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두화공모전 등에서 입상작 등 다양한 작품 선보여

 

730일 오후 3,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소재한 창룡마을 창작센터에서 지동, 불꽃 인두화를 품다개막식이 열렸다. 이 전시는 그동안 한국종합예술협회장이자 수원화성인두화공방 대표인 일연 우송연 작가와 인두화 작가 20명이 전국인두화경진대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대한민국전통미술대전 등에서 입상한 작품이 전시되었다.

 

자연친화적인 목재를 이용해 작품을 창출하는 인두화는 예전에는 불에 달군 인두를 사용해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뜨겁게 달궈진 인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상을 입는 일도 잦았다는 것이다. 인두화(우드버닝)는 화로에서 달궈진 무쇠인두로 문양과 자연풍경 등을 그림으로 새기는 것을 말한다. 나무의 재질에 따라서 대나무에 그리는 것은 낙죽(烙竹), 나무에 하는 것은 낙목(烙木) 또는 낙화(烙畵)라고 한다.

 

항상 불에 달군 인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상의 위험을 안고 있던 인두화가 최근에는 납땜용 인두나, 숯에 달구어 사용하던 인두 대신 전기로 펜을 달구는 인두기인 버닝펜이 개발됨에 따라 간편하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버닝펜의 개발에 따라 인두화 작가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 이제는 각종 협회나 동호회 등 다양한 인두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어려서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어

 

작가 우송연은 인두화(버닝) 작가이면서 캘리그라피 작가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공예대전에서 인두화로 대상을 수상했으며, 전국인두화작품 공모전에서도 대상인 산림청장상을 수상했다. 현재 우송연 작가는 수원화성 인두화공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종합예술협회 대표이기도 하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유화를 그렸어요. 캘리그라피 강사 자격증도 땄고요. 제가 그림이 그리고 싶었는데 결국 대학에서는 그림전공을 하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나 봐요. 선생님께 인두화를 배우면서 인두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면서 제 원을 풀어버린 것이죠.”

 

우송연 작가는 기업강의와 문화센터 등에서도 인두화에 대해서 소개를 하거나 직접 인두화 작품 강의를 했단다. 대기업 등에서 인두화를 강의하면 상당히 좋아하면서 인두화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며 즐거워한다는 것이다. 우송연 작가는 호매실동에 소재한 수원시장애인복지연합회에서도 지체장애인들을 가르치기도 했는데, 처음에는 손이 떨려 인두화 버닝펜도 못 잡던 장애인들이 작품을 그려내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기도 했다는 것이다.

 

 

100일 동안 작품에 정진한 일월호봉도감탄이 절로

 

불꽃을 다루는 여인, 불꽃같은 여인, 그녀를 지칭하는 말은 불꽃이다. 작품을 창작하면서 늘 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인두화는 불에 달군 인두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다. 요즘도 달구어진 버닝펜을 이용해 작업을 하다보면 조심을 한다고 해도 뜨거운 인두에 데기 일쑤다. 그래서 그녀와 불은 땔 수 없는 관계로 맺어진다.

 

저는 인두화를 시작한 지 6년 정도 되었습니다. 사단법인 한국버닝협회 회장인 김현수 전통명장으로부터 인두화를 사사받고 그동안 작품 활동에 정진해왔죠. 어릴 때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었기 때문에 아마 인두화에 대해 색다른 매력을 느낀 것 같아요. 이제는 인두화가 제 삶의 전부가 되어버렸죠

 

지동 창룡마을 창작센터 2층 전시실 자신의 작품 앞에서 대담에 응한 우송연 작가는 이제는 자신이 가르치는 문하생들이 훌륭히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는 것도 큰 낙이라면서 인두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나무에 안두를 대면 나무마다 다른 타는 냄새가 너무 좋다고 한다. 그 각기 다른 나무의 타는 냄새가 흡사 서로 다른 세상 사람들 이야기 같다는 것이다.

 

처음 인두화를 시작하고 나서 2~3년은 기술습득을 위해 많은 애를 먹었다고 하는 우송연 작가는 저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인두화 제작기술을 알려주고 싶어요. 세상은 사로 소통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가장 큰 바람이라면 인두화를 하는 작가들이 활성화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죠.”라고 한다.

 

 

무더위에 벽화를 그리는 KT&G 상상 발룬티어 대학생들

 

더워도 너무 덥다.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있지만 그동안 늦은 장맛비로 인해 며칠이나 쉬지 않고 비가 퍼붓더니 이마가 까질 정도의 무더위가 시작됐다. 그냥 밖에서 조금만 걸어도 땀이 흐른다. 이런 날 지동을 찾아온 젊은 대학생들. 열심히 칠을 하고 그림을 그리는 학생들은 KT&G 상상발룬티어 대학생들이다.

 

KT&G 상상발룬티어 대학생들은 몇 해 전에도 지동을 찾아와 낡은 골목길에 아름다운 벽화를 그려 환경개선을 한 바 있다. 이들은 수원시와 연계하여 벽화봉사로 상상을 입히다’(벽화, 계단화, 가드님 등)2015년부터 연간 2회 정도 진행하고 있으며, 팔달구 지동을 비롯해 권선구 평동 등 구도심의 낡은 골목에 채색하여 환경개선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한몫하고 있다.

 

이들 상상발룬티어 자원봉사단 60여명이 지동을 찾아와 자원봉사를 했다. 이들은 3일에 걸쳐 마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치매파트너 교육 실시와 벽화봉사를 했다. 상상발룬티어 학생들은 지난 24일 동문경로당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짝짝꿍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KT&G 상상발룬티어 대학생들이 지동에 상상을 입히고 있는 것이다.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진행

 

또한, 지난 26일에는 KT&G 상상발룬티어 대학생들이 지동 동문경로당을 찾아와 대학생과 어르신 1:2 매칭을 통해 프로그램 진행하기도 했다. 이날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 제시어가 적힌 키워드를 뽑아 관련 된 일화를 이야기하며 어색함을 풀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캘리그라피 전문 봉사자를 통해 어르신이 원하는 문구를 캔버스에 담아 꾸미는 프로그램 진행한 바 있다.

 

29, 지동 청룡마을 창작센터 인근 거리 벤치에 젊은이들이 무엇인가 열심히 칠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들이 벽화사업 추진을 통한 치매안심마을 홍보와 벤치 활용을 통한 인지환경 조성 및 치매정보 제공에 기여했다.

 

무엇을 그리고 있어요?”

, 치매안심마을 조성 일환으로 벤치에 칠을 하고 주변에 화분을 놓아 어르신들이 길을 걷다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그림도 그리나요?”

, 의자 뒤 게시판에 치매에 관한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무더위에도 어르신들을 위해 벽화를 그리는 KT&G 상상발룬티어 학생들

 

잠시만 밖에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이다 이렇게 무더운 날 지역의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를 하고 있는 젊은이들. 남들은 무더위에 피서를 간다고 도심을 떠나 바닷가를 찾아가는데 이들은 무더위에 땀을 흘려가며 열심히 봉사를 하고 있다. 주변에 화분을 놓고 꽃과 나무를 심는가하면 지동 곳곳에 마련한 벤치에 칠을 하고 있다.

 

지동을 찾아온 KT&G 상상발룬티어 대학생들은 지동 시립어린이집 모퉁이와 창룡마을 창작센터 부근 벤치 2개소에 칠을 하고 치매에 관한 그림을 그렸다. 이들은 지동 내 벤치 2개에 대하여 인지건강을 증진시키는 색상 및 무늬로 채색 후 화단을 조성하여 어르신들의 쉼터 공간을 마련하였으며, 벤치 게시판은 치매예방과 조기검진 등 치매안심센터 관련 정보를 그림과 포스터 등을 부착해 치매예방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치매안심마을 협력기관인 지동소재 동부파출소 벽면에 치매어르신이 안심하며 살아갈 수 있는 치매안심마을을 나타내는 그림을 벽화로 그려 홍보효과를 높이고자 했다. KT&G 상상 발룬티어 대학생들은 그늘도 없는 거리에서 햇볕에 노출된 체 칠을 하고 그림을 그린다. 요즘 같은 무더위에 봉사를 한다는 것이 쉬운 알이 아니지만 구슬땀을 흘려가며 묵묵히 작업에 열중한다.

 

노인인구 비율이 수원에서 높은 지동. 이들 KT&G 상상발룬티어 대학생들의 노력으로 인해 치매를 앓는 노인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낮, 치매예방을 위해 땀을 흘리며 작업을 마친 KT&G 상상발룬티어 대학생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수원시는 여성친화도시이다. 동수원로 224번 길 10(권선동)에 자리한 여성문화공간인 ()’는 수원시의 대표적인 사업이다. 여성이 살기 좋은 곳 수원. 휴는 그런 여성들의 쉼터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여성들의 건강과 문화생활의 증진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있는 휴. 수원여성이라면 누구나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의 공간인 장난감 도서관, 아이맘 카페, 그리고 보육시설이 있다. 여성들의 공간에는 휴이야기방인 상담실, 예체능실인 휴마루, 강당 및 강의실인 한울마당, 안다미로도 있다. 또한 족욕실과 건강도서실도 마련되어 있다. 장애인들을 위한 봄을 꿈꾸는 카페와, 발달장애인 직업재활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제주에서 온 여성들이 돌아 본 지동

 

여성들을 위한 공간인 11일 오후 18명의 여인들이 찾아왔다. 멀리 제주도에서 여성친화도시 수원으로 벤치마킹을 온 것이다. 제주도청과 서귀포시청, 그리고 제주도에서 여성친화도시 수원을 찾아왔다. 이들은 1시간 남짓 여성공간인 에서 수원이라는 도시가 얼마나 여성친화도시인가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수원을 찾아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벽화골목을 갖고 있는 지동을 찾았다. 현재 지동은 편도 2km, 왕복 4km의 벽화골목을 갖고 있다. 올해로 벽화골목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지 4년째이다. 앞으로 3년을 더 벽화를 그리면 편도 3.4km, 왕복 7km 가까운, 한국에서 가장 긴 벽화골목을 갖게 된다.

 

지동은 딴 곳과는 다릅니다. 이 마을은 40~50년을 한 집에서 어른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딴 곳처럼 화려한 벽화가 아니라, 늘 그 자리에서 대문을 열면 만날 수 있는 그런 그림으로 벽을 장식했습니다. 처음에는 재개발을 해달라고 주문을 하던 골목의 주민들이 언제부터인가 스스로 나와서 마음의 벽을 허물기 시작했습니다.”

 

지동 벽화골목 총괄작가인 유순혜 작가가 수원 제일교회를 찾아 온 사람들에게 지동 벽화를 설명하는 말이다. 날이 쌀쌀해 벽화 앞에서 설명을 하는 것보다, 사전에 미리 지동 벽화골목에 대한 총체적인 설명을 한 것이다.

 

 

벽화골목이 정말 아름답네요.

 

제일교회에는 노을빛 갤러리와 전망대가 있다. 수원을 찾는 사람들이 수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수원을 찾은 제주 여성들은 제일교회 8층에 있는 갤러리에 들렸다. 마침 12일 오후 4시에 개막을 하는 작가 김남수의 2014 하반기 기획초대전의 작품들이 걸려있는 전시실이다.

 

정말 대단하네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그렸는데 표정이 다 달라요. 이 그림 하나만 해도 이미 작품인 것 같아요.”

8층 노을빛 전시실에서 9층으로 오르는 계단의 둥근 벽에 그려진 유순혜 작가의 화성축성도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1,200명의 사람들이 화성을 쌓으면서 작업을 하는 모든 것을 그려 놓은 그림이다.

 

 

전시실을 둘러 본 일행은 노을빛 전망대에 올랐다. 전망대를 돌아보고 난 뒤, 지동 벽화길 탐방으로 이어졌다. 사전에 미리 지동 벽화길이 딴 곳의 벽화와는 다르다는 설명을 들은 뒤라, 벽화를 지나면서 사진으로 담아놓는 사람들도 보인다. 지동 벽화골목은 꼼꼼히 살피려면 한 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벽화의 이모저모를 살펴본 뒤 수원에 왔으니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을 돌아보고 싶다고 한다. 전 구간은 이미 해가 떨어질 시간이라 돌아보지 못하고, 동포루부터 남수문까지의 구간을 돌아보았다. 제주서부터 여성친화도시 수원을 벤치마킹 온 18명의 사람들. 짧은 시간동안 얼마나 수원을 알고 갔을까? 멀리서 수원을 찾아온 만큼 만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4 지동 화합의 밤5일 오후 530분부터 지동 수원제일교회(당임목사 이규왕) 지하에서 열렸다. 그동안 지동에서 일일 찻집을 할 때마다 사용하던 블랑드W 웨딩홀이 구조변경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오전 10시부터는 주민들의 식사 및 간단한 음료 등을 들 수 있는 일일찻집으로 운영을 했으며, 오후에는 본격적인 화합의 한 마당이 시작되었다.

 

낮에 운영한 일일찻집에는 천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갔다고 한다. 이날 판매를 한 음식들은 지동 통장협의회 통장들이 하루 전날부터 준비를 한 것이라고. 지동에는 모두 34개통이 있다. 전날 장을 보고 하루 종일 육수를 끓인다. 그리고 그 육수에 국수를 말아주는데 맛이 일품이라도 한다. 지동주민자치위원회 이미경 사무국장은 올해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일일찻집을 찾았다고 한다.

 

 

오늘 낮에 정말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어요. 어림잡아 천 명 정도는 됐을 것 같아요. 지난해는 10000원짜리 티켓이 천장 정도 팔렸는데, 올해는 1500장을 넘게 판 것 같아요. 저희 김종희 동장님이 워낙 다양한 분들을 알고 계시기 때문에 그만큼 더 판 것이죠.”

 

자동을 위해 다양하게 쓰이는 비용

 

한 장에 1만원씩 판매를 한 티켓이 한 1500장정도 팔렸습니다. 그리고 음식의 재료들은 시장 상인들이 싸게 판매를 했기 때문에, 행사를 마치면 한 5~6백만 원 정도 남을 듯합니다. 이 이익금은 내년에 김장나누기를 할 때 재료를 구입하거나, 쌀 등을 구입하기도 합니다. 또한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께 반찬을 해 드리기도 하고, 소년소녀 가장을 돕기도 합니다. 이렇게 나누며 살면서 서로가 소통하는 것이 우리 지동의 자랑이죠.”

 

 

지동주민자치위원회 이용성 위원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500장 정도가 더 팔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오후 530분부터는 화합의 한 마당 개회식 및 작품발표회로 이어졌다. 먼저 2014년을 회고하는 동영상 관람을 한 후, 이어서 수원시장 표탕 등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각 단체에서 모두 8명이 수상을 했다.

 

시장 표창은 주민자치위원회 이현상이 수상했으며, 수원시의회 의장상은 새마을협의회 최국진, 방범기동순찰대 맹건재, 새마을문고후원회 안철이 수상했다. 이 외에도 국회의원 김용남상은 오영주, 임점남, 베용자가 수상했으며, 팔달구청장 상은 유지현(통장협의회)와 최영진(방위협의회)이 수상했다.

 

 

프로그램 공연 및 단체별 장기자랑도 가져

 

수상식을 마친 후에는 지동주민센터 문화강좌 팀이 먼저 공연을 시작했다. 벨리댄스 팀이 드럼과 퀸에 맞추어 신바람 나는 춤을 추었으며, 노래교실 주부들은 금잔디의 오라버니 등을 불렀다. 댄스스포츠 팀의 공연에 이어, 우쿠렐레 팀의 여행을 떠나요 등의 연주와 노래를 했다. 끝으로 무대에 나온 라인댄스 팀은 남향열차 등에 맞추어 신바람 나는 율동을 보여 주었다.

 

우리 지동은 정말 좋은 마을입니다. 이렇게 오늘 일일찻집과 주민 화합의 밤에 많은 분들이 자리를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자동은 정이 많고 서로가 잘 알고 있는 뿌리 깊은 마을입니다. 올해 다 이루지 못한 것들은 내년 을미년에는 꼭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모든 주민들이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종희 지동장의 인사에 이어 주민센터 각 단체별로 장기자랑 대회가 열렸다. 지동의 장기자랑은 늘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갖은 모양으로 분장을 한 단체회원들이 나와서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기 때문이다. 정성이 가득한 음식과 모두가 하나가 되는 정이 넘치는 지동의 일일찻집 및 주민 화합의 밤. 지동이 하면 무엇인가가 다르다고들 한다. 그 말이 실감이 나는 날이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 창룡문로 56번길. 집 대문 앞에는 경기안택굿보존회라는 간판이 걸려있다. 안택굿은 집안의 안녕을 위해서 하는 축원굿으로, 이 집에는 4대째 대물림을 하면서 경기지역의 안택굿을 보존, 전승시키고 있는 고성주(, 60) 회장의 집이다. 23일 오후 집안에 북적인다.

 

한편에서는 무엇인가를 열심히 튀기고 있고, 집 안에서는 연신 덩이진 밀가루를 손으로 곱게 부수고 있다. 28일은 고성주 회장이 자신이 모시고 있는 신령들과 수양부리(자신을 따르는 신도를 일컫는다)들을 위해 맞이굿을 하는 날이다. ‘진적굿이라고도 하는 맞이굿은 신령을 섬기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굿이기도 하다.

 

 

자신을 비롯해 10여 명의 사람들이 준비를 하고 있는 약과와 다식은 바로 맞이굿을 할 때 상에 진설할 음식 중 하나이다. 웬만한 사람들은 편하게 모두 사다가 사용을 하지만, 이 집은 40년이 넘는 세월을 한 번도 사다가 진설한 적이 없다. 직접 모든 음식을 조리를 하기 때문에 짧게는 5, 길게는 1주일 전부터 준비를 한다.

 

정성이 깃들지 않으면 음식 올릴 필요 없어

 

사람들은 참 이상합니다. 신령님들이 얼마나 정성을 들이는 것을 좋아하는지를 모르는 것 같아요. 적어도 나를 주관하고 내 수양부리들을 잘 살게 만들어주는 신게 제물을 드린다고 하면서 약과나 다식도 다 사다가 쓴다면 무슨 정성이 깃들어 있는 것이 되겠어요. 저희는 40년 동안 한 번도 사다가 올린 적이 없습니다.”

 

 

23일 오후 내내 정성을 들인 약과와 다식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 힘이 들겠지만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만들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약과와 다식 등은 맞이굿을 마치고나면 모든 사람들이 다 싸들고 간다는 것. 그래서 사람들이 먹을 음식이기 때문에 더 정성을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방식 그대로 만드는 약과와 다식

 

약과는 조청, 계란노른자, 생강가루, 찹쌀, 들기름 등을 잘 반죽해 둥그렇게 누른 다음에 적당한 크기로 잘라 가운데 칼집을 내고 그 안으로 양편을 집어넣어 모양을 만든다. 그리고 기름에 튀겨내면 다시 조청에 담가 잘 젖게 만든다. 채로 걸러내면 달라붙지 않게 고물을 뿌려서 말린다.

 

 

다식은 콩가루와 쌀가루, 조청 등을 혼합해 가루를 잘게 부순다. 가루가 곱게 부수어질수록 다신이 깨끗하게 만들어진다는 것. 거기다가 식용색소를 포함하여 색을 낸 다음에 다식판에 반죽을 둥글게 만들어 놓은 다음 손으로 힘을 다해 누른다. 다식판에 참기름 칠을 한 다음에 찍어내면 아름다운 문양이 있는 다식이 된다.

 

저희는 다식을 다섯가지 색으로 만들어요. 동서남북과 중앙의 오방을 뜻하는 것이죠. 많은 재료를 이용하지만 그 중 어느 것 하나 재료를 싼 것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최고의 음식을 만들어야 나중에 그것을 먹는 사람들의 건강에도 좋으니까요.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내는 약과와 디식은 사람들도 좋아하죠.”

 

정성이 가득한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 요즈음은 기계로 쉽게 만들 수가 있지만, 음식을 정성이 들어가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년 봄, 가을로 올리는 맞이굿에 진설하는 음식은 모두가 직접 만든다고 한다.

 

 

저희 고성주회장님은 아직 한 번도 음식을 사서 하는 것을 보지 못했어요. 아무리 힘이 들아도 정성을 올리는 음식을 사서 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맞이를 올릴 때는 보통 일주일 전부터 준비를 하죠. 맞이굿을 하는 날은 300명 정도의 음식 장만을 직접 하세요. 김치 담그고 나물 무치고, 전도 이틀 전부터 부치고요. 모든 음식은 집에서 직접 장만을 합니다. 그것이 손님을 맞이하는 예의라는 것이죠.”

 

아직 한 번도 사서 쓰는 음식을 신을 모시는 전안에 진설하거나 손님들의 상에 올려보지 않았다고 하는 고성주 회장. 전통방밥으로 만든 약과와 다식을 만들면서도 연신 잘 만들어야 한다고 독려를 한다. 정성을 들인 음식을 먹고 즐거워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그래서 이 집의 축제준비는 늘 웃음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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