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이것저것 바쁜 일과를 보낸다. 정오가 조금 넘어 밤을 먹었더니 나른하다. 아침 일찍부터 많은 일을 하다보니 요즈음은 피로도 쉬 오는 듯하다. 세월은 막을 수가 없다고 하더니, 그래서 그런가? 곤충 생태전이 열리는 전시실 쇼파에 잠시 몸을 쉬어본다. 나른한 것이 금방이라도 잠이 올 것만 같다.

그런데 관람을 하던 꼬마가 머라고 소리를 한다. 피곤하긴 하지만 모른체 할 수도 없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아이가 유리관 안을 가르킨다.


장수풍뎅이 한 쌍이 짝짓기를 하고 있다. 꼬마는 이런 모습이 싸우고 있는 것으로 보였나 보다

"둘이 싸우나봐요"
"정말 그러네 저 놈 나쁜놈인가 보다"

웃으면서 이야기를 한다. 장수풍텡이가 짝짓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싸우는 것으로 알았나보다.

그런데 이 두녀석이 짝짓기를 하는 주변으로 숫컷 풍뎅이들이 모여들었다. 아마 이 암컷이 꽤나 인기가 좋은 듯. 그러더니 잠시후에는 작은 암컷들이 또 몰려든다. 아마도 백주 대낮에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짝짓기를 하는 모습을 저희들도 구경 나온 듯하다.

짝짓기를 하는 모습이다. 참 과격하게도 한다. 장수풍뎅이들은 짝짓기를 하다가 암컷을 죽이기도 하는가 보다. 아침에 유리관을 들여다보면 목이 떨어져 나간 녀석들도 보인다.



두 녀석이 짝짓기를 하는 동안 여러놈들이 주변으로 몰려든다. 아마도 가을철이 되면, 짝짓기를에 더 열을 올리는 듯.

 


숫컷들이 한 차례 다가와 방해를 하다가 가니, 이번에는 암컷들이 모여든다.

두 녀석은 먹이를 갖고 다투는 중이다, 먼저 먹고 있는 놈을 밀쳐 내고 독식을 한다. 어디나 힘 센놈이 최고인 듯...

이 녀석들. 백주 대낮에 그것도 투명한 유리관 안에서 이 짓이라니. 이것들을 그냥 풍기문란으로 혼을 좀 내야할까? 괜히 바라다보고 있노라니, 저 숫컷이 겁나게 부럽단 생각이다.
바쁜 가운데 잠시 '곤충생태전 - 장수풍뎅이의 일생'이 열리고 있는 선원문화관 전시실인 <갤러리 선>에 들렸습니다. 이번 행사의 팸플릿을 최종 교정을 보닉 위해서요. 오늘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놓고 장수풍뎅이 10여 마리를 더 전시실로 옮겨 놓았습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전시실에 들어가 유리상자 안을 보니 나무 밑에 모여있는 녀석들이 영 심상치가 않았습니다.

두 마리라고 하면 '짝짓기'를 하느라 그렇다고 치지만, 두 마리가 넘는 듯합니다. 가만히 들여다 보았더니 이게 머시람. 남 둘이 사랑을 하는데 한 놈이 그 위에 올라가 방해를 놓고 있는 것입니다. 유리상자 안에는 숫놈 6마리와 암놈 8마리가 있는데, 굳이 딴 녀석과 사랑을 나누는 곳에가 방해를 놀아야 하는 것인지.

세 녀석이 엉켜있네요.

관음증도 아니고 이녀석은 도대체 무엇이람?

한 녀석 떼어 놓았더니 죽자사자 그리고 쫒아가 다시 엉겨붙습니다. 가만히 보니 숫놈이 자신보다 덩치가 좀 작은 듯 합니다. 남의 여자 빼앗으려는 이런 놈을 그냥 놓아두면 버릇이 될 것 같아, 이녀석 들어다가 사슴벌레 구덩이에 집어 넣었습니다. 혼 좀 내려구요.


밝게 찍었더니 녀석들이 짜증스러운지 난리를 피웁니다. 그러니까 남 사랑놀음 하는데 방해하면 안되지.

두 녀석은 원래 사랑하는 사이같고, 한 녀석은 머 관음증 환자나 아니면 남 잘 되는 꼴 보지 못하는 심술 사나운 녀석 같아보입니다. 요즈음 이 녀석들이 짝짓기 하느라고 난리입니다. 가을이라서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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