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토) 오후 3시에 남원에 있는 선원문화관에 갑자기 아이들이 몰려들었습니다. 학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은 금방 문화관 홀을 가득 메웠죠. 지난 번 10월 1일 행사 문예공모전에서 글과 그림을 응모해, 수상을 하는 학생들이 모여 든 것입니다. 수상자 전체 인원 80여 명 중에서 이 날 참석을 한 학생 수는 60명이 넘었습니다.

좁은 홀 안에 가득 메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이렇게 시상식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자리를 마련해 주어 고맙다는 말을 하기도. 선원문화관 이사장과 7733부대장, 수상을 하는 학생들과 학부형들이 개막 테이프 커팅을 마친 후, 일일이 호명을 하여 상장과 상품을 전달했습니다.




아이들 그림 속에 보이는 여러 가지 모습

시상식을 마친 후 학부모와 아이들은 모두 전시관인 ‘갤러리 선’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80여장의 아이들이 국군의 날 그린 그림들을 돌아봅니다. 그 안에는 자신들이 그린 그림들도 걸려 있습니다. 그 그림 앞에서 수상을 한 인증샷을 찍기도 합니다. 그리고 딴 학생이 그린 그림도 꼼꼼히 살펴보기도 합니다.

그림을 돌아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도대체 아이들의 생각을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는가를 두고 말입니다. 그냥 단순히 그림을 그렸다고 하기에는, 제 눈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 중 그림 몇 장을 돌아봅니다. 그 그림 안에 아이들의 생각이 들어있다면, 정말 요즘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 듯 그런 철부지가 아니란 생각입니다. 아이들에게도 무엇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는 듯도 하고요.

과연 그냥 그린 그림일까?

한 아이가 전도를 그려놓고 그 겉을 칠을 했습니다. 그런데 남쪽은 빨강색으로 북쪽은 파랑색을 칠을 했습니다. 그리고 가운데는 손을 서로 내밀고 있는데, 두 손을 마주잡지는 않았습니다. 잡을 수도 있을 텐데, 잡지 않은 손. 아마 손을 잡은 것이 그리기가 어려우니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색을 바꿔 칠한 것도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칠을 하다 보니 그렇게 색을 칠한 것일 테죠.




그런데 이 그림을 보면서 우리 현실과 참 잘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제가 이상한 것 압니다. 하지만 어린아이의 그림 한 장에서 우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또 한 장의 그림이 있습니다. 출렁이는 바닷물에 뜬 천안함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천안함은 영원해요’라는 글이 적혀있습니다. 우리 가슴 속에 남은 천안함의 아픈 기억입니다. 멀쩡했던 천안함은 두 동강이가 났지만, 아이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천안함이 제대로입니다. 아이는 두 동강이가 난 천안함이 싫었을 테죠. 누구나 다 아팠을 겁니다.



아이들의 그림 속 세상. 그 안에는 예전의 우리와는 상당히 다른 내용을 갖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아이들이 벌써 나름대로의 사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그림이 더욱 소중하단 생각입니다. 내년에는 또 어떤 그림들을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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