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내린 폭우로 인해 바위 등이 번들거린다. 이런날 계곡을 따라 다녀야 하는 산행은 정말 위험하다  


 

몇 년 전인가 산사에서 생활을 했던 적이 있다. 본의 아니게 여러 가지 주변의 복잡함이 싫어 세상을 회피한 것인지도 모른다. 산사의 생활이란 것이 우리기 흔히 생각하듯 그렇게 꿈같은 것은 아니다, 나름 규범이 있는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네 같은 천방지축은 가끔은 속이 터질 것만 같기도 하다.

 

그런 산사에서의 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참 많은 공부를 한 것만은 사실이다. 우선은 ‘참는다.’는 것을 배웠고, 사람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갈 곳과, 가지 말 곳을 구별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리고 덕분에 산행(등산이 아니라)을 하는 법까지 배웠으니, 산사생활이 나에게는 정말 많은 것을 가르친 것만 같다.

 

“산은 사람을 실망시키는 법이 없지”

 

아마도 그 어렵고 힘든 시기에 한 어르신을 만나지 않았다고 하면, 지금쯤은 어떻게 되었을까?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해본다. 산사의 틀에 박힌 무료한 시간을 달래느라, 산행을 하다가 만난 어르신. 무엇을 하느냐고 물으신다. 봄이라 산더덕을 캐러 왔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얼마나 캤는지 좀 보자는 것이다.

 

“그만큼 캤으면 됐네. 이제 그만 내려가게”

“일행이 아직 산에 있어서요.”

“알아서들 내려오겠지. 산에 올라서는 절대 욕심을 부리면 안 되지. 딱 필요한 만큼 가져가는 것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라니”

 

 

더 할 말이 없어, 일단 산 밑으로 내려왔다. 어르신이 돌아가시면서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다.

“산은 사람을 실망 시키는 법이 없지. 다음부터 산에 오를 때는 미리 무엇을 얼마큼 가져 갈 것인지 생각을 하고 올라가게, 딱 그만큼은 가져 갈 수 있으니”

 

구실을 만들기 위한 마음이 미안해

 

10일(토), 일기예보에서는 중부지방에 70mm가 넘는 비가 쏟아진다고, 산이나 계곡으로 피서를 가는 사람들은 조심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산행을 하기도 작정을 했으니, 비가 많이만 오지 않는다면 강행을 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주변에서는 요즈음은 국지성 소나기가 많이 내리는데, 어떻게 산행을 하느냐고 만류를 한다.

 

아침이 되었는데 날이 잔뜩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는다. 서둘러 집을 나섰다. 산행을 한다고 하니, 누군가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서 부탁을 했기 때문이다. 다급한 사람이 부탁을 하는 것을 듣고, 내 몸 하나 편하자고 안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동행을 하기로 한 아우도 한 시간만 출발 시간을 연장을 하잔다.

 

 

솔직한 심정이 이럴 때는 아우가 한없이 고맙다. 만일 출발하기 전에 비가 오면 기지 않아도 될 구실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시간을 연장을 했는데도, 비가 오지 않으니 출발을 할 수 밖에. 피서객들도 인해 고속도로는 아침부터 정체라고 한다. 국도로 목적지까지 가서 산행을 시작했다.

 

딱 필요한 만큼만 채취를 해

 

산을 오르고 있는데 멀리서 천둥소리가 요란하다. 급기야는 시커먼 구름이 몰려오더니, 이내 빗방울이 후드득거리고 떨어진다. 곧 그치겠지 하면서 여기저기 찬찬히 살펴본다. 하지만 곧 그치겠지 하고 생각한 비는 점점 세차게 퍼붓는다. 이내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거센 빗줄기에 천둥과 벼락까지 친다.

 

전화벨이 울린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 누구일까? 전화와 지갑 등이 비에 젖을까봐, 비닐봉지로 꽁꽁 싸매 두었는데. 큰 나무 밑으로 가서 전화를 받는다.

“형님 비가 많이 와요. 천둥도 치고 벼락도 때리고. 산에서는 큰 나무 밑은 위험하다고 하니, 작은 나무 밑으로 가서 비 좀 피하세요.”

 

꼭 필요한 것이 있다고 당부를 한 아우의 전화다. 막상 산으로 간 형이 쏟아지는 비에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까봐 전화를 한 것이다. 걱정 말라고 안심을 시킨 후 다시 산행을 계속한다. 저만큼 영지버섯이 보인다. 산을 올라왔으니 이것도 산에서 주는 선물이 아닐까? 잘 캐서 봉지에 집어넣는다. 이번에는 장수버섯이 나무에 가득 달렸다.

 

그리고 딱 필요한 산삼 두 뿌리를 캤다. 더 이상은 이 비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필요한 만큼만 가져가라는 어르신의 말씀 때문이다. 사실 그 이후로 산행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채취했지만, 아직 한 번도 나를 위해서 먹거나 사용을 한 적이 없었다. 모두를 주변에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었으니.

 

크진 않지만 필요한 산삼 두 뿌리에 영지버섯과 장수버섯. 이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그래도 이만한 수확을 했으니 얼마니 기쁜 일인가? 장수버섯과 영지버섯을 함께 동행 한 아우와 나누었다. 세상에 내 것이 아니지 않은가? 욕심을 버리면 구하는 만큼 준다는 어르신의 말씀. 하산을 하면서 아우에게 그 말을 전해준다. 아우도 욕심을 내지 말고, 산에서 채취를 한 것은 나누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텃밭’이란, 그야말로 집 안 뜰 한편이나 귀퉁이에 작은 밭을 말한다. 요즈음은 이런 텃밭의 개념이 달라졌다. 흔히 주말농장이라고 해서 집에서 떨어져 있는 밭을 임대해 일 년간 농사를 짓기도 하니 말이다. 또는 대문이나 벽 밑에 화분 등 여러 가지 식물을 키울 용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집안에서 먹을 수 있는 채소 등은 스스로 키우기 시작했다. 집터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마당에 깔라놓았던 보도블록 등을 들어내고, 그 곳에 채소 등을 가꾸기 시작한 것이다. 농산물까지 수입품이 급증하자, 이제는 가족들을 위한 먹거리를 직접 재배를 한다는 것이다.

 

 

마음에 담겨있어 더욱 아름다운 텃밭들

 

시골에 사시는 어르신들은 땅 한 뙤기도 함부로 놀리는 법이 없다. 고추를 심거나 상추, 혹은 옥수수라도 심어 놓는다. 상추 같은 것이야 여름 내내 즐길 수 있으니, 그 또한 즐거움이다. 멀리 타지에 나가있는 자녀라도 찾아오면, 정성스레 텃밭에서 가꾼 상추며 고추 등으로 정성어린 밥상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집 뒤편 비탈에는 호박을 심는다. 이 호박 역시 가을이 되면 대개 자손들에게 나누어 줄 용도로 사용한다. 몇 포기 심지 않은 옥수수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머니의 텃밭에는 별별 것들이 다 심겨져 있다. 그리고 그 몫은 순전히 자녀들의 것이다. 손수 품 들여 농사를 지은 것을 자손들에게 나누어 주는 어머니의 마음. 텃밭에 정겨운 것은 바로 그런 마음이 함께 자랐기 때문이다.

 

 

“그거 거름만 준 것이야”

 

어머니의 텃밭은 조그맣지만, 그 안에 들은 내용물은 그 어딴 것보다 값지다. 바로 어머니의 마음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등 굽은 어머니가 산에서 부엽토 한 삽을 떠오시느라 땀을 흘리신다. 그리고 그 부엽토를 텃밭 여기저기 소복하게 쌓아준다. 텃밭에 심어놓은 채소들이 잘 자라게 하기 위해서이다.

 

“어머니, 채소가 참 자랐네요.”

“그거 비료 안 준 것이지. 아이들이 먹을 것에 벌레 좀 생긴다고 비료를 주면, 우리 아이들이 안 좋아질 것 아녀. 그래서 벌레도 내가 다 손으로 잡아주어”

 

어머니의 마음이 고맙다. 자손들에게 화학비료를 준 채소를 먹이지 않겠다고 뙤약볕에서 채소의 잎을 들춰가며 벌레를 잡고 있는 노모의 마음을 자식들은 제대로 알기는 할까? 텃밭이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이런 마음 때문이다.

 

 

벌레를 잡겠다고 텃밭에 친 화학약품

 

시골에 텃밭이 있다면, 도심에는 작은 공간마다 놓인 화분 텃밭이 있다. 화분이나 스티로폼 빈 박스를 이용한 텃밭들은 별별 것이 다 심겨져 있다. 심지어는 작은 스티로폼 상자에 고구마도 보인다. 요즈음 도심의 골목을 돌아다니다가 보면, 이렇게 잘 자라고 있는 채소들 덕분에 한결 기분이 맑아지는 듯하다.

 

그런데 한 곳을 보니 잎에 무슨 허연 반점들이 보인다. 벌레가 생긴 것을 걱정해, 화학약품을 준 것 같다. 집안 식구들이 먹을 것에 저렇게 잘 키운 채소에 화학약품이라니. 괜한 걱정이 앞선다. 사진을 찍고 있으려니 곁으로 지나는 어르신이 한 마디 하신다.

 

“집에서 잘 키운 채소에 저렇게 화학약품을 주면 우짜노? 그냥 벌레 좀 먹어도 가족들이 먹을 것인데, 함께 나누어 먹어야지”

 

자연과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여유를 갖고 키운 채소. 그리고 그 텃밭에서 함께 자란 어머니의 마음. 텃밭의 미학이란 바로 그런 마음일 것이다.

 

먼저 정말 죄송합니다. 혼자만 이렇게 살고 있어서요. 하지만 기회는 드릴 수 있습니다. 엊그제 6월 22일(토), 아우가 한 명 있습니다. 그저 아우가 아니라 정말 좋아하는 형제입니다. 저희들은 나름 ‘달빛파’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모임 이름 이상하다고요. 아닙니다. 대충 이렇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달이 뜰 때부터 술자리가 시작되면 다음 날 달이 뜰 때까지 마시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때로는 2박 3일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모임에 막내가 있습니다. 머 대충 알고 계신분들도 있겠지만, 이 막내도 나름 유명한 블로거입니다. 이 막내가 형들을 보겠다고 여주로 온다고 합니다. 왜 하필이면 여주냐고요? 물 맑고 공기 좋고, 거기다가 먹을 것이 지천에 널려있으니까요. 형들은 막내를 위해 무엇을 해줄까를 고민합니다.

 

자연산 더덕백숙을 막내한테 먹이고 싶다

 

여주에 사는 아우와 상의를 했습니다. 사실은 우리 막내가 얼마 전에 큰 수술을 했습니다. 먹는 것도 조심하고 있는데,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지 고민을 했다는 것이죠. 그런데 여주에 사는 아우가 자연산 더덕 백숙을 먹이자는 겁니다. 자연산 더덕을 캐자면 정말 힘들게 산을 타야합니다. 지금 부터는 사진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산 속에 들어가면 시원하냐고요? 천만예요. 습합니다. 땀이 나느냐고요? 나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죽습니다. 등산로가 아니라 계곡을 따라 다니니까요. 더덕은 아무데나 나느냐고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물이 있는 곳에 있으니 거의 습한곳만 찾아다닙니다. 땀이 얼마나 흐르냐고요? 체험 해드릴 수 있습니다. 네 시간 동안 산행에서 캔 더덕이 바로 위에 있는 사진입니다. 향이 좋으냐고요. 1박 2일 신청하시고 여주로오세요. 빡쎄게 산 한 번 타게 해드릴 수 있습니다.

 

 

더덕백숙이 익을 동안 미리 본 상입니다. 그런데 저 야채 샐러드 보이니요? 양상추, 블루베리, 양파. 더덕잎 등 10가지가 넘는 순수 무공해 야채만 갖고 만든 샐러드입니다. 거기다가 옆에 딸린 것들요. 모두 여주에 사는 아우 내외가 농사를 짓거나 집 주변에서 채취한 것들입니다. 무공해냐고요? 당연하죠. 여주에 사는 아우는 일체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료도 천연재료로 스스로 만들어 사용합니다. 오직하면 밭에 비료를 뿌리고 그 손을 닦지 않고 밥상으로 올까요. 그 정도로 자연입니다. 일주에 한 번 여주에 가는 이유요. 저도 자연이고 싶어서입니다.  

 


 

드디어 더덕백숙이 나왔습니다. 더덕 잎으로 부끄러운 곳을 대충 가린 저 닭. 정말 침 넘어가지 않습니까? 야채 샐러드를 함께 접시에 담았습니다. 이 정도 백숙이면 시중 가격으로 따지면 한 10만원은 됩니다. 정말 드시고 싶으신 이웃님들은 신청하세요. 언제나 1박 2일 힐링 가능합니다. '망설이면 평생 후회하고도 늦는다'는 명언입니다. 그리고 맨 아래 사진은 국물입니다. 더덕의 향이 그대로 솔솔 배어나오죠.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끼리만 이렇게 잘 먹고 살아서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 더덕백숙을 하면서 지난번에는 엄나무 가지를 하나 넣었더니 맛이 별로였다는. 하지만 그것을 먹은 분들은 돌아가실 뻔 했습니다. 너무 맛있다고요. 저희들은 더덕 향이 별로여서 이번에는 더덕 왕창넣고, 거기다가 대추와 마늘만 넣었습니다. 그랬는데 세상에 이런 일이~. 이 맛요 안 먹어본 사람은 말하지 마세요. 정말 끝내줍니다. 향도 향이지만 닭의 육질이 거의 솜사탕 수준입니다. 닭 가슴살은 팍팍하죠, 천만예요 그냥 입안에서 녹습니다. 죄송합니다. 저희끼리만 이렇게 살아서.   

 

 

 

위 사진은 무엇이냐고요. 맨 위는 가지가 찢어지게 달린 블루베리 열매입니다. 여주에 사는 또 다른 아우가 갖다 심어 놓은 나무에 엄청 달렸습니다.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 아우가 비료 엄청 준 듯합니다. 그 비료 만드는데 저도 늘 일조를 하고 옵니다. 아시는 분은 대충 눈치를 치셨을 듯. 그리고 다음 사진은 아우네 집 채소밭입니다. 별별 것들이 다 있습니다. 화학비료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못 미더우면 와 보세요. 맨 아래 사진은 전날 먹은 더덕 백숙 국물에 찹쌀 넣고 야채 넣고 끓인 찹쌀더덕죽입니다. 여주에 오시면 기본 제공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맨날 먹을 것만 보여드려서. 하지만 사람이 먹어야 사는 것 아닌가요?  사실은 저희끼리 이렇게 먹고살면서 딱 목에 걸리는 분이 있습니다. 막내와 한 집에 사는 분이죠. 막내가 큰 수술을 받고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막내제수씨 때문입니다. 남편 주변에 참 껄쩍지근한 형들만 있다고 생각하면 막내한테 잘 하겠습니까? 그런데요 정말 막내제수씨 막내한테 잘 합니다. 그래서 아침에 더덕찹쌀 죽을 먹고 다시 산을 탔습니다.

 

왜냐고요? 이번에는 막내 제수씨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려고요. 전날 캐온 더덕 중에서 큰 놈 두 뿌리는 제수씨 몫으로 남겨놓았습니다. 그런데 그것만 갖고는 조금 부족한 듯해, 아침부터 오른 산행에서 산에서 채취한 산삼 두어 뿌리를 제수씨 몫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점심은 냉 국수로 했죠. 반찬도 간단하지 않나요?    

 

 

 

무슨사진? 저희들끼리 모여서 술 마시고 더덕백숙 먹는 곳입니다. 1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산수유 나무 그늘에 아우가 만든 평상에 모기장을 떡하니 펼쳐놓고, 쑥을 피워 모기향도 만들고, 앞 논에서는 개구리들이 합창을 하고, 바람은 솔솔 불고.... 정말 죄송합니다. 우리끼리만 이렇게 살아서요. 그런데요 정말 사람이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돈 많고 집 크고, 잘 먹고(잘 먹는 것이야 우리를 따라오지 못하겠지만) 그래야 행복한 것일까요?

 

그런네 정말 저희들은 바보같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돈이 좀 부족해도 정이 넘치고, 남들처럼 비싼 고기는 먹지 못해도, 자연에서 캐온 것들로 상을 마련하고, 엄청 값나가는 양주 안마시고 패티병에 든 싼 맥주마셔도 좋습니다. 누가 더 잘 살고 있는 것일까요? 재벌요? 마음에 재벌이 진정한 재벌이죠. 자연과 더불어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그런 체험 필요 하신 분은 연락하세요. 딱 몇 분만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요즈음 대세는 힐링치유이다. 힐링이 곧 치유이니 다를 바가 없다. 힐링이란 자연에서 치유를 한다는 말로 해석을 하면 될 듯하다. 우리는 자연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받았다. 만일 우리 주변에 자연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 인간은 과연 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자연에서 우리는 삶의 고단함을 치유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 인간들은 자연을 너무 훼파하고 나 몰라라하는 식으로 방치를 하고 있다. 그냥 방치만 해도 자연은 스스로 치유를 하면서 살아갈 수가 있다. 그런데 어쭙잖은 인간들이 마치 자신들이 무슨 커다란 권력을 가진 양 설쳐대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불안하기까지 하다.

 

 

자연에서 받은 만큼 자연을 지켜야

 

지자체마다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원은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을 선포했고, 서울 등지에서는 인천 검단 쓰레기매립장이 더 이상 쓰레기의 반입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해서 온통 난리다. 자칫 이러다가 전 국토의 쓰레기화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만큼 사람들은 쓰레기 같은 짓거리들을 마구 행하고 있다.

 

엄연히 분리해야 할 쓰레기들. 그리고 정해진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저 아무 곳에나 갖다가 휙 집어던진다. 그리고는 그저 아무렇지도 않다는 둥 손 탁탁 털고 돌아서버린다. 그 쓰레기는 과연 어디로 갈까? 비라도 온다고 하면 쓰레기에서 줄줄 흘러나온 물이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날이 무더워지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유원지라는 곳을 찾아간다. 전국 어디나 경계나 좋거나 물이 좋으면 사람들도 바글거린다. 산길에는 연신 숨을 몰아쉬며 산을 오르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그런데 정말 몰지각한 일은,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몇몇 사람들로 인해 일어난다는 것이다.

 

자연에 버린 쓰레기, 누가 피해자가 되나?

 

사람들이 많이 다녀간 곳을 찾아가면, 어김없이 검정 비닐봉지들이 눈에 띤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자신들이 먹고 남은 것들이나 집에서 가져와 사용을 하고 난 것들을 그 안에 집어넣어 버리고 간 것이다. 그것들은 여기저기 바람에 날려 쏟아지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주변은 너저분하게 변한다.

 

문화재 안에도 쓰레기들이

 

어디 그것뿐이랴? 종교행위를 한답시고 깊은 골짜기를 찾아 들어간 사람들이, 음식이며 천이며 나물이며 마구 버리고 간다. 심지어는 고깃덩어리들도 던져놓았다. 종교행위에 사용한 기물까지 너저분하기도 하다. 어쩌자는 것일까? 그렇게 버려두고 간 음식물찌꺼기며 비닐 등이 그냥 냄새를 피우며 썩어가고 있다.

 

이제는 자연을 힐링시켜야 할 때

 

자연은 스스로 치유를 하면서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은 누가 간섭을 하지 않을 때의 상태이다. 그런 자연을 인간이라는 존재들이 간섭을 시작한 것이다. 강의 물 흐름을 바꾸어 놓고 유속을 마음대로 조절해,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날벌레들이 기승을 떤다. 어디 그것뿐이랴? 산을 마구 파헤쳐 숨을 쉬지 못하게 하고 있다.

 

얼마나 쓰레기들을 무단으로 버렸으면...  

 

거기다가 힐링을 한다고 하면서 산에 길을 만들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아다니면서 오염을 시키고 있다. 그동안 인간에게 주기만 했던 자연이다. 그 안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얻어 낸 인간들이다. 그런 인간들이 이젠 자연을 힐링시켜 주어야 할 때가 아닐까? 자연은 인간에게서 무엇을 바라고 있지 않다. 다만 스스로 치유를 할 수 있도록 관심만 가져달라는 것이다.

 

엊그제 산을 오르다가 보니, 누군가 건축물 폐기물을 잔뜩 갖다 버린 것이 보인다. 참 인간이란 존재들이 이렇게 허접하다.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을 하는 수원. 거리마다 쌓여만 가는 쓰레기들과 진동하는 냄새. 어쩌자는 것일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제대로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까지 받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그런 짓일랑 그만 접고, 자연도 스스로 치유를 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할 때이다.

벚꽃은 만개한 후 피어있는 기간이 불과 3~5일 정도이다. 이 기간 동안 사람들은 벚꽃의 아름다움에 취하게 된다. 수원 팔달산의 벚꽃도 이제는 그 명을 다해 꽃잎을 떨어트려, 벚나무 밑이 온통 하얗다. 팔달산뿐이 아니다. 광교산의 벚꽃도, 광교저수지 목책 길의 벚꽃도, 농촌진흥청의 벚꽃도 이제는 그 명을 다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꽃을 좋아한다. 그 꽃을 이용해 봄이 되어 산과 들에 진달래가 피는 계절이면, 화류놀이와 화전을 즐기고는 했다. 그만큼 꽃을 이용한 음식들도 상당히 많아졌다. 꽃을 이용한 음식을 접하다가 보면, 사람의 마음도 함께 행복해진다고 한다. 유채꽃이나 제비꽃을 이용한 샐러드나, 장미, 카네이션, 민들레, 데이지 등도 요리에 이용한다.

 

 

꽃구경 멀리가야 해?

 

우리나라의 꽃구경을 할 수 있는 명소는 여기저기 상당히 많은 곳이 있다. 제주도의 유채꽃을 비롯해, 벚꽃이 만개할 때면, 진해, 경주 보문단지, 전주군산의 100리 벚꽃 길, 제천 청풍호반, 강릉 경포대, 공주 계룡산, 부안 내소사 벚꽃터널, 영암 월출산 도갑사, 완주 송광사, 정읍 내장로, 진안 마이산, 사천 선진리 성, 하동 화개장터, 제주 왕벚꽃 등이 유명하다.

 

이렇게 벚꽃이 필 계절이 죄면, 사람들은 꽃이 아름다운 곳을 찾아 길을 나선다. 봄을 만끽하려는 상춘객들은 이곳저곳 벚꽃이 아름다운 곳을 찾아간다. 대개는 벚꽃이 아름다운 곳은, 봄 축제를 겸하고 있기 때문에,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도 함께 해결할 수가 있다. 꽃구경을 하기 위해 먼길도 마다않고 달려가는 사람들이 그렇게 봄을 즐긴다, 하지만, 꼭 그래야만 할까?

 

 

화성이 꽃으로 옷을 입는다.

 

화성은 그 자체만으로도 자연을 닮은 성곽이다. 화성이 우리나라의 많은 성 중에서 단연 으뜸이라 하는 것은, 그 성이 자연을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화성을 바라보면서 늘 감탄하고는 한다. ‘자연을 벗어나지 않은 축조물이면서, 자연과 가장 잘 조화를 이룬 축조물이라는 것이다.

 

그 화성은 계절에 따라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사계절 화성을 돌아보다가 보면, 철따라 달라지는 광경을 볼 수가 있다. 생명이 없는 돌로 쌓은 성곽이지만, 화성은 늘 온기가 있는 자연으로 느껴진다. 그만큼 화성이라는 존재는 우리에게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화성예찬론자가 된 것도 그러한 이유이다.

 

 

늘 일 년에 몇 번이고 돌아보는 화성. 계절에 따라 전혀 딴 곳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바로 화성 주변으로 아름답게 피어나는 영산홍 때문이다. 흔히 진달래나 철쭉과 같은 원예품종 중 붉은 꽃들을 이르는 영산홍은, 일본에서 들여와 관상용으로 식재하는 같은 속의 식물을 총칭한다. 꽃의 색은 붉은 계통이 대부분이지만 노란색이나 흰색도 있고, 꽃잎의 모양도 겹잎인 것, 길게 갈라진 것, 쭈글쭈글한 것 등 아주 다양하다.

 

꽃과 어우러진 화성은 절경

 

봄이 되면 사진작가들이 화성으로 몰려온다. 그것은 화성의 주변에 심어놓은 영산홍이 아름답게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화성의 주변을 아름답게 치장하고 있는 영산홍이 만개하면, 화성은 그야말로 꽃으로 옷을 입은 듯하다. 벌써부터 마음 급한 사진작가들은 화성 주변을 돌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화성의 주변에 심어놓은 영산홍이 다음부에는 만개할 듯하다. 426() 오후에 돌아본 화성의 주변에는 영산홍의 꽃이 개화를 하기 시작했다. 다음 주에는 물 한 병 들고 화성을 돌아보아야겠다. 아름다운 영산홍과 화성의 모습을 담아내야겠다. 늘 화성을 돌아보지만 그 모습 또한 장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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