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를 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단다. 사업의 실패로 수원시 권선구에서 화성시 봉담읍 유리 기산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그리고는 집안에만 있으니 심한 우울증에 걸렸단다. 그래서 시작한 봉사였다. 그렇게 1년 가까운 시간을 봉사를 하면서, 점차 우울증이 나았다고 한다. 문혜영(여, 49세)씨는 그렇게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봉사에 발을 디뎠다는 것.

 

“남편과 함께 수원에 살면서 봉사를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런데 2년 전에 사업의 실패로 인해, 집까지 이사를 하게 되었죠. 화성시 봉담으로 이사를 한 후, 사업 실패의 후유증으로 인해 심한 우울증이 왔어요. 그런데 그렇게 보낼 수가 없어 봉사를 다시 시작했죠. 봉사를 하는 시간은 모든 것을 잊을 수가 있으니까요. 봉사를 시작한 후 우울증도 사라지고, 이제는 옛날처럼 제 스스로를 되찾았다고 보아야죠,”

 

 

자신을 치료하기 위한 택한 봉사

 

봉사라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말로만 하는 봉사야 누구든지 할 수가 있다. 그러나 문혜영씨의 봉사는 그야말로 ‘살신성인’이라는 말이 적합하단 생각이다. 하루에 4시간, 봉담 인근의 18개 요양원을 한 달에 두 번씩 다닌다고 하니, 줄잡아도 하루에 한 곳 이상을 다니면서 봉사를 하는 셈이다.

 

그렇게 봉사를 하면서 차츰 우울증도 가시게 되었다니, 문혜영씨의 봉사는 자신과 남을 함께 살린 폭이 되었다. 요양원에 찾아가면 어떤 일이나 가리지 않고 했다. 청소부터 어르신들 목욕시키기, 심지어는 화장실 청소까지 맡아서 했다. 어르신들을 안마를 해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르신들께 다가서는 것이 그리 쉽지가 않았어요. 그러나 이제는 어르신들을 내 부모님처럼 대하다가 보니, 정말로 좋아들 하시죠. 안마도 해드리고 발 마사지도 해드리고요.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발 마사지를 해드리다가 아마 간지러우셨나 봐요. 할머니께서 대뜸 욕을 하시는 거예요. 간지럽다고요. 조금은 당황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정말 고맙다고 하시데요.”

 

딸자식 보다 낫다는 봉사자들

 

화성 나눔에 봉사단의 회원은 모두 30~40대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16명이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봉담의 요양원을 다니면서 하루에 4시간씩을 봉사도 하고, 노래교실도 운영한다고. 봉사를 하러 다니면서 어르신들이 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해서라도 들어주어야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다.

 

“할머니들이 저희가 봉사를 가면 오히려 아들, 딸보다 낫다고 하세요. 자신들이 낳은 자식들도 찾아오질 않는데, 한 달에 두 번씩 찾아와서 청소도 하고 목욕도 시켜드린다고요. 그래서 가끔은 자식 대하듯 스스럼없이 대하시기도 하시고요”

 

그렇게 봉사를 하면서도 김장봉사도 하고. 농촌봉사를 나가 2만 여 평에 양배추를 돕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봉담 나눔에 봉사단’은 인원을 많지 않지만, 그래도 많은 일을 감당해 내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봉사를 하면 경비도 만만치 않을 텐데 어떻게 조달하느냐고 물었다.

 

“저희들은 원칙적으로 남에게 도움을 받지 않고 저희가 해결을 하고 있어요. 2만 원씩 회비를 걷어서 그것으로 점심도 먹고, 만원은 남겨 두었다가 년 말에 장학금을 주기도 하고요”

 

천성이 봉사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는 느낌이 드는 문혜영씨.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전혀 힘들지 않다고 대답한다.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하요. 저도 나중에 나이가 먹으면 요양원에 들어가야 하잖아요. 그래서 항상 내가 올 곳이기에 더 열심히 봉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죠. 지금 이곳에 계신 어르신들이 결국 나중 나의 모습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노인에 관한 자격증은 모두 다 땄다고 한다. 요양사 자격증을 비롯하여, 자살방지, 노인상담 등 8가지가 되는 자격증을 갖고 있다는 것. 이렇게 자격증을 딴 것도 노인들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야 올바른 봉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계세요. 그래서 이 분들이 저에게는 더 많이 소중하게 느껴지죠. 앞으로도 요양원 봉사는 꼭 하려고요. 시간을 내서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싶기도 하고요”

 

 

봉사를 하겠다는 욕심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가 없을 듯하다. 이야기를 하다가 말고, 봉사를 하러 가야한다고 총총히 걸음을 옮기는 문혜영씨. 오랜 장맛비로 꿉꿉하던 마음이,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민 햇볕에 모두 가시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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