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끝 날인 31. 마침 주말까지 겹쳐 있어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원이 막바지 행사준비와 각종 공연 등으로 인해, 하루 종일 들썩거린다. 생태교통 하루 전 시범지역과 그 인근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생태교통 수원2013’의 하루 전 인근의 모습을 돌아보았다. 오후 3시부터 지동교, 팔달산 입구 청소년 문화공연장, 행궁동 공방거리, 생태교통 시범거리 등을 차례로 돌아보았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로 북적거려

 

오후 3시 경부터 지동교 위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팔달문 앞 시장들이 돌아가면서 여는 토요문화공연 준비로 바쁘다. 4시부터 아트포라에서 준비한 체험으로 인해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단돈 1,000원으로 맛보는 팥빙수는 줄이 끊이지가 않는다. 사람들이 팥빙수를 직접 만들어 먹는 재미로 연신 즐거워한다. 커피 내리기와 팥빙수는 단연인기 품목이다. 거기다가 물총놀이 또한 재미를 더한다.

 

 

오후 6시 지동교 위에 마련한 무대에서는 지동시장이 마련한 토요문화공연이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조진범의 열창에 이어, 뽕부라더스 악극단의 한 시간짜리 창작공연이 이어졌다. 과거 악극단을 회상하는 하는 무대였다. 지동교 공연장 주변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자리를 뜰 줄 모른다.

 

사회자는 어른들에게는 옛날의 회상을, 아이들에게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마음을 전달하는 순수한 창작극이라고 소개를 한다. 중간중간 만담 등을 엮어가며 음악과 노래로 무대를 이끌어 간다. 그 시간 팔달산으로 오르는 입구 로데오거리에 마련한 청소년문화공연장에서도 한창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행궁동 공방거리 또한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말을 맞이하여 수원을 찾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몰려다니면서 즐기고 있는 것이다. 생태교통 시범지역 인근은 하루 종일 이렇게 사람들로 인해 북적였다. 행궁 앞 정조로 일대에는 교통 통제를 위한 중앙 가로대에 무궁화 화분이 놓이고 마지막 손질을 하는 생태교통 지역에는, 불을 밝히고 작업을 하고 있다.

 

도로에서 마음껏 즐기는 사람들.

 

831일 밤 10. 한 무리의 학생들이 손에 촛불을 들었다. 생태교통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기 위해, 늦은 밤 생태교통 지역의 골목을 누비는 촛불행진을 마련하였다. 담당 공무원들은 이 늦은 시간까지도 거리에서 막바지 작업을 독려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생태교통 추진단 사무실에도, 행궁동 주민센터에도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다.

 

오후 11, 개막일인 91일이 한 시간 남았다. 생태교통 시범지역을 한 바퀴 돌아본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걷거나, 무리지어 여유를 보이고 있다. 차에게 빼앗겼던 거리에서 마음껏 즐기고 있는 것이다. 화서문로의 상점에는 이 시간까지 불이 밝혀 진 곳이 상당수가 있고, 거리에서는 배드민턴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1130, 정조로 2차선이 행사로 인해 길을 막았다. 버스며 택시 외에는 910시부터 우회통행을 시킨다고 한다. 무궁화 화분을 놓은 중앙분리대의 사이에도 가로대가 설치되고 있다.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이다. ‘12시부터는 2차선이 전면 통제가 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운전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다.’ 현장에 있던 생태교통 추진단 담당자의 이야기이다.

 

831, 생태교통 시범지역의 주변을 돌아보면서, 생태교통이라는 것이 인간의 삶을 얼마나 바꾸어 놓을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밤늦은 시간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 그 시간까지 자전거를 타고 즐기는 아이, 정말로 우리가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했던, 어찌 보면 무모한 도전이랄 수 있는 생태교통이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 된 생태교통 수원2013’ 자정에 시범지역을 떠난다. 누군가 한 마디하는 말이 가슴에 닿는다.

거리는 전국 최고의 명품거리가 되었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명품이 되어야 할 때이다.”

 

언제까지 얼마나 변화를 할 것인가? 정말 궁금하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주민센터. 27일 오전 11시 경에 주민센터 3층을 찾아보았다. 20여명의 사람들이 무엇인가 열심히 만들고 있다. 한지공예, 전문가들이 만드는 것 못지않은 솜씨로 주민들이 한지를 붙이고 칠을 하고, 장식을 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지동 주민센터에서, 지동에 사는 주민 40여명을 교육을 시켰다. 기초부터 충실하게 배운 이들 중에서 15명 정도를 엄선해 직접 한지공예품 생산을 시도하는 것이다. 9가지나 되는 공예품들이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누가보아도 아마추어의 솜씨는 아니다. 세련된 형태의 한지공예품들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미니항아리, 장석보석함 등 생산

 

지동 주민들이 작가들과 함께 만드는 작품은 모두 9가지이다. 미니항아리, 다용도바구니, 세칸꽂이, 정리함바구니, 장석보석함, 신사각함, 세로메모장, 꽃과반, 미니이서랍 등이다. 한지공예작가이자 지도강사인 이연호(, 52)씨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한지공예품이 생태교통 때 판매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저희 지동 주민들이 만드는 공예품이 일반 작가들의 작품에 뒤처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판매가격도 시중 가격보다 20% 정도 싸게 판매할 계획입니다.”라고 한다.

 

주민 15명과 강사와 보조강사를 포함해 20여명이 한지를 붙이고, 탈색하고, 풀칠을 하고, 다시 덧칠하기를 반복한다. 작품 하나를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3일 정도라고 한다. 모든 공정을 다 마치기 위해서는 마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을기업으로 키울 것

 

작품을 만드는 3층에 격려차 올라온 박찬복 지동장은 일일이 상품 하나하나를 살펴보면서 작업을 하는 주민들을 격려했다. 기노헌 총괄팀장은 생태교통에 우선 한 종목당 20개 정도를 선보일 것이라면서

 

생태교통 때 구청 부스에 전시를 하고 판매를 할 계획입니다. 그 중에서 잘 나가는 상품이 있으면, 주민들을 통해 바로 제작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생태교통이 끝난 다음에는 이 작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여러 채널을 통해 판매망을 구축하려고요. 마을기업으로 키우려고 합니다.”라고 한다.

 

마을에서는 또한 전문 작가들을 양성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 중에서 한지공예의 기술을 익혀 자격증을 따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주민들에게 기술 전수를 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

 

저희의 생각은 마을기업입니다. 앞으로 이런 작품을 만들어 판매를 하면, 그 수익금은 주민들에게 배분할 계획입니다. 주민들이 무엇인가 생산을 할 수 있고, 거기다가 수익창출까지 가져올 수 있다면 그보다 바람직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많은 공정 끝에 완성된 작품 선보여

 

지동주민센터 3층은 그야말로 공산품을 생산하는 시설을 방불케 한다. 풀을 칠하는 사람, 마감재로 바르고 작은 장식품들을 붙이는 사람, 하나하나가 모두 손으로 작업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눈도 돌리지 않는다.

 

저희들이 이 한지공예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가격은 일반 시중 가격보다 20% 정도 싸게 팔 계획입니다. 그렇다고 물건의 질이 낮은 것도 아닙니다. 대개 시중에서 미니항아리의 경우 20,000원 정도에 판매가 되는데 저희들은 15,000원 정도에 팔 생각입니다. 장석보석함 역시 시중가격은 40,000원 정도인데, 저희들은 35,000월 정도에 구입하실 수 있도록 가격을 낮췄습니다.”

 

시중가격보다 싸게 좋은 한지공예품을 구할 수 있다고 하면서, 연신 작업에서 손을 떼지 않는 강사들과 주민들. 앞으로 지동의 새로운 마을기업이 형성이 되어, 많은 소득을 올리기를 기원한다.

 

낮 시간에 돌아다니는 것을 삼가고, 해가 설핏 넘어가는 시간을 이용해 생태교통 수원2013’의 시범지역인 행궁동을 돌아보기로 했다. 한 번 탈이 난 사람은 무엇을 보고도 놀란다고 했던가? 한 낮의 뙤약볕이 두렵기도 하다. 그보다는 땀을 워낙 많이 흘리는 체질이다 보니, 냄새로 인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후 6시가 넘어서 행궁동으로 향했다. 먼저 화성 행궁 앞에 마련하고 있는 국제 회의장 등으로 이용할 파빌리온을 돌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엊그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파빌리온 주변은 푸른 대나무들이 식재가 되고, 그 앞으로는 잔디와 화단으로 꾸며 놓았다.

 

아름다운 조형, 벌써 아이들이 찾아들어

 

요즈음은 생태교통 현장을 가면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 자주 보인다. 어린 꼬마들이 자전거를 타고 이곳을 찾아오는 것이다. 파빌리온을 돌아보고 있는데, 초등학교 1학년이나 됨직한 여자아이 대여섯 명이 자전거를 타고 와 일대를 돌아보면서 재잘거린다. 생태교통의 무엇인가를 확실히는 모르는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그 무엇인가를 느끼는 것일까?

 

 

앞으로는 화단에 잔디를 입힌 차가 한 대 서 있다. 조형물인 듯한데 아직은 설치가 마무리 되지 않은 듯하다. 그리고 연못에는 연꽃의 싱싱한 잎이 하늘거린다. 이제 제법 아침저녁으로는 바람기도 있어, 가을을 부르고 있는 것인지. 그저 이런 모습만 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답답하고 음습하던 거리가 변한 것이다.

 

그렇게 반대를 하던 사람들도 변해가는 마을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변해가기 시작했다. 무엇인가 스스로 동참을 하지 않으면, 후에 함께 얼굴을 맞대고 사는 사람들에게 미안할 것 같아서라고 한다. 그 자체가 행궁동 주민들이 꽁꽁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변해도 너무 변한 헹궁동 마을

 

천천히 걸어서 생태교통 수원2013의 행사가 열리는, 주도로인 화서문로 쪽을 향한다. 지나는 갈에 만나는 사람들이 인사를 한다. 벌써 근 40여일이나 이곳을 돌아다니다가 보니, 얼굴을 익힌 사람들이 늘었다. 그저 인사 한 마디가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사람들의 낯빛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느낀다. 전보다 훨씬 밝아졌다는 생각이다.

 

 

지나는 길에 골목 몇 곳을 돌아본다. 사람들이 쌈지공원에 나와서 이야기들을 하는 모습들도 볼 수가 있다. 언제 이런 모습을 보기는 했을까? 간판 자랑을 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점포에 간판이 일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건물이 깨끗해졌으니, 집안도 좀 고쳐야겠다고 너스레를 떠는 사람도 있다. 진즉에 이런 행사를 했으면 훨씬 좋아졌을 것이라면서.

 

거리로 나오기 시작한 사람들

 

화서문로 방향으로 가다가 생태교통 추진단 사람들을 만났다. 퇴근시간이 이미 지났는데도 마을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앞으로 10여일 밖에 남지 않은 개막일이다. 혹 공정이 마무리되지 않을까봐 걱정스러운 것일까? 화서문로로 접어들었다. 그렇게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허공을 지나던 전깃줄들이 많이 사라졌다.

 

많이 깨끗해 졌죠?”

곁에서 말을 건넨다. 깨끗해진 정도가 아니다. 속이 다 후련하다. 21()일부터는 묵은 전신주를 뽑아내는 작업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나면 얼마나 깨끗한 거리가 될까? 점포 앞에 사람들이 테이블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럴 정도로 정리가 되었다는 것일까? 이곳을 찾아와 담소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도 부자연스럽지가 않다. 언제나 그랬다는 듯.

 

 

거리 곳곳을 돌아보는 젊은이들이 보인다. 이 오래되고 답답했던 마을이 변한 것이다.

인터넷에서 생태교통에 관한 기사를 보고 둘라보러 왔어요, 전에도 이곳을 지났는데 정말 많이 변했네요, 처음에는 어디 딴 나라에 온 것으로 착각이 들었어요.”

전선의 지중화 작업을 다 마치고나면, 얼마나 아름다운 거리가 될 것인가?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좋은데, 이곳에서 생활을 하는 주민들의 마음이 어떨까? ‘생태교통 수원2013’이 우리에게 어떤 생활의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가 벌써 기대가 된다.

 

생태교통 추진단 구남희 주무관을 만나다

 

“저는 2012년 2월에 생태교통 추진단이 생기면서 이곳으로 왔어요. 환경정책과에 근무를 하다가, 생태교통 추진단 사무실이 문을 열면서 이곳으로 왔으니 벌써 1년 반이 되었네요. 제가 오고 난 뒤 2개월이 지나서 주민추진단 사무실이 문을 열었으니까요”

 

8월 5일 오후, ‘생태교통 2013’이 열리는 행궁동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화서문로에서는 한창 전선 지중화 작업을 하느라 분주하다. 행궁동을 돌아 본 후 생태교통 추진단 사무실을 찾아 구남희 주무관을 만났다. 구남희 주무관은 처음에 추진단으로 왔을 때는 문화행사 등을 담당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추진단 업무를 행정 전반에 걸쳐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에게 문전박대도 많이 당해

 

처음에 생태교통 추진단으로 와서 할 일이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방안이나, 도시가스 등을 줄이는 업무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환경정책과에서 담당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에 와서 생소한 ‘생태교통’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듣게 되었고, 그 정확한 뜻조차 파악치 못했다는 것이다.

 

“생태교통이라는 말을 이곳 추진단에 와서 처음으로 들었어요. 참 많이 당황했죠. 그 생태교통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전혀 알지를 못했으니까요. 거기다가 주민추진단이 문을 열고나서 주민들을 설득하라고 하는데, 앞이 막막했어요. 생태교통을 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주민들을 설득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았으니까요.”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고 한다. 주민들과 직접 부딪히면서 그들을 설득한다는 것도 쉽지가 않은데, 주민들을 찾아갔다가 문전박대도 수없이 당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1년 반이라는 시간을 생태교통추진단에서 보냈다.

 

“구남희 주무관은 우리 생태교통 추진단이 문을 열면서, 제일 먼지 이곳으로 와서 지금까지 함께 고생을 했죠. 우리 생태교통 추진단의 모든 일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김벽익 추진단장의 소개가 아니라고 해도, 구남희 주무관이 가장 많은 고생을 한 사람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들을 한다.

 

스스로 변화하고 있는 주민들 보면 뿌듯해

 

"그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주민들이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저뿐만 아니라 공무원들이 주민들을 찾아가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면 모두 거절을 하는 거예요. 그렇게 주민들의 마음을 여는 데만도 일 년이 지나버렸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도 참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래서 더 ‘생태교통 수원2013’이라는 이 전 세계적인 프로젝트가 더 소중하다고 생각을 해요.“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쳤지만 차츰 변화되어 가는 주민들을 보면서 힘을 얻었다고 한다. 무조건 반대를 하던 주민들이 직접 참여를 하겠다고 동참의사를 밝히는가 하면, 각종 행사 등에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많은 분들이 카프리 데이 등 행사에 직접 참여를 하고 계세요. 많은 변화가 온 것이죠. 저희들 모두가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더 많은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주민들 스스로가 동참을 하고 있다는 것이죠. 정말 많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채 한 달이 남지를 않았다. ‘생태교통 수원2013’에서 보여 질 각종 공연이나 행사 등도 윤곽이 들어났다고 한다. 그리고 전체 공정도 이미 95%를 넘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 다만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아직도 차들을 시범지역 밖으로 내보내는 것에 대해 반대를 하고 있는 주민들이 있다는 것이란다.

 

 

“대개 병원을 다녀야 한다거나, 생업으로 인해 차를 끌고 들어오지 않으면 안 되는 분들이 반대를 하세요. 그분들에 대해 조치도 강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 모두가 힘을 합하지 않으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주민들이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동참을 했듯이, 그분들도 생태교통이 시작하기 전에 모두 동참을 하도록 해야죠.”

 

그동안 마음고생도 많이 했지만 주민들이 스스로 변화를 가져오고 동참을 하고 있다는 것이 희망을 갖게 만든다고 이야기를 하는 구남희 주무관. 앞으로 더 많은 일을 감당해 내야하겠지만, ‘생태교통 수원2013’이 성공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

 

우리는 흔히 ‘명품’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그것은 세상이 변하다가 보니 사람들이 내실보다는 허영에 물들어 있기 때문인가 보다. 명품이란 말을 붙여야 남들보다 나아보이는 것인지. 하지만 정말 명품이란 돈의 가치로 따지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다. 명품이란 내실이 있어야 한다. 명품이란 단어를 부쳤다고 해서, 그것이 명품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내실이 있는 곳이 있다. 일반적인 공사를 한 것이 아니다. 기본부터 탄탄히 조성을 하고, 그 위에 좋은 재료를 이용해 아름답게 꾸몄다. 주변도 아름답게 장식을 했다.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스스로 명품마을의 주민들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바로 ‘생태교통 수원2013’이 열리는 시범지역인 행궁동이 ‘명품마을’이다.

 

 

명품마을에 조성한 ‘명품골목’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이 명품마을이 되기까지에는 주민들의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했다. 몇 개월 동안 날이 무덥고, 비로 인해 땅이 질퍽거리는 날이 많았음에도 묵묵히 명품마을로 변해가는 것을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괜한 짓거리들을 한다고 불평도 했고, 반대도 많이 했다.

 

그러나 골목길이 깨끗하게 변해가고 점차 주변 정리가 되기 시작하면서, 주민들 스스로가 주민추진단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처음에야 저도 많이 반대를 했죠. 우선 먼지가 나고 시끄러워서 불편하니까요. 거기다가 우리 집에 아이가 입시준비생이 있는데, 여간 짜증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서요. 이런 집은 대개 가족 모두가 입시생이 되잖아요?”

 

 

그렇지만 골목을 깊이 파 그 곳에 하수관거를 묻고, 그 위를 색이 있는 블록으로 깔아 잘 정비가 되어가는 골목을 보고 마음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명품골목이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도 반대를 해야 한다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 다고 한다.

 

전국 최고의 명품골목 탄생

 

그동안 행궁동 생태교통 시범지역의 골목길을 몇 번이고 돌아다녔다. 달라져 가고 있는 골목을 돌아보면서, 과연 이 골목 길 조성공사가 다 끝나고 나면 얼마나 명품골목이 될까 하는 기대여서이다.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골목길 조성공사는 이제 공정 98%를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명품 골목길이 생겨나면서 주민들의 변화도 함께 시작이 되었다. 높다랗게 쌓았던 담을 헐어내는 집들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자신들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칙칙한 시멘트 블록으로 쌓은 담장과 골목길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란다.

 

‘이제는 골목주민들 스스로가 마음을 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변이 깨끗해지니 가득 쌓여만 가던 쓰레기가 줄었고요. 거기다가 주민들이 벽을 허물고 주변 정리를 하는 집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주변에 걸맞지 않는 담이라면서요.“

 

주민생태교통추진단에 있는 한 담당자의 말이다. 꼭 그렇게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골목을 돌아보면 이 골목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 수가 있다. 골목마다 작은 화단이 만들어지고, 그곳에 주민들 스스로가 꽃을 심고 물을 주기 시작했다. 주변에 잡다하게 너부러져 있던 보기 흉한 것들도 모두 정리가 되었다. 정말 전국 최고의 ‘명품골목’이 탄생한 것이다.

 

 

이제는 주민들 스스로가 지켜가야 해

 

‘생태교통 수원2013’의 시범지역으로 선정이 된 행궁동 일원. 아름답게 변한 골목길을 천천히 걸어본다. 그 골목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바로 곳곳에 마련한 쌈지공원 때문이다. 잘 정리가 된 골목길과 함께 작은 도심 속의 공원이라는 쌈지공원, 그리고 벽 밑에 다소곳 웅크리고 있는 작은 화단들.

 

비록 지금은 그 아름다움의 모든 것을 다 느낄 수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지막 작업을 마무리 하고 나면, 이 명품골목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 것인가? 그런 것만 생각해보아도 기분이 좋아진다. 생태교통으로 인해 전국 최고의 명품골목이 수원에 생겨난다는 것. 이것으로 만도 기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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