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모닥불을 피워놓고 전어 회를 먹는다고?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데, 그럼 전어를 모닥불에 구워 먹었다는 소리인감? 그것도 아니면 전어회를 먹는 것을 구경이라도 했다는 것인감? 도대체 궁금하구0만, 어서 이야기를 풀어내 보셔.

성질 급할 것 없다. 말 그대로이니. 모닥불을 피어놓고 전어회를 먹었다는 이야기이다. 맛은 둘째치고 그 분위기가 사람을 잡았다는, 자랑 비슷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10월 1일 행사를 마치고 초대를 받았다. 물론 군 부대의 관계자분 집으로. 이 마을은 일반인들은 출입이 통제되어 있는 곳이다. 집을 들어가니 마당에 잔디가 깔리고, 상이 거나하게 차려져 있다.


10월 밤 밖에서 먹는 전어회 맛

10월 초라고는 하지만, 며칠 째 날이 쌀쌀했다. 밖에서 전어를 구이와 회로 먹는다는 것 자체가 색다른 풍미이다. 그런데 날이 쌀쌀하다고 참나무 모닥불을 피워 놓았으니, 그 또한 운치가 상당하다. 전어 맛도 일품이려니와 모닥불에세 풍겨나오는 솔의 향이 그만이다. 술을 먹으면 안된다고 했지만, 한 두어잔이야 어떠랴.   



싱싱한 전어회와 상차림이다.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간다. 그런데 이 전어에다가 숯불로 지글거리며 굽고 있는 목살까지. 이런 분위기는 정말 최고였다.




전어회무침과 갓김치, 그리고 알타리김치. 모든 것이 무공해 웰빙반찬이다. 분위기 좋고 사람들이 좋은데, 어찌 술 한 잔 생각이 나질 않을까? 내일 산수갑산을 간다고 해도 한 잔 해야지



한 잔씩 하고는 모닥불가에 둘러앉아 그날 캔 고구마까지 호일에 싸서 구워먹었다. 이보다 더 풍성한 밤은 없을 터. 사람이 사는 것이 결국 이런 정 때문이 아닐까? 모닥불에 통으로 구워먹는 전어는 집나간 며느리가 아니라, 오래 전에 세상을 뜬 분들도 찾아올 듯한 맛이다.  


남원 선원사에 제 발로 걸어 들어온 녀석이 새끼를 낳았다는 이야기를 들은지가 꽤 시간이 지난 듯하다. 경남 함안 쪽의 답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오랫만에 들린 선원사. 늘 웃음으로 반갑게 맞이하시는 주지 운천스님께 강아지를 좀 찍겠노라 말씀을 드리고, 녀석이 있는 곳으로 가보았다.


모두 다섯마리를 낳았는데, 네 녀석은 이미 분양을 하고 한 녀석만 어미 곁을 지키고 있다. 절집에 사는 녀석들은 넓은 마당을 뛰어 놀수가 있으니, 참 행복할 것이란 생각을 한다. 녀석들도 신바람이 나게 마당을 뛰어다닌다. 오랫만에 날씨도 따듯해져인가, 마당을 덮고 있는 마른 잔디에서 어미를 따라하는 작은 녀석의 행동에 절로 웃음이 터져 나온다.   

따라하기 정말 힘들어요

봄이 오는 2월 20일. 밖으로 어미를 따라나 온 어린 강아지가 어미 곁을 떠나지 않는다. 그저 어미가 하는대로 쫒아다니면서 하는 짓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어미 뒤를 따라다니는 녀석. 아직도 배 밑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것을 보니, 젖 생각이 났는가보다. 그래도 어미는 여석에게 젖을 물리지 않는다. 혀를 내밀고 있는 녀석의 모습에(가운데 사진) 한참이나 웃었다.






어미가 하던대로 따라하던 녀석이 실실 지겨웠나보다. 땅에 등을 대고 문대고 있는 어미를 졸라대는 듯. 날이 따듯해 모처럼 마당에서 뛰어노는 녀석들의 모습이 행복함을 가져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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