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되면 전국적으로 수많은 축제들이 열린다. 아마 10월 한 달동안 전국에서 펼쳐지는 축제만 해도 백건은 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많은 행사들이 괴연 나름대로의 특징을 갖고 있는지, 혹은 그 축제가 과연 바람직한 축제인지 등은 생각을 해볼 문제이다. 어디를 가나 대개는 그렇고 그런 축제라는 평가들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10월 21일부터 전주일원에서는 발효축제, 비빔밥축제, 전통술축제 등 수많은 축제들이 한꺼번에 펼쳐지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한옥마을 전통술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도자기로 빚은 술잔의 전시회다. 15명의 작가들이 참여를 한 ‘만추만취’전의 ‘술잔전’은 많은 발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조금은 전시실이 협소한 탓도 있지만, 다양한 형태의 술잔과 술병을 볼 수가 있다.



도자로 만든 다양한 술잔들이 눈길을 끈다. 15명의 작가가 참여를 한 '술잔전'

다양한 작가들의 정성이 담긴 술잔

술잔의 형태는 다양하다. 15명의 작가들이 정성을 들려 만든 술잔들과, 술병들을 전시를 하고 있다. 판매도 하고 있는 이번 전시회는 24일(일) 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작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다양한 술병들이다. 잔은 자주 볼 수가 있었으나, 이렇게 다양한 술병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이번 전시가 처음일 것이라고 한다.

술병 중에는 위로 술을 부을 수 없는 술병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예전 잔에 술을 부으면 술이 사라지는 계영배를 본따 만들었다는 이 술병은 사람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밑으로 술을 부어 바로 놓아도 술이 흐르지 않는 이 술병을 사람들은 재미있다고 말한다. 작가들은 이렇듯 자신만의 독창성이 보이는 잔과 술병을 전시하고 있다.


술을 붓는 곳이 없어 눈길을 끈 술병

오늘부터 전통술박물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술잔전’을 관람하고, 작가들이 직접 설명하는 술병과 술잔, 그리고 아주 싼 가격으로 도자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이다. 더불어 한옥마을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각종 행사를 즐길 수가 있다. 주말과 휴일을 맞이하여 전주 한옥마을에서 열리는 술잔전으로 발길을 옮겨보는 것이 어떨는지.


전시준비를 하는 작가들과 기념촬영


하늘이 이불이요 땅은 돗자리이며 산은 베개로다
달이 촛불이요 구름은 병풍인데 바다 물은 술통이로다
크게 취하여 벌떡 일어나 너울너울 춤을 추는데
문득 긴 소매 자락 곤륜산에 걸릴까 염려스럽네.

진묵스님(1562~1633)의 글이다. 스님이 대둔산 자락 개태사에서 지으신 글이라고 한다. 술을 좋아해 ‘곡차’라고 이름을 붙여 술을 드셨다는 진묵스님은, 모악산 대원사와 봉서사에 가장 오래 묵으셨다고 한다. 일설에는 모악산 대원사에 계실 때 이 곡차라는 말을 사용하셨다고 한다. 한국불교사상 가장 큰 기인으로 일컬어지는 진묵스님은 초의선사의 『진묵조사유적고』에 기록된 내용으로만 추측을 할 수가 있다.



전주한옥마을 안에 자리한 ‘술 박물관’

전주 한옥마을에 가면 ‘전주전통술박물관’이 있다. 전주에 이렇게 술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는 것도, 알고 보면 이곳이 진묵스님께서 가장 많은 활동을 하신 지역이기 때문이다. 진묵스님은 전라북도 일대와 충청남도 일대에 그 행적이 보이고 있다. 그만큼 많은 일화를 남기셨으며, 많은 절을 중창하기도 하셨다.

스님의 고장답게 전주에서는 이번 10월 22일과 23일 한옥마을 술 박물관 일원에서 ‘만추만취’라는 부제로 <제2회 전주전통주대향연>이 펼쳐진다. 이 때 전주에서는 발효식품축제와 비빔밥 축제가 함께 베풀어져, 볼거리와 먹거리가 넘칠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 발효식품인 막걸리 한 잔을 마시고 길을 나선다면, 아마 전주의 온 거리에 ‘만추만취’가 되지 않을까?





다양한 행사도 이루어져

21일부터 준비를 하는 전통주대형연은 술 박물관을 비롯하여, 주변의 승광재와 소리문화관 등에서 열린다. 또한 이때는 24일(일)까지 술 박물관을 가면 도자기로 만든 예쁜 술잔을 구입할 수도 있다. 술도 마시고 각종 공연에 잔까지 구입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 뿐이 아니다. 국선생 선발대회도 마련되어 있다.

술은 마시고 취하라고 있다고 했던가? 그러나 막걸리 한 잔 죽 들이키고 절로 흥에 겨워 어깨춤이라도 덩실 춘다면, 그 또한 진묵스님의 마음을 따를 수 있지 않을까? 박물관 안에 적힌 글귀에서 또 한 차례 오감체험을 한다. 눈으로 먹고, 마음으로 느끼고, 입으로 그 맛을 논한다는 술의 축제가 아니던가?



스님의 행적을 따라 길을 가다

전통주향연에 오면 이런 길을 걸어보고 싶다. 박물관을 둘러본 후 막걸리 한 통과 술잔 두어 개를 산 뒤, 모악산을 오르고 싶다. 모악산 산사에 모셔진 진묵스님 영정에 술 한 잔 가득 부어 올리고, 심검당 마루에 앉아 수백 년 노송을 벗 삼아 술잔을 기울이고 싶다. 밝은 달이 얼굴을 보여주면 그보다 더 좋을 것은 없겠지만, 행여 가을 짙은 구름이라도 있다면 그 또한 반갑지 않을쏜가.

그저 한 잔 술에 취해 좋고, 좋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 더욱 좋은 날. 전주로 길을 떠나보자. 술이 있고, 친구가 있고, 바람과 달 또한 있으니 기쁘지 아니한가?


10월이 되면 온 나라가 축제중이다. 어디를 가나 축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게 많은 축제를 하면서도 정작 기억에 남는 것은 그리 많지가 않은 것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천편일률적인 행사가 많기 때문이다. 축제란 그 지역의 특성에 맞게 상품을 개발하고 독창적인 진행이 되어야, 많은 사람들로 부터 호응을 얻을 수가 있다. 그러나 어디를 가도 같은 형태에, 같은 물품이 나열되는 것을 보면 정말 축제다운 축제가 없다는 생각이다.

주말에 전주 한옥마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거리가 미어질 정도라고 하면 과정된 표현일까? 적어도 한옥마을 길에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축제기간이 이난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은 한옥마을이란 특성상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펼펴지는 각종 공연에, 추억을 떠올라개 하는 작은 거리점포들. 그런 것들이 한옥마을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댄다.

  사람들로 넘쳐나는 전주 한옥마을 거리

한옥마을은 흥겨움이 넘쳐난다.

주말과 휴일 한옥마을에 가면 볼거리가 있다. 경기전 앞과 이목대 밑 무대에서 하루 종일 공연이 펼쳐진다. 전주답게 구성진 노랫가락도 들을 수 있고, 어린이들의 사물놀이도 흥겨움을 더한다. 그런가하면 한편에는 추억의 아코디언 연주서 부터,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 연주하는 추억의 가요도 들을 수가 있다. 한편에서는 젊음이 넘치는 퓨전국악도 흥겨움을 더해준다.

이렇게 한옥마을 어디를 가도 즐기고 함께 할 수 있는 볼거리가 많다는 것이 한옥마을로 사람들이 모여들게 한다. 사람들은 볼것이 많아 즐겁고, 먹을 것이 많아 즐겁다고 한다. 한옥마을 안에는 술박물관, 자수박불관 등 옛 것을 볼 수 있는 박물관과 각종 체험장이 자리하고 있다. 한옥에서 숙박을 할 수 있도록 민박이 준비되어 있기도 하다. 전통 한옥에서 밤을 보낼 수 있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각종 공연이 한옥마을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펼쳐진다.

다양한 공연과 함께 또 하나의 즐거움은 바로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여기저기서 직접 참여도 하고 만들기도 하며, 또 자신이 만든 것을 먹을 수도 있다. 이러한 관광의 삼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이, 전주한옥마을의 장점이다.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런 행사가 한옥마을을 잊지 못하게 하는 것이죠"
"별다른 축제가 아닌데도 이렇게 주말과 휴일에 사람들을 위한 행사를, 여기저기 펼쳐 놓는다는 것이 좋으니까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공연장에서 구경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시오고 싶은 곳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만큼 한옥마을의 다양한 행사들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행사들이 많다. 전시행정적인 행사가 아니라, 마음 편하게 모고 먹고 즐기는 행사들이다. 그러면서도 참가자 스스로 행사의 주체가 된다는 것이 즐거움을 더해준다.


각종 체험은 물론 자신이 만든 것을 먹어볼 수도 있다.

전주 한옥마을.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싫증이 나질 않는다. 그만큼 시간대별로 펼쳐지는 각종 공연과 그저 돌아다니면서 기웃거리기만 해도 즐거운 것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런 한옥마을에 빠져든다. 민박집 앞에는 하루를 묵어가기 위한 사람들이 여기저기 마음에 드는 집을 고르느라 돌아다닌다. 사람마다 자신들이 묵을 수 있는 집을 찾아보는 것이다. 

신바람이 나는 곳. 전주 한옥마을. 한편에서는 추억의 뽑기를 하느라 소란하다. 젊은이들이 서로 좋은 것을 해보겠다고 뺏고는 한다. 또 한 곳에선 새내기 부부인지, 연인인지 궁중체험을 한다. 왕과 왕후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이다. 멋적게 웃어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무나 입을 수 없는 옷을 입고는 즐거워 한다.




이번 주말과 휴일에는 비빔밥 축제와 막걸리 축제, 그리고 여러가지 행사가 한옥마을에서 열린다. 이렇게 다양한 축제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각종 공연 등이 마련되어 있다. 가을철은 여행의 계절이라 했던가. 도심에서 묵은 때를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곳. 전주한옥마을을 찾아가 보자. 우리 옛것의 아름다움과 현대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에 푹 빠질 수가 있다. 

중국의 소주시는 비단장수들이 집단으로 기거를 하던 곳이다.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과 다가동이 만나는 길목에는 ‘소주가(蘇州街)’가 있다. 이 거리는 100여 년 전에 소주 상해 등에 살던 벽돌공들이 전주에 있는 성당을 신축하기 위해, 100여명이 이주를 해오면서 생긴 거리이다.

지금은 몇 집 남지 않았으나 이곳에 정착한 중국인들은 소주의 유명한 포목점을 이곳으로 옮겨 개설을 했다. 지금도 4대째 포목점을 하던 집이 그대로 보존이 되어있을 정도로, 중국인 거리는 유명했다. 아직도 화교소학교가 자리하고 있는 곳이지만, 정작 남아있는 중국인은 많지가 않다.


소주시 인민정부가 세운 문

이 중국인거리라는 곳의 입구에는 커다란 문이 있다. 우리의 건축물과는 다른 중국풍의 문이 서 있다. 처마는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듯 위로 치켜져 있고, 양편에 용은 물고기 형상에 가깝게 조각이 되었다. 용마름의 끝에는 원숭이 인 듯한 작은 동물이 있으며, 조각은 복잡하단 생각이다. 우리의 건축물보다 더 복잡하게 느껴지는 문 하나. 현판에는 ‘소주가’라고 쓰여 있다. 소주에서 성당에 쓰일 벽돌을 만들기 위해 온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여 살던 거리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

문을 들러보다가 한편 기둥아래 글씨가 보인다. <소주시인민정부 증. 공원 2002년 5월>이라고 적혀있다. 이 문을 소주의 인민정부가 이곳에 세운 것이다, 그래서 중국풍의 이러한 문을 세우고, 이 일대를 ‘차이나거리’라고 이름을 붙였나보다. 차이나거리에는 현재 중국인들이 몇 집이 살고 있다고 한다. 100여 년 전에 이곳에 정착을 한 소주 벽돌공들의 4대 후손들이다.



우리와는 다른 건축물의 지붕과 용의 모습. 그리고 소주인민정부가 기증을 했음을 알리는 글귀

한 때 이곳은 중국인들이 거리에 넘쳤다고 한다. 먼 이국으로 벽돌을 찍으러 온 소주사람들이 가족과 동행을 했고, 이들은 이곳에 보금자리를 틀었을 것이다. 이들 100여명이 왔다고 하면 그 때 생긴 중국인들의 집이 백여 집에 이르렀을 테고, 그 사람들을 상대로 한 식품점이며 포목상 등 많은 상점들이 따라 들어섰을 것이다. 이런 소주가를 중국인거리로 명명을 하였다.

전주시에서는 이 거리를 2003년 3월 21일 중화인민공화국 소주시와 자매결연을 한 기념으로 ‘차이나거리’로 명명을 하였다. 소주가의 문이 세워진 뒤 일년 후의 일이다. 소주가에는 중국풍의 가로등을 세웠고 바닥의 마감재를 화강암으로 하였는데, 움직이는 용을 형상화 하였다고 한다.



100여 년 전에 집단으로 이주 한 중국인들이 모여살 던 차이나거리

이 소주가가 끝나는 곳에 다가동우체국이 있고, 그 옆에는 보건소가 있다. 그런데 그 앞쪽에 작은 석비 하나가 눈에 띤다. ‘약전거리’라는 것이다. 이 길이 예전 약전거리였다는 것을 적고 있다. 조선조 효종 2년인 1651년에 시작하여 1943년까지 약 300년 동안 진주, 청주, 대구, 공주와 더불어 5대 약령시 중 한 곳이었다.

중국인거리와 약전거리를 끼고 있는 소주가. 소주시인민정부가 기증을 한 이 낯선 문에 대해서 사람들은 관심조차 없는 듯하다. 그저 이곳이 예전 성당을 짓기 위해 먼 이국땅으로 옮겨 온 소주벽돌공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거리라는 것이나 알고 있으려는지. 이 문 하나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들은 그렇게 차량의 소음 속으로 묻혀버리고 만다.


소주가와 맞물려 있는 약전거리와 이곳이 있는 한의원들 

있다’ ‘없다’라는 말을 한다. 과연 전주에는 굴뚝 공원이 있을까? 대답은 ‘있다’이다. 그 이름이 굴뚝 공원은 아니다. 본 이름은 <태평문화공원>이다. 그런데 왜 ‘굴뚝공원’이란 이름으로 불리워질까? 그것은 공원 안에 있는 조형물들이 굴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름은 바로 ‘비빔밥공원’이기도 하다.

왜 비빔밥공원이라고 할까? 그것은 전주가 비빔밥의 고장이라서가 아니라, 이 공원 안에 비빔밥에 대한 내력을 적은 석조물이 서 잇기 때문이다. 즉 한편은 굴뚝공원이요, 또 한편은 비빔밥 공원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태평공원 입구를 들어서면 비빔밥상징원이라 쓴 조형물을 발견할 수 있다.



전주 태평문화공원의 정문과 담장의 문양

비빔밥거리에 있는 태평문화공원

조형물 앞에는 커다란 소 한 마리가 서 있고, 그 안 담벼락으로 만든 조형물에는 전주비빔밥에 대한 내력이 소개되어 있다. 비빔밥은 밥에다가 육회나 쇠고기볶음, 튀각과 나물 등을 넣어 잘 섞어 비벼먹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이다. 비빔밥에 대해서 처음으로 기록한 문헌은 19세기 말에 나온 작자미상의 『시의전서』이다.

이 책에는 ‘부븸밥’이라 하였으며, 밥에 나물과 볶은고기, 튀각 등을 넣고, 기름과 소금을 섞어 잘 비벼서 먹는다고 하였다. 비빔밥이 언제부터 전하여졌는지는 확실치가 않다. 그러나 궁중음식에서 유래했다고도 하고, 제사를 마친 후 여러 가지 음식을 담아 음복을 한데서 비롯했다고도 한다.



정문 안으로 들어가면 비빔밥상징원이 있고, 비빔밥에 대한 설명을 한 조형물이 있다.

또 일설에는 묵은 음식을 처리하기 위해, 남은 음식을 섞어서 먹기 시작했다고도 한다. 또 한 가지는 농번기 유래설도 전하고 있다. 바쁜 농사철에 반찬을 가려가면서 먹을 수가 없으니, 한꺼번에 모두 섞어서 먹기 시작한 것이 바보 비빔밥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네 가지 유래설 가운데, 농번기 유래설이 가장 그럴듯하다는 생각이다.

연초제조창에 자리한 공원

중간에 친 담벼락 밑으로 들어가면 태평정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앞으로는 물안개를 피워내는 연못이 있다. 이곳에는 굴뚝조형물들이 서 있는데, 예전 구중궁권이라도 들어 온 느낌이 든다. 왜 이렇게 굴뚝 조형물을 만든 것일까? 그것은 이 공원을 조성한 자리가 1921년에 연초의 경작, 수납, 제조, 판매를 하는 ‘원동아 연초주식회사’ 전주공장이 들어서 있던 자리이기 때문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갖은 형태의 굴뚝과 호랑이가 담배피우는 조형물이 있다.
 
이곳에 이렇게 굴뚝의 조형물을 설치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당시 연초제조창의 대형 굴뚝은 전주의 랜드 마크였다는 것이다. 또한 하루에 세 번씩 울리는 사이렌은 시계와 다름없는 고마운 존재였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연초제조창 자리였던 이곳을 공원으로 조성을 하고, 그 안에 갖가지 굴뚝을 세워 아름다운 미를 추구하였다.

공원 안에 정자 태평정은 낙서정

이 공원안에 자리한 작은 정자는 현판에 ‘태평정’이라고 써있다. 아마도 이곳이 태평공원이니 그렇게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단청을 하지 않은 소박한 정자는, 이곳에 서있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굴뚝에 비해 참으로 초라한 느낌이다. 정자를 돌아보기 위해 계단을 올랐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담배꽁초에 쓰레기들. 정말 한심하기 그지없다. 뒤편에는 아파트가 있고 그 아파트에서라도 사람들이 볼 텐데, 이렇게 더럽혀져 있다니 이해가 가질 않는다.

더욱 황당한 것은 정자에 쓰인 낙서들이다. 초등학생들이 갈겨 쓴 듯 욕지거리가 태반이다. 도저히 쳐다보기가 민망할 정도의 낙서들이다, 어디 한 곳 빈틈이 없을 정도로 들어찬 낙서. 어떻게 이렇게 관리를 했을까? 좋은 뜻으로 예산을 들여 아름답게 지어진 공원이라면, 사후관리라도 철저하게 해주었다면 좋았을 것을.




공원 안에 자리한 정자에는 담배꽁초와 쓰레기, 그리고 온통 낙서투성이다.

아름다운 공원. 그리고 전주의 자랑거리로 삼을만한 특별한 공원. 그런 공원이 이렇게 방치가 되고 있다는 것에 부끄럽기만 하다. 주변에는 고층아파트가 서 있고, 그 앞에 이렇게 아름다운 공원이 잇는데, 그 안에 정자는 참으로 불결하기만 하다. 하루 빨리 시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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