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답사를 하다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글을 올리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문화재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료를 인용해, 자신이 찍은 사진과 함께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몇 몇 사람 전문적인 문화 블로거들 만이 그 문화재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적는다. 그러한 글들이 사실 우리문화재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본다.

가끔은 답사를 하다가 만나게 되는 분들이 있다. 우리 문화재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분들이다.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될 수 있으려나 해서, 약간의 상식을 이야기를 하다가 보면, 이런 질문을 받는다. ‘왜 같은 문화재를 보고도 그 쓰는 분들의 느낌은 다르냐’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 가장 즐겁다. 왜냐하면 그만큼 많은 글을 읽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위의 끝에 선 삼태리 마애여래입상

충남 천안시 풍세면 삼태리, 태학산의 해선암 뒷산 기슭 큰 바위에는 높이 7.1m나 되는 거대한 마애불상이 조각되어 있다. 보물 제407호인 이 마애여래입상의 윗부분은 바위 위로 솟아있으며, 그 주변에는 건물이 있었던 흔적이 남아 있다. 마애불의 상체부분은 돋을새김을 하였으며, 밑으로 내려가면서 선각으로 처리를 하였다.

이렇게 얼굴부분을 돋을새김을 하는 조각은 고려 후기의 거대마애불에서 나타나는 특징 중의 하나이다. 거대마애불답게 이목구비가 큼직한 이 마애여래입상은 양감이 있는 넓적한 얼굴에 가는 눈이 끝이 위로 치켜져 조금은 날카로워 보인다. 커다란 코와 작은 입은 이 마애불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경직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목은 짧으며 삼도는 가슴께로 내려와 이러한 거대마애불을 조성할 당시 어려움을 알게 한다. 옷주름은 굵게 표현을 하였으며 두 손은 가슴께로 들어 올렸는데, 왼손의 손바닥은 위로 오른손은 왼손 위에 손등이 보이도록 하였다. 이러한 수인의 모습은 고려시대 유행하던 미륵석불의 손모양이다. 충남과 충북, 전북 지방에서 많이 보이고 있는 미륵입상의 한 유형이기도 하다.

왜 느낌을 다르게 적을까요?

참 어려운 질문이다. 왜 그렇게 보이는 것일까? 같은 불상을 보면서도 누구는 인자하디고 하고, 누구는 강직되었다고 표현을 한다. 그런가하면 누구는 편안 상이라고 하고, 누구는 무섭다고 한다. 왜 그렇게 서로 다른 느낌을 받았을까? 그것에 대한 정답은 없다. 보는 사람이 어떻게 느꼈는가는 그 본인의 심성이기 때문이다.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진다. 아마 햇빛으로 인한 것이란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문화재, 특히 불상의 경우에는 보는 방향, 보는 시간, 그리고 보는 이의 심성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한다.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의 방향에 따라 그 느낌이 전혀 다르기도 하다. 또한 보는 방향을 어느 편으로 잡았는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사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얼짱각도’의 원조는 이미 예전부터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불상을 조각한 장인들은 그런 것에도 마음을 쌌던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문화재를 접하다가 보면, 장인들의 마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어떻게 해의 비치는 각도까지 계산에 넣고 조각을 한 것인지. 삼태리 마애여래입상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오후 5시경 저녁 해가 비칠 때의 모습은 정말로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근엄함 가운데 인자함이 배어있다. 그렇게 변화되는 모습에 빠져 전국을 돌아치는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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