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문화재를 답사하기 위해 길을 나서면, 12일 혹은 23일로 길을 떠납니다. 길을 나설 때는 휴대폰의 배터리를 충분히 충전해 갖고 나가지만, 그래도 돌아오기 전에 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하기에 여행을 나서면 휴대폰을 잘 사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괜히 배터리라도 떨어져 연락이 끊기면, 주변 사람들에게 괜한 걱정을 주기 때문이죠.

 

하지만 어제부터 오늘까지 강원도의 여행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배터리 충전기를 갖고 갔기에, 수시로 충전이 가능했기 때문이죠. 저는 페이스 북 친구가 오늘까지 3,800명입니다. 인원이야 꽤 되지만 사실 그렇게 소통을 하는 분들은 많지가 않은 편입니다. 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페이스 북으로 날리고는 하니까요.

 

\

제 페이스 북의 화면입니다.

 

하루 종일 무엇을 해? 여행하면서

 

오늘은 고성에서 속초로 나와 다시 수원으로 오겠다고 생각을 하고. 고성서부터 길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속초에 도착해 표를 끊고 달려가 보니, 이런 세상에나. 수원버스가 막 떠나버린 것입니다. 다음 차는 거의 두 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합니다. 할 수없이 홍천 가는 버스표를 구해, 홍천에서 갈아탈 생각이었죠.

 

그런데 이건 또 무슨 날벼락입니까? 차가 가는 방향이 영 이상하다 싶더니, 이 차가 한계령을 넘는다는 겁니다. 오후 두 시까지는 수원에 도착해서, 지동교에서 하는 행사 취재를 하려고 서둘렀는데 말입니다. 이 차 홍천에 도착하는 것이 오후 210분이랍니다. 다 틀렸습니다. 저희는 포기도 참 빠르게 하는 편입니다. 어차피 안 될 것이라면, 경치라도 즐겨야죠.

 

어제(19일) 밤에 횟집서 올린 내용이죠 

 

그래서 페이스 북을 이용해 내가 하는 여행을 중계하기로 작정을 하였습니다. 가는 곳마다 사진을 찍어 페이스 북에 올리는 것이죠. 그런 재미 못 느껴보셨죠? 재미 좋습니다. 그리고 이런 것이 바로 소통이란 생각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정말 큰 공부를 하나 한 것입니다. 페이스 북을 이용해 소통을 하는 방법이죠.

 

페이스 북의 소통은 함께 여행하는 것

 

오늘 제가 페이스 북 친구들에게 보여준 여행일지는, 앞으로 제가 여행을 할 때마다 다시 해보려고 합니다. 여행뿐이 아니라 내가 하루 종일 하는 것들을 공유하는 것이죠. 이렇게 페이스 북을 이용해서 소통을 하다가 보면,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계령을 넘으면서 보니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네요.

 

이미 꽃이 지천으로 피었는데 말입니다. 그런 사진도 올리고, 가끔 지루하다 싶으면 어제(19)에 속초 횟집 수족관에서 만난 거대한 문어머리도 올렸습니다. 그렇게 이런저런 것들을 찍어서 소개를 하다 보니, 몇 시간의 버스 여행이 전혀 지루하지가 않더라는 것이죠. 아마 앞으로도 이렇게 재미있는 여행을 할 듯합니다.

 

한계령을 넘다가 올린 것이죠. 어제 횟집서 찍은 문어머리랍니다

 

간간히 올리는 정보도 유용 해

 

사실 SNS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트위터와 페이스 북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바로 사진을 찍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페이스 북의 좋은 점과 신속한 정보 전달의 묘미를 마음껏 누리면서 즐거운 여행을 한 셈입니다. 그저 한두 장 관련 사진이야 올렸지만. 이렇게 연결을 해서 중계를 하다가 보니, 그 재미 또한 만만찮다는 것이죠.

 

홍천을 출발해 고속도로에 올라 영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오는데, 여주분깃점서부터 강릉으로 가는 차들이 엄청 밀립니다. 이천 분깃점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것도 사진을 찍어 올리면, 그 방향으로 가는 분들에게는 참고가 될 테니까요. 모르고 닥치는 것보다, 알고 대비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죠.

 

설악산 장수대 맞은편의 산봉우리입니다. 

 

이렇게 제가 사진을 올리고 그 소식을 전하면, 아마 몇몇 분은 저와 함께 여행을 한 셈이 되었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제가 가는 길목의 모든 사정을 하나하나 다 함께 알아가는 것이니까요. 페이스 북의 또 다른 재미,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정말 그렇다는 생각입니다.

 

좋은 페친 한 사람, 열 여행사 안 부럽다.”고요.

출장을 나가면서, 그만 휴대폰을 충전기에 꽂아놓은 채로 나와 버렸다. 기차를 타고나서야 휴대폰이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정신머리하고는 참. 이나저나 일을 보고 사람들을 만나려면 전화를 해야 하는데, 참으로 난감하기 짝이 없다. 중간에서 아우를 만나 함께 동행을 했으니, 우선은 아우전화를 사용하는 수밖에.

그런데 요즈음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전화는 우선 받지를 않는가보다. 전화번호가 다르니 받지를 않는다. 몇 번을 계속 전화를 해야만 겨우 전화를 받아준다. 그만큼 쓸데없는 전화들이 걸려온다는 뜻이다. 하루에도 설문조사니 머니해서 오는 전화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모르는 전화는 안 받는 쪽이 편하기는 하다.

 

전화로 알아보는 정보, 없으니 답답해

요즈음은 휴대전화로 많은 정보를 알아볼 수가 있다. 고속도로의 정체는 물론, 문화재 답사를 하거나 길을 찾을 때도 전화를 이용한다. 아우의 전화는 길 안내는 되지만, 어디가 얼마나 막히는지를 알 수가 없다. 고속도로로 접어들자 주말이라 고속도로가 상당히 막히는 것 만 같다. 얼마나 막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고속도로 상에 전광판에는 20km정도가 정체라고 알려주고 있다. 그 길을 벗어나 딴 길을 택했는데도, 막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휴대폰이 있으면 고속도로의 실시간 운행을 볼 수 있는 정보가 있는데도, 전혀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할 수밖에. 다행히 많이 돌아다녀본지라 대충은 차량의 흐름으로 짐작을 해 목적지로 가는 수밖에.

고속도로와 국도를 번갈아가면서 이용을 해, 그래도 늦지 않은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을 했다. 아마도 휴대전화가 있었다고 한다면, 더 빨리 도착을 했을 것이다.

답사 길에서 느끼는 답답함, 바보가 되어버린 나

답사를 한다고 길을 나섰다. 요즈음은 휴대전화들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인가, 공중전화도 눈에 띠질 않는다. 연락을 해야 하는데 참으로 답답하다. 그렇다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전화를 빌려 달라고 할 수도 없는 일.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다가 겨우 공중전화를 찾아냈다.

그러고 보니 요즈음은 사람들이 전화나 내비게이션 등 기계에 의존하는 것이 많다. 하기에 사람들은 머리를 쓰지 않는다고 누군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 고속도로가 심하게 정체가 되는 원인 중 하나가, 내비게이션이 시키는 대로 길을 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길을 벗어나면 길 자체를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전화 없이 보낸 48시간. 한 마디로 세상과 격리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무슨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아마도 나 스스로도 이미 기계에 의존해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나 보다. 나는 절대 아니라고 늘 말을 해왔지만, 어느새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계에 의존하고 있는 나를 보며 스스로 놀란다.

그리고 그 기계가 내 생활 깊숙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에, 어느 땐가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바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스러움이 앞선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