돈으로 만들어 드립니다.”

 

나한테는 이 기계가 자식이나 다름없어

 

지난 해 10월에 설치를 한 캔과 페트병 자동분리 수거기인 스마일 빈을 설치하고 난 후, 처음에는 문제도 있었다고 한다. 화서1동 주민들이 아닌 사람들이 이 기계를 사용하고 돈을 벌어가기도 했다는 것. 그래서 정작 화서1동에서 활동을 하시는 어르신들이 손해를 보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안내문을 부치고 단속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스마일 빈의 전면에 안내문구가 붙어있다.

 

스마일 빈입니다. 재활용 자동분리수거기기는 화서1동 주민들을 위해 설치한 시설입니다. 하지만 타 지역에서 이용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여, 화서1동 주민들의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포인트 지급이나 이용 시 화서1동의 주민이 아닌 경우에는 회원 자격을 정지할 예정이오니, 이 점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적고 있다.

 

다만 타 지역 거주자로 화서1동에 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근무지의 주소를 확인 후 정상적인 이용을 할 수가 있다. 또한 포인트 지급 시에는 반드시 주민등록증을 지참해 달라고 주문을 하고 있다. 밑에 쓰여 있는 날자가 201348일이라고 하니, 그동안 타 지역 사람들이 이 기계를 자주 사용했다는 소리이다.

 

 

이 기계가 나한테는 자식이나 다름없어. 폐지를 수거해 벌 수 있는 돈이 고작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래도 이 기계 때문에 한 달에 20만원을 더 벌고 있으니 자식이지 뭐야. 누가 나한테 이런 돈을 주겠어?”

 

스마일 빈을 이용하신다는 한 어르신의 말씀이다. 마을은 깨끗해져서 좋고, 어르신들은 돈을 벌어서 좋다는 스마일 빈. 이런 작은 기계 하나가 마을의 어르신들께 짭짤한 소득원이 되고 있어서 좋다고 한다.

 

앞으로 캔과 같이 페트병도 그저 누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조각을 낼 수 있도록 해야죠. 이 스마일 빈이 있는 우리 화서1동이 정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누가 이렇게 어르신들을 모실 수가 있겠습니까? 정말 좋은 마을에, 좋은 기계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스마일 아닙니까?”

 

어르신들이 페트병을 집어넣는 것을 돕고 있던 관계자의 말이다. 마을의 거리마다 넘쳐나는 캔과 페트병. 이렇게 돈을 벌어 효자 노릇을 할 수 있는 스마일 빈이 있어, 화서1동이 더욱 즐거운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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