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안에는 독립구역이 몇 개소가 자리를 한다. 이 독립구역들은 같은 화성에 있으면서도 철저하게 방비를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독립구역은 바로 봉화를 올리는 봉돈과, 공심돈이다. 이 독립지역은 화성 안에 또 다른 작은 성과 같은 기능을 갖고 있다. 봉돈은 봉화를 올리는 신호의 기능을 갖고 있는 곳이다.

 

봉돈은 외부와는 차단되어 있다. 봉돈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성 안쪽으로 난 문을 들어서야 하며, 사방은 벽돌로 쌓아 막혀있다. 하기에 이 봉돈을 출입할 수 있는 곳은 오직 앞쪽에 난 문 뿐이다.

 

일반적인 봉수대와 다른 봉돈

 

화성의 봉돈은 1796년 6월 17일에 완성이 되었다. 화성 봉돈은 일반적인 봉수대와는 다른 형태이다. 일반적인 봉수대는 주변을 잘 살필 수 있는 산 정상부의 높은 곳에 자리한다. 그러나 봉돈은 화성의 몸체 위 성벽에 맞물려 축조를 하였다. 봉돈의 재료는 벽돌로 활용하였으며, 우리나라 성곽 형식에서는 색다른 형태이다.

 

이 봉돈은 예술작품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평상시에는 남쪽 횃불구멍인 첫 번째 ‘화두(火頭)’에서 횃불이나 연기를 피워 신호를 한다. 화성 봉돈에서 신호를 보내면 용인 석성산과 흥천대로 신호를 보내는데, 다른 4개의 화두에는 위급한 일이 없으면 불을 피울 수 없도록 철저하게 방지를 하였다.

 

 

독립된 축조물 봉돈

 

문 안으로 들어가면 좌우에 방이 있다. 좌측의 방은 무기고로 사용하고, 우측의 방은 봉돈을 지키는 병사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다. 계단식으로 축조를 한 봉돈의 내부 벽은 모두 4층으로 구성이 된다. 각 층마다 성벽으로 타고 오르는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총안이나 기름 등을 부을 수 있는 구멍이 있다.

 

봉돈이 독립된 구조물이라는 것은 성 안의 벽쪽으로도 총안이 나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성이 일부 적에게 열려도 봉돈은 지켜야만 하기 때문이다. 성의 계단마다 안으로 들어쌓기를 하고, 그 위편에 통로를 내어 군사들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든 것도, 화성 봉돈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구성이다.

 

 

봉화의 신호체계는 어떻게 구별할까?

 

봉돈에는 모두 5개의 불을 피우는 화두가 서 있다. 일반적인 봉수대가 보이는 숫자와는 사뭇 다르다. 봉화는 낮에는 연기를 피우고, 밤이 되면 횃불을 피운다. 총 다섯 개의 화두를 통해 상황을 전달하는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 평상시에는 밤낮으로 봉수 1개만을 올린다

○ 적이 국경 근처에 출몰하면 봉수가 2개가 오르고

○ 적이 국경선에 도달하면 3개의 봉수가 오른다

○ 봉수 4개가 오르면 적이 국경을 넘었다는 신호이며

○ 적과 교전이 벌어지면 5개의 봉수에 신호가 모두 올라간다

 

예전에는 이 봉돈의 연기나 햇불이 아마도 가장 빨리 상황전달을 할 수 있는 신호였을 것이다. 멀리서보면 아름다운 하나의 축조물과 같은 봉돈. 그러나 이 봉돈이 갖는 중요성은 화성의 그 어느 구조물보다도 중요한 것이었다.

 

 

화성문화제 봉수의식 거행

 

제50회 화성문화제가 시작됨을 알리는 의식이었을까? 화성문화제 첫말 첫 행사로 봉돈에서 봉수의식이 거행되었다. 봉수의식은 장용영의 군사들이 ‘장용군사명’의 기를 들고 봉돈에 도착한 후, 군령에 따라 진행이 되었다. 북소리에 맞추어 화병(火兵)들이 화두에 횃불로 불을 붙였다. 화구 안에 쌓인 나무에 불티 붙어 연기가 오르게 되어있는 것이다.

 

오랜만에 불을 붙여서 그런지 연기가 그렇게 많이 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화성문화제의 한 행사로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비록 연기가 많이 나지 않아 봉수의식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불만을 토하고는 했지만, 봉수의식은 그 나름대로 의미부여를 할만하다. 화성을 지키기 위해 불을 피워 신호를 하던 봉수의식. 또 다른 볼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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